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팬클럽' 골칫덩이 전락 사연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5.15 13: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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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클럽 회장이 국회의원보다 낫다고?"

[일요시사=정치팀] 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예외 없이 임기 말 친인척 및 측근비리로 골머리를 앓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 무엇보다도 친인척 및 측근비리의 근절을 역설했던 이유다. 하지만 박 대통령에게는 하나 더 신경을 써야할 부분이 있다. 바로 30여개에 달하는 그의 팬클럽들이다. 최근 정치권에선 박 대통령의 측근들보다 이들을 향한 우려가 더 높아지고 있다. 어찌된 사연일까? <일요시사>가 추적해봤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노사모'는 우리나라 정치인 팬덤의 시초로 꼽힌다. 여느 정치인들도 지지모임 하나씩은 가지고 있기 마련이지만 당시만 해도 노사모만큼 순수하고 열광적인 지지모임은 유례를 찾기 힘들었다.

일반적인 정치인들의 지지모임은 대부분 해당 후보에 대한 줄서기 성격이거나 지역주의 또는 해당 정당과 결합된 측면이 강했다. 따라서 정치인이 선거에서 패하거나 정당을 옮길 경우엔 지지모임도 쉽게 와해되곤 했다. 이와 비교할 때 노사모는 달랐다. 노사모는 순수하게 노무현 전 대통령 개인에 대한 팬클럽 성격이 강했다.

노사모 명과 암
박사모는 어떨까?

노사모는 노 전 대통령이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 부산 출마를 고집하다 낙마했을 때도, 열린우리당을 창당해 민주당을 배신했다는 비판을 받을 때도 끝까지 그의 곁을 지켰다. 노사모는 노 전 대통령이 정치적 고비를 맞이할 때마다 가장 큰 힘이 돼줬던 조직이다. 노사모가 팬덤이라고까지 불린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이후 정치권에서는 노사모를 성공적인 지지모임의 롤모델로 꼽기도 했다. 하지만 노사모는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지난 해 노혜경 전 노사모 대표가 민주당 공천비리와 연루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단순 팬클럽으로 출발한 단체였음에도 규모가 커지다보니 일부 간부진이 비리와 연루되고 말았던 것이다. 정치인 팬덤의 양면성을 잘 나타내주는 사건이었다.


팬클럽 회장이라고 무시했다간 큰 코 다쳐
웬만한 중진급 실세, 선거 때마다 큰 힘

이 같은 사례와 비교할 때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다. 현재 박 대통령의 팬클럽은 대략 30여개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호박가족, 박사모, 근혜동산, 근혜사랑, 뉴박사모 등 이른바 5대 메이저 팬클럽과 청산회, 대박산악회, 각 지역별 희망포럼, 박지모(대한민국박근혜지지모임), 박근혜써포터즈, 근혜울타리모임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팬클럽들이 난립하고 있다.

이들은 워낙 우후죽순처럼 만들어지고 또 쉽게 통합되거나 사라지는 경우도 있어 현재로선 정확한 숫자 파악조차 어렵다. 이처럼 박 대통령의 팬클럽은 역대 정치인들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메이저급 팬클럽들은 조직력 또한 무척 끈끈하다. 회원들 간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 것은 기본이고 선거를 통해 대표를 뽑고 매년 창립행사도 연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한 팬클럽은 창립대회를 위해 대전의 한 체육관을 통째로 빌렸을 정도다. 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기간 온갖 악재를 겪으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콘크리트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팬덤의 영향이 컸다.

엄청난 규모
양날의 검

하지만 박근혜 팬클럽들의 엄청난 규모와 조직력은 박 대통령으로서는 양날의 검이다. 이 같은 규모와 조직력 때문에 정치권에선 박근혜 팬클럽들이 노사모보다 비리에 연루될 개연성이 훨씬 더 크다며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7년 대선 경선에서는 자원봉사성격의 외곽조직인 '한강포럼' 홍 모 대표가 수억원의 돈을 수수한 정황이 포착돼 박 대통령을 난감하게 만든 일도 있었다.

가장 규모가 큰 팬클럽인 박사모의 정광용 회장을 둘러싸고 온갖 비리 의혹이 끊이질 않아 눈총을 받았다. 결국 정 회장은 한 박사모 회원으로부터 사기와 횡령 혐의로 고소당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 사태를 계기로 박사모에서 분화되어 나온 단체가 뉴박사모다.


비리 연루가 아니더라도 일부 팬클럽 회원들의 돌발행동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박 대통령의 팬클럽 회원들은 '박근혜교 신자'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열성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대선 경선 기간 박 대통령의 한 열성지지자는 박 대통령을 비난했던 김문수 경기지사의 멱살을 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4·11 총선 기간에는 충남 옥천군에서 '행복플러스 희망포럼'이라는 단체가 지역 주민들에게 향응을 제공하다 적발돼 지역 주민들이 역대 최고액인 2억2400여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 사건도 있었다. 이처럼 박 대통령의 팬클럽 관련자들이 비리와 연루되거나 사고(?)를 친다면 직접 연관성은 적다고 해도 박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의 주변에서는 박 대통령의 팬클럽들을 우려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모임인 만큼 박 대통령이 개입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들을 관리하는 민정수석실은 박 대통령의 팬클럽까지는 관리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의 팬클럽 현황을 살펴보면 박 대통령의 팬클럽 중 가장 대표적인 단체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다. 박사모는 지난 2004년 정광용 회장이 인터넷 카페로 시작해 현재 온라인회원 7만여명, 오프라인회원 18만명에 달하는 박 대통령의 최대 팬클럽이다. 대부분 중장년층으로 구성된 이들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유세장 곳곳을 찾아다니며 박 대통령에게 큰 힘을 보탰다.

때문에 일반인들은 박사모가 박 대통령의 공식 팬클럽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공식 팬클럽은 호박가족(회장 임산)이다. 이 두 단체와 함께 근혜동산, 근혜사랑, 뉴박사모 등이 박 대통령의 5대 팬클럽으로 꼽힌다.

단체 난립
통합 어려워

호박가족이 박사모를 제치고 박 대통령의 공식 팬클럽으로 지정된 것에는 사연이 있다. 박사모는 명실상부 박 대통령의 팬클럽 중 가장 많은 회원수를 자랑한다.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전국적인 조직망도 탄탄하다. 하지만 박사모의 정광용 회장은 지난 2007년 17대 대선에서 박 대통령이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와의 경선 대결에서 패배한 후 이 후보에 대한 지지유세에 나서겠다고 하자 이에 반발해 당시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경선 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한 박 대통령이 팬클럽 때문에 오히려 난처한 상황에 빠진 것이다. 정 회장의 행보가 박 대통령에게 오히려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판단한 타 팬클럽 회원들은 정 회장에게 맞섰고, 박사모에 대응하기 위해 호박가족을 탄생시켰다. 이후 박 대통령도 호박가족에 힘을 실어줬다. 이로 인해 호박가족은 사실상 박 대통령의 인증을 받은 유일한 공식 팬클럽이 됐지만 회원수는 여전히 박사모가 앞서고 있다.

한편 박근혜 팬클럽 회원들은 팬클럽이 난립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절감하고 팬클럽의 통합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후 주요 5개 단체는 매달 대표자회의 및 실무자회의를 열어 박 대통령을 도울 수 있는 방안들을 논의하며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통합은 쉽진 않아 보인다.

단체 난립, 잡음도 많은데 "뾰족한 수 없네"
박사모는 노사모와 다를까? 건전한 비판 기대

표면적인 이유는 팬클럽마다 개성이 너무 뚜렷해 섣부른 통합이 역효과만 부른다는 것이다. 아직까진 박 대통령의 팬클럽 단체들은 통합보다는 연대에 초점을 맞춘 협조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전국 단위의 대외적 행사가 있을 때 서로 연합해 치르거나 측면지원을 해주는 식이다.

하지만 각 단체들이 통합하지 못하는 것엔 다른 이유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각 단체들이 통합하면 대부분의 현직 회장들이 직을 내려놔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팬클럽 지도부는 아무래도 박 대통령과 소통할 기회가 많고, 팬클럽 운영과정에서 다양한 기득권을 가지게 된다. 일부 팬클럽 운영진이 선거 때마다 엄청난 영향력을 휘둘러 왔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특히 각 팬클럽의 지도부는 마음만 먹는다면 관광차 대절비, 현수막 제작비, 식비 등 다양한 곳에서 착복도 가능하다. 돈이 도는 곳이다 보니 잡음이 생길 여지도 많아 박 대통령을 긴장시키는 이유다.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박사모는 박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박사모의 존폐 여부를 놓고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박사모의 정 회장은 "당초 박사모는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 해체하기로 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다했으니 박사모를 없애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박 대통령의 5년을 지켜 성공한 대통령을 만드는데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회원들에게 설명했다. 하지만 회원들의 투표결과 박사모는 압도적인 표차이로 존립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정치사 기록 될까?
정치사 오점 될까?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은 순수한 팬클럽이지만 일부 팬클럽의 경우는 적절치 않은 사람들이 입신양명을 위해 모이고 있다"며 "일부 팬클럽에서는 지도부가 돈 문제를 일으키고 공천욕심을 은연중에 드러내 잡음이 일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친박계 의원들이 이들을 자신들의 정치행보에 사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크다.

한 정치전문가는 "박 대통령으로서는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박 대통령의 팬클럽이 저지르는 사고는 박 대통령에게도 도의적 책임이 지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으로 관리해 잡음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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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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