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위기 고조에도 박근혜 웃는 내막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2.19 13: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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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살다 내가 핵 덕을 볼 줄이야"

[일요시사=정치팀] 국제사회의 잇따른 경고와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지난 12일 제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특히 북한은 이번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하는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전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북핵 사태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겐 오히려 천금 같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이색적 지적이 나온다. 북핵 사태에도 박 당선인이 극도로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 내막은 무엇일까?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미국의 제35대 대통령인 존 F. 케네디는 "내치에서의 실수는 선거에서 지면 그만이지만, 외교에서의 실수는 우리 모두에게 죽음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공식 취임도 하기 전에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했다. 북한이 지난 12일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제3차 핵실험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특히 이번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하는 기술을 완성한 것으로 추정돼 국제사회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게다가 국정원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힌 상태다.

절체절명 위기가
천금 같은 기회?

국방부는 대북정보 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고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성명을 통해 북한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미사일을 조기에 배치하겠다며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심지어 정치권 내부에서는 우리나라의 핵무장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로써 한반도는 한 순간에 일촉즉발의 초긴장 국면으로 진입했다.

박 당선인으로서는 무척 난감한 상황이다. 박 당선인은 대선기간 이명박 정부 5년간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한 남북관계 정상화를 약속했었다. 필요하다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직접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전향적인 입장까지 밝혔었다. 북핵사태로 박 당선인의 이러한 구상은 시작도 해보기 전에 차질을 빚게 됐다.


그런데 정치권 일각에선 북핵사태가 박 당선인에게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이색적인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천금 같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일까?

?불편했던 사람들과 단숨에 '의기투합'
위기서 또 빛난 박근혜식 '불통리더십'

우선 박 당선인의 지지도는 북핵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진 급격한 하락세였다. 지난 1월 이후부터 하락세가 이어지더니 2월에 접어들면서는 급기야 50% 밑으로 빠지는 참담한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역대 최저치다.

한국갤럽이 설 직전인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218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박 당선인의 직무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48%에 그쳤다.

반면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29%였고, 의견 유보는 17%였다. 박 당선인으로서는 인선실패 등 여러 가지 악재로 궁지에 몰린 상태였다.

그런데 북핵사태가 터지면서 국면은 단숨에 전환됐다. 실제로 인선 및 정부조직개편 과정에서 박 당선인과 연일 대립각을 세웠던 야권은 북핵사태 이후 여권과의 공조에 무척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박 당선인은 북핵사태로 단번에 야권과 대화의 물꼬를 틀수 있었다.

물론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야권에도 속사정은 있다. 야권은 지난 대선 패배 원인 중 하나로 좌클릭 노선을 꼽고 있다. 때문에 북핵사태 이후 자칫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울 경우 북한 편들기로 비춰질 수 있음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 민주당의 경우는 북핵사태를 전후로 안보 행보를 강화함으로써 확실한 중도 이미지를 심겠다는 포석이다.


궁지몰린 박
국면 대전환

여권 내부의 갈등도 급격히 봉합되는 추세다. 전날까지 통상조직개편 문제로 심각하게 대립했던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진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 간의 갈등은 눈 녹듯 사라졌고, 측근 특별사면 문제 등으로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던 이명박 대통령과 박 당선인은 북핵사태 당일 회담을 갖고 긴밀히 공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당선인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던 복잡하고 골치 아픈 문제들은 일거에 해결된 것이다.

박 당선인을 옥죄어 오던 각종 의혹들도 당분간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듯하다. 북핵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박 당선인은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과 윤정훈 목사가 지난 대선 당시 불법댓글 아르바이트 팀을 운영한 이른바 '십알단 사건'에 관련된 것으로 의심을 받으면서 난감한 상황에 처했었다. 하지만 북핵사태 이후 이 같은 이슈에 대한 관심도는 뚝 떨어졌다.

또 일부 진보언론의 경우는 북핵사태에도 박 당선인과 관련한 의혹을 취재했다는 이유만으로 네티즌들로부터 '종북언론'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연히 기자들의 취재활동도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야권 정치인들이 북핵사태를 놓고 더욱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박 당선인이 북핵사태 다음 날인 지난 13일 발표한 6개 부처 인선의 경우 야권이 문제 삼기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 이번 인선에선 안전행정부 장관에 유정복 새누리당 의원, 교육부 장관에는 서남수 위덕대 총장, 외교부 장관에는 윤병세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수석, 법무부 장관에 황교안 전 부산고검장, 국방부 장관에 김병관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이 각각 내정됐다.

이중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는 벌써부터 배우자와 장남 명의로 경북 예천군 용문면 임야를 매입한 것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증여세가 탈루 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북핵사태로 안보라인의 공백을 용납할 수 없는 긴박한 시점에서 국방부 장관 내정자를 낙마시키기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이번 6개 부처 인선의 경우는 별 다른 어려움 없이 야권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인수위 출범 이후 인선 때마다 후보자들의 각종 의혹으로 큰 곤혹을 치러온 박 당선인으로서는 무척 반가운 일일 것이다.

또 박 당선인은 북핵사태와 관련 취임 후 안정적인 위기관리 역량을 보여주게 되면 오히려 지지율이 반등할 가능성도 높다.

안보 대통령
여성 대통령

박 당선인은 대선 기간 안보대통령이 되겠다고 스스로 공언했지만 상대 후보들은 여성대통령은 안보에 취약할 것이라는 논리로 박 당선인을 집요하게 공격했었다. 이제 박 당선인은 취임 전부터 안보 대응능력을 시험받게 된 것이다.

물론 박 당선인 진영은 자신만만한 모습이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박 당선인의 리더십은 사실 위기상황에서 더욱 빛나는 리더십"이라며 "불통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위기 상황에선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모으느라 우왕좌왕하는 것보다 조직을 일사분란하게 통솔할 수 있는 카리스마가 필요하다. 박 당선인은 그러한 카리스마를 가진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북핵사태를 전후해 박 당선인의 지지도가 크게 오를 것이라는 낙관이었다.

실제로 박 당선인을 정점으로 한 집권세력은 북핵사태가 터지자 긴박하게 움직였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하는 한편, 곧바로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을 통해 북한을 강력 규탄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청와대로 달려가 이 대통령으로부터 국가안전보장회의 결과를 설명받고 대응방안을 숙의했다. 상대가 북한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할 때 당장 실질적인 해결책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발 빠른 대응이었다는 평가다.

국면전환에 안보만큼 좋은 것은 없다
북핵 악재라고? 임기 초 정국 돌파구

북핵사태로 보수층을 물론이고 대다수의 중도층에서도 우리 정부가 북한에 강경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 또한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으로서는 호재일 수밖에 없다. 박 당선인은 지난 대선 기간 대북문제와 관련 지나친 좌클릭으로 일부 보수층의 반발을 샀었다. 북핵사태를 계기로 박 당선인은 이 같은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수위 기간 역대 최저치의 지지도를 기록하며 출범과 동시에 '식물정권'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았던 박근혜 정부는 북핵사태로 인해 정국 초반 강력한 국정 장악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호재는 곧 다가올 4월 재보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박 당선인의 잇따른 인선 실패, 불통 논란과 이명박 정부의 실책, 측근 특사 논란 등으로 4월 재보선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던 여당으로서는 북핵사태가 내심 반가웠을 것이다.

게다가 박 당선인으로서는 북핵사태로 실질적으로 잃을 것이 없다는 점도 중요하다. 자칫 북핵사태로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도나 코스피 등이 하락해 경제 상황이 어려워졌다면 박 당선인으로서도 부담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학습효과 때문인지 북핵사태에도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은 굳건한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은 박 당선인이 북핵사태에도 더욱 마음 놓고 웃을 수 있게 하고 있다.


잃은 것 없고
얻은 것만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북핵은 정치적 이해관계보다 훨씬 중요시 되는 국가적인 중대사안"이라며 "다른 정치 갈등요소들은 당연히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박 당선인은 당분간은 정치 갈등에서 벗어나 강력한 국정 운영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통진당, 북핵 규탄 결의안 표결 불참

 

'종북' 논란 더욱 가속화 될 듯

 

통합진보당은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북한 제3차 핵실험 규탄 결의안'에 대한 표결 불참을 결정했다.

김재연 통진당 원내대변인은 표결 불참 이유에 대해 "당론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인데, 결의안에는 그 내용이 빠져서 표결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진당이 북한 정권을 추종하는 '종복' 논란의 중심에 있는 만큼 이번 북한 핵실험 규탄 결의안에 불참한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이날 결의안에서 "금번 북한의 핵실험을 용납할 수 없으며, 핵실험 강행을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한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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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