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산 뒤덮은 러브버그, 원인과 해법은?

“골치 아픈 사랑” 시민 불편 호소 급증
전문가들 “생태적 접근법 모색해야”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최근 인천 계양산을 중심으로 일명 ‘러브버그’로 불리는 곤충 떼가 창궐하며 시민들의 불편이 극심해지고 있다. 등산객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도 검은색 곤충 떼의 습격에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차량 운행에도 지장을 초래할 정도다.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기에는 매년 그 규모가 커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러브버그의 정확한 발생 원인과 효과적인 해결 방안에 대한 관심도 함께 증폭되고 있다.

최근 계양산에 창궐하고 있는 러브버그는 통상적으로 미국 플로리다 등지에서 대량 번식하는 러브버그(Plecia nearctica)와는 다른 종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붉은등우단털파리(Bibio rufiventris)나 ’검정날개버섯파리‘ 등 우단털파리과에 속하는 파리 종류가 대량 발생하는 현상을 통칭해 러브버그라고 부른다.

이 곤충은 암수가 짝짓기 상태로 함께 비행하는 모습이 마치 사랑을 나누는 것처럼 보여 이 같은 별명이 붙었다.

다행히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 않는 무해한 곤충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기물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데 기여하는 이로운 역할을 수행하기도 해 익충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그 수가 너무 많아지면 불쾌감을 주고, 의류나 차량에 달라붙어 미관을 해치며 심지어 차량 전면을 가려 시야를 방해하는 등 일상생활에 상당한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빛에 강하게 이끌리는 습성 때문에 저녁 시간대에는 가정집 거실이나 상점 안으로 들어오는 등 존재 자체만으로도 인근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계양산에서 유독 러브버그가 대량 출현하는 원인으로는 복합적인 환경 요인과 생태적 특성이 지목된다. 가장 유력한 원인 중 하나는 외래종의 유입과 성공적인 정착이다.

관련 업계에는 2022년 서울 은평구와 경기도 고양시를 시작으로 러브버그 출현이 보고되기 시작했으며, 이는 국제 물류 및 사람의 이동을 통해 국내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외래종은 새로운 환경에 정착할 경우, 해당 지역에 천적이 없거나 생태계 교란 요인이 적어 폭발적으로 개체 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국내의 기후와 환경이 이들 곤충의 생존 및 번식에 매우 적합하다는 방증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곤충의 생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러브버그는 따뜻하고 습한 환경, 특히 낙엽이나 부엽토가 풍부한 곳에서 알을 낳고 유충이 자라기 좋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지는 따뜻한 겨울과 이른 더위는 러브버그의 번식기를 앞당기고 개체 수를 늘리는 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계양산의 경우 울창한 숲과 습한 토양 환경이 이들의 번식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게다가 울창한 산림과 풍부한 식생을 자랑하며, 도심과 인접해 있다. 이런 환경은 러브버그가 서식하고 번식하기에 이상적인 조건을 제공한다.

특히, 주변 도심의 불빛은 밤이 되면 러브버그를 유인하는 강력한 요소로 작용해 산림에서 번식한 개체들이 인근 주택가나 상업 지역으로 이동하게 만든다.

부엽토가 풍부하고 습기가 유지되는 산림의 특성상 유충들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다.


국내에 유입된 외래종일 경우, 기존 생태계 내에 러브버그의 개체 수를 효과적으로 조절할 만한 천적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반적으로 곤충의 개체 수는 다양한 포식자나 기생 생물에 의해 조절되지만, 외래종은 이 같은 자연적 제약이 없어 급격히 번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도시화와 개발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단순화는 곤충 다양성을 줄이고, 특정 종의 과도한 번식을 유발하기도 한다.

환경보호를 위해 무분별한 살충제 살포를 지양하는 정책 또한 러브버그의 대량 발생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생태계 보전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특정 해충이 창궐할 경우 즉각적인 개체 수 조절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생태 전문가들은 러브버그가 인체에 무해하며, 생태계에서 유기물 분해라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무조건적인 박멸보다는 불편을 최소화하고 생태적 균형을 고려한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러브버그는 물에 닿으면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죽는 특성이 있다. 창문이나 벽에 붙은 러브버그는 물을 뿌려 제거하거나, 차량에 달라붙은 경우 물청소를 자주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주거 공간으로 유입을 막기 위해 방충망을 꼼꼼히 점검하고, 문단속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빛에 강하게 이끌리므로, 저녁 시간대에는 불필요한 실외등을 끄거나 불빛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으며 외출 후 옷이나 몸에 붙은 러브버그를 털어내 제거하도록 한다.

차량 전면이나 실내에 들어온 러브버그는 진공청소기 등을 이용해 빨아들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해당 지자체는 시민들의 불편이 극심한 지역이나 공공시설 주변에 한해 환경 친화적인 방역을 고려할 수 있다. 단, 살충제 사용은 생태계 교란 가능성을 최소화하도록 신중해야 한다.

국내에 창궐 중인 러브버그의 정확한 종을 규명하고, 그들의 번식 주기, 서식 환경, 천적 등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보다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방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일각에선 천연 살충제 개발이나 천적을 활용한 생물학적 방제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외래종 천적의 도입은 또 다른 생태계 교란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매우 신중한 검토와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며 “국내에 이미 존재하는 천적들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러브버그 유충의 서식지인 부엽토나 낙엽 더미 등을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방안도 제기됐지만 이는 광범위한 산림 지역에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또 러브버그가 인체에 무해하며 일시적인 현상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시민들의 과도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올바른 대처법을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확산될 수 있으므로, 관련 부처 및 지자체 간의 정보 공유와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공동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러브버그 창궐은 도시화와 기후 변화 속에서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당장의 불편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분별한 방제는 또 다른 환경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러브버그는 그 자체로 해로운 곤충이 아니며, 생태계의 한 구성원임을 인지하고, 그들의 생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기적인 불편 해소와 더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외래종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생태적 접근법을 모색해야 한다. 과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한 지혜로운 대응과 시민들의 이해와 협조가 어우러질 때, 우리는 계양산의 ‘골치 아픈 사랑’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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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