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질하다가 쾅⋯물피도주 자전거 운전자 미조치 입길

보닛과 앞 펜더 등 파손
사고 이후 연락도 안 돼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새벽, 학생으로 보이는 자전거 운전자가 도로 중앙을 내달렸다. 고개를 숙인 그는 앞을 확인하지 못한 채 곧장 주차된 차량으로 돌진했고, 그대로 부딪혔다.

차주 A씨는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물피도주 피해 사연을 게재했다. 그가 공유한 CCTV 영상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달 30일 오전 4시5분께, 대전 유성구 소재의 골목길에서 발생했다. 당시 자전거 운전자는 차량과 충돌 후 잠시 주변을 살피다가 이내 자리를 떴고, 이후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A씨는 “경찰에 일단 신고 접수한 상태”라면서도 “경찰로부터 인근에 CCTV가 많이 없고, 개인 자전거라서 못 잡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을 겪고 해결해보신 분이 있는지 궁금하다”며 “홧병이 나서 몸져 누울 것 같다”고 호소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엔 차량 보닛과 앞 펜더가 찌그러져 있는 등 파손된 차량의 모습이 담겨있다.

사연을 접한 다수의 회원들은 “(영상을 보니) 휴대폰 보다가 사고 낸 듯하다” “저걸 경찰이 못 잡을 수가 있나?” “미성년자 같은데 꼭 잡아서 금융 치료해주길” “(자전거 운전자는) 나중에 꼭 자기 차도 똑같이 당해보길 기도한다” 등 자전거 운전자를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일부는 “불법 주차하신 것도 문제 아니냐” “주차된 차를 박은 건 잘못이지만 불법 주·정차를 안 했으면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 등 A씨의 과실 가능성을 제기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흰색 실선 한 줄로 된 구간은 별도 표지판이나 주차 구획선에 따라 일정 시간 차량을 세워둘 수 있지만, 이를 초과하면 불법 주·정차에 해당한다. 다만 이는 과태료 부과나 과실 비율 산정에 반영될 뿐, 자전거 운전자의 물적 피해 후 도주(물피도주) 책임과는 별개다.

다른 회원들은 “사고 날짜 인근 중고 거래 나온 자전거도 찾아보고, CCTV 앞뒤로 추적하면 무조건 잡을 수 있다” “인근 자전거 수리점을 수소문해 보면 분명히 이용하던 곳이 있을 테니 찾아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댓글을 확인한 A씨는 “좋은 말씀 다들 감사하다”며 “근처 자전거 가게 사장님들께 사진 보여드리면서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일요시사>는 2일, A씨에게 경찰 조사 진행 상황, 가해자 특정 시 합의 계획 등을 질문하고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로 분류되는 만큼 사고 후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 제공 등 조치 의무가 따른다. 이를 위반하면 도로교통법 156조에 따라 2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고, 별도로 피해 차량 수리비 등 민사상 배상 책임도 져야 한다. 다만 검거율은 다소 낮은 편이다.

경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고 후 미조치’ 범죄는 총 7017건 발생했으며 검거율은 74.5%(5225건)에 그쳤다. 이는 교통 범죄 전체 평균 검거율인 97%와 비교하면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각에선 가벼운 처벌 수위로 인해 경찰의 수사 동기가 약화되는 게 검거율이 떨어지는 원인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차량과 달리 자전거는 번호판과 같은 식별 수단이 없어 가해자 추적이 더 어렵다는 점 역시 현실적 한계로 꼽힌다.

이 같은 한계는 실제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6월,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의 한 식당 주차장에선 자전거 운전자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차주는 당시 현장에 있던 자전거 동호회원들과 접촉에 성공했지만, 정작 가해자는 특정하지 못했다. 당시 경찰은 “단서가 부족해 못 찾았다”는 이유로 사건을 종결했고, 피해 차주는 보배드림에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달 뒤, 새로 배정된 담당자가 수사를 이어가면서 가해자 신원이 특정됐고, 결국 차량 수리비와 렌트비용 등을 배상받으며 마무리됐다. 당시 피해 차주는 “여러 곳에서 제 사연이 알려진 덕분에 결국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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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국방부는 내란 특별검사팀이 해소하지 못한 건을 발본색원하려 했다. 특별수사본부 외에도 TF팀을 꾸렸으나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진상규명 핵심 기관인 정보사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의혹의 상당수가 근거가 빈약해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인사도 문제다. 내란에 연루된 핵심 기관임에도 인적 쇄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본부에 조사관들이 상주까지 했는데 밝혀진 게 없다.” 한 정보사령부 영관급 장교의 말이다. 정보사를 둘러싼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군 안팎에서는 국방부 차원의 특별수사본부와 헌법존중 TF(테스크포스)만으론 어림도 없다는 지적이 거세다. 제보와 투서 내란 특별검사팀의 후신인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정보사에는 대북공작 전문가들인 휴민트(HUMINT·인간정보·820)가 있다. 휴민트 부대인 HID(북파공작부대)와 이들을 지휘하는 100여단이 핵심 중의 핵심이다. 이들은 대북공작 실행 부대로 전략·기획은 특수사업처가 담당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정보사 특수처는 최근 특수·대외·훈련평가 등 3개의 부서를 특수·대외로 개편했다. 신임 정보사령관에는 1988년 이진백 사령관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비육사 출신인 조선대학교 학군장교(ROTC)출신 박민영 육군정보학교장이 임명됐다. 참모장은 육사 출신 한모 준장, 정보단장은 하모 준장(3사)이 맡게 됐다. 100여단장이던 육사 출신 정모 준장은 제2작전사령부로 전보됐다. 국방부는 당분간 100여단장 자리를 공석 상태로 놔두기로 했다. 휴민트 조직이 12·3 내란에 깊숙하게 연루된 만큼 특수본의 수사가 끝난 이후 진급 심사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정보사는 검찰과 경찰, 내란 특검팀 수사에 의해 부서명이 노출돼 기밀이 새 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홍도 격화되고 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에 제보와 투서가 빗발치고 있는 점이 정보사 내부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한 군 관계자는 “‘진급 시즌’ 때문이라고 해도 의혹에 그치는 제보가 많다. 중요한 내용도 있지만 타 부서의 간부를 언급하며 ‘문제가 있어 강도 높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약물 공작’ 문건 본거지 특수처 압수수색 패스 논란의 인물들 되레 진급 “장군 인사로도 거론”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을 통해 드러난 ‘약물 공작 문건’ 이후에는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문건 작성자인 이모 대령(현 속초 HID 부대장)과 군무원 외에도 당시 특수처장이던 A 대령과 관련자들에 대한 인사 조처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박 의원이 확보한 해당 문건은 정보사 특수처 산하 대외 담당실에 존안돼있었다. 문건 작성 및 책임자인 A 대령과 이 대령 모두 특검팀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다만 특검팀의 수사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던 터라 어떤 목적으로 문건을 작성하게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검팀에 파견됐던 한 경찰 관계자는 “특수처 간부 중 일부는 수사에 협조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지시로 작성하게 됐다는 것 외에는 확인된 사실이 없다. 노상원 전 사령관과의 연결고리가 의심됐으나 정황을 포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는 관련 의혹을 면밀하게 들여다봤다. 실제 담당 조사관들은 정보사 안양 본부에 상주하면서까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약물 공작 문건 외에도 지난해 2월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준장)이 국회에서 증언했던 ‘2016 계획(가칭)’도 조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준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2016년 속초 HID 부대장으로 있을 때 당시 노상원의 지시가 일반적이지 않았다”며 “대북 중요 임무를 6개월간 준비한 적이 있었는데, 여러 불합리한 지시가 많았지만 특히 요원들을 폭사시키라던 지시가 생각난다. 노상원은 요원들에게 ‘원격 폭파 조끼’를 입혀 보낸 뒤 임무를 끝내면 폭사시키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이 계획은 노상원 전 사령관이 취임 이후 자신의 비서실장과 특수처장, 사업단장을 해임한 이후 모의됐다. 일반적 공작처럼 북한 내 쿠데타를 야기하거나 우회적으로 설득하는 작업이었다. 실제 수십명의 공작관들이 강제로 동원돼 노 전 사령관의 비상식적 계획을 준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상원 폭사 지시 ‘2016 계획’도 조사 바짝 붙었는데 빈손…진상규명 어려울 듯 한 국방부 관계자는 “TF에서 해당 사안을 조사했던 건 사실”이라며 “차후 어디서 수사하게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복수의 전·현직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2016 계획’이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한 이후에도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문건 자체가 존재하지 않거나 소실됐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노 전 사령관은 2016 계획 외에도 대북공작 관련 보고서를 ‘특수’가 아닌 ‘일반’ 문서로 만들도록 지시했고 제한된 공간에 보관한 후 통제했다고 한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담당자들이 안양 본부에 가서 보고하는 절차에서 노상원이 직접 100여단을 방문해 보고를 받았다. 시스템이 이상하게 바뀌었는데 문상호도 똑같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일반 문서로 분류한 대북공작 문건들은 김용현에게 따로 보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노상원은 사실상 수년간 김용현에게 휴민트들이 작성한 첩보를 갖다 바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군 정보기관 간 갈등도 폭발 직전이다. 또 다른 군 정보기관인 777사령부에 대한 ‘인사 차별’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앞서 777사령부에 소속된 시긴트(SIGINT·신호정보·820) 전문가들은 휴민트와 같은 820 정보병과다. 다만 ‘인간’과 ‘신호’로 구별될 정도로 업무 자체가 전혀 다르다. 정보사는 관행대로 육군 소장이 신임 정보사령관을 맡게 됐지만 777사령부는 공군 준장으로 격하 보직된 데 이어 지휘관의 군종까지 뒤집히는 전례 없는 조치가 단행됐다. 777사령부는 정보사와 다르게 내란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바 없다. 인사만 놓고 보면 두 군 정보기관 간 인사에 차이가 있다는 건 명확하다고 볼 수 있다. 주먹구구 인사 국방부 인사를 담당하던 한 소식통은 “777 입장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인사”라며 “정보사 육사 출신들의 진급이 대거 배제됐다고 해도 외형적으로만 그럴듯해 보이지 속사정은 다르다. 실질적 지휘 체계는 뒤바뀌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적 쇄신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TF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했다. 16일 조사를 마무리한 TF는 조만간 결과를 검토해 다음 달 13일까지 승진 취소 및 징계성 전보 등 인사 조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적어도 이날까지는 군 정보기관 내 파열음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