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벗겨진 두 얼굴 최민환

아이들 두고 “아가씨 있어요?”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한국판 커트 코베인과 코트니 러브. 걸그룹 라붐 출신 율희와 밴드 그룹 FT아일랜드 최민환을 두고 팬들이 붙인 별명이다. 하지만 이들의 말로는 좋지 못했다. 결혼 5년 만에 이혼했다. 이혼한 지 약 1년이 지나고 이혼 사유가 최민환의 성매매와 강제추행 등 사생활 문제라는 것이 밝혀지며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아이돌 그룹 라붐 출신 율희와 밴드그룹 FTISLAND(이하 FT아일랜드) 최민환이 이혼한 지 10개월이 지났다. 율희는 이제야 최민환 사생활에 관해 폭로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찰은 해당 폭로와 관련해 내사에 착수했지만 최민환은 아직까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꿈 같은
공개 연애

최민환은 지난 2007년 밴드 그룹 FT아일랜드의 드러머로 데뷔했다. 뛰어난 드럼 실력과 훈훈한 외모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는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뮤지컬 <광화문연가> <궁> <요셉 어메이징> 등에 출연하며 연기 경험을 쌓기도 했다.

활발하게 활동하던 최민환은 지난 2017년 3월, 당시 아이돌 그룹 라붐 멤버인 율희와 연애를 시작했다. 이들의 연애가 공개된 계기는 지난 2017년 9월 율희가 자신의 SNS에 최민환의 집에서 최민환과 함께 누워있는 사진을 올리면서다.

율희는 게시물이 공개계정에 올라간 것을 확인하고 곧바로 삭제했지만 이미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졌다.


결국 최민환의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 측이 먼저 <스포츠조선>에 “본인 확인 결과 두 사람은 가요계 선후배로 만나 서로 호감을 갖고 좋은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율희 소속사였던 글로벌에이치미디어 측도 같은 날 “확인한 결과 두 사람은 교제 중임을 인정하고 알린다. 갑작스런 소식에 걱정 끼쳐 팬 분들게 죄송하다”고 교제 사실을 인정했다.

이들의 연애는 젊은 록밴드 멤버와 섹시한 이미지를 갖춘 걸그룹 멤버의 결혼이라는 점 때문에 한국의 커트 코베인과 코트니 러브라고 불리며 팬들 사이서 호응이 뜨거웠다.

교제가 공개된 후 2개월 만에 율희는 라붐을 탈퇴했고 1년여의 연애 끝에 혼인신고를 하고 부부가 됐다고 최민환이 SNS를 통해 발표했다. 다만 당시 율희가 임신 중이어서 결혼식을 잠시 미뤘다가 산후조리가 끝난 뒤 지난 2018년 10월 서울 강남 모처서 결혼식을 올렸다.

지난 2018년 12월부터 두 사람은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이하 살림남)> 출연을 통해 가정 예능에 진출해 본격적인 방송 활동을 시작했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2년 뒤인 지난 2020년 2월에는 쌍둥이를 출산했고, 최민환이 군대에 가 있는 동안 율희는 홀로 예능프로그램을 돌며 활발한 방송 활동을 했다.

지난 2021년 9월, 최민환의 전역 이후 <살림남>에 재합류한 이들 부부는 이후 1년3개월간 다시 고정 출연으로 3명의 자녀들과 보내는 행복한 일상을 공개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들 부부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무엇보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가지고도 이들을 책임지고 열심히 육아에 전념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살림남>의 인기로 최민환은 데뷔 10년 만에 왕성한 개인 활동을 하게 됐으며, 율희는 라붐 탈퇴 이후 방송인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해 연예계 생활 중 가장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얻었다.

전처 율희와 진흙탕 이혼 전쟁
방송서 이혼 귀책 사유 폭로


부부로서 새로운 황금기를 맞이한 두 사람의 행복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이들의 방송 활동은 지난 2022년까지 왕성히 이어졌지만 그 해 말부터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같은 해 12월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이하 <금쪽상담소>) 출연을 마지막으로 1년간 이들 부부 활동은 멈추게 됐다.

두 사람은 <금쪽상담소>에 출연해 부부 간 갈등과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훗날 율희는 심경 고백 영상서 당시 부부 사이가 악화된 상태라 다시 갈등을 봉합하고 잘 살아보기 위해 섭외에 응했다고 밝혔다. 또 멘털이 많이 무너진 상태여서 녹화 때도 편하게 하지 못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방송 내용을 보면 이전까지 율희의 모습과 많이 다르게 상당히 우울하고 주눅 들어 있는 모습을 보였다. 라붐 탈퇴와 관련된 일을 이야기할 때는 오열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이 방송이 나간 뒤 두 사람은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됐다. 방송서 이들 부부의 고민을 자극적으로 포커싱해 방송하는 바람에 악플만 거세졌다. 악플의 99%는 아내인 율희가 받았다. 

결국 이 방송은 부부가 함께 출연한 마지막 방송이 되고 말았다. 이후 부부는 <살림남>서도 하차하면서 함께 출연하던 방송을 모두 정리했다. 이후 지난해 최민환만 FT아일랜드 활동 차 방송 출연을 하고 율희는 한동안 모습을 감췄다. 활발하던 SNS 업로드조차 뜸해질 정도였다.

이들 부부는 결국 갈등의 골을 좁히지 못하고 지난해 중순부터 별거에 들어갔으며 결국 지난해 12월4일 합의 이혼에 이르렀다. 율희는 아이들의 안정적인 생활 등 경제적 이유로 최민환에게 양육권을 넘겼으며, 대신 세 자녀들과의 면접교섭권을 인정받아 제한 없이 자녀들을 만날 수 있도록 서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룸살롱 은어
담긴 녹취록

합의 이혼 4개월 뒤 최민환은 3명의 자녀들을 데리고 KBS 2TV 육아 예능인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고정 멤버로 합류했다. 지난 4월7일 방송분부터 촬영을 시작했으며 <슈퍼맨이 돌아왔다> 최초 싱글 대디 출연진으로 아이들 3명을 혼자 돌보는 모습이 방송에 담겼다.

아들이 일상의 작은 부분까지 엄마를 그리워하고, 엄마와 영상 통화를 하며 그리움을 달래는 모습이 방송을 타면서 아이들에 대한 동정 여론이 일기도 했다.

율희도 비슷한 시기 SNS 활동을 재개하며 인플루언서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이후 율희는 지난달 22일 TV조선 <이제 혼자다>에 합류하며 2년 만에 방송 활동을 재개했다. 그간 율희가 왜 양육권을 가져오지 않았는지에 대해 많은 루머와 악플이 오갔는데, 이런 대중의 시선을 극복하기 위해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율희의 <이제 혼자다> 출연분이 방영된 다음 날 유튜브 ‘연예 뒤통령 이진호’ 채널서 이진호가 ‘이혼 사건의 전말이 담긴 영상’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영상서 이진호는 최민환과 율희의 이혼에 율희의 귀책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율희가 아이들을 집에서 먼 유치원에 등록했는데 율희가 저녁형 인간이어서 아이들의 등·하원은 최민환과 그의 가족이 도맡았다고 주장했다. 또 율희가 인플루언서 활동을 시작하고 외부 활동이 많아지면서 가정적이었던 최민환과 갈등이 커졌다고 발언함으로써 최민환에게는 가정적인 이미지를, 반면 율희에게는 가정에 소홀하다는 이미지를 씌우기도 했다.


이혼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FT아일랜드 콘서트를 앞두고 율희가 4~5일간 가출을 한 것으로, 이것이 부부 사이를 봉합하기 어렵게하는 계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해당 영상으로 인해 대중들이 율희에게 가하는 비판이 더욱 심화됐다.

이에 율희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율희의 집’에 이혼에 대해 밝혀지지 않았던 사실을 폭로했다.

해당 영상서 율희는 우선 <이제 혼자다>에 출연한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율희는 “많은 분들이 왜 내게 그런 뾰족한 말을 하실까 궁금했다. 그걸 제3자로 한번 봐보자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나도 인간인지라 한번씩은 ‘진짜 내 얘기 다 해봐?’ 싶을 때도 있었다”면서 “당시 둘이 대화만으로 합의 이혼을 결정했기에 누가 잘못했다, 이런 거를 굳이 꺼내는 게 맞나 싶었다. 한번씩은 억울한 감정이 들기도 했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비난을 받아야 할까 했다”고 덧붙였다.

시끌벅적
이혼 과정

이어 자녀들을 영어유치원에 보낸 것을 밝힌 뒤 좋지 않은 말들이 나온 것에 대해 율희는 “아이들 영어 유치원도 합의가 된 상태로 너무 기분 좋게 다니고 있었고, 거리도 그렇게 멀지 않았는데 그게 너무 부풀려져 나갔다. 한 시간 반 거리를 누가 보내느냐”며 “나도 선을 지키는 육아를 하고 싶어 한다. 근데 그게 와전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도 영어 유치원을 꼭 보내야 한다는 건 아니었다. 우연히 가게 된 곳이 만족스러워서 둘 다 보내자고 한 것”이라며 “비용도 생활비도 같이 부담했다. 둘 다 벌이가 있으니까 비용에 대해서는 (최민환이)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는데 방송을 보고 서로 당황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혼 타임라인이 방송서 잘못 그려진 거 같아서 조금 설명하고 싶었던 게 이혼하기 1년 전쯤에 매우 큰 사건이 있었다. 그때를 기점으로 저의 결혼 생활은 180도 달라졌다”며 “육아, 분가가 힘들고 남편이랑 한번씩 싸우고 이런 문제는 사실 괜찮았다. 그런데 그 사건 이후로 그냥 그 집이 너무 싫은 거다. 그 집에 있기가 너무 괴롭고, 나에 대해 뒷담화하는 걸 몇 번 듣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게다가 “가족들 앞에서 술에 취해서 내 몸을 만진다든지, 돈을 여기(가슴 사이)에 꽂는 등의 행동을 했다. 언젠가 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어머님은 설거지를 하고 여동생 부부는 우리를 등지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기분이 좋았는지 돈을 가슴에 꽂았다. 가족들 앞에서 중요 부위를 쓱 만지기도 했다”며 “내가 그 나이에 업소를 가봤겠나. 알고 보니 그게 습관이었고 퍼즐이 맞춰졌다”고 폭로했다.

율희는 최민환이 누군가와 통화하는 녹취록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형’이라고 부르는 업소 포주로 추정되는 남성과의 통화에서 ‘아가씨’ ‘초이스’라는 성매매 용어가 끊임없이 나오며 대놓고 모텔이나 호텔을 잡아달라고 하는 등 성매매 정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심지어 최민환의 끊임없는 ‘아가씨’ 요구에 형이라는 사람마저 곤란해하며 “제수씨(율희)와 아이들이랑 시간 좀 보내라”고 하자 최민환이 “아이씨, 이상한 소리 하지 마요”라며 거부하는 내용도 나온다.

또 결혼생활 동안 최민환이 자신의 장인·장모이자 아이들의 외조부인 율희의 부모님 및 처가를 경제적인 이유 등을 들어 몇 차례 뒷담화한 사실도 밝혔다.

업소 출입·성매매 의혹 제기
이혼 1년 전부터 사생활 논란

율희는 최민환의 이 같은 사생활 논란에도 아이들의 양육권이 그에게 있는 이유도 설명했다. 율희는 처음 양육권을 본인이 가져가겠다고 요구했다. 그러자 최민환은 율희가 양육권을 가져가면 위자료 5000만원과 월 200만원의 양육비를 주겠다고 통보했다. 

율희는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려 했으나, 최민환이 제시한 금액으로는 아이들 3명과 함께 살 전셋집과 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어 결국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남편에게 양육권을 넘겨줬다고 한다. 소송까지도 고려해 봤으나, 당시 너무 지쳐있어 남편과 몇 년간 법정다툼을 할 경제적, 정신적 여유가 없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율희는 이혼소송에 대해 잘 모르고 전문적인 자문을 구할 인맥도 부족해서, 더 이상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기 싫다는 마음에 양육권을 남편에게 넘기고 자신은 소지품만 챙겨서 같이 살던 집을 나오게 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혼 합의 당시 아이들을 데리고 방송에 출연하지 않기로 했는데, 최민환이 이를 어기고 방송에 출연한 점도 꼬집었다.

율희는 “합의를 지켜서 이혼 후엔 위 영상을 올리기 전까지 어떠한 영상도 일절 올리지 않았고 본인에게 공동 구매 광고나 협찬이 들어올 때도 아이들로 돈벌이를 하지 않기 위해 육아 물품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다른 물품들로만 공동 구매를 진행했다”며 “<이제 혼자다> 출연 때도 아이들 없이 혼자 나왔지만 최민환은 이혼 4개월 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아이들과 함께 출연하면서 이 합의를 어겼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녹취록이 공개된 뒤 최민환은 공식 석상서 모습을 감췄고, 팬들과 소통하던 공식 채널에도 어떠한 입장 표명이 없는 상황이다. 소속사에서는 TV 프로그램 활동만 잠정 중단하고 예정된 콘서트는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팬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아 결국 FT아일랜드의 모든 활동서 최민환을 잠정적으로 제외했다.

폭로 이후인 지난달 26일 경찰은 “최민환을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을 접수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이후 지난달 29일에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최민환의 성폭력처벌법(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 의뢰를 했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했다.

현재 최민환의 성매매와 강제추행은 경찰서 내사(입건 전 조사) 중이다. 내사는 정식 수사 이전에 내부 조사를 하는 단계를 말한다. 통상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민원은 입건 전 조사 내용을 토대로 정식 수사 전환 여부가 결정된다.

강제추행도?
경찰 내사

최민환의 처벌 여부는 경찰의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 문유진 변호사는 지난 28일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성매매라는 것이 미수는 처벌되진 않고 기소에 이르렀을 때만 처벌이 된다”며 “추후 수사 과정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강간이나 강제추행은 부부 간에도 성립할 수 있다”며 “보통 부부 사이가 유지되는 관계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고 이혼 진행 시 일이 불거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형법상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며, 최씨는 불법 성매매 여부뿐만 아니라 강제추행도 문제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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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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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