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요즘 정말 세상이 야박해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어릴 때만 해도 부모님이랑 식당 가면 어린 아이 있다고 사장님께서 알아서 서비스 챙겨주시곤 했는데…”
식당 ‘맘충’ 취급이 지긋지긋하다는 A씨의 하소연 글이 되레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식당 맘충 취급 지긋지긋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육회 집에서 국물 요구했다가 진상 맘충 취급 받았다는 글을 읽고 씁쓸해져서 글을 써 본다”며 운을 뗐다.
앞서, 하루 전인 14일 해당 커뮤니티에는 한 음식점에서 기본 반찬 대신 아이가 먹을 국물 리필을 요구했다가 진상 취급을 받아 억울하다는 사연이 전해져 갑론을박이 이어진 바 있다.
그는 “요즘 사장님들은 자기만 알고 인정 그런 게 없나 보다. 밑반찬으로 나온 국물 좀 달란 건데, 아이가 잘 먹으면 예쁘고 오히려 좋은 거 아닌가”라며 “그걸 정색하고 안 된다고 말할 일이냐”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전 식당 가면 아이 먹일 계란이나 김 있냐고 조심스레 물어보면 10명 중 8명은 잘 챙겨주신다”고 전했다.
또 “어플로 (음식을) 주문할 때 요청사항으로 리뷰 잘 써드릴테니 사이드 메뉴 하나씩(치즈볼이나 새우튀김 같은 거 1개 정도만)서비스 해 줄 수 있냐 적으면 거의 귀여운 그림이나 스티커 같은 거 붙여 주면서 메시지도 적어주는 사장님들이 많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안 그래도 저출산이라 맘님들이 해 온 노고가 있는데 귀한 아이들 푸대접하는 식당 어차피 오래 못 가니까 마음 상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A씨의 주장에 역풍은 매우 거셌다. 해당 글엔 17명의 회원이 추천, 712명이 반대 버튼을 눌렀다.(6일 오후 3시47분 기준)
누리꾼들은 “조심스레 물어보면 구걸하는 게 아니게 되냐?” “맘충은 본인이 맘충인 것을 모른다는 게 팩트” “요청할 수 있지만 사장님도 거절할 수 있다” “리뷰로 서비스 요청하지 말고 사이드 메뉴를 추가로 시켜라” “애 먹일 건 챙겨 가거나 시켜서 먹여라. 식당은 땅 파서 장사하나” 등 A씨를 비판하는 댓글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리뷰 잘 써드릴 테니’ 하고 서비스 요청하는 건 협박 아니냐. 리뷰 별점 하나에 목숨 걸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들 협박해서 서비스받으니 좋냐”며 A씨를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도 “맘충 취급이 아니라 맘충 맞다. 식당에서 서비스 챙겨주는건 식당의 호의이지 당연한 권리가 아니다”라며 “뭔 맡겨놓은 물건 찾는 사람처럼 요구하는지 부끄럽지 않냐”고 일갈했다.
A씨는 비판 댓글이 쇄도하자 본문에 추가로 글을 남겼다.
“자꾸 김 챙겨 다니라고 하는 댓글이 많은데 식당 갈 때마다 김을 요구하는 건 아니다”라며 “아이가 기질이 예민한 편이라 아이 위주 메뉴 식당으로 가도 가끔 칭얼거릴 때가 있는데 그때만 조심스럽게 요구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또 이걸로 맘충이라 하실 수 있는데 아이가 아직 6살이라 가만히 앉아서 밥 먹는걸 못 하고 가끔 일어나서 돌아다닐 때가 있다”며 “절대 남들이 맘충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처럼 애들 뛰는데 말로만 앉으라고 안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장님께 김 내놔라 이게 아니라 혹시 김 있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만 보고 만약 있다 하면 요청하는 거고 없다고 하면 저도 알겠다 하고 요청 안 한다”며 “왜 이게 진상이고 맘충인지 물어보지도 못하냐”고 되물었다.
이 같은 A씨의 반문에도 불구하고 “김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진상이다” “추가 글 보니까 확실히 맘충이 맞다” “아이가 예민 기질이라 잘 먹다가도 떼 부리는 거 알면 일부러라도 김 챙겨 나갈 것 같다” 등 그의 주장을 반박하는 누리꾼들의 댓글은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