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양은이파’ 접수한 교회 협박·폭행 사건 전말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10.16 09:34:23
  • 호수 15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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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형님 동생들이···선교회로 둔갑?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전국의 3대 조폭으로 불렸던 ‘양은이파’ 출신들이 운영하는 ‘아이야세계선교회’서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아이야세계선교회는 양은이파 두목서 선교사로 변신한 조양은이 설립했다. 일부 신도들은 사실상 이름만 바꾼 양은이파라는 후문이다. 아이야세계선교회 신도들은 “살해 협박에 시달려 제보하지 못한 피해 사실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조양은은 1980년 전두환정부가 조직폭력배 소탕에 나서면서 범죄단체 결성 등의 혐의로 구속돼 15년을 복역했다. 출소한 그는 “하나님을 영접했다”며 지난 2019년 아이야세계선교회를 설립하고 선교사로 활동했다. 그러나 실상은 ‘선한 목자’로 신분 세탁한 조폭 우두머리에 불과했다. 

“빚 갚어”
아들까지···

아이야세계선교회(이하, 선교회)는 아프리카 선교, 연탄 나눔, 노숙자 무료 급식 제공 등을 통해 불우이웃을 돕는 정의의 사도로 활동했다. 설립자 조양은은 지난 2022년부터 유튜브 <조양은 TV>를 통해 “감옥에 있을 때 하나님을 영접하고 기독교인으로 거듭났다”고 간증하기도 했다. 

철저한 눈속임에 일부 신도는 그를 믿고 따르기 시작했다. 취재진이 만난 사업가 A씨는 선교회가 설립된 지 1년 만인 지난 2020년 여의도서 조양은을 처음 만났다. A씨는 “조양은이 선교사가 됐다는 소문에 궁금해서 찾아간 사람이 꽤 많았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선교회 총무를 비롯한 운영진이 대부분 양은이파 출신이었다”고 밝혔다.

선교회의 실체는 일찍부터 드러났다. 선교회 신도들이 연루된 불법 납치 감금 및 폭행 사건이 발생하면서다. 지난 2022년 선교회의 집사인 여모씨와 강모씨는 A씨에게 빚을 갚으라고 강요하며 폭행을 저질렀다.


지난 2022년 11월29일 다수의 제보자에 따르면, 여씨와 강씨는 A씨를 납치해 2일간 감금하는 과정서 술을 강제로 먹이고 여씨의 오피스텔과 강씨의 장안평 사무실서 폭행했다고 한다. 강씨와 여씨가 “돈을 내놓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하자 A씨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현금 4000만원을 강씨의 아내 심모씨의 계좌로 송금했다.

협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여씨와 강씨는 인천에 있는 A씨의 아들을 납치한 후 인근 해안도로에 있는 카페로 데려가 “네 아버지(A씨)가 진 빚을 대신 갚으라”고 협박했다. A씨의 아들은 겁에 질린 상태서 5억원의 차용증과 채무 보증서 등을 작성한 후 함께 풀려났다.

신고를 접수한 인천광역시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조직1팀은 지난 2022년 12월 초 인지수사에 착수했고, 여씨와 강씨는 감금치상 및 공동상해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지난 5월 인천지방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조직1팀으로부터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넘겨받은 의정부지방검찰청 남양주지청 강민정 검사는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여씨와 강씨는 조양은과 같은 고향 선후배 관계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최근 두 사람은 선교회 일부 신도를 통해 “A씨와 아들을 평생 불구로 살게 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조양은 선후배 일당이 신도 납치·감금
5억원 차용증·채무 보증서 쓰고 풀려나

해당 사건은 조양은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양은은 2022년 9월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 중이던 A씨에게 “지금 잡히면 해결할 수 없다”며 신도 박모씨에게 도피를 도우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A씨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으로부터 입찰 받은 철도 레일의 무게를 속여 1억원의 차익을 챙긴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이 과정서 A씨가 조양은의 지시를 따르지 않자 지난 2022년 11월28일 오후, 여의도 한 카페로 A씨를 불렀다. A씨를 만난 조양은은 “이제부터 나는 너를 관리할 수 없다. 이 사람들을 따라가라”며 여씨와 강씨를 불렀다. A씨는 선교회 신도인 두 사람과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지만 조폭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위협을 느껴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과 차량에 탑승한 A씨는 휴대전화를 뺏긴 채 여씨의 오피스텔과 강씨의 장안평 사무실로 끌려갔고, 감금과 폭행을 당했다.

A씨는 자신이 채무자라는 조양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A씨는 “여씨와 선교회 총무 이모씨에게 오히려 내가 받아야 할 억대의 돈이 있었다”며 “주식투자 명목으로 선교회 신도인 이들이 거액을 요구했고, 나를 비롯한 투자자들이 투자금 일부를 돌려받으면 거꾸로 자신들이 빌려준 돈을 갚으라고 주장하며 채무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모두 조양은이 이끄는 선교회 신도로 변신해 신도들의 재산을 갈취하는 것”이라며 “내가 줄 땐 투자고, 다시 돌려받을 땐 빚이 됐다. 납치됐을 당시 아들과 살기 위해 5억원에 달하는 차용증을 썼지만, 그들에게 줄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양은이파 출신 신도들은 수사 과정서 이를 극구 부인했고,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들은 불구속 입건됐다. 결과적으로 A씨는 여씨와 강씨에게 납치 감금 폭행을 당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고 현금 4000여만원을 갈취당했지만, 조양은은 자신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두머리
빠져나가

과거부터 협박과 폭행은 양은이파의 금품 갈취의 주된 방식이었다. 조양은은 과거 필리핀 교민을 잔혹하게 폭행한 혐의를 받는 공범 이모씨와 경찰에 구속된 바 있다. 

지난 2013년 이씨는 필리핀서 권총으로 한 교민을 협박하고 3시간 동안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씨는 조양은과 함께 피해자를 폭행하고 담뱃불로 지지는 등 가혹 행위를 한 혐의를 받았다. 이씨는 피해자가 소개시켜 준 사람이 빚 200만원을 갚지 않는다며 조양은과 함께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필리핀 등을 떠돌던 이씨가 지난 2021년 해외서 입국했다는 첩보를 입수했고, 이씨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자가격리가 끝나자마자 제주도 모처서 2021년 1월경 체포했다. 경찰이 이씨에게서 조양은의 유죄를 입증할 증거를 찾을 지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이씨는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조양은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준구 판사는 특수상해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씨와 조양은에게 폭행당한 피해자는 신체에 화상을 입고, 치아도 여러 개 파손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가 소재 불명으로 1심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판에서는 피해자가 수사기관서 한 진술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수사기관서 5차례 조사 받았는데, 주요 부분에 관해 대체로 진술이 일관되고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진술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구체적이고, 피해자가 제출한 상처 부위 촬영 사진도 진술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한다”며 피해자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또 “피고인은 조씨와 공모해 피해자를 폭행하고 상해를 가했던 바, 범행의 경위와 내용, 방법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에 대한 폭행의 정도가 매우 중하고, 상해의 정도도 가볍지 않아 그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두목의 간증
“속으면 안 돼”

다만 “피해자와 피고인이 합의했고, 폭행의 대부분은 조씨가 가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의 가담 정도는 상대적으로 중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반면 같은 혐의로 기소됐던 조양은은 대법원서 무죄가 확정됐다.

피해자는 조양은의 1심 재판에 한 차례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의 주신문과 변호인의 일부 반대신문에 대해 답했는데, 이후 출석을 거부해 나머지 반대신문은 이뤄지지 못했다. 1심 재판부는 조양은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으나, 2심은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2016년에도 양은이파 고문과 행동대장 등은 60대 재력가에게 “불구로 만들어버리겠다”며 협박·폭행해 돈을 뜯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재력가를 유인해 감금·협박해 10억원을 갈취한 혐의(강도상해 등)로 양은이파 고문 이모씨와 행동대장 강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안모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2016년 5월 밝혔다.

이씨 등은 “사업가를 만나게 해주겠다”며 소개로 알게 된 강남의 60대 재력가 김씨를 2016년 1월경 광주광역시 송정리역으로 유인해 폭행한 뒤 승용차에 태워 손발을 묶고 안대를 씌웠다. 이후 전남 보성의 한 민박집에 감금하고 “10억원을 주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하며 각목으로 마구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성(性) 불구로 만들겠다”고 겁을 주며 증류수로 추정되는 액체를 주사하거나 옷을 벗기고 사진을 찍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과 협박에 겁을 먹은 김씨는 결국 같은 날 오후 4시쯤 이씨 일당에게 돈을 이체하고 풀려났다. 이씨 등은 김씨를 다시 송정리역 앞에 데려다주고 도주했다.

김씨의 신고로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광주와 상주, 서울 등지서 차례로 이들을 검거했다. 조사 결과 호남 주먹계의 대부로 통하는 이씨의 지시를 받은 강씨는 추종자 서모씨 등을 범행에 끌어들여 운전과 민박집 물색 등을 맡기는 등 함께 범행했다.

회계 등 운영진이 조폭 출신?
“하나님 팔아 선교사 코스프레”

경찰은 범행 현장에 있던 이씨 등 5명뿐 아니라, 이들의 도피 생활을 도운 ‘차포파’ 조직원 등 다른 4명도 함께 붙잡아 입건했다. 

한편,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폭력조직인 양은이파는 범서방파, OB파와 함께 한때 전국 3대 조폭으로 불렸다. 이 중 자신의 이름을 딴 ‘양은이파’ 두목으로 활동한 조양은은 광주광역시 출신으로, 10대 후반부터 조직폭력배로 활동해 왔다.

18세 때 ‘화신 8인조’라는 조직을 결성해 서울로 상경했다. 이후 자신의 이름을 딴 폭력조직 양은이파를 이끌며 범서방파의 김태촌, OB파의 이동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평생에 걸쳐 수 차례 교도소 수감과 출소를 반복했다.

돌연 지난 2004년 2월5일 경기도 군포시 당정동 소재의 한세대학교 총회 신학대학원 석사학위 수여식서 석사학위를 받은 조양은은 선교사로 변신했다. 당시 선교회 신도 50여명 중 절반 이상을 30여명의 양은이파 조직원으로 구성해 사실상 새로운 조직을 만든 것과 다름없었다.

선한 모습을 가장한 채 법의 사각지대서 범죄를 저지르려 한다는 것이다. 

최근엔 양은이파 간부가 배우 유아인 등에게 마약을 유통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양은이파 간부 20대 H씨는 이태원 등지서 동성애자를 상대로 마약을 판매한 악명 높은 인물이다. 최근 경기 북부권서 필로폰 300g을 유통하다가 적발된 폭력 조직원의 증언을 토대로 H씨의 정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조폭이 마약을 공급하거나 투약하지 않는다는 소문은 명백한 거짓이다. 지난 1995년 4월 조양은은 중국의 히로뽕 밀매조직인 ‘위해파’의 부탁을 받고 10kg대의 히로뽕(100억원대)을 국내에 반입 시도하다 실패한 바 있다.

선교회 출신의 한 제보자는 “선교회 내부서도 술자리를 갖는 과정서 물뽕(GHB)을 타서 여신도에게 먹이고 성폭행했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조양은이 궁금하다고 호기심에 한번 발 담그면 재산 전부를 빼앗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약 사건 
연루 의혹도

특히 “조양은은 자신의 어려웠던 과거사를 이야기하며 무슨 일이든 도와주겠다고 접근하고, 직업과 가족관계를 직접 물어본다”며 선교회 운영 방식에 관해 이야기했다. 실제로 조양은과 대면 심사를 통해 정상적인 가정과 직업이 있는 신도들만이 선교회에 등록할 수 있다. 조양은이 이끄는 선교회는 마포구 용강동에 있었으나 현재는 강남구 선정릉역 인근으로 이사한 상태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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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는 한때 ‘짝패’였다. 장 대표는 용꿈을 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에 몰두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그의 욕망 ‘용꿈’을 이해해야 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했다. 조건은 “다음날까지 정치 생명을 걸고 재신임·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정치 생명을 건 재신임·사퇴 요구’가 있으면, 곧바로 전 당원투표를 시행하겠다”는 제안이었다. 요구 기간 불과 이틀 지난 6일까지 장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한 국민의힘 구성원은 아무도 없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반응이 없었으니 종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에 대한 당내 친한(친 한동훈)계·소장파의 비판이 시작된 시점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지난달 29일이었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제명 조치도 지난 9일 확정됐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현직 당협위원장 신분으로 장 대표 등을 공개 비판해 왔다”는 이유로 지난달 26일 김 전 최고위원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결정했다. 김 전 최고위원이 탈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 제명 처리됐다. 오 시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어이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면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는 국민의힘을 이끌 자격이 없으니, 물러나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7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거주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100%)에 따르면, 오 시장은 33.3%의 지지를 얻어 47.5%의 지지를 얻은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보다 14.2%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친한계는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수도권·부산 내 보수 성향 엘리트 집단이다. 국민의힘이 지난 2016년부터 총선에서 연패한 탓에 당내 수도권 엘리트들의 영향력이 줄었다. 양당 체제를 선호하는 한국인의 특성상 ‘집단 탈당 후 창당’을 선택하기도 어렵다. 바른정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 등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 실험은 모두 실패했다. 현 시점에선 국회 의석 3석을 보유한 개혁신당만이 유일한 원내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으로 존재한다. 4개월여 앞둔 선거가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궐선거란 사실도 이들이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2022년 대선·지방선거를 지휘해 연이어 이긴 경험이 있다. 반면 한 전 대표는 선거를 지휘해 이긴 경험이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024년 비상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총선을 지휘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을 확보하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 제명을 사실상 주도한 장 대표에 대해선 “집단 탈당 후 신당 창당’이란 정치 실험이 성공한 사례가 드물고, 한 전 대표의 선거 지휘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을 토대로 강행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방선거는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고 중앙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도 적지만, 그래도 선거는 선거다. 지역 기반을 확보하는 선거가 중요하지 않을 리는 없다. 통상 선거를 앞둔 시점에선 빅텐트 설치 등 이합집산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선거를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당내 계파 중 하나를 와해시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례는 드물다. 이 대표가 개혁신당을 창당한 시점은 총선을 약 3개월 앞둔 지난 2024년 1월이었다. 당시 국민의힘 탈당 후 개혁신당으로 옮긴 현역 의원은 허은아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1명이었다. 그리고 개혁신당이 거둔 의석은 지역구 1석·비례대표 2석 등 총 3석이라서 정치 구도를 바꿀 만큼의 영향력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한 제명 후 오 반발 “장 물러나 책임져야” 하나뿐인 꿈…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장 대표의 한 전 대표 등 제명 및 오 시장과의 갈등은 “국민의힘이 수도권 내 지방선거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문으로 이어질 만큼 집요하다. 선거에선 어제 없던 조직이라도 오늘 만들어서 돌려야 하고, 어제의 원수와도 악수해서 표로 바꿔야 한다. 일정한 영향력을 당내 구성원을 내쫓아 선거에 악영향을 주는 것을 감수하는 선택은 “의아하다”는 의심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 지점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이후 수도권 패배·중도층 표심 공략 실패 여파로 총선에서 연패했다.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면서 수도권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구성원 중 가장 강경한 보수 성향을 드러내는 김민수 최고위원조차 지난 9일 보수 유튜버들이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 자유 유튜브 총연합회 토론회’에 출연해 “윤 어게인을 외쳐선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며 “중도층을 설득해야 하는데, 부정선거론을 10년 동안 외쳐도 영역은 좁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을 그가 현실적으로 외면할 순 없으리라는 근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나라당 정옥임 전 의원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이 우파의 짠물 지지자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윤 어게인·탄핵 반대 구호로 그들의 성원을 받았으니, 노선을 바꾸더라도 그들이 따라올 것이란 기대감을 깔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충남 보령·서천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금배지를 달았다. 지난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형식적으로는 재선 의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직 초선 의원 임기 4년도 마치지 않았다.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전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장 대표를 파격적으로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지난 2024년 전당대회에선 한 전 대표와 장 대표가 나란히 당 대표와 수석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지난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엔 장 대표도 있었다. 한 전 대표와 장 대표는 이때까진 누가 보더라도 ‘짝패’였다. 그로부터 1주가 지난 12월11일에 이르러, 이들은 명백한 결별 신호를 언론·대중에게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한 전 대표와 달리 장 대표는 반대했고, 굳게 입술을 다문 채 당 대표실을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3일 후 장 대표는 가장 먼저 사퇴해 ‘한동훈 체제’ 붕괴에 결정적으로 일조했다. 누구나 아는 승리 공식 장 대표는 지난해 2월엔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반대하는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해 “비상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고, 하나님이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강경 보수 전향을 선언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와 차별화하면서 강경 보수의 지지를 선점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선 강경 보수의 압도적 지지를 업고 당 대표에 당선됐다. 당 사무총장엔 통상 3선 의원이 발탁된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된 후 약 1년6개월이 지난 장 대표가 사무총장으로 발탁된 것은 한 전 대표의 파격 인선으로 해석됐다. 이후 장 대표는 원내 수석대변인·수석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 2024년 12월 이후엔 정치적 원수가 돼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했다. 장 대표의 변화에 대해선 “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은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장 대표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충청에서 몇 안 되는 용꿈 꾸는 분’이란 평가를 받았다”며 “용꿈을 꾸는 사람답게 유연한 정치 행보를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당 대표 당선 이후엔 굉장히 유연하게 노선을 바꿔 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한동훈’이란 이름 석 자 앞에선 유연하지 못하단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따르면, 남성은 3~5세에 이르러 처음 만나는 이성인 어머니로부터 사랑받으려고 한다. 이 때문에 아버지는 어머니의 사랑을 두고 싸워야 하는 경쟁자로 인식된다. 그런데 모든 조건에서 아버지가 우월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를 거세할 것”이란 무의식적인 공포를 느낀다. 아버지의 거세 시도를 막기 위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증오·공포는 선망으로 바뀐다. 이를 일컬어, 프로이트는 ‘초자아 형성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리스 신화 속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불행한 신탁을 받는다. 오이디푸스 신화는 “이미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노력 때문에 정해진 운명을 맞는다”는 전형적 구조로 유명하다. 프로이트는 신화의 구조를 토대로 “아들은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와 경쟁한다”는 무의식 구조를 규정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에 반대했고,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정치적 절정을 누렸다.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절정은 장 대표의 ‘용꿈’과 결정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전 대표가 날아오를수록 장 대표의 용꿈은 거세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용꿈도 날아오르려는 욕망이다. 두 사람 모두 날아오를 순 없다. 한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했던 장 대표는 하루아침에 한 전 대표와 결별했다. 절정·비상 거세 공포 장 대표의 용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선 ‘한동훈’이란 압도적인 권위를 극복해야 한다. 당내 가장 막강한 그룹으로 거론되는 언더 찐윤엔 자체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대권주자가 없다.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국민의힘이란 어머니를 차지해야 한다. 장 대표의 용꿈은 한 전 대표라는 ‘이미 결별한 정치적 아버지’를 제거해야 이룰 수 있다. 한 전 대표 제명은 “한동훈의 측근이란 옛 흔적을 완전히 부순 후 독립적인 용꿈을 추구하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또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언더 찐윤이란 막강한 집단도 굴복시켜야 한다.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지난해 12월 장 대표 앞에서 “국민의힘은 여전히 어이없는 비상계엄은 잘못됐단 인식을 갖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아무리 정부를 비판해도 국민 마음에 다가가지 못하니 백약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국정 마비가 비상계엄의 원인이란 얘기를 더는 하면 안 된다”며 “몇 달 동안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들어도 되니, 지방선거에서 이겨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 보수를 자신의 정치적 배경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평가받는 장 대표를 정면 비판한 것이다. 이후 장 대표는 한동안 “언더 찐윤이 장 대표를 2월에 실각시킨 후,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 최고위원에게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길 것”이란 소문에 시달렸다. 언더 찐윤은 “국민의힘의 텃밭 대구·경북·강원에서 토호들과 밀착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장 대표는 윤 의원의 비판을 받는 등 구 친윤계로부터도 압박당하는 상황에서 당내 소수 계파 친한계 수장인 한 전 대표 제명에 더욱 집중했다. 이는 하향 전치란 심리학적 개념이 성립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전치는 자신의 감정·욕구를 그대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 그 감정을 덜 위협적인 대상에게 표출하는 방어기제를 말한다. 특히 자신보다 만만한 대상에게 표출하는 것을 일컬어 하향 전치라고 한다. 일상 언어로는 ‘화풀이’라고 한다. 장 대표의 정치적 상황은 프랑스 철학자 르네 지라르의 모방 이론에 비유할 수도 있다. 지라르에 따르면, 사람의 욕망은 다른 사람을 모방하는 삼각형 구도로 발생한다. 유명 연예인이 광고·사용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처럼, 욕망의 주체·대상·체계는 상호 의존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지라르가 규정한 욕망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거나 확고한 정체성을 가지는 것도 포함한다. 이를 욕망의 삼각형이라고 한다. 언더 찐윤 압박에 제명 더 집착…화풀이? 한은 장의 희생양…전한길도 장 노리나 이 대표 주장대로, 장 대표가 처음부터 용꿈을 염두에 두고 정계에 진출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이라면, 장 대표는 한 전 대표와 함께 ‘짝패’를 구성하면서 자신의 용꿈도 아울러 키운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상계엄 반대 및 해제 참여로 정치적 절정에 오른 한 전 대표가 먼저 대권이나 보수 진영 주도권을 차지한다면, 장 대표로서는 “한 전 대표가 있는 한, 내 욕망 실현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갑자기 한 전 대표와 결별한 후 강경하게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을 외친 이유는 여전히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또 한 전 대표가 ▲언더 찐윤 ▲강경 보수 ▲장 대표 등과 두루 갈등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라르는 “한 집단의 갈등은 내부에서 가장 만만하고 약한 대상을 희생시켜 해소한 후 단결한다”고 주장했다. 지라르는 이 과정을 ‘희생양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이후 전한길씨·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를 당에 유입시켜 한 전 대표와 친한계의 공백을 채우고 언더 찐윤과 맞설 세력으로 양성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두 유튜버를 통해 한 전 대표 고유의 영향력을 재현하기는 어렵다. 특히 전씨는 지난 8일 자신의 팬카페 ‘자유한길단’에 “장 대표의 해명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글을 작성했다. 전씨는 이 글을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란 세력·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세력·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세력과 함께할 수 없다’는 박성훈 수석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인지 3일 안에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답변 요구에 침묵한다면, 박 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그렇다면 장 대표는 당원·윤 전 대통령을 함께 배신한 것이므로 이후 일어날 일에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한 것처럼, 전씨가 장 대표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단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한 전 대표가 장 대표 주도로 ‘희생양’이 된 것처럼, 장 대표가 전씨 주도로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단 압박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전씨의 요구에 대해 “답변드릴 내용이 없다”면서 침묵했다. 직설적인 욕망의 덫 장 대표의 정치 행위는 직설적이어서 ‘용꿈’이란 욕망이 쉽게 드러난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국민의힘의 바닥 지지 기반이 무너진다. 이 때문에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윤 의원도 장 대표를 비판했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용꿈’은 한여름 밤의 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는 ‘욕망의 덫’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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