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발 정치권 지각변동 대예측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6.26 10: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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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라고 무시했다간 큰 코 다친다!

[일요시사=정치팀] 벌써부터 내년에 치러질 6·4지방선거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의 결과는 박근혜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다. 또 안철수 신당의 창당여부와 그 성적에 따라 정치권의 엄청난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광역자치단체장들의 재선 도전여부와 당선 결과에 따라서 차기 대권구도까지 요동칠 수 있다. 내년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은 어떠한 변화를 겪게 될까? <일요시사>가 아직은 안갯속인 지방선거발(發)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미리 예측해봤다.



오는 2014년 치러질 제6대 지방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정치권의 움직임은 벌써부터 활발하다. 각 지역별 출마예상자들의 명단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가 하면, 이미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정치인들도 적지 않다. 여야는 경쟁력 있는 후보자 물색에 여념이 없다.

통상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보다는 무게감이나 관심도가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내년에 치러질 지방선거의 의미는 여느 해와 다르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권의 판도가 완벽하게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초 '미니총선'으로까지 불렸던 10월 재보선의 규모가 예상보다 작아지면서 내년 6·4지방선거는 더욱 정치적 무게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국회의원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아 2심 이상의 재판이 진행 중인 선거구는 모두 15곳이었다. 그러나 재판과정에서 당선무효형에 못 미치는 형량이 선고되거나, 10월까지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희박한 지역이 늘어나면서 10월 재보선이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6~8곳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힘 빠진 10월 재보선
힘 실린 내년 지방선거

당분간 큰 선거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여야 모두 내년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의 패배는 내년 집권 2년차를 맞이하는 박근혜정부의 레임덕이 시작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역대 지방선거는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띠면서 정국에 결정적인 분수령 역할을 해왔다.


선거에서 패한 정권은 지지율이 급격하게 하락하며 레임덕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던 것. 김대중정부는 2002년 지방선거 패배를 계기로 급격한 내리막길에 접어들었고, 노무현정부는 2006년 지방선거 패배를 계기로, 이명박정부 역시 2010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며 점차 힘을 잃어갔다. 지방선거가 집권당의 무덤으로 불려온 이유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으로서는 내년 지방선거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반면 민주당은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다. 이미 지난 4·24재보선에서 전패라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새누리당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당장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10월 재보선에서의 선전도 기대하기 힘든 형국이다.

박근혜 정권 중간평가, 자칫 조기 레임덕 우려
안철수 신당 성적 따라 정치권 대변화

만약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마저 참패한다면 야권의 주도권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으로 급격하게 쏠리게 된다. 특히 호남과 수도권의 선거결과에 따라서는 60년 정통을 가진 민주당의 존립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

비록 여야는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에 대한 무공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설사 무공천 선거가 시행된다고 해도 승패는 분명히 갈리게 된다. 16개 광역자치단체에 대해서는 당이 공천을 하는데다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후보자들 스스로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당을 상징하는 색깔이나 여러 가지 방법 등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방선거를 전후해 창당될 것으로 예상되는 안철수 신당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집어 삼킬 거대한 블랙홀이 될 전망이라 정치권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조기 레임덕
민주 소멸론

안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이전에 신당을 창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의원 측의 핵심 관계자는 지난 5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당 창당 시점은 내년 지방선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을 해야 책임정치를 구현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재보선에서는 일단 창당이 아닌 안철수의 세력으로 도전장을 내민 뒤 지방선거에서는 '안철수 신당'으로 정면승부를 펴겠다는 계획이다. 10월 전 창당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촉박할 뿐 아니라 법원의 판결 확정에 따라 지역구를 수동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정작 안 의원 본인은 여전히 신당 창당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안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연구소 '내일'의 최장집 이사장이 "창당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화 했을 때도 안 의원은 "연구소는 정당이나 선거 인재풀과 관련이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창당을 고민 중이냐'는 질문에 "지금은 안 하는데…"라며 말을 아꼈다. "(자신은) 확실하지 않으면 이야기를 하지 않는 편"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안 의원의 신당창당을 이미 기정사실화 하며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안 의원에게 창당 이외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안 의원 스스로도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안철수 신당'이 출범하면 민주당은 물론이고 새누리당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안철수 신당이 출범할 경우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두 배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고, 새누리당 지지자의 10%가량도 안철수 신당으로 이탈하는 것으로 나왔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선진당 출신 정치인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계기로 대거 안철수 신당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치에서는 계산과 현실의 차이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안철수 신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기존 정당에 대한 반발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막상 안철수 신당이 출범한 후 기존 정당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할 경우엔 높은 지지율도 순식간에 사그라들 가능성이 크다. 아직 그 실체를 나타내지 않고 있는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는 그 기반이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내년 지방선거에 공천 전망이 어두운 '패잔병'들만 몰려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들의 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출범할 안철수 신당의 면면이 패잔병들로만 가득할 경우 국민들의 실망감 또한 클 것이다. 그렇다고 안 의원 측 입장에선 타 정당 출신 인재들을 무조건 배척할 수만도 없는 처지다.



안철수 신당의 치명적인 딜레마다. 게다가 안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정당의 소수 권력자에게 집중된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시·군·구 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평소 새정치를 외쳐온 안 의원이 이 같은 약속을 깨기 어려운 만큼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이라는 깃발을 달고 출마할 수 있는 후보자는 특별광역시장 후보 7명, 도지사 후보 9명을 더해 16명에 불과하다. 또 아무런 지역기반도 없고 선거경험도 없는 안철수 신당이 광역단체장 같은 큰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존 정당들에 비해 인재풀이 좁은 안 의원이 신선하면서도 광역단체장 자리에 어울릴만한 거물급 인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처럼 안철수 신당이 출범 후 걸어가야 할 길은 험난한 가시밭길이다. 호기롭게 출범한 안철수 신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별다른 성과를 얻어내지 못할 경우 지난 대선부터 이어져 온 안 의원 새정치 실험은 실패로 끝나고 만다. 그렇게 되면 향후 우리나라의 정치권은 오랜 기간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양당 중심체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안철수 신당
돌풍 일으킬까?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광역단체장들의 재선 도전여부와 당선 결과에 따라서는 차기 대권구도까지 요동칠 수도 있다. 우선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행보다. 김 지사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차기 대선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 지사의 경기도지사 3선 도전 여부는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다. 주위에선 김 지사의 3선 도전을 종용하고 있으나 김 지사는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바로 대권에 도전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도지사 임기 중 대선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여론이 악화돼 큰 곤혹을 치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 따라 차기 대권구도까지 흔들
예상 밖 승리에 정치 거물 탄생할 수도

김 지사는 또 지난 대선 경선과정에서 현직 도지사의 한계를 뼈저리게 통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앙 정치와 거리가 있는 도지사로서는 당내에서 세력을 규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김 지사가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2014년 당권 도전을 거쳐 2017년 대선으로 직행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에는 차기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 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경기도 새누리당 의원들이 김 지사와 만나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한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김 지사가 지사직을 버리고 당 대표직에 도전한다면 비박계들이 김 지사를 중심으로 모이게 돼 당 내 세력구도가 크게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김문수의 약진?
김문수의 추락?


하지만 김 지사와는 달리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홍준표 경남지사 등 자천타천으로 유력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다른 광역단체장들은 대선출마 여부에 대해 선을 그었다. 대선보다는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승리에 전념하겠다는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예상 밖 승리를 거둔 인물들이 유력 정치인으로 순식간에 발돋움하며 정치권을 뒤흔들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 당시 무명에 가까웠으나 선거에서 승리한 후 순식간에 거물 정치인으로 성장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이처럼 내년 지방선거는 그 결과에 따라 정치권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내년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은 어떠한 변화를 겪게 될까? 결과는 물론 아직 예측불가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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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br>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필리핀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한 한국인 사업가 권모씨에게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권씨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에 서버를 두고 투자 사기,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6년간 수사망을 피하며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24일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는 아나운서 김나정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당 증거로는 강제성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 도주 대담한 행적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마닐라에서 자신의 SNS에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서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그는 마닐라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인천국제공항경찰대의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주소지 등을 고려해 경기북부경찰청으로 넘어왔다. 이후 김씨 측은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던 법무법인 충정은 “김나정은 뷰티 제품 홍보 및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젊은 사업가 A씨(권씨)를 소개받았다. 젊은 사업가가 김나정의 사업을 적극 도와주겠다고 해 시간을 할애해 방문했을 뿐이다. 항간에 도는 소위 ‘스폰’의 존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가 필리핀에서 만난 1995년 8월5일생의 사업가 권씨는 SNS에 ‘투자 리딩방’을 개설해 범죄수익을 벌어들인 범죄자다. 업계에서 일명 ‘재림’으로 불리는 그가 리딩방 총책으로 활동하며 발생시킨 투자 사기 피해액만 약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9년 8월4일 필리핀으로 간 권씨는 이후 국내로 입국한 적이 없다. 유튜버 크라임넷 등 제보에 따르면 권씨는 드라마 의 주인공 차무식의 실존 인물인 이상태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보호받아왔다고 한다. 검찰은 21년간 필리핀에서 도주 행각을 이어가던 이씨를 현지 교민 정보망을 활용해 검거했다.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광주지검 목포지청(곽영환 지청장)은 해외 도주를 이어가던 이씨를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지난해 8월23일 밝혔다. 사업가로 변신, 김나정 앞에 나타난 권씨 취재 결과 70억대 사기단 우두머리로 확인 이씨는 2014년 공범과 함께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무실을 운영하겠다며 투자금 1억1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2월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구속 기소된 공범은 실형을 살았지만, 해외에 있던 이씨는 공소시효 임박에 따라 궐석재판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자유형 미집행자’ 신분이 됐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징역·금고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잠적하거나 도주한 사람을 뜻한다. 이씨는 2003년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세부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21년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공갈·사기 범행을 11건(피해액 약 8000만원) 저질러 지명수배·지명 통보 조치가 내려진 인물이다. 목포지청은 검거팀을 꾸려 이씨 검거에 나섰는데, 필리핀 현지 교민 사이트에서 이씨 거주지를 특정하는 단서를 확보해 검거에 성공했다. 현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씨에 대한 제보를 받아 검거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획득했다. 결국 법무부, 필리핀 파견 검찰 수사관, 필리핀 이민청 수배자 검거팀과 국제공조로 클락시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검찰은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본섬인 루손섬이 아닌 곳에서 범인을 검거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현실판 차무식의 비호를 받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온 범죄자가 바로 권씨인 것이다. 권씨의 이름은 다른 사건에서도 언급된다. 2022년 SNS에 ‘투자 리딩방’을 만든 뒤 대체 코인 거래 사이트로 이용자 130명을 유인해 70억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당도 권씨가 총책이라고 진술했다. 그해 6월30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투자 사기 일당 16명을 검거해 총판 관리팀장 20대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도주한 조직 총책인 권씨 등 핵심 간부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 1명은 지명수배해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SNS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서 전문 투자 상담사를 사칭해 투자자 130명을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게 한 뒤 투자금 약 7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강제 투약 진실은? 총책인 권씨는 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본사 운영팀과 총판 관리팀, 회원 모집책 등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했다. 우선, 인터넷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뒤 SNS에 개설한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 초대했다. 이들 일당은 “대체 코인 투자로 300~40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라거나 “VIP에게만 제공하는 투자 리딩이 진행된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회원 모집책 20대 C씨 등 13명은 투자 리딩방에서 대체 코인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전문가인 것처럼 1인 다역 행세를 했고, 이에 속은 투자자들이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C씨 등은 가짜 투자 전문가 자격증과 사업자 등록증을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게시하거나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이들의 속임수에 넘어간 가입자 중에는 노후 자금 1억5000만원을 날린 60대 남성과 최대 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날린 50대 남성도 있었다. 또 가상 자산인 코인 시장에 처음 들어가 재테크를 해보려고 나선 대학생과 주부 피해자들도 포함됐다. 피해자는 모두 130명에 달한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000만원에서부터 2억5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처음 한두 차례는 소액으로 투자한 수익금을 그대로 돌려줘 신뢰를 쌓은 뒤, 큰 투자금을 받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계좌 28개를 지급 정지하고, 1억200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에 대해 법원 결정을 받아 추징·보전 조치한 상태다.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는 권씨는 필리핀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된 보니파시오 지역 등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제보자에 따르면, “필리핀, 태국 등지에 권씨의 차명 부동산이 여럿 있고, 일부 한국 영사들이 지내는 집도 사실상 권씨의 소유”라고 한다. 현실판 차무식 돈이 곧 권력이자, 신분인 동남아에서 권씨가 경찰을 매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권씨는 수사망을 피해 사업가로 위장했고 다수의 여성과 향락을 즐겼다. 김씨도 부유한 사업가로 위장한 권씨를 의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충정 측은 “김나정은 술자리를 가져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했다. 김나정이 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급기야 어떤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김나정이 강제로 연기를 흡입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며 “김나정의 핸드폰에 손이 묶이고 안대를 가리고 있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나정에게 문제가 된 마약을 강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권씨는 다수의 범죄를 범해 수배 중인 자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자”라면서, “김나정은 권씨의 정체를 알게 됐고 후술하는 권씨의 협박이 허풍이 아니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나정이 귀국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마약 자수 관련 게시물은 ‘긴급 구조 요청’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약은 이번 단 한 번만 있었던 것이고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강제로 행해진 것”이라며 “김나정이 경찰과 본인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영상통화를 했고 이 과정에서 권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권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 즉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료를 제출받은 경찰은 약 3개월 동안 분석 작업을 했다. 또 경기북부경찰청은 김씨 측이 강제성을 주장하며 언급한 권씨에 대해 경찰청 본청 국제 관련 사건 담당 부서에 수사를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2016년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초국가적 범죄 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현지에 파견해 국제공조·도피 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필리핀 본사···치밀한 조직 운영 추정 범죄 수익만 3000억원 이상 다만, 지난해 경기북부경찰청은 권씨에 대해 “수배 중인 자라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가 인천국제공항 경찰단에서 2회 정도 조사를 받았고, (사건은) 주거지 관할인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인계됐다”며 “사전 조사 후 1~2회 정도 소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법에서 마약을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투약하는 행위에 대해서 가중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마약 강제 투약도 일반적인 마약 관련 행위와 마찬가지로 마약 관리법 위반으로만 처벌된다. 지난 2019년 국회에서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임시 마약류를 다른 사람 의사에 반해 투약하거나 흡연 또는 섭취하게 한 경우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졌지만 모두 폐기됐다. 법무부가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한 이후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다. 한편,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투자 리딩방 범죄조직들은 대부분 마약 유통에도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에서 탈옥한 조직원들도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이른바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대포폰 판매, 마약 유통 사업으로 수감 생활을 이어갔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등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숨겨 텔레그램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이들은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만명의 회원들을 마약방으로 초대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했다. 이들은 수억원의 범죄수익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제보자는 “리딩방,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권씨도 똑같은 수법으로 마약 유통에 가담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김나정에게 마약을 쉽게 투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명 ‘재림’ 그러면서 “지난해 탈옥한 송씨도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에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로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로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