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석 없는 JMS는 지금…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4.08.19 14:34:03
  • 호수 14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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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 집회’ 무슨 말하나 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피해자들이 가장 걱정한 것은 현재 JMS에 남아있는 교인이었다. “정명석이 구속 상태서 풀려 나오면 다시 성폭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 다행히 구속기간이 연장됐지만, JMS 측에서 일어나는 일은 ‘희한할 지경’이다. 정명석과 함께 감옥에 다녀온 사람은 ‘예수님과 함께 목숨을 잃은 제자’와도 같은 위치다.

지난 15일 항소심 구속기간 만료를 앞뒀던 기독교복음선교회(JMS)의 정명석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최석진)는 준강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강요)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위한 심문을 마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사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해외 도주 
전력 발목

정명석은 신도 성폭행 등 혐의로 1심서 징역 23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 중인데, 구속기간 동안 항소심 재판을 마치지 못해 석방 가능성이 제기됐다.

검찰이 정씨의 항소심 구속기간을 모두 연장해 지난 15일 만료 예정이었는데, 항소심이 지난달 예정됐던 결심공판을 마치지 못한 채 속행하게 되면서 정씨가 구속기간 만료 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정씨의 또 다른 성폭력 사건이 진행 중인 1심 재판부에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했고, 해당 사건을 맡은 대전지법 제11형사부는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위한 심문기일을 열었다. 


지난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씨는 이날 대전지법 형사11부 심리로 열린 구속 심문기일에 출석해 “1심서 징역 23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중형을 받았다. 재판장님이 국가를 대신해 범죄인들과 아닌 자들을 구분하고 지켜보는 분인 것처럼 나는 하나님의 법을 다루는 사람이다. 앞으로도 성실히 재판받고 순종할 것이니 사정을 깊이 들어봐 주시고 법대로만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결과에 JMS 피해자들은 “이제야 발을 뻗고 잠을 자겠다. 상식적으로 40년 동안 성폭행한 성폭행범을 사회에 내놓는게 말이 안 된다. 이미 도주한 적도 있고 도주를 하면서도 성폭행을 이어갔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전지법이 구속영장을 추가로 발부한 것에 있어선 이미 도주한 이력 때문으로 추측된다. 정명석의 성범죄는 1990년대에 시작됐는데, 그때부터 다수의 성폭행 혐의로 수사기관의 내사를 받던 중 대만으로 도주한 뒤 홍콩·중국을 전전하며 도피 행각을 벌였다.

항소심 구속기간 만료 전 추가 발부
성폭행 등 혐의 1심서 징역 23년 선고

2001년 8월부터 2007년 4월에는 말레이시아, 홍콩, 중국서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해 징역 10년을 복역하고 2018년 2월 출소한 뒤 곧바로 또다시 성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이 과정서 정명석의 성범죄를 도운 여성 조력자의 처벌도 이어졌다. JMS서 2인자로 불리는 정조은씨와 민원국장 김모씨 등 여성 간부 4명은 1심서 각각 징역 7년~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다른 여성 간부 2명은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JMS의 교세가 축소됐지만, 오히려 이 상황을 이용한 움직임도 있다. JMS 여성 간부 중 성범죄 방조죄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지만 ‘도주할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기각된 여성 간부 A씨가 JMS 지도자들을 상대로 ‘간증 집회’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간증 집회서 여성 간부 A씨는 ‘짧지만 정명석과 함께 쓴잔을 마신 자로 JMS의 소중한 지도자’라고 소개하며, 정명석이 “A씨의 간증을 JMS 교역자라면 꼭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스스로 ‘2018년부터 정명석이 있는 기간 동안 수행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기간을 축복받은 기간이라고 하면서, 처음 JMS를 접하게 된 계기를 ‘하나님, 성령님, 성자께서 역사해 준 사연’이라고 말했다.

A씨는 “부모님과 사람들이 나에게 ‘너가 정명석을 봤냐. 나는 가까이서 보고 같이 밥도 먹던 사이다. 보지도 않았으면서 너가 뭘 안다고 믿냐’고 했는데, 그때마다 나는 선생님(정명석)을 말씀으로 확실히 봤다. 정말 뭘 모르는 사람들”이라며 “부모님이 집 밖을 못 나가게 했고, 그때 나는 말씀을 계속 읽거나 아예 외워버렸다. 그때 말씀의 가치를 더 깨달았다”고 전했다.

법대로
해달라?

A씨는 월명동서 공사하기도 했고 이를 성지 사역이라고 불렀다. 정명석이 출소한 이후에는 혼자 고속버스, 택시를 타고 월명동에 갔다고 간증했다. 그러면서 A씨는 “정명석은 삶 자체가 말씀이다. 말씀을 쉽게 받는다 생각하냐. 정명석은 삶을 통해 말씀을 받으며 정말 몸부림을 치는 것”이라고, 정명석이 직접 말씀을 받는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본인이 구속된 상황에 대해서는 “죄인이 감옥에 가서 겪는 고통은 당연하지만, 억울하게 감옥에 가서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조사 과정서 죄가 있는지 알아보는 게 아니라 아예 죄인이라고 여겼다. 거짓말하는 사람이 각종으로 부풀리고 각색해서 별별 말을 다 한다. 그런데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진실 하나뿐이다. 진실을 말하는데 안 믿어주니 억울했다”고 했다.

감옥서 나올 수 있을 거라 예상한 것은 아니었다.

A씨는 “감옥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다가 가는 거라 괜찮았다”며 “예전에 정명석이 차라리 예수님처럼 십자가 한 번 지는 게 낫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심정이 느껴졌다”고 정명석과 본인의 결백을 주장했다.

심지어 그는 “내가 이 고통을 받는 것을 하나님도 원하지 않고 나를 도우신다. 신약의 (예수님)제자는 험한 죽음까지도 당했는데, 나도 감옥에 오니 정말 당세를 사는 실감이 난다”며, 스스로를 예수님의 제자와 동일한 격으로 비유했다. 이렇게 되면 정명석은 예수님이 되는 것이다.

오히려
당당해

A씨는 “감옥에 있으면 감옥이라는 환경도 힘들지만, 사람으로 오는 어려움과 고통도 있다. 그 안에서 직원이 불러 아픈 사람이 있다고 보살펴 달라고 한 적도 있다”며 “지금 정명석은 시간을 아끼며 각종 일을 하고 있다. 각 교회 순회, 캠퍼스 순회, 전도 이벤트 등이다. 주일 말씀서 하는 말은 정명석 삶의 전부”라며 정명석의 근황도 전했다.


아울러 본인이 감옥서 나올 수 있었던 것을 두고 ‘하나님의 역사하심’이라고 간증했다. A씨는 “(감옥에 있을 때)꿈을 꿨는데 공소장을 받는 꿈이었다. 공소장을 받나 했는데 순간 하나님이 나타나서 공소장서 내 이름을 모두 지워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가 삼위와 주(정명석)와의 사연이 있어서 이 자리에 있다. 모두 주와 하나돼 증거의 일과 전도의 일을 하길 원한다”고 마무리했다.

해당 간증 글을 확인한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은 “자신이 공범이라는 인지도 못하고 죄의식이 없을 정도로 세뇌가 심각하다. (정명석)옆에 있어도 정조은이나 정명석 형제처럼 바로 옆에 있는 거 아니면 사기꾼이라고 눈치 못 챌 수도 있다”며 “정명석이 감옥서 변호인 접견을 수시로 하면서 편하게 지내는 것도 모르는 듯하다”고 개탄했다.

A씨의 간증은 정명석의 주장을 무너뜨리고 있다. 정명석은 “스스로를 재림 예수라고 한 적 없다”고 했지만, A씨는 본인을 예수님의 제자라고 하거나, 정명석을 ‘주’라고 부르기도 했다.

JMS 교인들은 시위를 열기도 했다. JMS 교인 200여명이 참여한 시위서 한 교인은 “녹음 파일 조작 의혹 공정 재판 준수하라” “억울하게 당해 왔다. 증거조작 밝혀내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다른 교인은 “그동안 JMS 교회서의 신앙생활을 존중해주던 가족들조차 편파적 방송에 생각이 바뀌어 가정불화가 생겼다. 우리의 진실을 전하고자 끝까지 시위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사 과정서 나는 죄인 됐다”
미국서 넷플릭스 소송했지만…

충남 금산군의 한 JMS 목사는 “JMS 교회에 대한 편파적, 조작 방송으로 인해 정명석 목사의 재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금산 내에 ‘JMS를 금산서 추방하라’ 등 내용을 담은 플래카드가 걸리면서 금산 거주 교인들이 거주권 침해, 집단 따돌림 등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많은 교인이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선데이 저널>에 따르면 정명석의 추종자로 구성된 ‘기독교복음선교회 교인협의회’는 넷플릭스를 상대로 델라웨어 주연방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넷플릭스는 피소 후 약 5개월 만인 지난달 24일 한국법원의 정명석에 대한 판결문 5건을 첨부해 소송 기각을 요청했다.

델라웨어 주연방법원은 교인협의회 측의 손배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기각) 결정을 내렸고, 넷플릭스의 소송 비용까지 배상하도록 명령했다.

재판부는 ▲정명석, 피해자, 증인이 대부분 한국인인 만큼 재판은 한국서 진행돼야 하며 ▲넷플릭스는 한국에 지사가 있어 한국법원서 재판할 수 있고 ▲교인협의회는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는 게 판단의 요지였다.

넷플릭스는 JMS 관련 다큐멘터리에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원고 측이 구체적인 명예훼손 내용을 특정하지 못했고, 일부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넷플릭스 측은 무엇보다도 정명석은 2009년 여신도 3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지난해 홍콩 여성과 호주 여성 등을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2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성추행 혐의로 한국법원서 이미 2건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2월엔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프로그램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으나 기각됐으며, 2020년 명예훼손 소송도 기각된 바 있다.

다시 시작된
세뇌의 시간

당시 정명석이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다큐멘터리 내용은 사실인 것으로 입증됐고, 해당 다큐멘터리가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사실 역시 이미 한국서 결론이 났다는 점이다. 

넷플릭스 측은 “JMS 교인이 미국법원서 유리한 판결이 날 것이라는 기대로 동일한 사안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이는 재판부 쇼핑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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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운전 문다혜, 그날 밤 동선 추적

음주 운전 문다혜, 그날 밤 동선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음주 운전은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가 음주 운전 사고를 냈기 때문이다. 다혜씨는 7시간 동안 음주하고 운전대를 잡았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음주 운전 혐의로 입건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의 사건 당일 행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일요시사>도 오후 7시부터 오전 2시30분까지의 다혜씨의 동선을 따라갔다. 지난 5일 오전 2시45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삼거리, 다혜씨가 몰던 녹색 캐스퍼 차량이 삼거리 한복판에 진입한 뒤 차량에 둘러싸여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만취 운전 택시 충돌 그러다 좌회전하는 1톤 탑차를 아슬아슬하게 피해 간신히 교차로를 빠져나온 다혜씨는 50m가량 더 달리다 갑자기 우측으로 차선 변경을 시도했다. 이때 다혜씨는 옆 차선을 달리던 검은색 택시와 충돌하게 된다. 이후 그는 현장서 한 차례 음주 측정을 진행한 뒤 인근 파출소까지 동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다혜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49%였고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다. 지난 7일 서울경찰청 정례 기자간담회에서는 다혜씨의 음주사고 당일 상황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한 서울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현장서 자연스럽게 음주 측정을 한 차례 했고, 출동한 경찰과 함께 바로 인접한 파출소까지 걸어서 임의동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혜씨가 본인의 신분을 정확히 밝혔느냐’는 질문에 “운전면허증을 통해 확인했고 특별하거나 구체적인 진술은 없었다”면서 “의사소통에도 큰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음주사고의 경우 통상적으로 음주 측정과 신분 확인을 하고 사고 개요를 확인한 뒤 귀가시킨 후 나중에 기일을 잡아 불러 조사한다”며 다혜씨도 같은 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다혜씨가 누구와 어떻게 귀가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부분은 사생활이라 공개하기가 곤란하다”면서도 “본인이 운전을 안 한 것은 확실하다”고 답했다. 현재 경찰은 피해 택시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확보해 분석 중이며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다혜씨가 기자간담회 당일 출석할 것이란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서울청 관계자는 “아직 조율 중이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혜씨가 음주사고를 내기 전 신호위반을 한 정황이 포착된 것과 관련해 다른 교통법규 위반 여부를 조사하느냐는 질의에 경찰은 “아직 조사 전이므로 말씀드릴 게 없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음주량도 아직 진술받은 게 없다면서 추후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혜씨를 상대로 약물검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약물검사 진행 여부에 대해 “강제로 할 근거가 법령에 없으며 구체적으로 계획한 바 없다”고 말했다. “2차 갈 때도 술에 취해” 3차에선 완전 인사불성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다혜씨를 공개적으로 소환할지에 대해 “전혀 논의한 바 없다. 이제껏 해온 대로 일반적인 수사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 7시간 전인 지난 4일 오후 6시54분께 이태원 골목길에 모습을 드러냈다. 녹색 캐스퍼 차량을 이태원 골목 이면도로에 주차한 다혜씨는 미쉐린가이드에 선정된 고급 소고기집으로 들어갔다. 해당 가게는 숙성시킨 소고기와 양고기, 돼지고기 바비큐를 전문으로 하는 가게로 대표적인 메뉴인 한우등심이 5만3000원, 안심이 5만9000원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그가 다시 모습을 나타낸 것은 해당 가게가 영업을 종료하는 오후 10시30분경이었다. <일요시사>는 지난 7일, 해당 가게에 들러 다혜씨가 먹은 메뉴가 무엇인지, 동행자는 몇 명이었는지 물었지만 “동행자가 누구인지, 메뉴가 무엇인지 알려줄 수 없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다만 이미 1차서 충분히 음주를 한 것으로 보인다. 주변 가게 직원에게 <일요시사>가 ‘다혜씨가 고급 소고기집서 나올 때부터 비틀거렸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그 당시엔 언론에 나온 것처럼 비틀거리진 않았다”면서도 “다만 스스로 걷는 게 아니라 동행자에 의지해 걸어간 것으로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그의 증언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다혜씨는 1차 술자리를 마치고 식당서 나와 약 47m 거리에 있는 요리주점으로 향했다. 이후 해당 가게서 2시간가량을 머물렀다. 이미 해당 요리주점서 만취상태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해당 주점 주인은 “여자분이 많이 취했었다”며 “트렌치코트가 막 바닥에 끌릴 정도로 내려와 있어서 그걸 내가 올려드린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미 잔뜩 취한 다혜씨의 음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 5일 오전 12시30분경 2명의 남성과 2차로 간 식당을 빠져나와 다른 사람과 부딪힐 뻔하며 갈지자 걸음을 하다 일행인 남성의 손짓을 따라 다른 식당을 방문했다. 마시고 또 마시고 하지만 해당 식당에서는 다혜씨를 쫓아냈다. 해당 음식점 주인은 “당시 다혜씨는 반말을 하면서 책상을 툭툭 치고 선물같은 하얀 물건을 탁자에 내팽개치면서 술을 달라고 했다. 너무 취한 상태로 보여 나가달라고 했지만 ‘술 가져오라고’라고 말하며 나가지 않았다”며 “결국 일행이던 남성이 다른 곳을 가자는 취지로 타일러서 가게를 나갔다”고 말했다. 이후 일행 중 한 남자가 이끄는 대로 다른 주점에 오전 12시38분쯤 들어갔다. 이때 또 다른 일행은 해당 주점에 같이 동행하지 않았다. 다혜씨는 해당 주점서 두부김치와 소주 한 병을 주문했다. 하지만 그는 그곳에서는 음주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주점 주인은 “다혜씨가 남성 1명과 들어와 소주 한 병과 두부김치 등을 주문했다”며 “식당에 들어올 때부터 꾸벅꾸벅 졸 정도로 많이 취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행인 남성은 혼자 소주 반 병 정도를 마셨으며 다혜씨는 꾸벅꾸벅 졸다가 일행을 두고 갑자기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다혜씨는 사라진 그 시간부터 집에 가려고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CCTV 영상서 그는 오전 2시5분께 해당 주점서 걸어 나와 맞은편에 주차된 차량으로 향했다. 해당 차량은 다혜씨가 운전했던 캐스퍼 차량이 아니었다. 그가 비상등이 켜진 차량으로 다가가 문을 수차례 열려 했으나 열리지 않았다. 다혜씨가 차량 문을 여는 동안 바로 옆으로 택시가 지나가는 등 아찔한 모습도 연출됐다. 2분가량 탑승을 시도했지만 끝내 문이 열리지 않자 그는 지친 듯 차량 운전석 문에 기대고 있다가 다시 가게로 향했다. 다혜씨가 자리를 뜬 지 2분가량 지난 뒤 차량 주인으로 추정되는 한 시민이 운전석 문을 열고 차량에 탑승한 뒤 떠났다. 의문 가득한 이태원 행적 그는 오전 2시20분께 차량이 주차돼있던 자리를 지나쳐 자신의 차량으로 향했다. 이후 다혜씨는 차량을 운전해 골목길서 빠져나간 뒤 인근 도로서 사고를 냈다. 사고 이후 파출소로 임의동행되는 과정서 비틀거리거나 경찰관의 손을 뿌리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다혜씨가 음주를 한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날의 행적을 돌아보면 불법주차에 이어 만취운전한 것이 문제가 돼 계속 주목받고 있다. 그가 음주를 즐기는 7시간 동안 차를 주차한 곳은 이태원의 한 골목으로, 해당 구역은 5분가량 정차가 가능한 노란색 점선 구역이다. 즉 불법주·정차를 했던 셈이다. 불법주차를 하기는 했지만 해당 구역은 무조건 견인이 이뤄지는 주·정차 절대 금지구역은 아니었다. 이곳은 이태원 관광특구에 인접한 탓에 주차 단속이 상시 이뤄지는 구역은 아니다. 주·정차한 차량이 통행에 방해되는 때나 지역 주민이 민원을 제기할 경우에 한해 견인 조치 또는 과태료 부과가 이뤄지는 곳으로 전해진다. 다만 다혜씨는 단속 기관인 용산구청으로부터 과태료를 부과받지는 않았다. 구청 관계자는 “당시 불법주차된 다혜씨의 차에 대해 시민 신고가 없었고 현장 단속을 하지 않아 과태료를 부과할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현장서 단속이 이뤄졌다면 2시간 이상 주차 시 1만원이 추가되는 규정에 따라 최대 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과태료 부과는 없었지만 다혜씨가 중형을 피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경찰이 도로교통법상 단순 음주 운전 혐의뿐 아니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 혐의까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위험운전치사상 혐의 검토 여야 가리지 않고 맹비난 경찰이 다혜씨 조사 결과 정상적 운전이 곤란한 상태서 사고를 냈다고 판단되면,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도 적용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작년 11월~지난 9월 전국 법원서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로 처벌받은 최근 사례 100건 중 징역형은 91건(실형 8·집행유예 83)이었고 벌금형은 9건이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CCTV에 나온 문다혜씨의 행동 양상을 보게 되면 단순 음주 운전보다 훨씬 형량이 높은 위험운전치상에 해당되는 객관적 지표가 충족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형에 해당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일단은 혈중알코올농도가 0.149%라고 하는 것은 적어도 인사불성 상태에 준하는 상태”라며 “더 중요한 것은 약물 또는 알코올로 인해서 운전이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운전해서 사람(택시기사)을 다치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차량을 마치 자기 차량으로 오인해서 문을 열려고 했던 행위는 완전히 만취했다는 방증이고 자신의 트렌치코트가 계속 땅에 끌리는데 그것도 인식을 못한 점, 비틀거리는 모습은 판례서 인정하는 위험운전치상의 대표적인 행동징표”라고 부연했다. 정치권서도 다혜씨의 음주 운전을 두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맹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최고위원은 지난 7일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 당시에 ‘음주 운전은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라고 말씀하신 것이 있다"며 "그 말씀을 국민들께서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극렬 지지자들은 검찰이 괴롭힌 탓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며 “이 꽉 깨물고 굳이 한번 이해해 보려고 한다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술은 마실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음주 운전까지 변명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중형 가능성 부친이 사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다혜씨의 음주 운전을 질타하는 동시에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한 당원은 “임기 끝났으면 사저서 조용히 지냈어야지, 윤써글(윤석열 대통령 비하 표현)정부 만든 주제에 무슨 낯으로 경기도지사를 만나고 다니나. 딸은 음주 운전, 꼴 좋다”고 적었다. 다른 당원은 “(김동연 경기지사는)이재명 대표가 추진하려는 지역화폐 지원금도 반대하고 경기북도를 추진하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딸은 음주 운전에 뉴스 도배를 한다. (문 전 대통령은)탈당도 안 하고 당에 부담을 주는 저의가 뭔가”라고 직격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