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대선주자 3인 현미경 검증 ?가족사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10.18 16:26:25
  • 댓글 0개

"물보다 진한 피…역시 피는 못 속여?"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오는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대선주자들이 치열한 대권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상대를 이겨야 웃을 수 있는 레이스에서 최후에 웃게 될 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야 각 정당의 경선 이전부터 대선예비주자들을 검증해 온 <일요시사>는 새누리당의 대통령후보로 확정된 박근혜 후보와 야권후보단일화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문재인(민주통합당)-안철수(무소속) 후보의 면면을 세세히 검증 중이다. 이번호에서는 열아홉 번째 순서로 그들의 '가족사'를 살펴봤다.

우리나라의 역대 정권은 늘 친인척비리로 골머리를 앓았다. 본격적인 대선 정국에 접어들면서 대통령후보들의 가족 및 친인척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또 후보들의 집안 환경과 그 가족을 살펴보면 베일에 가려져 있는 후보들의 진짜 모습도 엿볼 수 있다. "피는 못 속인다"는 옛말이 대선 후보들에게도 예외는 아니기 때문이다.

 

박근혜 <4남매 중 둘째, 미혼>
"다사다난한 가족사, 그래도 가족은 나의 보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직계가족으로는 아버지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어머니 육영수 여사, 이복언니인 박재옥씨, 여동생 박근령 한국재난구호 총재, 남동생 박지만 EG회장이 있다. 아버지인 박 전 대통령은 만주군관학교와 일본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대한민국 국군 창설과 5·16 군사 정변에 참여했으며 제5, 6, 7, 8, 9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지냈다.

어머니 육 여사는 소학교 가정교과목 교사였는데 육 여사의 집안은 수많은 하인과 농토를 가진 대지주 집안이었다. 외할아버지 육종관은 이혼경력이 있는 박 전 대통령과의 결혼을 극렬히 반대했으나 외할머니 이경령과 육 여사는 외할아버지 몰래 박 전 대통령의 대구 관사로 가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이 5·16 군사 정변을 계기로 정권을 잡는데 성공하자 박 후보와 형제자매들은 한때 청와대에서 유복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1974년 8월15일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어머니가 암살범의 피격으로 사망하고 1979년 10월26일 아버지마저 암살되면서 청와대를 나와 신당동 사저로 이주하게 된다.


남매 간 재산다툼

이때부터 박 후보는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하며 동생들을 돌봤다. 양친이 사망한 후 남동생 지만씨는 2002년까지 사창가와 여관 등에서 윤락녀와 어울리며 상습적인 마약 투약에 빠져 지내기도 했다.

여동생 근령씨 역시 순탄치 못한 인생을 살았다. 근령씨는 1982년 류찬우 풍산그룹 창업주의 아들 류청씨와 결혼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했다. 이후 2008년 10월 열네 살 연하인 신동욱 전 백석문화대 교수와 재혼하게 된다.

박 후보 삼남매는 육영재단 운영권을 놓고 한차례 재산다툼을 벌였다. 때문에 근령씨의 2008년 결혼식에는 박 후보와 지만씨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근령씨의 남편 신씨는 육영재단의 이사장으로 있던 부인이 재단에서 사실상 쫓겨나게 되자 지난 2009년 박 후보의 미니홈피에 '박 후보가 육영재단을 강탈했다' '박 후보가 중국에서 나를 납치·살해하려는 음모를 꾸몄다'는 등의 비방글을 수차례 올린 혐의로 구속되어 현재 징역형을 살고 있다.

반면 양친의 사망 후 방황하던 남동생 지만씨는 재기에 성공했다. 박 후보와의 관계도 원만하게 개선된 모양새다. 지만씨는 1989년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도움으로 현재 본인이 회장으로 있는 EG의 전신인 삼양산업 부사장으로 임명됐다. 지만씨는 이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으로부터 9억원을 빌려 이 회사 지분 74.3%를 인수해 대주주가 됐고, EG는 지난해 매출액 846억여원의 알짜회사로 성장했다. 이를 발판으로 지만씨는 무려 589억원의 자산가가 됐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5차례나 마약 복용 혐의로 구속되는 등 방황을 거듭했던 지만씨가 갑자기 수백억의 재산가로 변신한 것은 박 후보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라며 특혜시비가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발목 잡는 가족?

지만씨는 미혼인 박 후보가 가장 아끼는 가족이다. 지만씨는 지난 2004년 16살 연하의 서향희 변호사와 결혼해 이듬해 아들 세현군을 낳았다. 박 후보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잃고 싶지 않은 것 세 가지 중 하나로 '세현이'를 꼽을 만큼 깊은 남매 간의 우애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박 후보는 최근 지만씨 부부가 저축은행 비리사건 등에 연루됐다는 갖가지 의혹이 불거지면서 무척 난처해졌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박 후보에게는 이복언니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첫 번째 부인 김호남 여사와의 사이에서 낳은 박재옥씨다. 전언에 따르면 박 후보와 재옥씨는 자매이긴 하지만 서로 왕래가 전혀 없어 가족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사이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 재옥씨의 딸 한유진씨와 남편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의 주가 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박 후보와의 관계가 새삼 재조명 되고 있다.

 

문재인 <5남매 중 둘째, 아들·딸 각 1명>
"평범한 남매, 평범한 아들 딸"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직계가족으로는 아버지 문용형씨와 어머니 강한옥씨, 누나 문재월씨와 여동생 문재성씨, 남동생 문재익씨, 막내여동생 문재실씨가 있다. 문 후보는 집안의 장남이자 둘째다.

배우자는 김정숙씨며 자녀로는 아들 준용씨와 딸 다혜씨가 있다. 문 후보의 아버지 용형씨는 함경남도 흥남의 문씨 집성촌인 '솔안마을' 출신이다. 용형씨는 당시 명문이던 함흥농고 출신으로,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지냈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0년 12월 흥남철수 때 고향을 떠나 경남 거제로 피난을 왔다.

아들 특혜 의혹

아버지 용형씨는 포로수용소에서 노무 일을 했고, 어머니는 행상을 해서 5남매를 키웠다. 용형씨는 문 후보가 군대에서 전역한 직후인 1978년 5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그때부터 막내여동생 재실씨와 부산 영도에서 살고 있다.

문 후보의 형제자매들은 무척 평범한 이력을 지녔다. 누나 재월씨와 여동생 재성씨는 평범한 주부이고, 남동생 재익씨는 외항어선 선장이다. 재익씨는 직업 특성상 외국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많다고 한다.

문 후보에게는 아들과 딸이 각각 한명 씩 있다. 아들 준용씨는 건국대를 졸업하고 미국 파슨스 디자인 앤드 테크놀로지 스쿨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준용씨는 유튜브에 올린 석사 졸업작품으로 4개국 초청 전시회를 여는 등 유명세를 탔다. 지난 2011년 광주비엔날레에서는 <마쿠로쿠로스케 테이블>이라는 작품을 출품하기도 했다. 병역은 논산훈련소 조교로 현역 복무했다.

준용씨와 관련해선 한때 취업 특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문 후보가 청와대 정무특보이던 지난 2007년 초 노동부 산하 고용정보원이 동영상 전문가를 뽑으면서 채용공고에 '연구직 초빙'이라고만 밝혀, 결과적으로 준용씨 혼자만 지원하게 됐다는 것이다. 당시 권재철 고용정보원장은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재임할 때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었다.

이에 대해 고용정보원은 "인터넷(워크넷)을 통해 다른 채용공고와 동일한 방법으로 했다"며 "준용씨는 국내 기업 주최 광고 공모전에서 3차례 수상한 경력이 있고 토플(CBT) 점수도 상위권인 250점으로 충분한 자격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준용씨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지난 2010년 고용정보원을 퇴사했고, 현재 대학강사로 일하고 있다.

딸 다혜씨는 2010년 3월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 평범한 가정 출신의 직장인 남편과 행복한 결혼식을 올렸다. 현재 다혜씨는 1명의 자녀를 두고 남편과 문 후보 소유의 경남 양산 집에서 살고 있다. 다혜씨의 남편은 미국 로스쿨 진학을 준비 중이다.

딸의 출마 반대


한편 다혜씨는 당초 문 후보의 대선출마를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실제로 다혜씨는 문 후보의 대선출마선언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다혜씨가 문 후보의 대선출마를 반대한 이유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트라우마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혜씨는 문 후보 측에 "노무현 아저씨 가족들을 보지 않았나. 저는 그게 너무 눈물나고 슬프고 무섭다. 아버지의 결정을 저는 싫지만 이해하고 인정한다. 하지만 저와 제 아이 그리고 우리 식구들이 그렇게 되길 바라지 않는다"고 전했다고 한다. 


안철수 <3남매 중 첫째, 하나 뿐인 외동딸>
"화려한 학력으로 압도, 공부가 취미인 가족?"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직계가족으로는 아버지 안영모씨와 어머니 박귀남씨, 남동생 상욱씨와 여동생 선영씨가 있다. 배우자는 김미경씨이며 자녀는 외동딸 설희씨가 있다. 안 후보의 가족들은 무엇보다 화려한 학력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여동생 선영씨의 남편(치과의사)까지 합하면 안 후보의 가족 중 의사만 5명이다.

의사만 5명

아버지 영모씨는 일제 강점기 때 부산공립공업학교, 즉 공고를 졸업했지만 기적적으로 서울대 의대에 진학했다. 의대를 졸업한 후엔 경남 밀양에서 7년간 군의관으로 근무하고 1963년 11월 부산의 대표적 빈민촌인 범천동에서 병원을 개업했다. 가난한 동네에 병원을 차린 영모씨는 병원비를 시내 병원의 절반 값으로 받았고 돈이 없는 이웃들을 무료로 치료해 주기도 했다. 때문에 병원은 늘 적자에 시달렸지만 영모씨는 병원운영을 그저 봉사활동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영모씨는 또 40세 때 부산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56세 때 가정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 정도로 학구열이 강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안 후보의 대선출마설로 언론의 시선이 집중되자 올해 5월 무려 49년 동안이나 운영해온 병원을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영모씨는 안 후보의 최대 라이벌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영모씨가 박 전 대통령을 알게 된 것은 군의관 시절로 1960년대 초 박 전 대통령이 부산군수기지사령부 사령관으로 부임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은 훗날 1961년 5·16으로 집권한 후 이듬해부터 경제개발계획을 추진했는데 부산은 그 중심도시가 되면서 크게 발전했다. 영모씨는 이 같은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높게 평가하고 지인들에게 평소 박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는 뜻을 자주 내비쳤다고 한다.

어머니 박귀남씨 역시 이화여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재원이다. 안 후보의 어머니는 항상 자녀들에게 존댓말을 썼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심지어 혼낼 때도 존댓말을 썼다고 한다. 자녀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 주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안 후보의 남동생 상욱씨는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에서 한의사로 일하고 있다. 오랫동안 대체의학과 자연요법에 관해 연구해왔으며, 환경친화적인 한약재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고 한다. 상욱씨는 안 후보가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으면서 자신에게도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자 "정치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형이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선거운동을 도울 생각이 없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동생 선영씨는 결혼 후 부산에서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아가고 있다. 남편은 치과의사로 알려져 있다.

존경스런 아버지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씨 역시 의사출신이다. 안 후보와 미경씨는 서울대 의대 선후배 사이다. 외동딸 설희씨는 중학교 1학년 때 어머니 미경씨와 함께 미국으로 유학을 간 후 그곳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학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고, 전공은 수학과 화학이다. 현재 그는 스탠퍼드대학 박사과정을 앞두고 있다. 설희씨는 TV에 가족사진이 공개되면서 뛰어난 미모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안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안 후보 가족들은 전부 조용하고 내성적이며 공부와 독서가 취미인 사람들 같다"고 말한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