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대선주자 3인 현미경 검증 ?멘토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10.12 18: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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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으로 가는 길? 멘토에게 물어봐!"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오는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대선주자들이 치열한 대권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상대를 이겨야 웃을 수 있는 레이스에서 최후에 웃게 될 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야 각 정당의 경선 이전부터 대선예비주자들을 검증해 온 <일요시사>는 새누리당의 대통령후보로 확정된 박근혜 후보와 야권후보단일화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문재인(민주통합당)-안철수(무소속) 후보의 면면을 세세히 검증 중이다. 이번호에서는 열여덟 번째 순서로 그들의 '멘토'를 살펴봤다.

멘토(mentor)란 경험이 풍부하고 신뢰할 만한 친구, 상담자 겸 스승으로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조언자를 뜻한다. 어떤 멘토를 만나는가에 따라서는 한 사람의 인생이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때문에 대선주자들이 얼마나 훌륭한 멘토를 만나고 있는가는 중요한 검증대상이다. 국가를 운영함에 있어 난관에 봉착했을 때 훌륭한 멘토에게 길을 묻고 멘토와 함께 의논한다면 보다 빨리 해결의 열쇠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경제민주화의 전도사"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멘토로 원로자문그룹인 '7인회'를 지목했었다. 김용환 새누리당 상임고문,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 김용갑 전 의원,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 현경대 전 의원, 강창희 국회의장 등이 멤버인 7인회가 막후에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실제로 유신정권 때 청와대 경제수석과 재무부 장관을 지낸 김용환 고문은 지난 5월 24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친박 7인회'의 실체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 사람들이 '7인회'라고 부르는데 가끔 만나 식사하고 환담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권의 저격수인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는 "박 후보에게 7인회가 있다고 하는데 그 면면을 보면 수구꼴통이어서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러자 박 후보 측은 재빠르게 "7인회라는 말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거리두기에 나섰다. 박 후보 측은 "당의 몇몇 원로 되시는 분들이 자발적으로 친목모임을 갖고 가끔 만나 서로 점심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분들이 초청을 해 한두 번 오찬에 가 뵌 적이 있다"고 밝혔다. 소위 멘토그룹 운운하는 것은 잘못 알려진 내용이라는 해명이었다.


최근 공식적으로 박 후보의 멘토로 거론되는 인물은 바로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보수와 진보를 넘나드는 인물이다. 얼마 전까진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멘토로 더 이름이 알려져 있었다. 안 후보가 정치입문을 고민하던 지난해 5월부터 3개월 정도 안 후보의 멘토 역할을 했다. 당시 안 후보가 정치 입문을 심각하게 고민하자 정치에 입문하고자 한다면 국회의원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으나, 안 후보가 이 같은 조언을 듣지 않고 서울시장에 출마하려고 하자 안 후보의 곁을 떠났다고 알려진다.

김 위원장은 박 후보가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한 비장의 카드다. 김 위원장은 1970년대 박정희 정권시절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사회적으로 굵직한 정책을 도입하는데도 기여를 했다. 특히 1977년 근로자 의료보험을 도입하는데 큰 힘을 보탰다.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며 국보위에 가담했다가 11,12대 민정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1987년에는 국회 개헌특위 경제분과위원장을 맡아서 그 유명한 경제민주화 조항을 헌법에 집어넣었다. 이번 대선에서 주요화두로 떠오른 경제민주화의 창시자가 김 위원장인 것이다. 김 위원장이 헌법에 집어넣은 119조2항은 "국가가 적정한 소득분배를 유지하고, 경제민주화를 위해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노태우 정권 시절에는 보건사회부 장관을 거쳐 청와대 경제수석을 맡기도 했다. 노태우 정권 때에는 이른바 '5.8 조치'로 불리는 재벌개혁 조치를 단행했다. 재벌의 비업무용 토지매각을 단행했는데 재벌들로부터 '빨갱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김 위원장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김영삼 정권 때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에 연루돼 구속기소되는 오점을 남긴 것이다. 무엇보다 ‘청렴’을 강조하고 있는 박 후보로서는 김 위원장의 이러한 오점은 매우 큰 부담이다. 김 위원장은 박 후보와는 2008년부터 의견을 나누며 조금씩 멘토역할을 해왔다고 알려진다. 지금은 경제민주화의 상징으로 박 후보와 경제는 물론 모든 분야의 일들을 상의하는 명실상부한 멘토로 부상했다.

 
문재인 <윤여준 국민통합추진위원장>
"안의 남자? 이제는 문의 남자!"

아이러니하게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멘토 역시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멘토로 불렸던 윤여준 민주통합당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이다. 안 후보의 멘토로 불렸던 그가 최근 민주통합당 문 후보 캠프에 합류하게 된 것은 정치권의 큰 화제였다. 윤 위원장은 안 후보와 '청춘콘서트'를 함께 하면서 인연을 맺었고 그 후 안 후보의 멘토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지난해 말 안 후보가 "윤 위원장이 제 멘토라면 제 멘토는 김제동·김여진씨 등 300명쯤 된다"고 밝히면서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후문이다. 이후 문 후보는 윤 위원장을 자신의 캠프에 참여시키기 위해 삼고초려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와의 정면대결에 앞서 안 후보의 벽을 넘어야 하는 문 후보로서는 한때 안 후보의 멘토로 불렸으나 관계가 소원해진 윤 위원장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듦으로써 '대통합'의 이미지를 부여하고 안 후보 측에도 치명타를 안길 수 있다는 계산을 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 후보 측의 노력 때문에 고민을 거듭하던 윤 위원장은 결국 문 후보 캠프에 전격 합류하게 된다.

윤 위원장은 경기고등학교와 단국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경향신문, 동아일보 기자를 거쳐 1977년 주일 공보관을 시작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전두환, 노태우 정권 때는 대통령 공보·의전·정무비서관을 지냈고 김영삼 정권 때는 대통령 공보수석비서관과 환경부 장관을 역임했다.

정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민 것은 1998년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특보를 맡으면서 부터이다. 2000년에는 한나라당 총선기획단장을 거쳐 비례대표 의원을 지냈다. 2002년 대선 때는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캠프에서 기획위원장을 맡아 일했는데 비록 선거에서는 패배했지만 뛰어난 선거전략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후 범보수의 제갈량, 한나라당의 전략통, 대한민국의 장자방이라는 별칭을 갖게 됐다. 윤 위원장은 대선에서 패배했음에도 여의도연구소장까지 역임했다.

2004년에는 박근혜 후보와도 인연을 맺었다. 당시 박 후보가 당대표로서 총선을 진두지휘했는데 윤 위원장은 총선전략을 수립하는 데 힘을 보탠 것이다. 2006년 지방선거 때는 당시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후보에 맞서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후보 측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승리를 이끌었다. 이처럼 범보수의 제갈량이라고 불렸던 그가 지난해 4월 야권 성향이 두드러진 안 후보가 주도하는 '청춘콘서트'에 참여한 것에 대해 매우 의아한 일이었다.

한편 문 후보는 윤 위원장 외에도 지난 9월27일 후보 직속 멘토단장에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민주통합당 의원을 선임했다. 문 후보의 멘토단을 이끌 인재근 멘토단장은 사실 문 후보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일명 'GT계'(김근태계)는 참여정부에서 '여당내의 야당' 역할을 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부 경제정책 및 한미FTA 등에 대해 쓴 소리를 해왔던 세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 후보의 이번 인선은 대선을 향한 반대파 끌어안기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반대파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청취함으로써 중도층을 끌어안겠다는 문 후보의 선택이다. 반대파에서 문 후보의 멘토로 참여하게 된 윤 위원장과 인 단장이 이번 대선에서 어떠한 역할을 해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안철수 <법륜 스님>
"정치는 NO, 조언은 OK"

이번 대선에서 재밌는 점은 진보와 보수의 경계가 모호해졌다는 사실이다. 특히 박근혜, 문재인 후보의 멘토들이 원래는 모두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멘토였다는 점이 무척 흥미롭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은 보수와 진보진영 양측이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해 좌우경계를 넘나들고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에게도 왠지 어색한 멘토가 있다. 바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다. 이 전 부총리는 안 후보의 대선출마기자회견장에 깜짝 등장하며 안 후보의 경제멘토로 떠올랐다. 하지만 진보 경제학계는 당장 이 전 부총리를 향해 '관치금융의 화신' '모피아의 대부' '신자유주의 신봉자'라는 등의 비판을 소나기처럼 쏟아냈다.

결국 안 후보는 최근 이 전 부총리와 거리두기에 나선 모양새다. 안 후보와 이 전 부총리의 조합은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한 '묻지마 영입'의 대표적인 부작용 사례로 남게 됐다.

한편 안 후보의 또 다른 멘토로는 법륜스님이 있다. 다만 그는 다른 후보들의 멘토들과는 달리 이번 대선에서 안 후보를 직접 돕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교계 인사인 만큼 정치와는 거리를 두겠다는 입장이다. 법륜스님 역시 청춘콘서트를 통해 안 후보와 인연을 맺었다. 법륜 스님은 몇 년 전 불교계 내 설문조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현존 인물로 꼽히기도 했다.


그가 이끄는 정토회는 규모가 작지만 조계종보다 더 큰 사회적 영향력을 지녔다고 평가받기도 한다. 그의 사회활동 영역은 평화, 환경, 민족문제, 국제구호 등 여느 거대 조직도 담당하기 힘들 만큼 광범위하다. 그가 낸 다양한 책들은 100만부가 넘게 팔렸고, 매일같이 열리는 강연은 대성황이다.

법륜스님은 지난 1980년 신군부가 일으킨 '10·27 법난'의 부당성을 불교계에서 최초로 지적하다 구속되기도 했고 1983년에는 대학생불교연합회의 지도법사를 맡아 본격적인 사회민주화 운동에 합류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법륜스님은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싸우고 비판하는 방식의 운동은 모든 것을 감싸안는 불교수행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한 비폭력주의 사회운동은 각각 오늘날 에코붓다, 한국JTS, 좋은벗들과 평화재단, 그리고 정토회로 이어졌다.

전혀 약점이 없어 보이는 법륜스님이지만 보수진영에서는 그의 개인사와 얽힌 시국사건을 거론하며 그의 성향을 의심하고 있다. 법륜스님의 셋째형 최석진씨는 1979년 남민전 사건 관련자다. 남민전 사건은 1979년 11월 발생한 대표적인 공안사건이다. 최씨는 현재 무소유 공동체 '푸른 누리'를 운영하고 있다.

또 법륜스님이 조계종이 정한 승려가 되는 절차를 밟지 않아 승적(僧籍)을 갖고 있지 않는 것도 보수진영의 공격대상이다. 이처럼 안 후보의 멘토로 거론되면서 법륜스님이 겪은 마음고생은 수도 없이 많다.

법륜스님의 한 측근은 안 후보와 법륜스님의 관계에 대해 "서로 아끼는 사이에서 조언을 주고받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지금은 워낙 언론들이 말이 많아서 거리를 두고 있지만 언제든지 다시 이어질 수 있는 기본적 신뢰가 있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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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