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국정원 국조 무마 프로젝트 전모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7.29 13: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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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부터 국정조사 할 생각 없었다?

[일요시사=정치팀]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며 새누리당을 압박하던 민주당이 NLL대화록 사초(史草) 실종 파동으로 오히려 궁지에 몰렸다. 국정원 의혹과 관련,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연관성까지 언급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지만 지금까지 민주당이 가시적으로 얻은 성과는 아무것도 없다. 한편 민주당이 칼자루를 쥐고도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된 것은 새누리당의 ‘국정원 국조 무마 전략’에 완벽하게 걸려들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정치권에서 들려온다. 새누리당의 국정원 무마 프로젝트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아직 끝나지 않은 새누리당의 국정원 무마 전략을 되짚어봤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국정조사(이하 국정원 국조)가 지난 2일부터 오는 8월15일까지 45일간의 일정으로 시작된 가운데 <일요시사>는 지난 19일 국정조사 기간 새누리당 국정원 국조특위 위원 9명 중 4명이 해외출장을 다녀왔다는 사실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새누리당 국정원 국조특위 간사인 권성동 의원과 김태흠 의원은 지난 3일부터 4박5일간 ‘2013 대한민국 제19대 국회의원 및 사회지도층 항일 전적지 탐방’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중국을 다녀온 것으로 밝혀졌다. 국정원 국조가 시작된 바로 다음 날이었다. 김재원 의원은 국조기간 러시아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고, 최근 국조특위 위원직을 사퇴한 이철우 의원도 같은 시기에 ‘한국주간’을 맞아 중국 심양을 다녀왔다.

한편 해외출장을 다녀온 새누리당 국조특위 위원들은 하나같이 “의사일정이 잡혀있지 않은 기간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이 무슨 문제냐”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새누리당의 요구로 국조특위 위원직을 사퇴한 민주당 진선미 의원 측은 “의사일정이 잡혀있지 않아 문제가 없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 우리 의원실은 특위위원으로 임명된 후 매일 같이 대책회의를 진행하며 국조를 준비해왔다. 이들이 국조기간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은 매우무책임한 행동이고, 처음부터 국조에 관심이 없었다는 방증”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정조사를 준비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새누리당 국조특위 위원들이 국조기간에도 여유 있게 해외출장을 다녀올 수 있었던 것은 처음부터 새누리당이 국조를 정상적으로 진행시킬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국정원 국조
목표는 시간끌기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이 민주당의 국정원 국조 요구를 수락했지만 새누리당의 시간끌기로 성과를 얻기는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현재 그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의 국정원 국조 무마 전략의 일단은 아이러니하게도 새누리당이 민주당의 국조 요구를 수락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은 지난 6월14일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 관련자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비록 불구속 기소였지만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한 사실만큼은 분명해진 것이었다.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발표 직후 국정원 국조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이 민주당의 국조 요구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러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처음에는 거부했던 새누리당이 민주당의 요구를 전격 받아들인 것.

민주당 요구로 국정원 국조특위 꾸렸지만 조사는 ‘나 몰라라’
새누리 국조특위 위원 9명 중 4명이 외유성 해외출장 다녀와

새누리당이 국조 요구를 받아들인 것은 결과적으로 시의적절한 판단이었다는 평이다. 당시 민주당에서는 박근혜정부의 정통성까지 부정하며 장외투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던 시점이었다. 국정원 선거개입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이 이어졌고 거리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하야 위기로까지 몰아넣었던 촛불이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던 시점이었다.



당시를 되짚어보면 만약 새누리당이 국정원 국조를 계속 거부했더라면 사태는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었다. 일방적으로 몰렸던 새누리당은 국정원 국조를 전격 수용함으로써 민주당과 주도권 싸움을 팽팽하게 이어나갈 수 있었다. 또 국정원 국조가 시작되면서 새누리당의 전략은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NLL 진실공방
목표는 ‘물타기’


새누리당의 숨겨진 전략은 ‘물타기’와 ‘시간끌기’로 요약된다. 지난 2일 국정원 국조특위가 시작됐지만 이날 특위 첫 회의는 시작 10여 분 만에 파행을 겪었다. 새누리당 위원들이 ‘국정원 여직원 인권 유린 사건’으로 새누리당에 의해 고발된 민주당 김현·진선미 의원이 특위위원 제척사유에 해당한다고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NLL 포기 발언 의혹을 최초 제기한)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과 국정원, 경찰 출신인 이철우 의원, 윤재옥 의원도 제척사유”라며 맞받았다.

결국 이날 특위는 양당 위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간 끝에 개회 10분여 만에 정회됐다. 국조특위 공전이 길어져 새누리당에 책임론이 불거질 쯤 새누리당은 또 한 번 기막힌 타이밍 정치를 펼친다. 민주당이 제척사유라며 사퇴를 요구한 정문헌, 이철우 의원이 지난 9일 전격 사퇴한 것이다. 이로써 국조특위 파행의 책임은 민주당에게 쏠리게 됐다.

그후 국조특위는 김현·진선미 의원이 지난 17일 자진사퇴 할 때까지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김현·진선미 의원이 특위위원직을 사퇴하면서 국정원 국조는 다시 정상궤도에 올랐지만 이미 국조기간 중 15일을 허망하게 흘려보낸 뒤였다.

새누리당은 국정원 국조에서 최대한 시간끌기 전략을 펼치는 동시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대화록 의혹을 적극 활용한 물타기 작전도 펼쳤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17일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NLL 포기 논란은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짠 시나리오”라고 주장하자 이를 계기로 대선 이후 잊혀졌던 NLL대화록 이슈를 정국의 중심으로 다시 끌어온다. 그 과정은 가히 속전속결이었다. 지난 6월20일 국회 정보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정원의 자료를 단독으로 열람하고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불과 사흘 뒤인 24일에는 2급 비밀문서였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을 일반문서로 재분류한 뒤 전격 공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NLL대화록과 관련한 일련의 과정이 속전속결로 이뤄지면서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국정원과의 교감설도 신빙성 있게 제기됐다.

새누리당의 물타기 전략은 적중했다. NLL 논란을 놓고 여야 간 대치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6월30일,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국가기록원에 있는 회의록 원본의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문 의원은 공개된 원본에서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이 확인될 경우 정치를 그만두겠다는 초강수 배수진을 쳤다. NLL대화록 의혹과 관련한 판이 커지면서 여론의 관심은 국정원 의혹에서 NLL 포기 논란으로 순식간에 이동했다.

새누리의 함정
매번 당한 민주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남북정상회담 회의록과 녹음 등 자료 일체의 열람·공개를 요구하는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등 자료 제출 요구안’도 일사천리로 통과된다.

당시 민주당은 자신감이 있었다. 이미 공개된 대화록 전문에 대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은 NLL 포기 발언이 아니다”는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당론으로 요구안 처리를 강행했고, 요구안은 재석의원 276명 중 찬성 257명으로 가결됐다.

새누리에 휘둘리다 아무것도 못 얻은 민주
버텨야 사는 새누리, 아직 남은 카드 많다

새누리당이 회의록 제출 요구안에 적극적으로 찬성한 것은 다소 의외였다. 대화록이 공개되면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이미 전문이 공개 된 후 새누리당은 NLL 포기 논란은 ‘포기’라는 용어를 썼느냐 안 썼느냐 차원의 문제는 아니라며 슬쩍 꼬리를 내린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 22일 NLL 포기 논란을 종식시켜줄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실종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NLL 포기 논란은 사초(史草) 증발 논란으로 전환됐고 NLL정국을 주도했던 민주당은 역풍을 맞게 됐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민주당 내부에서는 새누리당이 회담록이 없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처음부터 국정원 의혹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희석시키고 민주당을 궁지에 몰아넣기 위한 함정이었다는 의혹이다. 특히 지난 달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국회 정보위에서 “국정원 보유본이 원본”이라면서 “대통령기록관의 회의록 보유 여부는 모르겠다”고 말한 것이 도마에 올랐다.


당시에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발언이지만 지금 되짚어 보면 당시는 참여정부가 회의록 2부를 만들어 1부는 국정원에, 1부는 청와대를 거쳐 대통령기록관에 이관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따라서 남 원장의 모르겠다는 발언은 이미 대통령기록관의 회의록 존재 여부를 알고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새누리당의 압승
민주당의 굴욕

국정원 정국을 어떻게든 덮어야 하는 새누리당으로서는 의외의 행운도 있었다. 바로 ‘귀태’ 논란이 그것이다. 민주당의 홍익표 원내대변인은 지난 11일 국회 브리핑에서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라는 책의 내용을 인용해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태어났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귀태의 후손’으로 표현했다.

정부와 여당은 크게 반발했다. 새누리당도 모든 원내 일정 중단을 선언하고 홍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파문이 커지자 귀태 발언을 한 홍 의원은 지난 12일 원내대변인직을 사퇴했다. 민주당은 이 또한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작전’으로 보고 있다. 물론 귀태 발언은 문제가 있었지만 여당이 모든 원내 일정을 중단하고 공세를 펼칠 만큼 중요한 사안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귀태 정국을 거치며 새누리당은 여론을 분산시키는 동시에 시간끌기에 성공했다. 더 큰 문제는 새누리당에는 아직도 남은 카드가 많다는 것이다. 현재 여야는 국정원 국조의 조사 범위와 증인 채택, 국정원 기관보고의 공개 여부를 놓고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따라서 남은 국정원 국조 기간에도 알맹이가 없는 정쟁만 계속 될 가능성이 크다.

벌써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국정원?NLL정국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은 높아져만 가고 있다. 이를 인지한 여야지도부는 이미 국정원?NLL정국의 출구전략을 고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간은 철저히 새누리당의 편이라는 이야기다.


한 정치전문가는 “국정원?NLL정국은 민주당이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흐지부지 끝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국정원 정국을 되짚어 보면 민주당은 처음부터 끝까지 새누리당의 전략에 이리저리 끌려만 다니다가 아무것도 못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정원 국조특위 본격가동
여야 폭로전으로 ‘얼룩’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는 지난 24일 법무부 기관보고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특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법무부 황교안 장관과 담당 실국장 등이 출석한 가운데 국정원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따졌다. 

그러나 회의에서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선거대책위 종합상황실장이었던 권영세 주중대사의 서해 NLL 관련 발언 녹취파일을 추가로 폭로했고,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민주당의 국정원 전·현직 직원 매관매직 의혹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는 등 폭로전으로 얼룩졌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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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