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지지율 '30% 고수' 특단의 비책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10.22 10: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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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말까지 죽 쑤는 척하면 '문안드림팀' 없다?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밖으로의 대통합'을 부르짖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행보가 '안으로의 내실다지기'로 급변한 모양새다. 일례로 박 후보 캠프는 지난 11일 논란을 감수하고 100%대한민국대통합위원회의 위원 13명 중 9명을 뉴라이트계열 인사로 구성하는 강수를 뒀다. 이 같은 갑작스런 변화 뒤엔 어떠한 사연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일요시사>가 파헤쳐봤다.

지난 8월20일 새누리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통해 가장 먼저 '대통합'을 약속했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최근 수상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가 앞으로 중도층 공략은 사실상 포기하고 '보수층 끌어안기'에만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졌다. 박 후보가 지난 11일 100%대한민국대통합위원회에 보수 우익 성향의 뉴라이트 인사들을 대거 참여시킨 것이 그 대표적인 증거다.

중도층 포기
보수층 규합

뉴라이트는 여러 보수단체 중에서도 과격하고 극단적인 성격으로 많은 중도층이 거부감을 나타내는 단체다. 하지만 뉴라이트의 뛰어난 조직력만큼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지난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도 뉴라이트의 역할이 컸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한 전문가는 "박 후보가 국민통합을 주창하며 만든 100%대한민국대통합위원회의 위원 13명 중 9명을 뉴라이트계열 인사로 구성했다는 것은 사실상 중도층 공략은 포기했다고 대외에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새누리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발언을 집중 부각시키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공격하고 있는 것도 박 후보가 보수층 끌어안기로 선거 전략을 전환한 확실한 증거라고 주장한다.
한 전문가는 "노 전 대통령의 묘소를 전격참배하며 대통합을 운운하던 것이 불과 얼마 전인데 지금은 노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이 같은 카드는 보수층을 강력하게 결집시키는 반면 진보성향의 중도층 공략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새누리당의 NLL 공세는 보수와 진보 간의 극렬한 갈등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이북5도민체육대회 참가자들이 문 후보에게 물병 등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대통합을 부르짖던 박 후보의 행보와는 정반대의 결과다.

40% 지지율 깨진 박…캠프 내 인사 이탈설 '솔솔'
지지율 30% 깨지면 대분열? 대혼동 대선판 예측

박 후보가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경제민주화도 좀처럼 실체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그 배경에도 보수층 끌어안기가 있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이 자신들의 강력한 지지기반인 보수층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새누리당은 더 이상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한동안 당무를 거부했던 것도 이 같은 맥락 때문이다. 경제민주화를 놓고 김 위원장과 첨예하게 대립했던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선대위에서 배제되며 김 위원장의 당무 거부사건은 일단락되었으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칼자루는 이 원내대표가 쥐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 원내대표가 선대위에서는 배제됐지만 입법 권한을 가진 제1당의 원내대표직은 유지했다. 반면 명예직에 불과한 김 위원장은 지금도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지만 대선 승리 후에도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 일 것"이라며 일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을 향해 "'꿔다놓은 보릿자루'나 마찬가지"라는 냉혹한 평가도 주저하지 않았다.

당내에서도 경제민주화에 대한 엇갈린 목소리가 반복해서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인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경제민주화와 관련 "경제민주화를 강제하는 것은 역사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무너진 정체성
급락한 지지율


전문가들은 이처럼 박 후보가 '밖으로의 대통합'에서 '안으로의 내실다지기'로 선거 전략을 급하게 수정한 것은 최근 이어진 지지율 하락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5일~17일(3일간) 휴대전화 RDD 방식으로 (표본오차 ±3.2%포인트, 95% 신뢰수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박 후보의 지지율은 무려 36%까지 하락했다.

선거운동을 전혀 하지 않아도 대선에서 40%의 지지는 얻을 것이라며 콘크리트 지지율을 자랑하던 박 후보로서는 무척 당혹스런 결과다. 이 같은 박 후보의 지지율 하락에는 연이어 터진 측근비리, 과거사 논란, 당내 갈등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중도층을 의식한 박 후보의 과도한 좌클릭 행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과도한 좌클릭이 외연확대에는 실패하고 오히려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던 보수층의 콘크리트 지지율마저 깨트린 결과라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박 후보의 지지층은 웬만한 네거티브 등에는 전혀 흔들리지 않는 충성스러움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며 "하지만 박 후보의 과거사 사과와 경제민주화 등 보수의 정체성마저 뒤흔드는 행보에는 조금씩 흔들리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후보로서는 이번 대선에서 중도층 공략의 한계도 절감했다는 전언이다. 우선 이번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2040세대의 중도층이 크게 줄었다. 박 후보가 아무리 좌클릭 행보를 보인다 해도 문 후보와 안 후보라는 대안이 있는데 굳이 박 후보를 지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 벌어진 당내 갈등도 박 후보가 안으로의 내실다지기로 선거 전략을 수정하게 된 중요한 이유다. 당내 갈등은 일단 해결되긴 했지만 박 후보가 중도층을 과도하게 의식해 외연확대에만 치중하다보니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마저 잃을 뻔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박 후보의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졌다는 그 사실 자체다. 전문가들은 박 후보의 지지율이 30%이하로 떨어지면 모든 것이 끝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지율 30%를 박 후보의 지지율 급락 티핑포인트(tipping point 어떤 것이 균형을 깨고 한순간에 전파되는 극적인 순간)로 보고 있는 것이다.

마지노선 30%
대분열 막아라

현재 박 후보의 진영은 박 후보가 힘으로 억지스럽게 끌어안고 있는 모양새다. 양자대결에서는 야권에 다소 밀리더라도 다자대결에서는 확실한 우위를 지켜왔기에 이러한 형태의 유지가 가능했다. 하지만 지지율이 30%이하로 떨어진다는 것은 박 후보가 다자대결에서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당장 박 후보에게 불만을 가졌던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을 비롯한 비박(비박근혜)계 인사들과 친박계이긴 하지만 박 후보 캠프 내에서 소외됐었던 원박(遠朴)계 인사들이 캠프에서 대거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새누리당내 몇몇 인사들의 캠프 이탈설이 들려오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가능성이 큰 것은 안 후보 측 진영으로의 이동이다. 박 후보가 몰락한다면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는 안 후보의 당선이 가장 유력한데다 안 후보 진영으로의 이동은 정체성 논란에서도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 또 문 후보와의 일전을 남겨둔 안 후보 진영에서는 새누리당 출신의 이탈자들을 적극 포용할 가능성도 있어 대선정국에서 소외되었던 새누리당 출신 인사들에겐 오히려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외연 확대는 시늉만 "우리 편부터 끌어안자"
박근혜, 중도층 포기하고 대권 잡을 비책은?

일각에선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을 중심으로 새로운 세력이 형성될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이 의원은 현재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사실상 거부하고 분권형 개헌을 주창하며 '분권형 개헌 추진 국민협의회'를 창설하는 등 외곽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박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낙선하게 되면 차기 당권은 이 의원 측으로 급격히 쏠리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박 후보의 패색이 짙어진다면 비박계 인사들은 차라리 대선 후 자신들의 당내 입지강화를 위해서 대권을 포기하고 이 의원에게 힘을 보탤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박 후보의 선대위에 끝끝내 참여하지 않는 것도 이러한 포석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처럼 많은 전문가들은 박 후보의 지지율이 30% 밑으로 하락한다면 이미 내부의 갈등과 불만이 한계점에 다다른 박 후보의 진영은 급격하게 무너져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팽팽하게 당겨진 끈에 작은 칼집만 내도 순식간에 끊어져버리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때는 아무리 보수층을 다시 규합하려고 해도 늦는다.

최후의 결전
초조한 박근혜

따라서 지지율 30%는 박 후보로서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양보해서도 안되는 마지노선이다. 박 후보가 그토록 주창하던 대통합을 헌신짝처럼 내팽겨치며 보수층을 적극 끌어안고 지지율 30% 사수에 나선 까닭이다. 이제 박 후보에게 남은 것은 보수층을 결집해 콘크리트 지지율을 다시 회복하고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한 전문가는 "축구로 따진다면 박 후보의 자력진출은 힘들어진 셈이다. 다른 경기장에서의 경기(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무승부로 끝나길 기도하며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박 후보로선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무조건 다자구도를 유지하고 투표율을 낮춰야만 승산이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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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