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박근혜 때리기' 전격해부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4.26 17: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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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미워도 국가원수인데…"해도 너무 한다"

[일요시사=정치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비난과 비방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 인터넷상에는 '공주'(박 대통령을 지칭)의 인육을 먹고 싶다거나 박 대통령을 암살하자는 내용의 글까지 심심치 않게 눈에 띌 정도다. 일부 대중들의 박 대통령을 향한 섬뜩한 증오는 어디에서부터 오는 것일까? <일요시사>가 도를 넘어선 '박근혜 때리기' 실태와 그 원인을 살펴봤다.



"만약 내 부모가 박근혜나 이명박이었으면 난 벌써 죽였다. 오늘 경찰조사(후보 비방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받은 것을 알고 새누리당 편 들어준 엄마를 보니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돼 한번만 내 성질 건드리면 바로 살해해 돼지사료 분쇄기에 쳐넣어 버릴 것이다."

"공주(박근혜 대통령을 지칭) 인육은 얼마나 맛있을까요. 인육 먹고 싶네요. 누가 가져다주세요."

"(박근혜를) 암살 시켰으면 참 좋겠다. 내가 암살 시켰으면 좋겠다."

한 네티즌이 지난 총선과 대선을 전후해 남긴 글들이다. 이 네티즌은 이 같이 박근혜 대통령을 비하하고 위협하는 글들을 무려 900여차례나 인터넷에 남겼다. 결국 그는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는 위험인물로 분류돼 경호상의 문제로 국정원으로부터 경고까지 받았지만 오히려 민간인 사찰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민간인 사찰?
정당한 경호?

또 지난 14일엔 방송인 낸시랭이 개최한 '박정희와 팝아트투어'를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한 한 참가자가 고 박 전 대통령 내외의 사진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드는 '손가락 욕'을 하는 사진을 공개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참가자는 사진과 함께 '우리는 순수하다. 그러나 무지는 계몽해야 하고 죄이자, 폭력이다'라는 글을 함께 올렸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사진을 공개한 SNS에 '1980. 5. 18 대량살인을 정당화한 유신정권. 당연한 권익을 행사하는 사람들을 살해했다'고 적어 눈총을 받았다.

"박근혜를 죽여버리자" 섬뜩한 망언
도 넘은 망언 늘어나는 진짜 이유는?

유신정권은 박 전 대통령이 1979년 서거하면서 끝이 났고, 5·18민주화운동의 진압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주도한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비난과 비방이 최근 도를 넘어서고 있다. 요즘 인터넷상에선 원색적인 욕설과 함께 박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들을 너무나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게다가 대통령을 향한 비난이 시간이 지날수록 일방적인 비방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비난과 비방은 얼핏 비슷한 말처럼 들리지만 굉장히 큰 차이를 가진 단어다. 비난은 '잘못'이나 '흠'을 전제로 나쁘게 말하는 것이라면, 비방은 '이유 없이' 남을 헐뜯어 나쁘게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난과 비방
현격한 차이

실제로 SNS와 인터넷 게시판 등을 조금만 살펴보면 그 심각한 실태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인터넷에서는 '미친X 박근혜를 때려잡자' '군대도 안가. 시집도 안가. 완전 사회부적응자' '박근혜는 미친X인 게 분명' 등의 박 대통령을 향한 밑도 끝도 없는 비방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위에서 언급된 한 네티즌의 경우는 '비방 중독증'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그동안 박 대통령을 비방하는 데에 매달려 왔다. 대학 휴학생인 그는 SNS를 통해 지난해에만 박 대통령과 여당 인사를 비방하는 글 4000여개를 직접 쓰거나 재인용했다.

박 대통령을 향한 무분별한 비방엔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사회적 파장력이 큰 유명인들도 동참하고 있다. 팔로워 50만명을 거느린 소설가 공지영은 대선이 끝난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나치 치하의 독일 지식인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유신 치하의 지식인들은?"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어 공지영은 "절망은 독재자에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열광하는 이웃에게서 온다"며 "한반도, 이 폐허를 바라보고 서 있다"고 적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분명히 민주주의적 절차를 통해 공식적으로 당선된 대통령이다.

도대체 박 대통령이 왜 독재자인지, 또 박 대통령이 이끄는 대한민국이 왜 나치 치하의 독일과 비교되어야 하는지 그야말로 밑도 끝도 없는 비약적인 비방이었다.



또 일부는 황당한 허위사실을 꾸며내 박 대통령을 비방하기도 했다. 지난 2월 박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과 동침했다는 등의 주장을 펼치다 구속된 조웅 목사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상식적으로 볼 때 무척 황당무계한 주장이었지만 네티즌들은 조 목사의 주장에 열렬한 지지를 보냈고, 조 목사는 이에 힘입어 추가 폭로를 계획하다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조 목사는 당시 "박 대통령이 북한에 방북했을 때 마약이 섞인 백두산 삼독주를 마시고 김정일 위원장과 동침했다" "박 대통령이 평양 방문시 정부에 허가 받지 않은 돈 500억원을 들고 갔으며 김일성 동상에 참배했다" 등의 내용을 주장했다. 조 목사는 이미 이전에도 허위사실 유포라는 동종전과로 3차례나 실형을 선고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대통령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방이 주류를 이루자 일각에선 ‘국가원수모독죄’를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는 급진적인 주장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원수모독죄는 독재정권과 군사정권 등을 거치며 정치적으로 정적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지난 1988년 결국 폐지된 바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이 같은 비방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일각에서는 국가원수모독죄가 사실상 이미 부활했다는 반발도 거세다. 실제로 박 대통령 취임 후 지난 대선 기간 박 대통령을 비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일반인들이 줄줄이 처벌을 받고 있다.

박근혜 비방
줄줄이 처벌

지난 15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상호)는 제18대 대통령선거 경선과정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예비후보를 비방한 혐의(공직선거법위반)로 부동산임대업자 김모씨(60)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9월 인터넷사이트 팍스넷 토론실 자유게시판에 접속한 뒤 '아니 칠푼이가 대통령후보깜이 되냐'는 제목으로 "아버지는 독재자이며 색광 어머니는 첩, 동생은 마약 뽕쟁이" 등의 글을 올린 혐의다. 김씨는 지난 해 11월까지 7회에 걸쳐 박 대통령과 직계존속 및 형제자매를 비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50대 김모씨 역시 대선기간 모두 7차례에 걸쳐 증권정보사이트 토론게시판에 당시 박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 등을 비방하는 글을 올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심지어 한 40대 남성은 지난해 대선기간 박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일부 대중들이 도를 넘어 박 대통령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가장 먼저 이념적·지역적으로 자기편이 아니라고 여겨질 경우 무조건적인 증오를 퍼붓고 보는 극단적 역사관이 사회에 만연한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실 대통령을 향한 비난과 비방은 역대 어느 대통령도 피해갈 수 없었다. 인터넷에서는 박정희, 전두환, 이명박 등 보수성향의 대통령들뿐만 아니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등을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글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 자체의 문제라기보단 대한민국 자체의 삐뚤어진 문화 탓이 더 크다는 것이다.

비판의 자유? 명예훼손? 논란 점화
박 대통령, 고소고발 남발하며 난타전

물론 다른 의견들도 있다. 박 대통령은 역사적으로 '독재자의 딸'이라는 분명한 태생적 한계가 있다. 이를 두고 일부 대중들은 지난 대선을 선과 악의 대결로 규정지으면서 대선 패배에 대한 반발이 더욱 심해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반발심은 자연스럽게 박 대통령에 대한 온갖 비방으로 이어졌다. 

또 일부에선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과정에서 보여준 미흡함과 일방적 리더십에 대한 반감도 대중들의 '박근혜 때리기'를 더욱 부채질 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불통'으로 대표되는 박 대통령이 주위의 비판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의 뜻만을 일방적으로 관철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더 이상 논리적인 비판을 할 가치를 못 느끼는 대중들이 화풀이용 비방으로 돌아선 것 이라는 주장도 있다.

박 대통령이 최초의 여성대통령이라는 점도 무차별적인 비방이 들끓게 된 한 원인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에도 "시집도 안 가본 여자" "생식기만 여성" 등의 성적 비하 발언으로 가슴앓이를 했다. 남성중심사회에서 여성이 최고 권력자로 군림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반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에선 인터넷의 특성상 익명성이 보장되는데다 박 대통령에 대한 좀 더 자극적인 발언을 할수록 많은 관심을 받게 되는 구조에서 일부 네티즌들이 영웅심리와 모방심리에 의해 이 같은 행동을 취하고 있다고도 말한다. 이처럼 무차별적인 박근혜 때리기엔 복합적인 원인들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욕설 도배
국격 저하

정치전문가들은 이 같은 박근혜 때리기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전문가는 "정상적인 비판은 분명히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는 활동이지만 이 같은 비방은 화풀이에 불과하다. 대통령에 대한 비방은 국격을 떨어뜨리고 남남갈등만 부추긴다"며 "박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는 점이 있다면 욕설로 도배하는 것보단 좀 더 논리적으로 비판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밑도 끝도 없는 욕설로는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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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