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석 없는 JMS는 지금…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4.08.19 14:34:03
  • 호수 14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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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 집회’ 무슨 말하나 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피해자들이 가장 걱정한 것은 현재 JMS에 남아있는 교인이었다. “정명석이 구속 상태서 풀려 나오면 다시 성폭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 다행히 구속기간이 연장됐지만, JMS 측에서 일어나는 일은 ‘희한할 지경’이다. 정명석과 함께 감옥에 다녀온 사람은 ‘예수님과 함께 목숨을 잃은 제자’와도 같은 위치다.

지난 15일 항소심 구속기간 만료를 앞뒀던 기독교복음선교회(JMS)의 정명석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최석진)는 준강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강요)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위한 심문을 마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사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해외 도주 
전력 발목

정명석은 신도 성폭행 등 혐의로 1심서 징역 23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 중인데, 구속기간 동안 항소심 재판을 마치지 못해 석방 가능성이 제기됐다.

검찰이 정씨의 항소심 구속기간을 모두 연장해 지난 15일 만료 예정이었는데, 항소심이 지난달 예정됐던 결심공판을 마치지 못한 채 속행하게 되면서 정씨가 구속기간 만료 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정씨의 또 다른 성폭력 사건이 진행 중인 1심 재판부에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했고, 해당 사건을 맡은 대전지법 제11형사부는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위한 심문기일을 열었다. 


지난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씨는 이날 대전지법 형사11부 심리로 열린 구속 심문기일에 출석해 “1심서 징역 23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중형을 받았다. 재판장님이 국가를 대신해 범죄인들과 아닌 자들을 구분하고 지켜보는 분인 것처럼 나는 하나님의 법을 다루는 사람이다. 앞으로도 성실히 재판받고 순종할 것이니 사정을 깊이 들어봐 주시고 법대로만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결과에 JMS 피해자들은 “이제야 발을 뻗고 잠을 자겠다. 상식적으로 40년 동안 성폭행한 성폭행범을 사회에 내놓는게 말이 안 된다. 이미 도주한 적도 있고 도주를 하면서도 성폭행을 이어갔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전지법이 구속영장을 추가로 발부한 것에 있어선 이미 도주한 이력 때문으로 추측된다. 정명석의 성범죄는 1990년대에 시작됐는데, 그때부터 다수의 성폭행 혐의로 수사기관의 내사를 받던 중 대만으로 도주한 뒤 홍콩·중국을 전전하며 도피 행각을 벌였다.

항소심 구속기간 만료 전 추가 발부
성폭행 등 혐의 1심서 징역 23년 선고

2001년 8월부터 2007년 4월에는 말레이시아, 홍콩, 중국서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해 징역 10년을 복역하고 2018년 2월 출소한 뒤 곧바로 또다시 성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이 과정서 정명석의 성범죄를 도운 여성 조력자의 처벌도 이어졌다. JMS서 2인자로 불리는 정조은씨와 민원국장 김모씨 등 여성 간부 4명은 1심서 각각 징역 7년~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다른 여성 간부 2명은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JMS의 교세가 축소됐지만, 오히려 이 상황을 이용한 움직임도 있다. JMS 여성 간부 중 성범죄 방조죄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지만 ‘도주할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기각된 여성 간부 A씨가 JMS 지도자들을 상대로 ‘간증 집회’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간증 집회서 여성 간부 A씨는 ‘짧지만 정명석과 함께 쓴잔을 마신 자로 JMS의 소중한 지도자’라고 소개하며, 정명석이 “A씨의 간증을 JMS 교역자라면 꼭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스스로 ‘2018년부터 정명석이 있는 기간 동안 수행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기간을 축복받은 기간이라고 하면서, 처음 JMS를 접하게 된 계기를 ‘하나님, 성령님, 성자께서 역사해 준 사연’이라고 말했다.

A씨는 “부모님과 사람들이 나에게 ‘너가 정명석을 봤냐. 나는 가까이서 보고 같이 밥도 먹던 사이다. 보지도 않았으면서 너가 뭘 안다고 믿냐’고 했는데, 그때마다 나는 선생님(정명석)을 말씀으로 확실히 봤다. 정말 뭘 모르는 사람들”이라며 “부모님이 집 밖을 못 나가게 했고, 그때 나는 말씀을 계속 읽거나 아예 외워버렸다. 그때 말씀의 가치를 더 깨달았다”고 전했다.

법대로
해달라?

A씨는 월명동서 공사하기도 했고 이를 성지 사역이라고 불렀다. 정명석이 출소한 이후에는 혼자 고속버스, 택시를 타고 월명동에 갔다고 간증했다. 그러면서 A씨는 “정명석은 삶 자체가 말씀이다. 말씀을 쉽게 받는다 생각하냐. 정명석은 삶을 통해 말씀을 받으며 정말 몸부림을 치는 것”이라고, 정명석이 직접 말씀을 받는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본인이 구속된 상황에 대해서는 “죄인이 감옥에 가서 겪는 고통은 당연하지만, 억울하게 감옥에 가서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조사 과정서 죄가 있는지 알아보는 게 아니라 아예 죄인이라고 여겼다. 거짓말하는 사람이 각종으로 부풀리고 각색해서 별별 말을 다 한다. 그런데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진실 하나뿐이다. 진실을 말하는데 안 믿어주니 억울했다”고 했다.

감옥서 나올 수 있을 거라 예상한 것은 아니었다.

A씨는 “감옥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다가 가는 거라 괜찮았다”며 “예전에 정명석이 차라리 예수님처럼 십자가 한 번 지는 게 낫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심정이 느껴졌다”고 정명석과 본인의 결백을 주장했다.

심지어 그는 “내가 이 고통을 받는 것을 하나님도 원하지 않고 나를 도우신다. 신약의 (예수님)제자는 험한 죽음까지도 당했는데, 나도 감옥에 오니 정말 당세를 사는 실감이 난다”며, 스스로를 예수님의 제자와 동일한 격으로 비유했다. 이렇게 되면 정명석은 예수님이 되는 것이다.

오히려
당당해

A씨는 “감옥에 있으면 감옥이라는 환경도 힘들지만, 사람으로 오는 어려움과 고통도 있다. 그 안에서 직원이 불러 아픈 사람이 있다고 보살펴 달라고 한 적도 있다”며 “지금 정명석은 시간을 아끼며 각종 일을 하고 있다. 각 교회 순회, 캠퍼스 순회, 전도 이벤트 등이다. 주일 말씀서 하는 말은 정명석 삶의 전부”라며 정명석의 근황도 전했다.


아울러 본인이 감옥서 나올 수 있었던 것을 두고 ‘하나님의 역사하심’이라고 간증했다. A씨는 “(감옥에 있을 때)꿈을 꿨는데 공소장을 받는 꿈이었다. 공소장을 받나 했는데 순간 하나님이 나타나서 공소장서 내 이름을 모두 지워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가 삼위와 주(정명석)와의 사연이 있어서 이 자리에 있다. 모두 주와 하나돼 증거의 일과 전도의 일을 하길 원한다”고 마무리했다.

해당 간증 글을 확인한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은 “자신이 공범이라는 인지도 못하고 죄의식이 없을 정도로 세뇌가 심각하다. (정명석)옆에 있어도 정조은이나 정명석 형제처럼 바로 옆에 있는 거 아니면 사기꾼이라고 눈치 못 챌 수도 있다”며 “정명석이 감옥서 변호인 접견을 수시로 하면서 편하게 지내는 것도 모르는 듯하다”고 개탄했다.

A씨의 간증은 정명석의 주장을 무너뜨리고 있다. 정명석은 “스스로를 재림 예수라고 한 적 없다”고 했지만, A씨는 본인을 예수님의 제자라고 하거나, 정명석을 ‘주’라고 부르기도 했다.

JMS 교인들은 시위를 열기도 했다. JMS 교인 200여명이 참여한 시위서 한 교인은 “녹음 파일 조작 의혹 공정 재판 준수하라” “억울하게 당해 왔다. 증거조작 밝혀내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다른 교인은 “그동안 JMS 교회서의 신앙생활을 존중해주던 가족들조차 편파적 방송에 생각이 바뀌어 가정불화가 생겼다. 우리의 진실을 전하고자 끝까지 시위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사 과정서 나는 죄인 됐다”
미국서 넷플릭스 소송했지만…

충남 금산군의 한 JMS 목사는 “JMS 교회에 대한 편파적, 조작 방송으로 인해 정명석 목사의 재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금산 내에 ‘JMS를 금산서 추방하라’ 등 내용을 담은 플래카드가 걸리면서 금산 거주 교인들이 거주권 침해, 집단 따돌림 등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많은 교인이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선데이 저널>에 따르면 정명석의 추종자로 구성된 ‘기독교복음선교회 교인협의회’는 넷플릭스를 상대로 델라웨어 주연방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넷플릭스는 피소 후 약 5개월 만인 지난달 24일 한국법원의 정명석에 대한 판결문 5건을 첨부해 소송 기각을 요청했다.

델라웨어 주연방법원은 교인협의회 측의 손배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기각) 결정을 내렸고, 넷플릭스의 소송 비용까지 배상하도록 명령했다.

재판부는 ▲정명석, 피해자, 증인이 대부분 한국인인 만큼 재판은 한국서 진행돼야 하며 ▲넷플릭스는 한국에 지사가 있어 한국법원서 재판할 수 있고 ▲교인협의회는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는 게 판단의 요지였다.

넷플릭스는 JMS 관련 다큐멘터리에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원고 측이 구체적인 명예훼손 내용을 특정하지 못했고, 일부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넷플릭스 측은 무엇보다도 정명석은 2009년 여신도 3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지난해 홍콩 여성과 호주 여성 등을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2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성추행 혐의로 한국법원서 이미 2건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2월엔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프로그램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으나 기각됐으며, 2020년 명예훼손 소송도 기각된 바 있다.

다시 시작된
세뇌의 시간

당시 정명석이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다큐멘터리 내용은 사실인 것으로 입증됐고, 해당 다큐멘터리가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사실 역시 이미 한국서 결론이 났다는 점이다. 

넷플릭스 측은 “JMS 교인이 미국법원서 유리한 판결이 날 것이라는 기대로 동일한 사안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이는 재판부 쇼핑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alswn@ilyosisa.co.kr>

 

[정정보도] <정명석 없는 JMS는 지금…> 기사 관련

본 신문은 지난 8월19일자 사회 섹션에 <정명석 없는 JMS는 지금…>이라는 제목으로 기독교복음선교회 A씨가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에 간증집회를 하고 있으며, 기독교복음선교회 교인협의회가 넷플릭스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이 원고 패소 결정됐고 넷플릭스의 소송비용까지 배상하도록 명령했다는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간부 A씨는 2024년 4월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아 석방된 후 간증집회를 한 것이며, 넷플릭스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은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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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무인기’ 안보실 비밀 작전 주도 의혹

‘평양 무인기’ 안보실 비밀 작전 주도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북한 도발에 역대 정부 중 가장 적극적이었다. 대북 확성기를 틀거나 삐라를 날리면서 군사적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북한도 오물 풍선과 무인기를 날리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물론 윤정부도 참지 않았다. 북한처럼 평양에 무인기를 날렸다. 이 비밀 작전은 국가안보실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군 관계자로부터 국가안보실 지시로 북한 평양에 무인기를 날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6개월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언급했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라는 평가다. 안보실 중 국방·안보 파트는 1차장 소관이다. 나머지는 각각 외교와 경제를 담당한다. 지난해 안보실 국방·안보 파트 담당은 김태효 전 1차장이었다. 계속되는 군 거짓말 내란 특검팀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평양에 추락한 우리 군 무인기라며 공개한 사진 외에도 우리 군이 보낸 또 다른 무인기가 있다는 진술을 군 관계자로부터 확보했다. 이 관계자는 특검팀에 “백령도에서 날린 무인기 두 대 중 한 대는 평양에 추락했고, 나머지 한 대는 평양 인근에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그간 김명수 합참의장과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사실관계 공개 자체를 거부해 왔다. 앞서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은 북한 외무성이 지난해 10월 “한국이 10월3일, 9일, 10일 심야 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 상공에 침범시켜 삐라(대북 전단지)를 살포했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국방부 국방과학연구소는 국회에 제출한 ‘북 전단 무인기 비교분석’ 보고서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와 우리 군 드론작전사령부(드론사)에 납품한 무인기의 전체적인 형상이 매우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등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고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켰다며 외환 의혹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2022년 있었던 북한군의 서울 상공 무인기 침투와 2024년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한 대북 작전이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이뤄진 지난해 10월은 남북 관계가 긴장 국면으로 치달았을 때다. 북한은 2022년 12월 무인기 5대를 수도권 일대 영공에 침투시켰다. 그중 1대는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구 일대 비행금지구역 안에 진입해 국가원수 경호 방공망이 뚫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다가 2024년 5월부터11월에는 북한이 오물 풍선 수천 개를 한국에 살포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윤 전 대통령은 그해 6월 현충일 기념사에서 오물 풍선 도발을 겨냥해 “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합참 지휘부는 대응 작전과 관련해 신중한 기조를 유지했다. 남북 긴장이 충돌로 이어지는 것을 막겠다며 상황 관리에 치중했다. “국방·안보 1차장 소관”…정보융합팀 추진? 국군조직법상 부적절…당시 실장들은 몰랐다 그러자 민주당 등에서도 오물 풍선의 자유 낙하를 기다리는 군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며 휴전선 상공에서 풍선을 격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당시 “북한이 한계선을 넘어가고 있다. 다양한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드론사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특검은 드론사에 무인기 침투 작전을 지시한 최종 결정권자가 누구인지 수사 중이다. 군 안팎에선 ‘김 전 장관→김 의장→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을 거쳐 드론사에 지시가 내려갔을 가능성과, 김 전 장관이 김 의장이나 이 본부장을 건너뛰고 드론사에 직접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합동참모본부와 방첩사령부도 이 사건에서 자유롭지 않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사령관은 무인기 북파 시점을 전후해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과 김 의장을 잇달아 면담했다. 특검팀은 “2024년 6월 드론사 방첩대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알고 있어서 놀랐다”는 군 현역 장교의 증언도 확보했다. 당시 드론사 방첩대 지휘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맡았다. 드론사는 적 무인기 등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에 출범한 육·해·공군 및 해병대 합동 전투부대로, 국군조직법에 따라 합참의장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안보실과는 동떨어져 있는 부대다. 그러나 특검팀에 출석한 군 관계자는 “모든 군 작전은 상급 기관인 합동참모본부의 지시를 받는데 무인기 침투 작전은 대통령실 안보실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았다”며 “북한이 무인기 추락 사실을 공개한 날 작전을 수행한 드론사령부에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격려금을 보냈다”고 증언했다. 관계없는 안보실 왜? 민주당 부승찬 의원도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V(대통령)의 지시라며 국가안보실 직통으로 무인기 침투 작전을 하달했다”는 내부 증언을 공개하기도 했다. 민주당 외환유치진상조사단은 올해 초부터 드론사가(歌) ▲무인기 기종 재고 현황 ▲평양에 드론이 침투한 지난해 10월 드론사 상황일지 ▲삐라통을 제작할 수 있는 3D 프린터 보유 여부 등의 자료 제출에 성실히 응하고, 수사기관이 김 사령관과 핵심 참모들에 대한 수사에 즉각 착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안보실은 당시 기자단 공지를 통해 “인성환 제2차장이 지난 2024년 3월 드론사를 공식 방문한 바 있다”며 방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이는 육·해·공군 주요 사령부 현장 확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부대 방문이며, 당시 드론사의 업무보고 등 공식 일정에 다수의 드론사 장병들이 함께했다”고 해명했다. 또 “김용대 드론사령관은 같은 해 8월 국가안보실 방문 당시 드론 전력화 방안 및 국방혁신위원회 안건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국방부 및 방사청 관계관 다수와 함께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다수의 인원이 함께한 공식 방문과 안보 태세 강화를 위해 정상적으로 추진한 업무를 ‘북풍 몰이’로 연결 짓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자,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외환 의혹 관련 윤 전 대통령의 ‘지시 연결고리’를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군 통수권자인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방부 장관, 군부대까지 이어지는 지휘체계 전체가 조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특검팀이 김 전 국방부 장관을 추가 구속하고, 군검찰과 협조해 여 전 사령관·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추가 구속한 것도 외환 수사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계엄 비선’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노상원 수첩’의 경우 ‘NLL(북방한계선)에서 북한 공격 유도’ 등 이른바 ‘북풍’ 준비 정황이 담겨 있어 실체 규명이 필요하다. 노 전 사령관이 정보사 비선 조직을 활용해 북한을 자극해 대남 도발을 유도했다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는 게 정보기관 간부들의 설명이다. 수상한 연결고리 김봉규 정보사 대령의 “(노씨가) 북한 오물 풍선 얘기를 시작했다. 언론에 특별 보도가 날 거라고 했다”는 경찰 진술 등도 특검으로 송부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주는 것도 하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드론사가 안보실의 지시로 무인기 침투 비밀 작전이 진행됐다는 의혹이 가리키는 시기는 지난해 8월이다. 안보실은 산하에 1·2·3 차장을 둔다. 이들은 각각 국방과 외교, 경제를 담당한다. 지난해 안보실 국방·안보 파트 담당은 김 전 1차장이었다. 안보실장은 장호진·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었으나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사실상 허수아비에 불과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안보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관계자는 “김 전 차장이 실세 중의 실세였다. 최종적으로 안보실장이 모든 보고를 받지만 핵심 정보는 김태효 전 차장이 먼저 훑는 경우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 전 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북파공작부대(HID)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속초 갔던 김, HID 출신 용산 스카우트 왜? “방문 이례적” 대북 공작 플랜 일환이었나 김 전 차장이 HID를 방문한 이후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인간정보 특기(820) 육관사관학교 60기 출신 오모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갔다. 오 중령은 인성환 당시 안보실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지난 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안보실이 당시에 언급했던 것처럼 오 중령이 소속된 팀은 ‘대북 특수정보’를 다룬다. 대북 문제에 대해 깊숙하게 알지 못하는 김 전 1차장을 사실상 보좌하는 팀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오 중령은 정보사 내 얼마 남지 않은 ‘대북 공작’ 전문가로 꼽힌다. 12·3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정성욱 정보사 대령의 계보를 잇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안보실의 지시로 드론사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실행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오 중령이 속한 팀이 작전의 밑그림을 그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보사 내부의 분석이다. 무인기를 언제 평양에 보내고 어떤 방법을 구사해야 하는지도 대북 공작의 한 종류기 때문이다. 일부러 들키려 분명한 목적 정보사 한 고위 관계자는 “무인기를 날린 시기를 보면 대북 공작 플랜을 한두 달 전부터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 때나 막 날리는 게 아니다. 어떤 목적을 정한 이후 그다음 시기를 정한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 대북 공작은 일부러 들키게 하거나 정말 들키지 않아야 하는데 일부러 들키려 한 공작은 ‘북풍 공작’이다. 이 방법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쓰지 않았던 방법이다. 자칫하면 수많은 인명피해를 야기할 수 있고 실패할 경우 정보사의 피해까지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