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승부수’ 특감의 아찔한 추억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4.11.04 14:21:44
  • 호수 15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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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김건희?’ 이제 와서 관리될까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해 특별감찰관 추천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서는 반발이 이어지고 있고, 의견 수렴 절차에 대한 찬반도 거세다. 역대 대통령 모두 실패했던 친인척 관리를 특감이 과연 해낼 수 있을까?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10월2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재판 결과가 나오는 11월15일 이전에 김건희 여사 관련 국민의 요구를 해소해야 한다”며 “대통령 친인척 비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이하 ‘특감’) 국회 추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추·홍
즉각 반발

이어 같은 달 25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특감 임명은 현재도 유효한 우리 당 대선공약”이라며 “우리 당 대선공약 실천을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국민께 국민과 약속한 공약 실천에 반대하는 타당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지난달 21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서도 특감 임명을 요구했고, 윤 대통령은 “여야가 협의할 문제”라면서 사실상 거부했다. 특감 임명에 대한 국민의힘의 공식 입장은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과의 연계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면담 이후 갑작스럽게 시점까지 정해두고 특감 임명 카드를 꺼냈다.

그는 면담 당시 윤 대통령에게 ▲대통령실 내 인적 쇄신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김 여사 의혹 규명 절차 협조 등 3대 요구사항을 건의했다. 윤 대통령은 “확인된 잘못과 구체적인 의혹도 없고, 지금은 때가 아닐 뿐만 아니라, 활동도 이미 자제하고 있다”는 취지로 이를 모두 거부했다.


당 안팎서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한 대표의 제안이 나오자마자 “특감 추천은 국회 의사결정 과정이고 원내사항”이라며 “원내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의원총회고 의장은 원내대표”라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달 24일 오전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모두 참여하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국감을 다 마치고 의원님들 의견을 듣는 의원총회를 개최하겠다”고 공지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같은 날 “원내 사안을 대표가 감독하는 것은 몰라도 관여하는 것은 월권”이라면서 추 원내대표를 거들었다. 이어 “정치를 잘 모르니 원내대표 제도가 왜 생겼는지도 모르는 게 당연하다”면서 한 대표를 비판했다. 홍 시장은 지난 2022년 7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비판하면서 특감의 조속한 임명을 주장했던 바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친한(친 한동훈)계 김종혁 최고위원이 “공개 의총을 통해 특감 추천에 관한 토론과 표결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곽규택·김용태 의원에 이어 친한계 장동혁 최고위원도 표결 반대 견해를 밝혔다.

장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서 “국민은 특감보다는 김 여사의 활동 중단과 인적 쇄신이 더 필요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한 대표의 특감 임명 제안은 당내 의견을 결정하는 절차에 대한 찬반 논쟁까지 불거지는 상황을 만들었다. 대통령실은 ▲북한 인권재단 이사 임명 ▲여야 합의에 따른 특감 임명이라는 기존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도 특감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29일 “사전적이고 예방적인 조치일 수밖에 없는 특감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특검을 막으려는)물타기일 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친인척 관리 실패…특별감찰관 가능?
수사권 없지만 감찰 과정 언론 노출 가능성↑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 운영위 소위원회를 개최해 상설특검 추천 과정서 여당 추천을 배제하는 규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오는 14일 진행되는 본회의에선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윤 대통령이 다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를 대비해 상설특검으로 우회해 김 여사를 수사하게 하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특감 제도는 박근혜정부의 대선공약이었고, 2014년 6월 신설됐다. “독립적인 지위를 토대로 대통령의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인척과 수석비서관급 이상 측근들의 비위를 사전 방지한다”는 취지로 설치됐고, 결격 사유와 직무수행이 현저히 곤란할 정도의 질환이 있을 때 외에는 해임할 수 없도록 규정해서 독립성을 보장하도록 규정돼있다.

특감에는 ▲감찰 ▲자료 제출 요구 ▲사실 조회 요구 ▲출석 및 답변 요구 등 권한이 보장된다. 각종 영장 청구와 신병 확보 등 수사권은 처음부터 없었다. 박근혜정부의 설치 이후 임명돼 유일하게 활동했던 사람은 2015년 3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재직했던 이석수 전 감찰관이었지만, 수사권이 없다는 한계는 활동 내내 여실히 드러났다.

이 감찰관은 임명 후 6개월이 지난 2015년 9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서 “활동이 미진하다”는 질타를 들었다. 당시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은 “감찰 대상의 행위를 언론을 통해 접했다던데, 그동안 전혀 활동하지 않았느냐”고 질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의원도 “수사는 검찰, 감사는 감사원, 포괄적 감찰은 민정(수석실)이 한다면, 특감은 앉아서 돈 받으라고 만들었느냐”고 비판했다.

당시 이 감찰관이 국회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감찰 대상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친족 161명과 전·현직 수석비서관 이상급 29명 등 190명이었다. 홍 의원이 지적했던 당시 ‘감찰 대상’은 박 전 대통령의 이종사촌 형부였던 윤모 씨였다. 윤씨는 당시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특감의 첫 감찰 대상은 박 전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씨였다. 박씨는 2014년 “160억원대 한국농어촌공사 납품 계약을 성공시켜주겠다”면서 사회복지법인 대표로부터 1억원을 받은 정황이 포착돼 감찰을 받았고, 기소됐다. 대법원은 2018년 11월 박씨의 유죄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했다.

하지만 큰 파문을 일으켰던 것은 두 번째 감찰이었다. 그 감찰 대상은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우 수석은 새누리당의 2016년 4월 총선 패배 이후 야당과 언론의 정조준 대상이 됐다. 각종 비리 의혹만 문제가 됐던 것이 아니다.

우 수석은 국정원·경찰·국세청 직원들을 파견받아 직제에 공개되지 않는 비밀 감찰팀인 삼청동팀을 꾸려 고위공직자들을 감찰하고 있었다. 우 수석을 산하 민정비서관으로 두고 있었던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우 수석의 비밀 감찰팀을 ‘우병우팀’이라고 비망록에 기록해뒀다.

감찰 막히자
언론과 접촉

삼청동팀은 박 전 대통령이 총애하는 고위공직자들의 각종 비위를 사전에 탐지해 비밀 유지를 위한 대책을 세웠던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크게 불거진 요소 중 하나였던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각종 비위 정황은 이미 삼청동팀을 통해 확인됐지만, 우 수석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각종 비리 외에도 직무 범위를 벗어난 일탈행위까지 확인됐으니, 특감으로서는 그냥 넘어갈 수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감찰관은 좀처럼 우 수석을 감찰할 수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이 우 수석을 매우 총애했기 때문이었다.


박 전 대통령의 총애와 본인의 오만한 성격이 맞물린 것인지, 우 수석이 이 감찰관에게 “왜 일을 키우느냐”고 반발한 것도 부족해, 전화를 걸어 “형, 어디 아파?”라는 말을 한 사실은 아주 유명하다.

좀처럼 감찰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서 “이 감찰관이 <조선일보> 기자와 우 수석 감찰 관련 대화를 했다”는 MBC 보도가 나왔다. 당시 보도의 핵심은 “이 감찰관과 기자가 우 수석 아들의 의경 보직 특혜 의혹과 가족회사 정강의 탈세 및 배임 의혹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고, 이 감찰관은 ‘우 수석이 계속 버티면 검찰에 넘기겠다’고 말했다”는 것이었다.

이 감찰관은 MBC 보도를 부인했지만, 청와대는 “특감의 정보 유출은 현행법을 위반한 중대 사안이고, 국기를 흔드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감찰은커녕 자신이 고발돼 압수수색을 당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이 감찰관이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모금과 관련해 안종범 당시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내사를 진행한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청와대는 이 감찰관의 사직서를 제출 다음 날 수리했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돌아보지 않을 수 없는 전례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감찰이 막힌 특감이 언론과 접촉해 감찰 내용을 알리고, 수습할 수 없는 게이트가 돼 돌아왔다’는 전례가 됐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를 추진하면서 특감을 임명하지 않았다. 신현수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은 2020년 연말 취임 이후 국정기조 전환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게 건의했지만,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신 수석의 건의 중 하나는 특감 임명이었다. 이후 신 수석은 검찰 인사 논의서 배제되는 등 문 전 대통령과 거리가 멀어지다가 취임 후 두 달여가 지났던 2021년 2월 사직했다.

한 대표의 페이스북 게시글로 확인한 것처럼, 특감 임명은 윤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특감을 임명하지 않았고, 지난 5월까지 민정수석도 임명하지 않았다. 김주현 현 민정수석을 임명한 5월7일은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이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후 5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2년2개월여 동안 공석이었던 민정수석이 김 여사에 대한 수사가 언급된 직후 임명되자, 야권에서는 “김 여사 특검을 거부하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한 대표가 특감 임명을 공식 언급하기 시작한 지난 10월21일은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한 후 4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따른 여파가 당에 미칠 가능성이 거론되고, 야권의 특검법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는 시점이었다. 고심 끝에 나온 차선책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역대 정부 
모두 실패

역대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는 헌정사 구석구석에 남아있다. 모든 정권은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가 정권 자체를 뒤흔들 핵폭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어떤 정권도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를 제대로 예방한 적이 없다. 

이승만정부에서는 양자 이강석이 엄청난 권력을 행사했다. 이강석은 ‘이기붕 국회의장의 친자 겸 이 전 대통령의 양자’라는 자신의 신분을 행패 부리는 일에 사용했다. 그 여파로 1957년 8월 이강석을 닮은 청년이 이강석을 사칭하는 ‘가짜 이강석 사건’이 발생했다.

이강석 행세를 한 청년이 경북 경주와 영천서 각각 시장과 경찰서장의 극진한 대접을 받다가 적발된 사건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도 자녀들이 물의를 일으켰다. 박 전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재판 중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항소이유보충서에 근혜·지만 남매의 비행을 자세히 서술했다.

김 부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태민씨를 놓고 “두 사람이 운영하는 구국여성봉사단이 얼마나 많은 부정을 저질러왔고, 국민, 특히 여성단체들의 원성이 되어왔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박승규 민정수석조차 말도 못 꺼내고 중정부장인 나에게 호소할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전두환씨는 핵심 측근이었던 이학봉 전 의원을 민정수석으로 임명했다. 핵심 측근이 민정수석을 맡았지만, 전씨의 친인척은 전혀 관리되지 못했다. 이순자 여사는 남편의 대통령 취임 이후 막강한 권위와 영향력을 행사했다. 동생 전경환씨는 새마을운동협회를 맡으면서 수시로 횡령 및 탈세 범죄를 저질렀다.

초대형 어음 사기 행각을 벌인 장영자씨도 전 대통령 처삼촌의 처제였다. 이 수석은 장씨의 어음 사기 행각을 미리 파악해 안기부에 조사를 요청했지만, 유학성 안기부장은 “알아보니 별거 아니었다”면서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에는 처사촌 박철언 전 의원이 실세로 군림했다. 박 전 의원은 5공 때부터 청와대와 안기부서 각각 비서관과 특보로 근무했고, 사조직 월계수회를 이끌어 노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노 전 대통령의 재임 중에는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등 ‘6공 황태자’로 통했다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슬롯머신 사건에 연루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불거졌던 의혹은 ▲영부인 김옥숙 여사 ▲친구 겸 처남 김복동 전 의원 ▲동서 금진호 전 의원 ▲박 전 의원이 가족회의를 통해 국정을 주도했다는 설이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는 별명부터 ‘소통령’이었다. 김씨는 여론조사와 선거전략을 맡는 등 아버지의 책사로 활동했기 때문에 더더욱 통제가 어려웠다. 그의 정치 개입에 대해서는 “정부·여당·군·검찰·국영 기업 등 요직에는 그의 입김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였다.

찬성하면 제2의 이준석?
반대하면 윤 공동운명체?

김씨는 당시 대통령에게 올라가는 수준의 정보를 보고 받고 국정운영에 개입했다. 김씨의 이런 행각을 우려했던 김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 김덕룡 전 의원도 “현철이를 유학 보내라”고 요구했다가 김 전 대통령에게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3명은 모두 권력형 비리에 연루돼 아버지의 임기 중 구속됐다. 3명 중 특히 셋째 아들 김홍걸씨가 큰 물의를 일으켰다.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로비 명목으로 약 36억원 상당의 금품과 주식을 받은 사실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세간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아들 3명의 권력형 비리 행각을 일컬어 ‘홍삼 게이트’라고 조롱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각각 친형이 이권에 개입해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해 구속됐다. 

노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씨는 동생의 취임 직후부터 국세청장 인사에 개입하려고 해 물의를 일으켰고, 남상국 당시 대우건설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과 뇌물을 받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은 솔로몬저축은행 게이트에 연루돼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동생의 임기 중 구속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 때는 사위가 타이이스타젯에 특혜 채용됐고, 타이이스타젯으로부터 약 2억원의 특혜성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은 지난 9월 문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했다.

한 대표는 지난달 30일 국회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특감에 대해 그는 “특감은 권력을 감시하고, 권력과 관련한 문제를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둔 기관이고, 지금은 그런 역할과 기능이 필요하다”며 “국민의힘이 그조차 머뭇거린다면, 국민은 ‘민심을 알긴 아는 거야?’라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등 떠밀리지 않고 변화와 쇄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첫걸음은 특별감찰관을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사권도 없고 사전 예방에 의미를 둔 특감으로 김 여사 관련 의혹을 해소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에 대해선 “당과 정부가 국민의 우려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변화와 쇄신의 주체가 되기 위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며 “우리가 자발적으로 특감을 추진하는 게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특검 수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특별감찰관은 관철돼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가오는 
선택의 시간

특검 찬성은 한 대표가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극약 처방이고,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공식 이별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특검에 찬성하면 당내 거부 여론이 늘어나 ‘제2의 이준석’이 돼 당에서 설 자리를 잃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반대 견해를 확고히 하면 윤 대통령 부부와 정치적 운명을 함께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특검과 특감 모두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민주당도 11월에는 특검법 발의와 상설특검을 동시에 추진할 예정이다. 한 대표에게 선택의 시간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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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