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대선주자 2인 현미경 검증 (27)아킬레스건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12.13 13: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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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스건을 노려라! 먼저 찔리면 대권꿈도 물거품"

[일요시사=정치팀] 오는 12월19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대선주자들이 치열한 대권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상대를 이겨야 웃을 수 있는 레이스에서 최후에 웃게 될 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야 각 정당의 경선 이전부터 대선예비주자들을 철저히 검증해 온 <일요시사>는 여야의 대선후보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면면을 검증한다. 이번 호에서는 스물일곱 번째 순서로 그들의 '아킬레스건'을 살펴봤다.

대선일이 한 자릿수 앞으로 다가오면서 상대 후보를 검증한다는 명분으로 네거티브전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네거티브 대결은 선거 때마다 구태정치로 손꼽히지만 이번 대선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만큼 네거티브 전략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결정적 한방이다. 그렇다면 막판 대선판을 뒤흔들 각 후보별 아킬레스건은 무엇일까?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박근혜 <박정희의 그림자>
"베일에 가려진 삶, 의혹도 다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무척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불과 27살 나이에 양 부모를 모두 흉탄에 잃은 박 후보는 정계에 입문하기까지 무려 18년간이나 은둔의 삶을 살기도 했다. 베일에 가려진 그의 삶만큼 박 후보는 늘 수많은 의혹들에 시달려야만 했다. 대선이 가까워오자 박 후보를 둘러싼 의혹들은 새삼스레 재조명 되는 분위기다. 결정적 순간마다 박 후보의 발목을 잡는 아킬레스건은 무엇일까? ?

최태민 비리의혹

전문가들이 첫 손가락에 꼽는 박 후보의 아킬레스건은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다. 최 목사는 1970년대부터 박 후보의 측근으로 활동해왔다. 그 과정에서 최 목사와 그 일가들이 온갖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과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최 목사는 무려 6번이나 결혼하고 7개의 이름을 가졌던 수상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구국선교단, 구국봉사단 총재 등을 역임하며 박 후보의 측근으로 활동했다.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당시 공개된 중앙정보부의 '최태민 수사자료'에 따르면 최 목사는 박 후보를 등에 업고 여러 분야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각종 이권에 개입했고 권력형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돼 있다. 박 전 대통령을 암살한 김재규는 자신이 최 목사 문제를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게 10·26을 일으킨 한 요인이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내가 아는 한도에서는 의혹의 실체가 없다"며 일축했다.

일각에선 박 후보와 최 목사 사이에 자녀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혼인 박 후보로서는 무척 치욕스러운 의혹이다. 박 후보는 이에 대해 "아기가 있다는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얘기까지 나온다. DNA 검사라도 해줄 테니 애를 데려오라"고 답했다.

두 번째는 정수장학회와 육영재단, 영남대학교, 한국문화재단을 둘러싼 의혹이다. 민주당은 이를 박 전 대통령에 의해 강탈된 4대 재산으로 규정하고 꾸준히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80년대 박 후보의 대외 행적은 드러난 게 많지 않다. 주로 육영재단, 영남재단, 정수장학회 일을 맡았다 놓았다 했다. 한국문화재단 이사장직은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18년 은둔 생활, 횡령 및 사유재산 강탈 의혹
여전히 발목 잡는 과거사, 유신의 퍼스트레이디

80년 4월 박 후보는 박정희가 설립한 영남대 이사장으로 취임했지만 학생들이 반발하자 물러났다. 82년에는 육영재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최태민 목사도 이때 육영재단에 합류했다. 90년엔 육영재단 이사장직을 동생인 근령에게 넘겼다. 근령을 지지하는 '숭모회'가 "최태민 목사가 박근혜 이사장을 배후에서 조종한다"며 분규를 일으키면서다. 94년엔 정수장학회를 물려받아 운영했다가 2005년 물러났다. 이 과정에서 끊임없이 잡음이 일었다. 운영과정에서 횡령이 발생했다는 의혹과 재단 설립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사유재산을 강탈했다는 비판이었다.

세 번째는 친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과 박지만 EG 회장, 그리고 박 회장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와 관련된 구설이다. 박 전 이사장은 1990년부터 육영재단 운영권을 놓고 다투면서 박 후보와 22년째 불편한 사이다. 박 전 이사장은 2008년 육영재단 이사장직을 뺏기자 박 후보와 박 회장을 상대로 법적 다툼까지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박 전 이사장의 남편 신동욱 전 백석문화대 교수는 박 후보의 홈페이지에 수차례 비방글을 올린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또 박 회장과 아내 서 변호사는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의 고문변호사를 맡았던 일로 저축은행 구명 로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후보 측은 이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며 일축하고 있지만 여전히 의혹은 풀리지 않고 있다.


남매 간 재산다툼

마지막은 과거사에 대한 인식이다. 박 후보는 대선과정에서 과거사에 대한 전향적인 사과를 발표하긴 했지만 그 진정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또 보수진영 내에서는 박 후보의 전향적 사과 자체를 비판하는 경향도 강하다. 따라서 박 후보로서는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대권행보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게다가 자의든 타의든 박 후보는 유신독재시절 퍼스트레이디로서 정권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아버지대의 일이라며 무작정 거리두기에 나서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는 평가다.

 

문재인 <노무현의 그림자>
"청렴이미지, 작은 흠집에도 큰 상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평소 청렴하기로 소문난 강직한 이미지가 가장 큰 강점이었다. 부인 김정숙 여사가 아파트 청약적금을 넣은 것을 알게 된 문 후보가 "이미 아파트가 있는데 왜 주택청약을 들었냐"며 눈을 부릅뜨고 불호령을 내린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하지만 대선전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되자 각종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문 후보를 괴롭히고 있다. 때문에 국민들 사이에선 "역시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은 없다"는 한탄도 들려온다.

터니까 나오네

박근혜 후보와 비교할 때 문 후보의 의혹들은 사소한 것일지 몰라도 이미 수년간 네거티브에 시달리며 면역이 된 박 후보에 비해 이번 네거티브 전으로 더 큰 후유증을 앓게 되는 것은 문 후보라는 주장도 있다. 그렇다면 문 후보의 아킬레스건은 무엇일까?

우선 문 후보는 다운계약서 의혹으로 도덕성에 큰 흠집을 입었다. 문 후보의 청렴성을 대내외에 강조할 수 있었던 주택청약 일화와는 정 반대의 상황이다. 문 후보는 2004년 5월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에 임명되면서 종로구 평창동에 부인 김정숙씨 명의로 문제의 빌라를 2억 9800만원에 매입했다.

이 빌라는 2003년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문 후보가 민정수석으로 임명될 당시 전세로 살았던 집이기도 하다. 그런데 부인 김씨는 종로구청에 주택구입가격을 신고하면서 실제보다 1억3800만원이 적은 1억6000만원을 신고했다. 구입가격을 낮게 신고하면 취득세와 등록세를 그만큼 적게 낸다. 결국 문 후보는 세금을 700만원 정도 적게 낸 셈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문 후보 측이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실제 거래 가격보다 낮춰 신고를 했다며 도덕성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관행이었고 불법도 아니었다. 새누리당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었던 문 후보가 고위공직자로서 실거래가를 신고하고 세금도 정당하게 내야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그동안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인사 때마다 다운계약서 문제가 불거진 후보자에 대해서는 신랄하게 비판을 가하며 사퇴를 종용해왔다. 당시 현 정부에 대한 발목잡기라는 비판도 있었으나 민주당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때문에 문 후보 측으로서는 할 말이 없다는 지적이다.

두 번째는 문 후보의 아들이 한국고용정보원에 지난 2006년 채용되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다. 새누리당은 당시 한국고용정보원 원장과 문 후보가 청와대 재직 시절 막역한 사이였던 점과 문 후보 아들이 모집기간 중 학력증명서를 제출하지 않고 나중에 제출한 점을 들어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다운계약서 의혹 "자기가 놓은 덫에 걸린 꼴"
부산저축은행 의혹 "청탁전화에 사건 수임까지?"


새누리당은 문 후보의 아들이 모집기간(2006년 12월1일~6일) 사이에 학력증명서를 제출하지 않고 나중에 제출한 데 대해 "졸업예정 증명서를 보면 12월11일 문서가 발급된 것으로 나온다. 일반적 상식으로 볼 때 서류미비로 탈락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채용공고는 연구직 초빙으로 해놓고 동영상 전문가를 채용한 것은 기획채용 증거 중 하나"라며 "결국 문 후보 아들 혼자 지원해서 합격했다. 내부 도움 없이는 동영상 전문가를 뽑는다는 사실을 결코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 측은 "그동안 여러 차례 감사와 검증이 이루어진 사안"이라며 새누리당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세 번째는 부산저축은행 경영진과의 유착 의혹이다. 새누리당은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금융감독원에 부산저축은행 조사에 신중을 기하라고 청탁 전화를 걸었고, 문 후보가 속했던 법무법인 부산이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막대한 규모의 사건을 수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축은행 피해자들의 모임인 전국저축비대위(이하 비대위)는 문 후보를 검찰에 고발까지 했다. 비대위는 "문 후보가 2003년 유병태 당시 금융감독원 국장에게 부산저축은행 조사와 관련된 청탁성 전화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처음에는 '유 국장을 모르며 청탁전화를 한 적 없다'고 말하다가 검찰 수사에서는 '업무 관련 지역현안의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전화했다'고 말을 바꿨으며,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는 '철저하게 조사하라는 전화였을 뿐 청탁성 전화가 아니다'라며 다시 한 번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또 "2003년 부산저축은행의 비위 사실과 부정축재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근본적인 비위 근절 및 추가 피해자 확대를 막았더라면 피해자들이 현재 정부를 원망하며 울부짖고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문 후보를 비판했다.

참여정부 책임론

마지막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이다. 이 의혹은 지난 2007년 10·4남북공동선언에서 노 전 대통령이 NLL 포기 시사 발언을 했다는 것이 골자다. 문 후보는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이 회담을 준비했던 실무책임자 중 한명이다.


또 문 후보는 참여정부의 실세로 불렸던 만큼 양극화 심화, 비정규직 양산, 부동산 가격 폭등 등 대표적인 노무현 정부의 실정에 대한 책임론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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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