<긴급기획> 와글와글 '종북 논란' 정치인 총정리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9.09 15: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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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는 시작일 뿐…다음 타깃은 누구?

[일요시사=정치팀] 이른바 '이석기 사태'로 대한민국 정치권 곳곳에 숨어있는 종북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들의 경계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그들은 누구이고 그동안 어떠한 행적을 남겼을까? <일요시사>가 종북 논란을 겪고 있는 정치인들의 면면을 세세히 살펴봤다.



국회가 지난 4일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이석기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했다. 체포동의안 표결에 참여한 289명 중 258명(89.3%)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대해 여야는 북한을 추종하는 종북세력에 대한 정치적 사망선고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종북 논란을 겪고 있는 정치인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누구일까?

종북주의?
사상자유?

우선 이번 사태를 촉발한 이석기 의원이 속해있는 통진당은 정치권 종북 논란의 중심이다. 현재 통진당 당원 중 상당수는 NL(민족해방)계로 분류된다.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따르는 NL계는 일명 주사파(主思派)로도 불린다. 통진당 NL계는 지난 2006년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 최기영 전 사무부총장과 민노당 이정훈 전 중앙위원 등 NL계 간부들이 주요 현안에 대한 당내 계파별 성향과 동향을 분석한 자료를 북한 공작원에게 제공한 것으로 드러난 '일심회 사건' 당시 '일심회 제명처분안'을 폐기한 주역들이다.

통진당은 또 지난 2월에는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 규탄하는 대북결의안 표결에 소속의원 6명이 전원 불참한 바 있으며, 지난 3월에는 한미연합훈련을 북침전쟁훈련으로 규정하고 유엔안보리가 대북제재결의안을 채택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해 스스로 종북 논란을 부추겼다. 지난해 통진당과 결별한 정의당 관계자는 "지난해의 분당사태로 통진당은 더 순도 높은 종북 인사들로 구성되게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통진당은 소속된 현역 국회의원들 또한 대부분 종북 논란을 겪고 있다.

특히 국정원으로부터 RO(Revolutionary Organization 혁명조직) 조직원으로 지목된 김재연 의원과 김미희 의원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국정원은 지난 2일 국회에 제출한 체포동의요구서에서 두 의원의 실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RO 조직원 ○○○은 비례대표, ○○○은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이라고 명기했다.

종북 척결 또는 매카시즘 '한끗' 차이
스스로 자초한 종북 논란에 '허우적'

지난해 4ㆍ11 총선에서 통진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의원은 모두 6명이지만 부정경선 사태로 4명이 탈당해 현재 남은 비례의원은 이석기, 김재연 의원 2명밖에 없다. 따라서 국정원이 RO 조직원으로 지목한 비례대표가 김 의원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또 지역구 의원은 통진당에 김미희·김선동·이상규·오병윤 의원 등 4명이 있지만 김선동·이상규·오병윤 의원 등 3명은 경기도당과 무관해 국정원이 사실상 김미희 의원을 지목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공안당국은 "두 의원이 적어도 한 차례 이상 RO 모임에 참석한 사실을 근거로 RO 조직원이라고 봤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진당은 국정원이 뚜렷한 증거도 없이 두 의원을 RO 조직원이라고 체포동의안에 명기했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통진당 부정경선 사태로 이 의원과 함께 제명 압박을 받아온 김재연 의원은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 99학번으로 북한 대남적화노선을 노골적으로 주장하다 98년 이적단체로 판시된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대의원 출신이다.

국보법 위반
기본 옵션?

김 의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004년 11월까지 수배자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는 RO의 5ㆍ12 비밀회합에 대해 당초 "그런 모임을 전혀 알지 못하고 간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가, "(당시 모임은) 정세를 강연하는 자리였다"며 말을 바꿨다.

김 의원은 지난 2012년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체제에 대해서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달라"는 질문을 받자 "(북 체제를) 인정하지 말자는 것은 전쟁하자는 것밖에 안 된다. (따라서 북 체제 인정이) 평화통일의 노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해 북한 체제 인정 논란에 휩싸였으며 "친북인사냐"란 질문에는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했다"는 답변으로 질문을 회피했다.

김미희 의원 역시 김재연 의원과 함께 국정원으로부터 RO 조직원으로 의심을 받으면서 종북 논란에 휩싸였다. 김 의원은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서울대 약학대학 학생회장을 지냈으며, 통진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 창당준비위 운영위원 등을 맡는 등 민노당에서 활동해왔다.

김 의원은 총선에서 재산내역을 허위로 기재하고 선거 당일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지난 4월19일 항소심에서 벌금 250만원인 원심을 깨고 벌금 80만원으로 감형된 판결을 받았다. 국회의원 당선자는 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을 선고받으면 당선무효가 된다.

최근 열린 국정원 국정조사에서 비교섭단체 몫으로 참여해 활약을 펼쳤던 통진당 이상규 의원도 종북 논란을 겪은 인물이다. 이 의원은 지난해 5월 모 방송사의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한 자리에서 한 방청객이 "북한 인권이나 북핵, 3대 세습 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하자 "질문 자체가 사상 검증이며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적인 관계로 끌고 갈 것인지 악화된 상황으로 갈 것인지 이분법적으로 재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옳지 않다"고 주장하며 답하지 않았다.

당시 방송에 함께 출연했던 진보 논객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국회의원은 유권자를 대변하는 것이다. 유권자 앞에서 양심의 자유를 말할 수 없다. 유권자에게는 자신의 이념과 정책을 분명하고 뚜렷하게 밝혀야 한다"며 "양심의 자유를 지키고 싶다면 공직에 나오면 안 된다"고 이 의원을 비판했다.



또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인 이 의원은 국회 입성 후 자신의 상임위와는 다소 연관성이 떨어지는 각종 국방자료를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져 언론들로부터 의도적인 군사정보 빼내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이 요청한 자료들은 지난 2004년 주한미군 병력감축 합의 과정과 연도별 병력이동, 한국에 재배치된 주한미군 화학대대 등 주로 주한미군 병력 이동과 현황, 전략무기에 관한 것들이었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은 "지난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요청한 것"이라며 "소관 상임위에서만 자료를 받아서 질의를 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통진당의 경우는 만약 이석기 의원이 제명된다고 해도 비례대표 후순위자 역시 종북 논란을 겪고 있는 인물이라 정치권의 우려를 낳고 있다. 비례대표의 경우 전임자가 중도에 하차할 경우 총선 당시 비례대표 순번 후순위자가 이를 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석기 의원의 빈자리는 통진당 비례대표 15번인 황선 희망정치연구포럼 대표나 18번 강종헌 한국문제연구소 대표가 승계하게 된다. 그러나 황 대표는 지난해 당으로부터 제명을 당했다. 황 대표는 이에 반발해 제명처분 무효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1월 법원은 이를 각하했다. 때문에 황 대표가 비례대표직을 승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북한 편들기
남한 때리기

황 대표는 2005년 10월 북한 문화유적을 참관하러 방북했다가, 평양에서 둘째딸을 제왕절개로 출산해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특히 제왕절개 수술일이 10월10일로 노동당 창당 60주년 기념일이었다. 당시 북한의 체제선전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김정일 위원장이 아이 이름을 윤겨레로 지어줬다"고 선전까지 했다. 황 대표는 이에 대해 "남북 양측으로부터 '평화둥이'로 축하받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황 대표의 남편인 윤기진씨는 이적단체 '범청학련(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 남측본부' 의장 출신으로 국보법 위반 혐의로 9년간 수배 생활을 하다 2008년 수감돼 지난 2011년 출소한 인물이다. 그는 당시 법정 최후 진술에서 "김일성 만세를 주장할 수 있어야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다.

황 대표보다 비례대표직 승계가 좀 더 유력한 강종헌 대표는 1975년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 때 간첩 혐의로 기소돼 사형 확정판결을 받고 13년 동안 옥살이를 하다 가석방됐다. 강 대표는 이후 범민련 활동을 계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재심 청구 끝에 지난 1월 서울 고등법원에서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즉각 상고했고,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때가 어느 땐데?" "종북 진짜 있나?" 여론은 악화
국가보안법 위반은 기본, 종북이 떳떳한 정치인들
 

통진당 외의 대표적인 종북 논란 정치인은 민주당의 임수경 의원이 꼽힌다. 임 의원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하 전대협) 출신이다. 전대협은 1989년에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평양축전)에 미리 비밀리에 참가계획을 세우고 한국외대 4학년이던 임 의원을 대표로 선발하여 보냈다.

이 평양축전은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에 대항해 막대한 외화를 쏟아 부으며 북한이 유치한 국제행사였다. 이후 판문점을 통해 돌아온 임 의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 1992년 12월에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지난해 4월 민주당의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된 임 의원은 그해 6월 한 술자리에서 탈북자들과 북한 민주화 운동을 하고 있는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등을 '변절자'라고 비하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탈북자 단체의 주장에 따르면 임 의원은 탈북자 대학생에게 변절자라고 언급한데 이어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들이 굴러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기는 거야? 대한민국 왔으면 입 닥치고 조용히 살아"라고 발언했다.

신 매카시즘?
숨겨진 진실은?

이후 임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변절자라는 표현은 학생운동, 통일운동을 하다 새누리당에 입당한 하태경 의원에 대한 표현이었을 뿐 탈북자에게 한 말이 아니었다"며 "자신의 불찰이며, 부적절한 발언으로 상처받은 분들께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또 임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북한의 체제선전 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올라온 남한 정부 비난글을 여러 차례 리트윗하면서 북한에 대신 사과드린다는 표현을 써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일부러 국가보안법을 위반한다"는 글을 덧붙이기도 했다.

당시 이 같은 내용을 접한 누리꾼들은 "북한 대변인이냐" "섬뜩하고 황당하다"며 임 의원을 비판했다. 임 의원은 이에 대해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하는 일종의 불복종운동 성격의 퍼포먼스에 참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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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