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엇갈린 판결’ 이임재·박희영

구청은 봐주고 경찰만 잘못?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158명의 사망자를 낸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주요 책임자 2명에 대한 판결이 엇갈렸다.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모두 참사 당시 안전 관리 대책 마련에 소홀했다는 이유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적용됐지만, 재판부는 이 전 서장의 혐의만 인정했다. 이에 유가족은 무책임으로 일관한 박 구청장의 무죄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 한복판서 15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부실하게 대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1심 재판서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참사가 발생한 지 약 2년 만에 핵심 책임자에 대한 선고가 이뤄진 것이다. 

부실 대응
과실 인정

반면, 이날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박희영 구청장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사고 당시 책임을 다했는지를 놓고 법원이 경찰과 용산구청 관계자들에 대해 엇갈린 판단을 내놓은 셈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서장에게 금고 3년을 선고했다. 참사 2주기를 약 한 달 앞두고 나온 판결로, 당시 현장 경찰 대응을 지시한 책임자의 업무상 과실이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재판부는 이 전 서장이 국회 청문회서 허위 증언한 혐의(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와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무려 158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는데, 2014년 세월호 이후 우리나라 발생 최대의 참사이자 삼풍백화점 이후 서울 도심서 발생한 최대 인명사고”라며 “이태원 참사가 자연재해가 아니라 각자 자리서 주의의무를 다하면 예방할 수 있었던 인재임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전 서장 측은 그간 대규모 압사사고 발생을 예상할 수 없었으며, 핼러윈 축제 관련 사전 대책 마련이나 참사 발생 후 조처와 관련해서도 주어진 여건서 최선을 다했다는 취지로 주장해 왔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언론 보도와 경찰의 정보 보고 등을 종합하면 2022년 핼러윈데이를 맞은 이태원 경사진 골목에 수많은 군중이 밀집돼 보행자가 서로 밀치고 압박해 (보행자의)생명, 신체에 심각한 위험성이 있다고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전 서장에게 상황을 통제·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고 “참사 당일 오후부터 이태원에 유입되는 인파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오후 6시30분께부터 사고 부근 압사의 위험 및 인원 통제를 요청하는 112신고가 있었지만, 112 자서망(교신용 무전망)을 제대로 청취하지 않거나 소홀히 대처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서장은 지난 2022년 10월29일 참사 당일 이태원 일대에 대규모 인파로 인한 사고 방지 대책을 세우지 않고 경비 기동대 배치와 도로 통제 등 조치를 제때 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 등으로 지난해 1월 구속 기소됐다.

또 부실 대응을 은폐하기 위해 자신의 현장 도착 시각을 허위로 기재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한 혐의와 국회 청문회서 참사를 더 늦게 인지한 것처럼 증언하고 서울경찰청에 경비기동대 지원 요청을 지시했다고 허위 증언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방어권을 보호해야 한다”며 이 전 서장의 보석을 취소하지는 않았다. 이 전 서장은 구속 기소 후 약 6개월 뒤인 지난해 7월6일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
용산경찰서장 안전 소홀 인정

이 전 서장의 위증 혐의 등에 대해서는 “오후 11시1분께 이전에 대량 인명 사상 사고 발생 및 피해 규모를 대체로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고 용산서 직원들에게 경비기동대를 요청하라고 지시했다는 것도 허위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이 끝난 뒤 이 전 서장은 기자들과 만나 선고 결과에 대해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항소 계획을 묻는 질문에도 같은 답변을 했다. 유가족을 향해서는 “죄송하고 또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이 전 서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결심공판서 “이 전 서장은 지역 내 인파 집중에 따른 사고를 예측해 대책을 마련하고, 인명피해를 막아야 할 권한과 책임이 있는 지역 경찰의 컨트롤타워”라며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을 전혀 이행하지 않고 사고를 막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도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을 전혀 이행하지 않고 사고를 막기 위한 어떠한 실질적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은 오히려 자신의 과오를 은폐하기에 바빴고 과실로 인한 결과가 너무 중대해 준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 서장은 이태원 참사 당일 압사 위험 신고가 쇄도하는 가운데 한 식당서 느긋하게 식사하는 장면이 공개돼 많은 이들에게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발생 당일 용산 일대서 열린 집회 대응을 지휘한 뒤 오후 9시24분쯤 식사를 하러 용산서 정보과장, 경비과장 및 직원 등과 함께 용산서 인근의 한 설렁탕집을 찾았다. 이들은 20여분간 식사했다. 

그사이 이 전 서장에게 이태원 현장이 ‘긴급 상황’이라는 보고가 있던 것으로 추정되나, 이 전 서장 등은 다급한 기색 없이 태연히 식사를 마친 뒤 자리서 일어났다. 결제하고 식당을 나서는 순간까지도 급박한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식당서 나온 이 전 서장은 관용차량에 탑승한 뒤 이태원 현장으로 향했다. 오후 10시쯤 사고 현장서 도보 10분 거리인 녹사평역에 도착했으나 길이 막히는 상황서도 차량 이동을 고집했다.

이에 50여분이 지난 오후 11시쯤 차량에 내려서 뒷짐을 지고 느긋하게 걷는 모습이 CCTV에 포착돼 논란이 된 바 있다. 또 오후 11시5분경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했음에도 48분 전인 오후 10시17분경 도착했다는 허위 보고를 하기도 했다.

이어진 재판서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박 구청장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이 구청 쪽 책임은 인정하지 않은 결과로 앞서 재판부가 이 전 서장에 대해 실형을 선고한 것과 대조적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당시 재난안전법령에 다중 운집에 의한 압사사고가 재난 유형에 분류되지 않았고 특히 재난안전법령은 주최자가 없는 행사에 대해 별도의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무규정 역시 마련하고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사전대비 대책 마련 과정서 피고인들에게 형사 책임 물어야 할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예견된 위험
소홀한 대처

이태원 참사의 직접 원인은 ‘다수 인파의 유입과 그로 인한 군중의 밀집’에 있다고 봤는데, 자치구는 대규모 인파를 분산·해산시킬 권한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서 “경찰·소방 등을 통해 사고 일대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용산구청의 재난 대응조직도 “특별히 다른 자치구와 비교해 미흡하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박 구청장이 참사 당일 오후 9시께 당직실 직원에게 삼각지역 인근 집회 현장서 시위 전단지를 수거하라고 지시하면서 대응이 늦어졌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는 “검찰의 충분한 주장과 입증이 부족해 전단지 수거와 사고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선고 후 법정을 나오면서 ‘판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유족이나 희생자에게 할 말은 없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묵묵부답으로 자리를 떠났다.


공직선거법상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지방자치단체장은 피선거권을 잃고 퇴직 대상이 된다. 박 구청장은 이날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구청장직 상실은 면하게 됐다.

앞서 검찰은 박 구청장이 대규모 인파 사고를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관리계획을 세우지 않았고, 상시 재난안전상황실도 적절히 운영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1월 기소했다. 이후 박 구청장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오다 지난해 6월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 구청장 직무를 이어왔다. 

검찰은 “피고인은 참사에 가장 큰 책임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라며 “용산구 안전을 총괄 책임지는 재난관리책임자로 (재난을)예측하고 예방할 책임이 있는데도,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이 사고 당일 현장 부근에 도착했음에도 (상황을)확인하는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구청장은 재판 내내 “이태원 곳곳이 다 특색이 있어 특정 어떤 지역으로 많이 몰릴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면서 “참사와 관련해 소방과 경찰의 지휘 감독 권한이 구청장에게 있지는 않다. 사고 발생을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반박했다.

대조적 선고
운명 갈림길

박 구청장은 참사 발생 직전 두 차례 현장 근처를 지나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 비판받은 바 있다. 박 구청장은 참사 당일 오후 8시20분과 9시를 조금 넘은 시각 두 차례 이태원 ‘퀴논길’을 지나갔다.

퀴논길은 참사가 발생한 해밀톤 호텔 옆 골목의 도로 맞은편에 있는 상가 뒷길로, 사고 현장서 184m, 걸어서 4분 거리에 불과한 곳이다.

박 구청장에 대한 무죄판결이 나오자, 방청석에 자리하고 있던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 사이에선 오열이 터져 나왔다. 판결 직후 유가족들은 서부지법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박 구청장 등에 대한 무죄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다.

이날 재판은 오후 2시 이 전 서장, 오후 3시30분 박 구청장 순으로 진행됐다. 이 전 서장 선고 땐 상대적으로 차분한 모습을 보였던 유가족들은 박 구청장의 무죄 사실을 듣고 오열하거나 고성을 지르는 등 격앙된 모습이었다. 이 중 일부는 주먹으로 박 구청장이 탄 차를 치거나 가만히 한 자리에 서서 오열하기도 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이하 유가협)와 시민대책회의는 지난달 30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판결은 기존 사회적 참사에 관한 사법부의 판단과 달리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지 않아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참사 전날과 당일 저녁 내내 이태원 일대는 핼러윈데이 인파로 인해 극심한 혼잡과 다수의 민원이 제기됐으며, 피고인들은 이를 충분히 확인하고 알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면서 “피고인들이 인파 운집 가능성을 몰랐다는 것은 무지와 무관심서 비롯된 것인데, 이는 도저히 무죄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참사 예방·대응·수습에 모두 실패한 박 구청장은 이날 선고 전까지도 그 직을 유지했다”며 “참사 발생에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고, 참사의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참사 책임을 일반 시민에게 돌리는 행태를 보였고 참사 이후 유가족의 회복과 우리 사회의 회복을 방해했다”고 날을 세웠다. 

용산구청장은 무죄 선고
“무책임 일관”유가족 반발

유가족들은 “공판 내내 자신들의 책임을 끝까지 부정하고, 온갖 변명을 일삼고, 일선 공무원과 경찰들에게 그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에 비통한 가슴을 부여잡고 눈물 흘릴 수밖에 없었다”면서 “정부와 사법에 대한 불신 속에서도 끝까지 법원을 믿고 엄중한 처벌을 하길 간곡히 바라던 유가족의 믿음과 한 가닥의 희망마저 저버렸다”고 한탄했다. 

이들은 이번 판결에 대한 검찰의 즉각적인 항소를 촉구하며 “법원은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우리는 법정서, 그리고 법정 밖에서 이들의 죄책을 끝까지 밝혀나갈 것이며, 이날의 이 슬픔과 절망과 분노를 안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유가족들은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 위원회’(이하 특조위)로 철저한 진상규명을 다짐했다. 이정민 유가협 위원장은 법원 앞 기자회견서 “경찰 특수본과 검찰의 수사는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며 “그 부실하기 짝이 없는 수사 결과를 갖고 오늘의 재판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결과를 예견했기 때문에 (이태원 참사)특별법을 통해서 특조위 조사를 강력하게 요구했던 것”이라며 “이제 우린 특조위 결과를 통해 이들의 잘못을 밝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이날 선고에 앞서 피고인들의 엄벌을 촉구하며 서울시청부터 선고가 예정된 서울서부지법까지 행진을 열었다.

이날 이 전 서장과 함께 기소된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은 금고 2년형, 박인혁 전 서울경찰청 112치안총압상황실 팀장은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았다. 허위 보고서 작성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정현우 전 용산서 여성청소년과장, 최용원 전 용산서 생활안전과 경위에게는 각각 무죄가 선고됐다.

박 구청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유승재 전 용산구 부구청장, 최원준 전 용산구 안전재난과장, 문인환 전 용산구 안전건설교통국장에게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현재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은 해밀톤관광 등 법인 2곳을 포함해 총 23명이다. 이날 선고 후 남은 1심 재판은 김광호 전 서울청장 등 서울청 3인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사건 등 4건이다. 

납득 불가능
무너진 억장

박성민 전 서울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은 앞서 용산서 정보관들에게 업무 컴퓨터에 보관 중인 다른 이태원 핼러윈 관련 자료 4개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2월, 1심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은 뒤 서울고법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건축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해밀톤호텔 관계자들의 2심은 서부지법서 진행 중이다. 1심에서는 호텔 대표 이씨와 호텔 법인 해밀톤관광에 각각 벌금 800만원이 선고됐다.

<yuncastl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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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아이유,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