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준석·천하람 나올까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1.12 11:33:29
  • 호수 15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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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구 노리는 개혁신당 지선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공조해 통일교 특검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의 연대 이슈에도 이름을 올랐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의 미래자산을 기반으로 창당됐다. 이 때문에 ‘포스트 이준석·천하람’ 문제에 직면했다. 과연 개혁신당은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미래 자산을 전국구로 키워낼 수 있을까?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난달 21일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명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에 대한 의견을 밝히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동상이몽

반면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회의적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한·석 연대는 일부 인사·언론의 바람이었을 뿐, 실제로 그런 형태의 연대나 같이 앉는 자리도 마련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과의 통일교 특검 공동 추진을 제한적 공조로 규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형의 이득은 누리고 있다. 이 대표의 높은 지명도를 바탕으로 3석 규모의 개혁신당이 나름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단 것이다.

개혁신당과 국민의힘은 태생적으로 화학적 결합부터 어렵다. 이 대표가 지난 2021년 6월 국민의힘 대표로 당선된 이후 국민의힘엔 2030세대 남성 당원·지지자들이 늘었다. 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 친윤계(친 윤석열)는 갈등 끝에 이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내쫓았다.


이는 국민의힘에 당장은 눈에 띄지 않는 타격을 줬다. 이 대표 당선 이후 국민의힘에 입당한 2030세대 남성 당원들은 윤 전 대통령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이들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주로 지지했다.

윤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대선후보 확정·대통령 당선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2030세대 남성 당원과의 갈등을 의미했다. 윤 전 대통령도 지난 21대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보다 0.73% 앞서 승리한 것에 불만을 품고, ‘세대 포위론’을 주장했던 이 대표에게 책임을 추궁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개혁신당을 창당하자, 국민의힘 내 2030세대 남성 청년 정치인·당원 중 상당수는 국민의힘을 이탈했다. 천 원내대표도 원래 국민의힘 소속으로서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 을에 자리 잡아 이 지역에서 보수 정당 출신 국회의원을 지낸 새누리당 이정현 전 대표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신당은 ‘미래 자산’ 중심으로 당을 꾸렸기 때문에 당내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정치인이 부족하다. 지금도 개혁신당을 언급하면,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사람은 이 대표와 천 원내대표다.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현역 의원이지만, 이들만큼의 인지도는 누리고 있지 못하다.

당 기원은 국힘 미래자산…화학적 결합 어려워
이·천 외 유력 후보 부족…광역단체장 인물난

지방선거에선 그 특성상 광역자치단체장 후보가 중요하다. 특히 서울시장·경기도지사는 선거 전체의 바람을 주도한다. 그래서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인사가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3석 규모 소수 정당이다. 이 대표·천 원내대표 모두 출마할 순 없다. 출마하더라도 둘 중 하나만 출마해야 한다.

최근엔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대표도 지난해 11월2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경기 화성을에서 할 일이 많지만, 도지사가 되는 게 더 일하기 편할 것 같으면 도전해 볼 순 있겠지만, 아직은 아니”라고 말하는 등 출마 가능성을 암시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6일 후엔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서 “동탄 주민들이 ‘제발 경기도지사 나가 주세요’라고 하면 고민하겠다”며 “동탄에서 할 일이 다 끝나면, 대선과 지방선거가 동시에 진행되는 2030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아직은 출마 가능성을 탐색하는 단계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면, 자신의 국회의원 당선 모델과 전혀 다른 선거를 치러야 한다. 광역 단위 선거라서 3자 구도의 청년 밀집 지역구 선거였던 2024년 경기 화성을 국회의원 선거와 완전히 다르다. 국민의힘과의 단일화는 필연이다. 과연 단일화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개혁신당 서울시장 후보로는 함익병 함익병앤에스더클리닉 원장·김정철 수석 최고위원이 거론된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내세울 오세훈 서울시장·나경원 의원보다 인지도가 현저히 낮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박주민 의원 등이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지지율이 크게 오르고 있다. 여기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자신의 SNS를 통해 정 구청장을 공개 칭찬한 후광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따라서 개혁신당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로 출마할 정치인은 강력한 메시지를 밝혀 존재감을 부각한 후 향후 정치활동 밑천으로 활용하는 게 현실적이다.

자금·조직 문제도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은 지난해 대선 선거운동을 하면서 유세차를 단 4대만 운영했다. 이 때문에 대구시당 당원들은 직접 특별당비를 모아 자체 유세차를 마련했고, 선거운동원 전원을 자원봉사자로 구성했다.

경기도지사? 선거 현실·자기부정 딜레마
장과 연대? 강경 보수·반탄 성향과 충돌

개혁신당은 이렇게 소수의 당직자와 다수의 자원봉사자를 토대로 대선을 치렀다. 쉽게 말해 선거 한번 치를 때마다 “사람을 갈아 마신다”는 표현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강행군을 소화해야 한다.

대선 이후 개혁신당 문성호 선임대변인·이준석 의원실 박유하 선임비서관이 휴식을 위해 직을 내려놨다. 박 전 비서관은 지난해 11월 포항시 서울사무소 국회 담당 6급 직원으로 채용돼 이강덕 포항시장의 경기도지사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개혁신당은 지난해 8월 개최한 연찬회에서 “대학가 인접 지역을 기초의원 전략 지역으로 지정해 2030세대 표심을 잡겠다”는 취지의 선거전략을 밝혔다. 사실상 청년 밀집 지역의 기초의원 당선자 다수 배출을 현실적인 목표로 밝힌 것이다.

3석 규모 정당인 개혁신당은 사실상 ‘보수판 민주노동당·정의당’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노동당·정의당도 지역 기반 위주 양당제 정치로 인해 광역자치단체장을 배출하지 못한 채 국회 진출에 만족한 후 원외 정당으로 밀려났다.

‘이준석 경기도지사’ 카드가 완전히 가라앉았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이 의원이 실제로 개혁신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하면, 장 대표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은 연대설의 긍정 비중이 커진다. 국민의힘과의 단일화를 거쳐 ‘보수 단일 경기도지사 후보’라는 정체성을 얻지 못하면, 선거비용을 보전받지 못한 채 낙선하는 지난해 대선의 흐름이 다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 대표의 정치적 의견은 강경 보수·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가깝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도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대해선 사과했지만,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장 대표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힘과의 연대는 개혁신당에 자기부정이 될 수도 있다. 갈등이 심각해지면, 이낙연 전 총리와 연대 시도 당시 당원·지지자들이 강하게 반발했던 것과 같은 이탈 위험이 발생한다.

세부 조절

따라서 개혁신당의 지방선거 및 향후 정국 참여의 핵심은 ‘세부 사항 조절’이다. 당원의 정서와 정치적 필요성의 간극을 조절하는 정치력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준석 경기도지사 후보’ 카드 성립·당선 여부와 이번 지방선거에서부터 키울 미래 자산이 전국구로 주목받을 때까지 버텨줄 ‘포스트 이준석·천하람’을 준비해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은 과연 ‘포스트 이준석·천하람’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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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