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찍힌 권력과 침묵 국회, 공익성과 개인정보의 역설

요즘 정치 뉴스를 보면, 정치인의 입 대신 휴대폰 화면이 자주 등장한다. 국회 본회의장 한가운데서 오가는 인사 청탁 문자, 주식 거래 내역, 권력 핵심 인물의 이름이 기자들의 카메라 렌즈를 통해 그대로 중계된다.

그런데도 정작 국회는 ‘언론의 공익성 VS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 위반 여부’에 대한 본격적인 싸움을 하지 않는다. 왜일까? 정말 아무 문제가 없어서일까, 아니면 싸우기 시작하면 더 곤란해질 쪽이 따로 있기 때문일까?

국회 본회의장, 누가 누구 휴대폰을 보고 있나

국회 본회의장은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공간이지만, 국민의 시선은 토론보다 의원들이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장면에 더 쏠린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본회의장에서 포착된 휴대폰 화면과 그 문자 내용이 반복적으로 뉴스의 중심이 되고 있다.

최근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 사례도 같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인사 추천 문자를 보내고, 김 비서관이 “훈식이 형이랑 현지 누나에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장면이 촬영됐다. ‘현지 누나’ 표현이 대통령실 실세 논란을 키웠고, 결국 김 비서관은 사퇴했다.

과거 국회 취재 카메라는 누가 졸거나 자리를 비웠는지 정도를 찍었지만, 이제는 휴대폰 화면을 포착하는 감시 장비처럼 기능한다. 이런 장면이 반복될수록 ‘휴대폰 화면 촬영과 보도가 법적으로 정말 문제없는가?’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연인의 카톡은 범죄인데, 의원의 카톡은 공익인가

법원은 휴대폰을 통한 타인의 비밀 침해에 엄격하다. 법원은 잠든 남자 친구의 휴대폰에서 카톡 대화를 몰래 보고 촬영한 여성에게 벌금형을 선고해 왔다. 연인 간 다툼이나 증거 확보보다 ‘정보통신망에 보관된 타인의 비밀을 침해했다’는 판단이 우선한 것이다.

형법의 비밀침해죄가 잠긴 비밀장치를 열어보는 행위를 문제 삼는다면, 정보통신망법은 더 넓게 타인의 정보를 들여다보고 촬영·저장·누설하는 행위까지 금지한다. 잠든 남자 친구의 카톡을 보고 대화를 촬영한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이 잣대를 국회에 적용하면 복잡해진다. 기자들이 의원 휴대폰의 텔레그램·카톡·증권앱 화면을 촬영해 보도하는 행위도 잠긴 휴대폰을 연 것은 아니지만, ‘타인의 비밀을 촬영·누설했다’는 구조는 연인 사례와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법원이 국회에는 어떤 기준을 적용할 것인가 라는 질문이 생긴다.

김남국 사건, 공익과 사생활 사이에 놓인 애매한 선

이번 김남국 사건은 이런 공백을 드러낸 사례다. 인사 청탁 여부와 상관없이 권력 핵심부의 인사 논의가 본회의장에서 비공식 채널로 오갔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이다. 결국 김 비서관은 사퇴했고, 여권에서도 “처신이 부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사건이 의미심장한 이유는 화면이 촬영되지 않았다면 정치적 책임 문제도 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공식 문서나 발언이 아닌 텔레그램 문구 한 줄이 즉각 책임을 촉발했고, 국민은 “국정 인사·정책의 얼마나 많은 부분이 이런 비공식 메시지로 오가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을 갖게 된다.


법적으로는 김남국·문진석도 휴대폰 화면 촬영을 문제 삼아 정보통신망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 제기 순간 인사 청탁 논란이 더 커질 수 있어 침묵을 택한다. 결국 침묵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 된 셈이다.

이춘석 차명 주식 의혹, ‘휴대폰 화면’이 만든 파장

이춘석 무소속 의원의 차명 주식 의혹도 휴대폰 화면에서 시작됐다. 본회의장에서 주식 앱을 조작하는 모습이 찍히고, 화면에 다른 이름이 나타나며 차명계좌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금융실명제법·공직자윤리법 위반 가능성이 거론되고, 정당 윤리기구와 야당의 고발로 이어졌다.

핵심은 화면을 어떻게 찍었느냐가 아니라, 그 내용의 파급력이었다. 법안을 논의해야 할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주식 거래에 몰두한 모습은 국민 정서에 큰 반감을 불렀고, 차명 의혹까지 더해지며 화면 촬영의 법리 논쟁은 사실상 설 자리를 잃었다.

권성동·송언석 사례, 휴대폰 정치의 일상화

휴대폰 화면이 정국을 흔든 사례는 이미 많다. 대표적으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체리따봉 문자’가 있다. 대통령의 사적 텔레그램 메시지가 본회의장 휴대폰 화면에 찍히면서, 여당 대표와의 갈등, 내부 총질 논란, 당내 권력투쟁이 일거에 불거졌다. 출발점은 역시 카메라에 포착된 휴대폰 화면이었다.

송언석 의원의 ‘김포 다음엔 공매도’ 문자도 마찬가지다. 공매도 금지 발표 전 휴대폰에 도착한 메시지가 찍히며 “여권이 발표 전에 정보를 주고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책보다 정보 공유 정황이 국민적 관심을 더 끌었다.

휴대폰 화면은 이제 공식 회의록에 없는 권력의 표정과 사적 언어를 드러내는 ‘제3의 회의록’이 됐다. 그럼에도 국회가 법적·제도 논쟁을 피하는 이유는, 논쟁이 시작되면 “공개되지 않을 권력 정보는 어디까지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김태우 폭로, 공익제보와 비밀누설 사이의 모순

휴대폰 화면 논쟁과는 별개로, 비밀 폭로에 대한 법체계는 또 다른 모순을 보인다. 2018년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를 폭로한 김태우 수사관이 대표적이다. 그는 공익 제보를 주장했지만 곧바로 공무상 비밀누설로 기소·해임됐고, 청와대는 “징계를 피하려 폭로했다”고 비판했다.

시간이 지나 김태우가 제기한 환경부 블랙리스트와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은 실제 유죄로 확인됐다. 폭로 내용은 사실로 드러났지만, 김태우의 법적 지위는 끝내 ‘공무상 비밀누설’에 머물렀고, 공익성과 진실성은 인정돼도 법적 잣대는 바뀌지 않았다.

이 지점은 휴대폰 화면 논란과도 연결된다. 권력 비리를 폭로한 사람은 공무상 비밀누설로 처벌받지만, 정치인의 휴대폰 화면을 촬영해 사적 언어를 드러낸 언론은 공익 보도로 보호된다. 공익성 판단이 겨냥한 대상과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면 이는 법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문제에 가깝다.


언론의 자유와 일반인의 사생활, 같은 잣대로 볼 수 있는가

정치인은 공인이기에 일정한 사생활과 비밀은 국민 감시를 전제로 한다. 본회의장에서 드러난 인사 청탁 문자나 정책 메시지, 차명 의혹 주식 거래 화면은 공익성이 크며, 이 경우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의 자유가 개인정보 보호보다 우선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는다.

그러나 공익성과 무관한 일반인의 휴대폰 화면을 언론이 같은 방식으로 촬영·공개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지하철에서 보인 사적 문자나 금융·건강 정보, 가족 사진을 기사화한다면 이는 언론의 자유가 아니라, 명백한 사생활 침해이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된다.

공익성은 정치인에게만 적용되어선 안 된다. 공직자에겐 강한 감시를, 일반 시민에겐 두터운 사생활 보호를 보장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논쟁은 원칙보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공익성과 사생활 보호를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에 가깝다.

왜 아무도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을 말하지 않는가

이쯤 되면 질문이 생긴다. “정말 문제라면 왜 국회의원들은 본회의장 촬영 범위나 화면 확대 취재를 제한하는 법안을 만들 수 있는 데도 법 개정을 하지 않는가.” 실제로 일부 국가는 의회 내부 촬영을 엄격히 금지한다. 그러나 우리 국회는 기본 가이드라인조차 없다.


그럼에도 국회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지 못하는 이유는 역설적이다. 논쟁이 시작되면 국민은 “왜 언론의 자유보다 의원 사생활이 우선인가” “왜 평소엔 무심하던 개인정보를 자기 휴대폰이 찍히자 문제 삼는가”라고 묻게 된다. 이런 질문은 이미 조용하지만 집요하게 국회를 향하고 있다.

박병영의 손자병법, 국회가 피하는 전선

박병영의 ‘손자병법’ 리더십은 조직이 불리한 전선에서는 결단을 미루고, 유리한 전선만 선택적으로 움직이는 ‘전략적 회피’의 위험성을 강조한다. 지금 국회의 휴대폰 화면 논쟁 역시 이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책임과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하는 문제일수록 정치권은 논의를 지연시키고 회피하려 한다.

국회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이나 본회의장 촬영 기준 설정처럼 스스로에게 불리할 수 있는 전선에는 발을 들이지 않는다. 반면 상대 진영의 휴대폰 화면이 포착되면 즉각 공세로 전환하며, 유리한 전장은 빠르게 확장한다. 이는 손자병법이 경계한 ‘선택적 결단’의 전형적 모습이다.

이런 전략적 회피가 반복되면 공익성과 사생활 보호라는 두 원칙은 언제나 정치적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될 수밖에 없다. 손자병법이 말하는 리더십의 핵심은 불리한 전선일수록 먼저 정면으로 다루는 용기다. 국회가 이 원칙을 받아들이지 않는 한, 휴대폰 화면 정치의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다.

‘시사펀치’가 이 문제를 꺼내는 이유

국회는 결국 모호한 침묵을 택하고, 논란이 커지지 않기만 바라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부분적 개정만 탐색한다. 그러나 과제는 명확하다. 정치권 감시는 투명하게, 시민의 개인정보는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 핵심은 화면을 누가 찍었느냐가 아니라, 권력자가 불리한 정보까지 공개할 의지가 있느냐다.

지금 국회는 그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카메라와 휴대폰 화면 사이에서 머뭇거리고 있다. 언론의 공익성과 개인정보 보호의 경계를 논의해야 할 곳이 국회이지만, 정작 스스로 휴대폰을 내려놓지 못하는 한, 이 논쟁은 또다시 ‘불편한 진실이 찍힐 때만 잠깐 떠오르는 소동’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김삼기의 시사펀치>가 이 문제를 꺼내는 이유는 단순하다. 국회가 가장 먼저 논의해야 할 중요한 법적·윤리적 문제를 왜 정작 의원들은 피하려고만 하는지, 이제는 그 질문을 그냥 넘겨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skkim59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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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