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묻지마 해외출장 일정 해부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7.30 08: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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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만 끝나면 고고씽 “묻지마 관광 뺨치네”

[일요시사=정치팀] 국회 일정만 ‘땡’ 치면 국회의원들은 해외로 나가기 바쁘다. 국민들은 국회의원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지만 해외출장을 떠나는 의원들은 저마다 정상적인 의원활동이라며 항변한다. 국민들은 그들의 항변을 곧이곧대로 믿어도 되는 것일까? <일요시사>가 국회의원들의 국회 휴지기 해외출장 일정을 해부해봤다.



지난 대선을 거치며 정치권에 몰아닥친 정치쇄신의 바람이 거세지만 국회의원들의 국회 휴지기 해외출장 러시는 올해에도 예외가 없었다. 물론 해외출장을 떠나는 국회의원들은 정상적인 의원활동임에도 무조건 ‘외유성’이라고 비판받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출장이유 묻지마

하지만 <일요시사>가 살펴본 국회 휴지기 해외출장 실태는 여전히 출장 목적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았다. 우선 지난 5월, 4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안 심사가 마무리되자마자 75명의 국회의원들이 해외출장을 떠났다. 5월 한 달 동안 이들의 해외출장비에 지급된 예산은 약 8억원에 달한다. 국회의원 1인당 평균 1000만원이 넘는 경비를 사용한 것이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지난 5월20일부터 28일까지 체코, 폴란드, 크로아티아 등을 다녀왔다. 약 77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간 이 출장의 목적은 사법제도 및 정치·행정제도 변화 연구였다. 박영선 위원장을 비롯해 새누리당 권성동, 김회선, 김도읍 의원과 민주당 이춘석, 최원식 의원이 함께 갔다. 법사위에서는 지난 2009년부터 사법제도 현황파악이라는 명목으로 해외출장을 떠나고 있지만 해외출장을 다녀온 후 뚜렷한 성과는 내놓지 않고 있다. 해외출장의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국토교통위원회는 5월19일부터 26일까지 프랑스, 스페인, 영국 등 유럽 국가를 다녀왔다. 방문목적은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된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과 관련해 도시재생제도의 다양한 사례 조사 및 시찰을 통해 우리 현실에 맞는 도시 재생 정책 방향 모색이었다. 주승용 위원장을 비롯해 새누리당 안효대, 이철우 의원과 민주당 이윤석 의원이 함께 갔고 약 62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하지만 법안이 이미 국회를 통과한 시점에서 뒤늦게 관련 사례 조사를 위해 출장길에 올랐다는 점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 밖에도 지난 5월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 목적에는 단순한 친선 교류 형식이 상당수였다. 국회의원들은 5월에만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영국, 아일랜드, 파라과이, 페루 등 다양한 국가로 출장을 떠났다. 국정원 국정조사가 예정되어 있었고 민주당이 7월 임시국회를 열겠다며 자당 의원들의 해외출장을 만류했던 7월에도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 러시는 이어졌다. 6월 임시국회가 끝난 후 31명의 국회의원들이 해외출장길에 나섰다. 역시 국회의원 1인당 해외출장비는 평균 1000만원을 웃돌았다. 또 해외출장 사유 중 대부분은 ‘친선’이었다.

국회일정 끝나면 쫓기듯 줄줄이 해외로
의원 1인당 해외출장비 1000만원 웃돌아

지난 7월3일부터 10일까지 새누리당 안홍준, 유재중, 신경림 의원과 민주당 김우남, 최재천 그리고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한러의원외교협의회 합동회의에 참석했다. 투입된 예산은 약 8600만원이다.
지난 7월18일부터 23일까지는 한중의원외교협의회 청년의원대표단이 양국 의회 간 협력 증진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 새누리당 정몽준, 김용태, 김희정, 서용교, 홍지만, 하태경 의원과 민주당 김관영, 정호준, 이언주 의원이 참여했다. 투입된 예산은 약 3300만원이다.

이외에도 7월28일부터 8월6일까지 미얀마 인도 스리랑카 의원친선협회 상대국 방문도 예정되어 있다. 새누리당 송광호, 정갑윤, 신성범 의원과 민주당 백재현, 이찬열 의원, 그리고 통합진보당 오병윤 의원이 참여한다.
7월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 일정 중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안전행정위원회의 페루, 아르헨티나 출장이다. 이번 해외출장에는 경찰간부를 폭행했다는 의혹을 받아 논란이 됐던 김태환 안행위 위원장과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 민주당 이찬열 의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치안제도 및 재난방지제도를 조사하겠다며 페루와 아르헨티나로 떠났다. 하지만 페루와 아르헨티나는 치안이 불안하기로 유명한 국가다. 도대체 무엇을 배워오겠다는 것인지 궁금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안행위 측은 “치안이 불안한 국가라고 해서 배울 제도가 없다는 것은 편견”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취재기자가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제도를 배우기 위해 간 것이냐?”고 질문하자 “자세한 사항은 같이 가신 행정실장님이 알고 있다”며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안행위 위원장이 포함된 해외시찰 일행이 해외출장을 떠난 목적을 행정실장 외에는 아무도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대목이다.
이들의 일정을 살펴보면 7월16일부터 26일까지 무려 10일간이나 현지에서 체류하면서도 공식적인 일정은 7월19일 아르헨티나 경찰청 부청장 면담과 7월22일 페루 국회 치안위원장 면담, 페루 내무부 장관 면담이 전부였다. 이외에는 일정이 전혀 없는 것인지 단순히 기재를 하지 않은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한편 페루와 2시간 거리인 멕시코에서는 지난 7월15일부터 21일까지 세계태권도대회가 열렸는데 대한태권도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태환 위원장은 세계태권도대회에 참석한 후 해외시찰 일정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세계태권도대회 참석 일정을 고려해 안행위의 해외시찰 국가를 멕시코와 가까운 페루로 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안행위 해외시찰에는 약 59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의원 1인당 2000만원 꼴이다.

국회의원들은 또 공식 해외출장이 아니더라도 공짜로 해외여행을 즐겼다. 새누리당 정희수, 권성동, 조해진, 홍일표, 김동완, 김종태, 김태흠, 민병주, 박대동, 손인춘, 안덕수, 윤명희, 이강후, 이상일, 이현재 의원과 민주당 김재윤 의원 등은 지난 7월3일부터 4박5일간 새누리당 김을동 의원과 김좌진장군기념사업회가 주최한 ‘2013 대한민국 제19대 국회의원 및 사회지도층 항일전적지 탐방’ 행사에 참여해 중국 동북3성을 순회했다.

일단 가고보자


이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은 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않고 공짜 여행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탐방에는 장태평 마사회장과 신용섭 EBS 사장, 이청휴 현대자동차 이사, 정승인 롯데백화점 전무,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 등이 참여하고, 이들 기업이 1000만~3000만원씩 협찬금을 내 후원했다. 이재현 회장 구속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CJ그룹은 협찬을 하지 않은 대신 현직 대표이사가 참여했다.

이와 관련 현역 국회의원들이 대기업의 협찬을 받아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한 정치전문가는 “매년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과 관련해 문제가 제기됨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다.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국회의원들이 해외로 가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해외일정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분명한 목적의식을 갖고 떠나고 또 돌아와서는 무엇을 얻었는지 국민들에게 설명해 달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윤화섭 외유 ‘6월 부패뉴스’ 3위
한국투명성기구 발표…전국적인 사건 제쳐

민주당 소속 윤화섭(안산) 전 경기도의회 의장의 ‘프랑스 칸영화제 외유’가 지난달 대한민국 부패뉴스 3위에 올랐다. 

국제투명성기구 한국본부인 ㈔한국투명성기구는 지난 22일 6월 한 달간 각종 언론에 보도된 기사와 자료를 검색한 결과를 바탕으로 ‘부패뉴스’를 선정해 발표했다. 지방의회의 외유 뉴스가 전국적인 부패사건을 제치고 3위에 오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윤 전 의장은 지난 5월 거짓 핑계를 대고 칸영화제를 다녀온 사실이 알려져 경기도의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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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