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대선주자 3인 현미경 검증 ?가족사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10.18 16: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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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보다 진한 피…역시 피는 못 속여?"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오는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대선주자들이 치열한 대권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상대를 이겨야 웃을 수 있는 레이스에서 최후에 웃게 될 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야 각 정당의 경선 이전부터 대선예비주자들을 검증해 온 <일요시사>는 새누리당의 대통령후보로 확정된 박근혜 후보와 야권후보단일화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문재인(민주통합당)-안철수(무소속) 후보의 면면을 세세히 검증 중이다. 이번호에서는 열아홉 번째 순서로 그들의 '가족사'를 살펴봤다.

우리나라의 역대 정권은 늘 친인척비리로 골머리를 앓았다. 본격적인 대선 정국에 접어들면서 대통령후보들의 가족 및 친인척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또 후보들의 집안 환경과 그 가족을 살펴보면 베일에 가려져 있는 후보들의 진짜 모습도 엿볼 수 있다. "피는 못 속인다"는 옛말이 대선 후보들에게도 예외는 아니기 때문이다.

 

박근혜 <4남매 중 둘째, 미혼>
"다사다난한 가족사, 그래도 가족은 나의 보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직계가족으로는 아버지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어머니 육영수 여사, 이복언니인 박재옥씨, 여동생 박근령 한국재난구호 총재, 남동생 박지만 EG회장이 있다. 아버지인 박 전 대통령은 만주군관학교와 일본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대한민국 국군 창설과 5·16 군사 정변에 참여했으며 제5, 6, 7, 8, 9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지냈다.

어머니 육 여사는 소학교 가정교과목 교사였는데 육 여사의 집안은 수많은 하인과 농토를 가진 대지주 집안이었다. 외할아버지 육종관은 이혼경력이 있는 박 전 대통령과의 결혼을 극렬히 반대했으나 외할머니 이경령과 육 여사는 외할아버지 몰래 박 전 대통령의 대구 관사로 가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이 5·16 군사 정변을 계기로 정권을 잡는데 성공하자 박 후보와 형제자매들은 한때 청와대에서 유복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1974년 8월15일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어머니가 암살범의 피격으로 사망하고 1979년 10월26일 아버지마저 암살되면서 청와대를 나와 신당동 사저로 이주하게 된다.

남매 간 재산다툼

이때부터 박 후보는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하며 동생들을 돌봤다. 양친이 사망한 후 남동생 지만씨는 2002년까지 사창가와 여관 등에서 윤락녀와 어울리며 상습적인 마약 투약에 빠져 지내기도 했다.

여동생 근령씨 역시 순탄치 못한 인생을 살았다. 근령씨는 1982년 류찬우 풍산그룹 창업주의 아들 류청씨와 결혼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했다. 이후 2008년 10월 열네 살 연하인 신동욱 전 백석문화대 교수와 재혼하게 된다.

박 후보 삼남매는 육영재단 운영권을 놓고 한차례 재산다툼을 벌였다. 때문에 근령씨의 2008년 결혼식에는 박 후보와 지만씨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근령씨의 남편 신씨는 육영재단의 이사장으로 있던 부인이 재단에서 사실상 쫓겨나게 되자 지난 2009년 박 후보의 미니홈피에 '박 후보가 육영재단을 강탈했다' '박 후보가 중국에서 나를 납치·살해하려는 음모를 꾸몄다'는 등의 비방글을 수차례 올린 혐의로 구속되어 현재 징역형을 살고 있다.

반면 양친의 사망 후 방황하던 남동생 지만씨는 재기에 성공했다. 박 후보와의 관계도 원만하게 개선된 모양새다. 지만씨는 1989년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도움으로 현재 본인이 회장으로 있는 EG의 전신인 삼양산업 부사장으로 임명됐다. 지만씨는 이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으로부터 9억원을 빌려 이 회사 지분 74.3%를 인수해 대주주가 됐고, EG는 지난해 매출액 846억여원의 알짜회사로 성장했다. 이를 발판으로 지만씨는 무려 589억원의 자산가가 됐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5차례나 마약 복용 혐의로 구속되는 등 방황을 거듭했던 지만씨가 갑자기 수백억의 재산가로 변신한 것은 박 후보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라며 특혜시비가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발목 잡는 가족?

지만씨는 미혼인 박 후보가 가장 아끼는 가족이다. 지만씨는 지난 2004년 16살 연하의 서향희 변호사와 결혼해 이듬해 아들 세현군을 낳았다. 박 후보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잃고 싶지 않은 것 세 가지 중 하나로 '세현이'를 꼽을 만큼 깊은 남매 간의 우애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박 후보는 최근 지만씨 부부가 저축은행 비리사건 등에 연루됐다는 갖가지 의혹이 불거지면서 무척 난처해졌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박 후보에게는 이복언니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첫 번째 부인 김호남 여사와의 사이에서 낳은 박재옥씨다. 전언에 따르면 박 후보와 재옥씨는 자매이긴 하지만 서로 왕래가 전혀 없어 가족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사이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 재옥씨의 딸 한유진씨와 남편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의 주가 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박 후보와의 관계가 새삼 재조명 되고 있다.

 

문재인 <5남매 중 둘째, 아들·딸 각 1명>
"평범한 남매, 평범한 아들 딸"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직계가족으로는 아버지 문용형씨와 어머니 강한옥씨, 누나 문재월씨와 여동생 문재성씨, 남동생 문재익씨, 막내여동생 문재실씨가 있다. 문 후보는 집안의 장남이자 둘째다.

배우자는 김정숙씨며 자녀로는 아들 준용씨와 딸 다혜씨가 있다. 문 후보의 아버지 용형씨는 함경남도 흥남의 문씨 집성촌인 '솔안마을' 출신이다. 용형씨는 당시 명문이던 함흥농고 출신으로,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지냈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0년 12월 흥남철수 때 고향을 떠나 경남 거제로 피난을 왔다.

아들 특혜 의혹

아버지 용형씨는 포로수용소에서 노무 일을 했고, 어머니는 행상을 해서 5남매를 키웠다. 용형씨는 문 후보가 군대에서 전역한 직후인 1978년 5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그때부터 막내여동생 재실씨와 부산 영도에서 살고 있다.

문 후보의 형제자매들은 무척 평범한 이력을 지녔다. 누나 재월씨와 여동생 재성씨는 평범한 주부이고, 남동생 재익씨는 외항어선 선장이다. 재익씨는 직업 특성상 외국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많다고 한다.

문 후보에게는 아들과 딸이 각각 한명 씩 있다. 아들 준용씨는 건국대를 졸업하고 미국 파슨스 디자인 앤드 테크놀로지 스쿨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준용씨는 유튜브에 올린 석사 졸업작품으로 4개국 초청 전시회를 여는 등 유명세를 탔다. 지난 2011년 광주비엔날레에서는 <마쿠로쿠로스케 테이블>이라는 작품을 출품하기도 했다. 병역은 논산훈련소 조교로 현역 복무했다.

준용씨와 관련해선 한때 취업 특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문 후보가 청와대 정무특보이던 지난 2007년 초 노동부 산하 고용정보원이 동영상 전문가를 뽑으면서 채용공고에 '연구직 초빙'이라고만 밝혀, 결과적으로 준용씨 혼자만 지원하게 됐다는 것이다. 당시 권재철 고용정보원장은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재임할 때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었다.

이에 대해 고용정보원은 "인터넷(워크넷)을 통해 다른 채용공고와 동일한 방법으로 했다"며 "준용씨는 국내 기업 주최 광고 공모전에서 3차례 수상한 경력이 있고 토플(CBT) 점수도 상위권인 250점으로 충분한 자격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준용씨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지난 2010년 고용정보원을 퇴사했고, 현재 대학강사로 일하고 있다.

딸 다혜씨는 2010년 3월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 평범한 가정 출신의 직장인 남편과 행복한 결혼식을 올렸다. 현재 다혜씨는 1명의 자녀를 두고 남편과 문 후보 소유의 경남 양산 집에서 살고 있다. 다혜씨의 남편은 미국 로스쿨 진학을 준비 중이다.

딸의 출마 반대

한편 다혜씨는 당초 문 후보의 대선출마를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실제로 다혜씨는 문 후보의 대선출마선언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다혜씨가 문 후보의 대선출마를 반대한 이유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트라우마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혜씨는 문 후보 측에 "노무현 아저씨 가족들을 보지 않았나. 저는 그게 너무 눈물나고 슬프고 무섭다. 아버지의 결정을 저는 싫지만 이해하고 인정한다. 하지만 저와 제 아이 그리고 우리 식구들이 그렇게 되길 바라지 않는다"고 전했다고 한다. 


안철수 <3남매 중 첫째, 하나 뿐인 외동딸>
"화려한 학력으로 압도, 공부가 취미인 가족?"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직계가족으로는 아버지 안영모씨와 어머니 박귀남씨, 남동생 상욱씨와 여동생 선영씨가 있다. 배우자는 김미경씨이며 자녀는 외동딸 설희씨가 있다. 안 후보의 가족들은 무엇보다 화려한 학력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여동생 선영씨의 남편(치과의사)까지 합하면 안 후보의 가족 중 의사만 5명이다.

의사만 5명

아버지 영모씨는 일제 강점기 때 부산공립공업학교, 즉 공고를 졸업했지만 기적적으로 서울대 의대에 진학했다. 의대를 졸업한 후엔 경남 밀양에서 7년간 군의관으로 근무하고 1963년 11월 부산의 대표적 빈민촌인 범천동에서 병원을 개업했다. 가난한 동네에 병원을 차린 영모씨는 병원비를 시내 병원의 절반 값으로 받았고 돈이 없는 이웃들을 무료로 치료해 주기도 했다. 때문에 병원은 늘 적자에 시달렸지만 영모씨는 병원운영을 그저 봉사활동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영모씨는 또 40세 때 부산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56세 때 가정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 정도로 학구열이 강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안 후보의 대선출마설로 언론의 시선이 집중되자 올해 5월 무려 49년 동안이나 운영해온 병원을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영모씨는 안 후보의 최대 라이벌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영모씨가 박 전 대통령을 알게 된 것은 군의관 시절로 1960년대 초 박 전 대통령이 부산군수기지사령부 사령관으로 부임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은 훗날 1961년 5·16으로 집권한 후 이듬해부터 경제개발계획을 추진했는데 부산은 그 중심도시가 되면서 크게 발전했다. 영모씨는 이 같은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높게 평가하고 지인들에게 평소 박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는 뜻을 자주 내비쳤다고 한다.

어머니 박귀남씨 역시 이화여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재원이다. 안 후보의 어머니는 항상 자녀들에게 존댓말을 썼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심지어 혼낼 때도 존댓말을 썼다고 한다. 자녀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 주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안 후보의 남동생 상욱씨는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에서 한의사로 일하고 있다. 오랫동안 대체의학과 자연요법에 관해 연구해왔으며, 환경친화적인 한약재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고 한다. 상욱씨는 안 후보가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으면서 자신에게도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자 "정치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형이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선거운동을 도울 생각이 없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동생 선영씨는 결혼 후 부산에서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아가고 있다. 남편은 치과의사로 알려져 있다.

존경스런 아버지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씨 역시 의사출신이다. 안 후보와 미경씨는 서울대 의대 선후배 사이다. 외동딸 설희씨는 중학교 1학년 때 어머니 미경씨와 함께 미국으로 유학을 간 후 그곳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학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고, 전공은 수학과 화학이다. 현재 그는 스탠퍼드대학 박사과정을 앞두고 있다. 설희씨는 TV에 가족사진이 공개되면서 뛰어난 미모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안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안 후보 가족들은 전부 조용하고 내성적이며 공부와 독서가 취미인 사람들 같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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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