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정원·NLL 정국 돌파카드 대예측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8.07 10:3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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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원하는 것은 아름다운 무승부?

[일요시사=정치팀] 여야가 꽉 막힌 국정원·NLL 정국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벌써 몇 개월째 국정원·NLL 진흙탕 싸움이 계속되면서 국민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여야의 지지도는 동반하락하고 있고 반면, 무당층의 비율은 크게 늘었다. 더 이상 정쟁을 지속한다면 여야 모두 공멸이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야의 국정원·NLL 정국 돌파카드는 무엇일까?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국정원·NLL 정국이 벌써 몇 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국정원 국정조사가 시작되고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자료 일체 공개에 여야가 합의하면서 일시적으로 여야 지지층이 결집하는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이후 알맹이 없는 정치 공방만 지속되면서 양당의 지지도는 연일 하락세다.

반면 무당층의 비율은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실체도 없는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어느새 새누리당의 턱 밑까지 쫓아왔고 민주당의 지지율은 안철수 신당 지지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0월 재보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여야 모두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최근 국정원·NLL 정국에서 벗어나기 위한 돌파카드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복잡하다.

여야는 지난 1일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사건 국정조사 파행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강 대 강으로 대치하면서 오히려 정국은 더욱 꼬였다. 민주당은 이날 "원세훈, 김용판 두 사람에 대한 증인출석 확약이 없다면 빈껍데기 국정조사에 불과하다"며 국정원 국정조사특위를 사실상 포기하고 서울광장에서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새누리당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민주당을 성토했다. 새누리당은 "두 사람은 민간인이다. 나올 수 있게끔 설득을 하고, 나오게 되면 국조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출석을 강요할 수는 없다"며 "이를 빌미로 국회를 박차고 나간 것은 민주당 스스로 국정조사를 망치자는 격"이라며 응수했다.

강 대 강 대치
여야 모두 위기

현재 국정원·NLL 정국의 돌파카드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는 쪽은 새누리당이다. 새누리당은 국정원·NLL 정국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이미 얻을 것은 다 얻었다는 입장이다. 국정원·NLL 정국 초반만 하더라도 대화록 발췌본 열람과 국정원의 독단적인 대화록 전문 공개, 국정원 국정조사 수용, 국회 차원의 대화록 원본 공개 결정 등으로 양당의 주도권 싸움은 치열했다.

그러나 대화록 실종 사태와 이어진 민주당의 귀태 발언, 그리고 민주당 내부의 계파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새누리당은 국정원·NLL 정국에서 민주당에 사실상 완승을 거뒀다는 평가다. 하지만 국민들의 피로도를 감안하면 새누리당은 더 이상 국정원·NLL 이슈를 끌고 가기보다는 국정원·NLL 정국에서 벗어날 적극적인 돌파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이상의 정쟁은 무의미" 공감대
여야 '논란 종식 공동선언' 관측도

특히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추석은 새누리당을 압박하고 있다. 추석이 지나고 나면 10월 재보선이 코앞이다. 이대로 가다간 10월 재보선에서 안철수 신당 좋은 일만 시키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당 안팎에서 팽배하다. 한 여론조사기관에서는 명절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국민들의 일방적인 정보가 한자리에 모인 일가친척들 사이에서 상호작용을 일으켜 여론의 큰 흐름을 조성해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추석 전에는 반드시 국정원·NLL 이슈에서 벗어날 돌파카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새누리당은 정부여당이다. 추석을 앞두고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하다. 따라서 새누리당이 선택한 첫 번째 국정원·NLL 정국 돌파카드는 바로 '민생'이다. 새누리당은 잇단 민생탐방과 함께 청와대·정부와 연계한 회의를 열며 정책행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번 민생탐방에서 얻은 결과를 9월 정기국회에서 입법화한다는 계획이다.

어부리지
신난 안철수

최경환 원내대표는 지난달 23일과 26일 각각 NHN과 광명전기를 찾아 대형포털 독과점 규제 및 중소기업 경제민주화 법안을 중간점검 했다. 아울러 새누리당은 최근 각 분야별 정책을 쏟아내며 민생을 더욱 부르짖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새누리당이 국정원·NLL 정국을 물타기 하기 위해 설익은 정책들을 앞다퉈 내놓는 바람에 국민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일례로 새누리당이 최근 발표한 고교 무상교육 정책은 대선공약의 재탕이고, 안정적 재원마련대책이 미흡하다는 주장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의 안대로 고교 무상교육이 시행되면 고교 무상교육 재원 3조4000억원 가운데 지방이 50%를 부담하게 돼 지방재정이 파탄에 이를 것"이라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국정원·NLL 정국에서의 퇴로가 보이지 않아 더욱 고심하고 있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국정원·NLL 정국에서 민주당이 새누리당에게 10:0으로 완벽하게 당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바닥을 맴돌고 있는 지지율을 반등시킬 카드도 찾지 못한 채 무작정 국정원·NLL 정국을 빠져나간다며 그나마 민주당을 떠받치던 강성 지지층조차 등을 돌릴 우려가 있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도 "우리당이 무기력하게 새누리당에 끌려가는 건 아니냐는 불만이 많았다"며 "이렇게 무시당하면서 국조도 지지부진한데 순둥이처럼 대응하냐는 울분이 지지자들 사이에 넘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목표는 국정원 개혁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국정원 개혁이야 이미 국정원에서 연말까지 자체 개혁안을 내놓기로 했고 박 대통령도 이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명분이 부족하다. 또 박 대통령과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정황상 추측에 불과하다. 이를 명분으로 대선불복론까지 거론되는 현 상황은 민주당에게는 분명히 불리한 상황이다. 언제든지 역풍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소수 강경파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을지언정 현재 민주당의 낮은 지지율이 말해주듯 일반 대중들에게서는 더욱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최근 장외투쟁까지 불사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 "현재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지켜보면 정말 싸우겠다는 의지보다는 누군가 말려주기를 기다리는 눈치다. 국정원 규탄 촛불시위의 규모는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작다. 그렇다고 앞으로 크게 늘어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이 정도 장외투쟁으로는 아무것도 얻어 낼 수 없다. 이는 민주당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장외투쟁은 사실 새누리당이 민주당에게 퇴로를 열어줄 명분을 가지게 하기 위한 행보라는 주장이다.

퇴로 찾기 고심
새누리도 동의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여전히 강경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새누리당 지도부에서도 이쯤에서 무승부 형태로 민주당에 퇴로를 열어주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몽준 의원은 "이제 경제와 민생을 챙기는 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고, 정병국 의원은 "더 이상의 공방이 무슨 국가적 실익이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지난달 27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에게 제안한 여야 대표회담은 사실상 양당의 국정원·NLL 정국 돌파카드 모색을 위한 만남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와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지난달 26일 각각 'NLL에 관련된 일체의 정쟁 중단'과 'NLL 논란 영구종식 선언'을 제안한 것처럼 국정원 대선개입 논란도 양당이 어느 선에서 합의를 보는 형식으로 국정원 개혁방안에 초점을 맞춘다면 얼마든지 타협점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타협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새누리당이 큰 틀에서 민주당에게 당근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박 대통령이 사과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시 정부여당의 대선후보로서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일정부분 도의적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는 유감성명을 발표하는 방안도 고려된다.

흐지부지 마무리 후 민생행보 주력?
박근혜 유감성명 발표 가능성도 주목

양당이 국정원·NLL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새 이슈 띄우기에 주력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국정원·NLL 정국은 이미 어느 한쪽의 완벽한 승리는 기대 할 수 없는 싸움이다. NLL 대화록 논란은 국정원이 공개한 전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라는 직접적 언급이 발견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 여야의 무의미한 해석 싸움으로 접어들었고, 대화록이 실종 된 것으로 밝혀진 이상 논란을 명확하게 종식 시킬 방법도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역시 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지만 박 대통령이 직접 연루되어 있다는 증거를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 하다. 때문에 국정원·NLL 정국을 돌파하는 가장 효과적인 카드는 '시간'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국정원·NLL 정국을 잊게 할 새로운 이슈를 띄우고 국정원·NLL 사건이 묻힐 만큼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연스럽게 사건이 흐지부지 잊혀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국내 사정기관들이 친MB기업들을 무자비하게 터는 것을 두고 국정원·NLL 사건을 묻히게 할 새로운 이슈를 찾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이와 비슷한 주장으로 양당이 일종의 희생양을 내세워 꼬리 자르기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보는 사람들도 있다.

희생양은 누구?
꼬인 정국 실타래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벌써 두 달 가까이 정치공방을 펼치고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사건을 덮으면 양당 모두 비난여론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누군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하고 양당 모두 현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희생양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양당 모두 적절한 돌파전략을 고심하고 있는 만큼 여야가 어떤 식으로든 국정원·NLL 정국을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마무리 지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일각에선 여야가 국정원·NLL을 함께 묶어 논란종식 공동선언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과연 여야는 국정원·NLL 정국에서 꼬일 대로 꼬여버린 복잡한 실타래를 풀고 아름다운 무승부를 이뤄낼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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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