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권익현 부안군수의 100년 혜안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10.18 11:01:15
  • 호수 15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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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지자체 성과점검서 우수기관 선정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변산반도로 유명한 부안군이 ‘에너지 자립도시’라는 수식어로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관내에 새만금 방조제를 통해 군산시 고군산군도와 연결되는 가운데, 새만금 산단이 그린산단으로 지정되면서다. 특히, 수소산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산들바다의 고장’을 지키기 위한 친환경 산업 현장의 본보기가 됐다. 부지런하게 뛴 권익현 부안군수가 연임한 이유다. 

전북특별자치도서 가장 긴 해안선을 품은 부안군은 곰소항, 격포항 등 어항이 있고, 변산 해수욕장 등 여러 해수욕장이 여름마다 문을 연다. 전북서 군산시 다음으로 수산업 종사자가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2019년 이후로 수소산업을 신성장산업으로 삼은 이곳은 수소연료전지사업의 미래로 평가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단지를 지을 때부터 수소연료전지 연구관을 세웠으며, 전국 유일의 수소연료전지 실증기관들 또한 이곳에 있다.

이유 있는
재선 군수

전국 최초의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도 부안에 들어올 예정이다. 완공될 경우 서남해 해상풍력단지서 생산되는 전기를 수소로 저장할 수 있고, 매일 1t을 생산할 수 있게 돼 수소 자립도 가능하다. 이로써 수소연료전지관련 연구, 실증,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 

지난 2018년 제45대 부안군수를 지낸 이후 2차례 연임한 권익현 부안군수의 책임감은 막중해졌다. 올해 상반기 지자체 적극 행정 성과 점검서 전북특별자치도 광역·기초 지자체 중 부안군이 유일하게 우수기관(행정안전부 장관상)으로 선정되면서다.

권 군수는 “부안군이 행정안전부서 실시한 2024년 상반기 지자체 적극행정 성과 점검서 4회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것은 정말 뜻깊은 일”이라며 “이번 우수기관 선정은 단순히 부안군의 성과를 인정받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군민의 필요를 충족시키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적극행정을 넘어 체감행정의 정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자립도시’ 본보기
수소산업 혁신으로 새 도약

2차례 연임 비결에 관해 그는 “우선 미래 100년 부안 발전을 위해 한번 더 권익현을 선택해 주시고 부안의 대도약 시대를 열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민선 7기 부안군수 취임 후 가장 중요하게 추진한 것이 바로 자발행정, 자율행정, 친절행정, 적극행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안군 공직사회가 자율적이고 적극적으로 행정을 펼칠 때 군민들의 삶의 질도 나아진다는 확고한 철학으로 부안군정의 혁신을 이끌었다”면서 “그런 노력들이 모여 재선군수라는 영광을 얻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재선 군수라는 타이틀을 얻은 만큼, 지역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권 군수는 부안군의 자랑거리를 설명했다. 부안군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과 함께 국가중요농업유산과 국가중요어업유산, 국가명승 3곳을 보유하고 있어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권 군수는 “어렵지만 3곳을 꼽으라면, 채석강, 적벽강, 부안청자박물관, 변산해수욕장을 소개해 드리고 싶다. 아시다시피 국가명승이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인 채석강, 적벽강은 예전부터 관광 명소였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로 부안의 자랑 고려청자를 빼놓을 수가 없다. 부안 고려청자는 왕실에도 납품할 정도로 우수성이 입증됐는데, 부안청자박물관에 오시면 다양한 부안 고려청자를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엔 서해안고속도에 부안고려청자휴게소를 개장했다. 이곳에서도 부안 고려청자를 감상할 수 있다. 전북을 대표하는 변산해수욕장은 종합관광지 개발사업을 통해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계절마다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되고 있어 부안의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올 여름철 비치파티와 붉은노을축제, 해넘이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에너지
자립도시

권 군수는 ‘에너지 자립도시’라는 수식어의 탄생 배경에 관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부안군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정책 기조에 발맞춰 재생에너지 보급과 수소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며 “최근 5년간 2000여 가구에 태양광, 지열 등 재생에너지 설비를 보급했고 부안·고창 해역에 2.46GW 규모로 조성되는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 사업의 양육점이 지난 3월14일 민관협의회 의결을 거쳐 부안군으로 결정돼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안군은 총사업비 119억원(국비 54억,원 도비 10억원, 군비 20억원)과 현대건설 등 4개사(한수원, 테크로스 환경서비스, 테크로스 워터앤에너지), 35억원의 민간자본 투자를 통해 수소를 하루 1톤 이상 생산하는 국내 첫 상업용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건설 사업을 2025년 상반기까지 추진 중이다.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서 생산되는 수소는 앞으로 부안군서 운영하는 수소충전소와 인근 수소연료전지 전문기업, 연구소, 마을 등에 공급될 예정으로 이를 통해 부안군은 청정 수소에너지를 직접 생산·공급·소비하는 에너지 자립지역으로 거듭나 부안 서남권 해상풍력과 함께 명실상부 청정에너지 자립도시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토교통부의 2024년 2기 수소도시 조성에 최종 선정됨에 따라 오는 2027년까지 총사업비 400억원(국비 200억원, 지방비 200억원)을 투입해 부안형 수소도시를 추진 중이다.

부안 수소생산기지서 생산되는 수소를 인근 마을에 공급하는 수소 배관망 인프라 구축을 통해 사실상 도시가스 사용이 어려운 농어촌지역에 안정적이고 깨끗한 청정에너지원을 공급한다. 지역개발 촉진과 주민들의 숙원인 도시가스 수요를 대체하고, 나아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탄소중립 도시의 모범이 되는 수소도시를 조성할 계획인 셈이다.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도시 개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에너지 자립도시’라는 수식어가 탄생한 배경이 됐다.

다만, 지역사회의 핵심 문제인 고령화 가속화는 권 군수에게도 고민거리다. 부안군의 연령층도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인 가운데, 해결 방안을 모색 중이다.

부안군의 10~30대 젊은 층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 2014년 12월 기준 전체 인구 5만7534명 중 10대는 9.5%(5491명), 20~30대는 각각 9.3%(5376명·5359명) 수준이었지만 2024년 1월에는 전체 인구 4만9056명 중 10대는 6.7%(3305명), 20대는 7.2%(3520명), 30대는 6.5%(3213명)로 크게 감소했다.

저출산 고령화로 농어촌 지역이 큰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부안군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권 군수는 “젊은 층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는 이농현상으로 인한 저출산 고령화로 농어촌 지역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부안군은 농업 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높이고 지속 가능한 농업 환경 조성을 위해 외국인 근로자 수급 체계 마련과 농작물 재해보험 농가부담금 제로화 추진, 농업인 공익 수당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된 농업, 접근성 높여야”
농촌 고령화 해결책 제시

또 “기후재난에 가까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기술 스마트 농업 육성사업, 비닐하우스 스마트 시설 현대화 사업, 친환경 농업환경 확대 사업, 우리밀 지원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농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농가 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해 농촌 살아보기 귀농·귀촌 프로그램 운영, 부안 100년의 미래 청년 농업인 육성, 귀농·귀촌 유치 및 활성화, 가루쌀 생산단지 조성, 부안쌀 천년의 솜씨 단지 조성, 부안군 농협 RPC 통합 추진, 쌀 경쟁력 제고 사업, 논 타작물 재배 육성사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인구’가 유지되거나 유입되기 위해 지자체가 나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겠냐는 질문에 권 군수는 “청년인구 정착·유입을 위해서는 청년이 필요로 하고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기본적으로 돼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부안군은 2021년 청년친화도시 선포 후 청년의 삶의 질을 높이는 청년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자리, 주거, 교육, 복지·문화, 참여·권리 등 5대 분야로 나눠 올해 58개 사업에 총 111억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청년 수요에 따른 맞춤형 청년정책으로는 무주택 청년을 위한 청년 주거비 지원사업, 구직활동비와 진로설계 프로그램, 창업 희망 청년 대상으로 컨설팅 교육과 시제품 개발비 지원사업, 취업 청년에게는 활동비 지원 및 두배적금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로컬서 살아보기 프로그램으로 청춘실험실, 부싯돌 프로젝트 등 지역을 탐색하고 이해하는 지역살이 체험을 진행해 청년이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창업·창직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유기농업을 기반으로 지역서 대안적인 삶을 살아가는 청춘실험실 프로그램에는 168명의 청년이 참여해 그중 6명의 청년이 지역에 정착했으며 부싯돌 프로젝트는 11명의 청년이 참여해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상품 개발 등 창업활동을 해 현재 7명의 청년이 지역에 남아 활동하고 있다.

권 군수는 “청년이 지역에 유입되고 정착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일자리가 있어야 한다”며 “필요성을 정책에 반영해 2023년부터 청년대상 맞춤형 통합 고용서비스 체계를 구축해 지난해에도 105명의 일자리 연계를 달성했다. 이 같은 정책의 결과, 지난해 청년고용률 46.2%(도내 1위) 및 청년 채용연계 105명을 달성할 수 있었고 2024년 고용노동부 주관 일자리 대상서 우수상을 수상했다”고 전했다.

고령화 문제
농촌 살리기

부안군은 농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부안형 푸드플랜 구축을 위한 신활력 사회적 경제조직 육성, 농촌 신활력 플러스 사업, 지속가능한 푸드플랜 생산기반 조성, 부안 로컬푸드 직매장 운영, 부안 푸드앤 레포츠타운 조성, 농산물 생산유통 활성화 사업, 부안군 로컬푸드 유통망 플랫폼 확장 사업, 농어촌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부안군의 어업 환경은 과거에 비해 열악한 상황으로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후변화와 남획 등으로 풍부했던 어족자원이 급감해 조업 어선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안에 바다 숲과 바다목장을 조성해 수산생물이 산란하고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돔과 꽃게 등 고부가가치 경제성 어종들을 매년 대량 방류해 수산자원을 지속적으로 증강해 나가고 있다.

권 군수는 “조업과 양식을 통해 생산된 수산물을 헐값에 팔지 않고 제값을 받고 팔아 생산 어가의 적정소득을 보장해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한 문제인데, 이를 위해 소비자와 직거래는 물론 온라인 판매를 중점 추진 중”이라며 “수산물 생산량 감소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수산물의 부가가치 향상에도 힘쓰고 있는데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해 유통함으로써 그 수익이 생산 어가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업 금지
지정 해제


이어 “불합리한 어업규제도 어업 발전을 위해서는 꼭 풀어야 할 과제인데 70년 동안 계속돼오던 곰소만 어업금지구역 지정을 작년에 해제시킨 것이 좋은 예”라며 “곰소만 어업금지구역 지정 해제를 통해 수천 명의 지역 어업인들에게 새로운 조업장소를 제공함으로써 매년 수백억 원이 넘는 소득 창출과 함께 수산물 유통업 등 관련 부대사업도 성장하게 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바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부안군이 적극행정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것은 큰 영광이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도 적극행정과 관련 법규 및 제도 개선, 교육 강화, 지원제도 홍보 등을 통해 기반이 튼튼한 적극행정 인프라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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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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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