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조특위' 여야 저격수 진검승부 막전막후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7.08 11: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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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민주)과 방패(새누리)의 대결 '뚫리거나 막히거나'

[일요시사=정치팀]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지난 2일 첫 전체회의를 열고 45일간의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한편 이번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국정조사 특위에는 이른바 여야의 저격수들이 총출동해 드림팀을 꾸려 눈길을 끈다. <일요시사>가 여야 대표 저격수들의 면면과 앞으로 펼쳐질 국정원 특위의 쟁점을 살펴봤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국정조사(이하 국정원 국조)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던 여야가 결국 국정원 국조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여야는 지난 2일 첫 전체회의를 열고 45일간의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여야는 국정조사의 범위를 놓고도 한바탕 신경전을 벌였지만 일단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불법지시 의혹 및 국가정보원 여직원 댓글관련 등 선거개입의혹 일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직권남용 의혹 및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키워드 확대 등 수사 일체 △전·현직 국정원 직원의 정치개입관련의혹 비밀누설 일체 △국정원 여직원 인권침해 △기타 필요한 사항으로 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분쟁의 불씨는 남아있다.

본격 맞대결

한편 사건의 심각성과 화제성을 고려한 여야는 국정원 국조특위 위원들을 모두 공인받은 공격수들로 채워 이른바 '드림팀'을 구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여야 간 치열한 격돌이 예상되는 이유이다. 국정원 사건 국조특위는 여야 의원 18명으로 구성되며 새누리당 소속 9명, 민주당 소속 8명, 비교섭단체 1명이 배정됐다.

실제로 여야 의원들은 국정원 국조특위의 첫 회의부터 증인채택 가능성이 있는 의원을 특위에서 제외하라며 정면충돌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 국조특위 위원 중 김현·진선미 의원은 국정원 여직원 인권유린과 관련해 새누리당 법률지원단으로부터 고발됐다"며 해당 의원들의 사퇴를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상회담 회의록 사전 유출 의혹 당사자인 정문헌 의원의 특위 참여에 반발했다. 결국 국정원 국조특위 첫 회의는 여야 의원들 간 고성과 막말이 오간 끝에 시작 10여분 만에 파행을 겪었다. 앞으로의 험로가 예상되는 장면이었다.

여야가 발표한 국정원 국조특위 위원들의 명단을 살펴보면 대부분 국정원 사건에 대한 공방이 전개돼온 법사위와 정보위, 안전행정위 소속이다. 특히 민주당은 특위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신청자가 쇄도했다는 후문이다. 일례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강력한 희망에 따라 이례적으로 특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우선 새누리당의 '드림팀' 라인업을 살펴보면 간사에 권성동 의원을 비롯해 이철우·김재원·정문헌·조명철·윤재옥·김태흠·김진태·이장우 의원 등 9명이 발탁됐다. 간사를 맡은 권 의원은 검사 출신의 재선의원으로 현재 법사위에서 간사를 맡고 있으며 지난 이명박정부에서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경력 등이 고려돼 새누리당 위원들을 이끌게 됐다.

권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법률통이다. 검사 시절 "피의자가 스스로 '아 내가 여기서 못 빠져나야겠구나'란 생각이 들 정도로 논리적으로 추궁해야 범인에게 자백을 받아낼 수 있다"며 "그 과정이 때론 10시간이 될 수도 있고 24시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할 정도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스타일의 공격수로 유명하다.

국정원 국조 특위 첫날부터 가시밭길 예고
승패 결과 따라 명운 엇갈리는 끝장승부

김재원·김진태 의원 역시 검사 출신이다. 김재원 의원은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현역 검사시절엔 조폭킬러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새누리당의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다. 초선인 김진태 의원도 공안검사 출신으로 국정원 사건을 맡은 주임검사의 운동권 전력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그는 또 지난 4월에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사마천의 <사기>에 외부의 적은 적이 아니라 했다. 외부보다 내부의 적이 무섭다고 했다. 본 의원은 이 자리에도 한국의 적이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겨냥해 '종북 저격수'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국정원 사건을 깊숙이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정보위 소속 3인방도 눈에 띈다. 정문헌·조명철·윤재옥 의원은 정보위 소속으로 정 의원은 NLL 논란을 일으킨 최초 장본인이기도 하다. 조 의원은 김일성대학을 나온 북한전문가로 정보통으로 여겨진다. 윤 의원은 경찰청 정보국장 출신이다. 이외에도 이철우 의원은 국정원 출신이며 원내부대표인 김태흠, 이장우 의원도 특위에 배치됐다.



새누리당에 맞서 민주당 역시 드림팀 라인업을 구성했다. 관례에 따라 위원장직을 맡게 된 민주당은 지난 17대 국회에서 정보위원장을 지낸 4선의 신기남 의원을 특위위원장으로 내세웠다.

민주당은 신 위원장을 포함해 법사위의 박영선·박범계·신경민·전해철, 정보위 소속 정청래·김현, 안행위 소속 진선미 의원 등 8명을 특위 위원으로 확정했다. 간사는 정청래 의원이 맡기로 했다. 정 의원은 운동권 출신으로 이 사건과 관련해 그동안 민주당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해왔다.

특히 법사위원장이기도 한 박영선 의원은 박범계 의원과 함께 권영세 새누리당 당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의 녹취록 공개를 주도한 당내 대표적인 전략통이다. 지난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사건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이 전 대통령을 궁지에 몰아넣기도 했었다.

이밖에도 당 대변인 출신 김현 의원은 국정원 내부문건을 폭로한 국정원 저격수이며, 진선미 의원은 고비 때마다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과 관련한 굵직한 폭로를 하며 사건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진 의원은 비록 비례대표 출신의 초선의원이지만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중앙선대위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이미 대중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판사출신인 박범계 의원은 새정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남다른 활약을 펼쳐 인사청문회 스타로 떠오른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항공권 깡 의혹이나 특정업무경비 사적 전용 의혹 등을 밝혀내 이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승패 갈릴까?

마지막으로 비교섭단체 몫의 특위 위원을 배정받은 통합진보당은 안행위 소속으로 국정원 사건을 다뤄 온 이상규 의원을 배치했다. 이 의원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민주노총 정책국장을 역임하는 등 노동운동에 헌신해왔다.

이처럼 화려한 면면을 자랑하는 여야 대표 저격수들의 진검승부는 오는 8월15일까지 45일간 계속된다. 이 대결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 이들의 활약 여부와 승패 결과에 따라 소속 당의 명운마저 엇갈리는 벼랑 끝 승부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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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