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바다 ③서산 중리어촌체험마을

충청남도 서산시와 태안군 사이에 있는 가로림만은 드넓은 갯벌을 품은 바다다. 육지가 둥글게 감싼 듯한, 항아리 모양의 지형이 갯벌과 그 안에서 다채롭게 살아가는 생태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가로림만의 갯벌을 마음껏 즐겨보고 싶다면 중리어촌체험마을에 찾아가 보자. 중왕리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운영 중인 이 체험마을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시설을 갖추고 손님을 맞이한다.

중리어촌체험마을의 대표적인 체험은 ‘바지락 캐기’다. 이 체험 프로그램은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쉬지 않고 진행한다. 간조 시각에 맞춰서 체험객에게 갯벌을 개방하는 방식이다. 매월 홈페이지에 통해 날짜별로 체험 가능 시각을 공지하고 있으니 참고할 것.

바지락 캐기 체험

마음에 드는 날짜와 시각을 정한 뒤 방문하면 된다. 체험 프로그램은 전화 예약과 현장 매표 모두 가능하다. 바지락 캐기 체험 요금은 1인당 1만원(8세 미만은 1인당 5000원)이며, 장화와 호미, 장갑 대여료는 세트당 2000원이다.

체험객의 편의를 위해 안내소(행복마켓) 앞에서 갯벌을 오가는 깡통 열차를 운영한다. 약 500m 거리를 이동하게 되며, 1인당 5000원 상당의 깡통 열차 체험 티켓을 구매하면 왕복으로 이용할 수 있다. 수시로 오가는 깡통 열차를 이용해도 되고, 주변에 있는 마을 주민 또는 직원에게 문의해서 호출해도 된다. 편의성은 물론이고, 통통거리며 이동하는 재미가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다. 

굳이 깡통 열차를 타지 않아도 좋다. 해안을 따라 목조 덱으로 걷기 여행길이 잘 조성된 덕분이다. 가로림만의 특산물 중 하나인 낙지를 형상화한 전망대에 올라 주변 풍경을 감상하거나, 기념사진을 남겨 보자. 덱 너머로 광활하게 펼쳐진 바다와 갯벌이 모두 가로림만에 속한다. 


갯벌에 도착하면 곧장 바지락 캐기 체험을 진행할 수 있다. 갯벌 체험장은 안전하게 운영된다. 운영시간 중에는 진행 요원이 상주하기 때문이다. 진행 요원들은 체험객에게 바지락 캐는 방법 등을 알려주고, 위험한 장소로의 이동 등을 통제한다. 대부분 마을 주민으로, 체험장과 그 주변에 관한 정보를 잘 알고 있다. 

바지락 캐기 체험에 참여하면 망 주머니를 제공한다. 이 주머니에 1인당 최대 2㎏까지만 바지락을 담을 수 있다. 한 사람이 과다하게 바지락을 채취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체험을 마친 뒤에는 안내소 앞 바지락 세척장서, 갯벌서 캔 것들을 깔끔하게 씻을 수 있다.

바로 옆에는 맑은 해수를 제공하는 탱크가 있다. 집으로 바지락을 가지고 가거나 해감할 때 이 해수를 담아 가서 활용하도록 하자.

중리어촌체험마을을 비롯해 서해안 갯벌 지역의 특산물 중 하나가 가시파래(우리에게는 비표준어인 ‘감태’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원래 감태는 전복 양식 때 먹이로 쓰는 갈조류를 말함)다. 마을 측에서도 이를 이용해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직접 맛보고 싶다면 수산학교 1층에 방문해 보자. 

갯벌 체험을 포함해 
여름 휴가 볼거리 가득

이곳에서 가시파래를 넣은 초콜릿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화이트초콜릿에 가시파래 가루를 섞어 초록색으로 물들인 뒤, 견과류를 넣고 굳혀서 완성하는 방식이다. 바로 옆에는 가시파래를 활용한 요리를 판매하는 식당도 있다. 갯벌체험으로 출출해졌다면 이곳에서 국수 한 그릇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중리어촌체험마을은 숙박시설도 운영한다.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카라반이다. 주로 4인 가족이 이용하기에 좋으며,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하룻밤 머무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수산학교’ 건물 2층에는 2인부터 8인, 최대 10인까지 투숙 가능한 숙소가 마련돼있다.


카라반과 수산학교 숙소는 창 너머로 바다를 감상할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특히 더 인기다. 20인 단체는 단독으로 이용할 수 있는 ‘어민행복관’에 묵으면 된다. 

갯벌서 바지락을 캐는 것보다 그 풍경에 더 깊이 다가가 보고 싶다면, 웅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중리어촌체험마을서 자동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웅도는 ‘바다 갈라짐’으로 유명한 섬이다. 웅도서 조도로 이어지는 노둣길(섬과 섬 사이나 육지 사이에 크고 작은 돌을 놓아 만든 징검다리)이 썰물 때마다 드러나는데, 이 길 주변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꽤 아름답다.

무려 1.5㎞에 달하는 길은 그 자체만으로도 장관이다. 특히 일몰 시각에 맞춰 방문한다면 황금빛으로 물드는 하늘과 바다를 마주할 수도 있다. 

바다만 둘러보기 아쉽다면 부석사는 어떨까? 자동차를 타고 중리어촌체험마을서 남쪽으로 30여분을 달리면 도비산에 닿는다. 도비산 서쪽 중턱에 있는 이 사찰은 영주 부석사와 같은 이름이면서도 다른 전설을 품은 곳이다.

서산 부석사는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가 문무왕17년(677년)에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상을 연모했던 여인 ‘선묘’가 그의 창건 활동을 방해했던 주민을 물리치기 위해 큰 바위를 하늘에 띄웠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창건 이후, 고려 시대까지의 기록은 없으며, 조선 초기에 무학대사가 다시 지었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다. 

부석사는 고즈넉한 분위기를 품은 사찰이다. 산의 형태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성돼있어, 신비한 느낌마저 가득하다. 극락전에는 숙종15년에 아들(경종)의 탄생을 기념해 만들었다는 목조 아미타여래좌상이 모셔져 있다. 사찰 뒤쪽으로는 만공스님이 수행했던 토굴, 현대에 조성된 마애불이 자리하기도 한다.

서산을 대표하는 사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개심사도 그냥 지나치지 말자. 충남 4대 사찰 중 하나로 손꼽히는 개심사는 백제 의자왕14년(654년)에 혜감국사가 창건했다. 대웅전의 기단은 백제시대의 것을 그대로 쓰고 있으며, 나머지는 조선 전기의 양식을 고스란히 갖췄다. 사찰 앞 연못에 놓인 외나무다리는 기념사진 한 장쯤은 꼭 남겨야 할 포토존이다.

서산유기방가옥은 1919년에 건축된 전통 한옥이다. 20세기 초의 전통 건축 양식을 엿볼 수 있어 충청남도 민속문화재로 지정됐다. 봄마다 주변을 노랗게 물들이는 수선화로 명성을 얻은 곳이지만, 여름에도 서산유기방가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집 뒤쪽 언덕에는 소나무 숲길이 조성돼있어 거닐어볼 만하다.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의 촬영지기도 하다.

서산유기방가옥

황금산은 가로림만 입구에 솟은 산이다. 서산시가 꼽은 서산 9경 중 7경에 속하는 곳으로, 갯벌 대신 몽돌해변이 펼쳐진 해변을 숨겨둔 것이 특징이다. 등산로를 따라 산을 넘으면 해안가 쪽에 형성된 몽돌해변을 확인할 수 있다. 몽돌해변 옆으로는 기암절벽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기도 한다. 황금산 몽돌해변서 가로림만을 지키는 듯이 바라보는 코끼리바위를 찾아보자.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중리어촌체험마을→서산유기방가옥→부석사→웅도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개심사→해미읍성→서산유기방가옥→중리어촌체험마을
-둘째 날 황금산→웅도→부석사→서산버드랜드(중리어촌체험마을 간조 시각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경 필요)


관련 웹 사이트 주소
-서산 문화관광 https://www.seosan.go.kr/tour/index.do
-중리어촌체험마을 http://중리어촌체험마을.kr
-부석사 http://부석사.com
-서산유기방가옥 http://서산유기방가옥.gajagaja.co.kr
-개심사 https://gaesimsa.modoo.at

운영 정보
-바지락 캐기 체험 운영 시기: 3~11월(매월 중리어촌체험마을 홈페이지에 체험 가능 시간표 공지) 이용요금: 초등~성인 1만원, 초등 미만 5000원 대여가능물품: 호미, 조개망, 장화, 장갑 등 (2000원) 채취량: 1인당 2㎏ 제한 준비물: 여벌 옷, 모자, 수건, 선크림, 바지락 담아갈 통 등
-깡통 열차 체험 운영 시기: 3~12월 이용요금: 5000원(안내소 앞에서 갯벌까지 왕복 이용 가능)
-감태 초콜릿 만들기 체험 운영 시기: 1~12월 이용요금: 1인 1만원 (단체 20인 이상 가능)
-수산학교 단체에 한해 1박2일 또는 2박3일 과정으로 운영,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참고 또는 전화 문의 

문의 전화
-서산시청 관광과 041)660-2499
-중리어촌체험마을 041)665-9498
-부석사(서산) 041)662-3824
-서산유기방가옥 041)663-4326
-개심사 041)688-2256

대중교통
버스 서울-서산, 센트럴시티터미널서 하루 48회(06:05~22:05) 운행 서산공용버스터미널서 260번, 261번, 262번 버스 이용, 큰어름들 정류장 하차 후 어름길2길 따라 709m 이동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서산공용버스터미널 1688-4813 www.seo sanbus.co.kr

자가운전
서산IC서 ‘서산, 태안’ 방면으로 우측 고속도로 출구→서산톨게이트 통과 후 ‘서산, 당진’ 방면으로 좌측 방향, 248m 이동→서산나들목서 ‘태안, 서산’ 방면으로 우측 방향, 1.9㎞ 이동→‘대산, 탑곡리’ 방면으로 우측 방면, 지곡교차로까지 13㎞ 이동→지곡교차로서 ‘태안, 서산, 안견기념관’ 방면으로 좌측 도로 주행, 중앙교차로까지 1.4㎞ 이동→중왕교차로서 ‘중왕리’ 방면으로 우회전, 5㎞ 이동→큰어름들 버스정류장 앞 교차로서 우회전, 710m 이동→중리어촌체험마을


숙박 정보
-아리아호텔, 동헌로, 041)668-7822 https://ariahotel.modoo.at/
-중리어촌체험마을, 지곡면 어름들2길, 041)665-9498
-베니키아호텔 서산, 안견로, 041)661-3500 https://seosanbenikea.com/

식당 정보
-낙지한마당(낙지요리): 지곡면 어름들2길, 041)662-9063
-왕산포횟집(박속낙지탕): 지곡면 중왕뱃마을길, 041)662-9607
-대우관(돼지갈비): 대산읍 구진로, 041)667-5406

주변 볼거리
벌천포해수욕장, 삼길포항, 간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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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고 돌아온 비명 초일회 한계

죽지 않고 돌아온 비명 초일회 한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순항 중인 ‘이재명 2기’ 앞에 소용돌이가 닥쳤다. 지난 총선서 공천 파동이 일면서 원외로 밀려난 비주류 인사가 ‘초일회’라는 이름으로 뭉치기 시작한 것이다.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 결과가 변수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초일회는 ‘초심을 잃지 않고 매일 새롭게 정진한다’ ‘매달 첫 번째 일요일 모임을 갖자’는 뜻에서 만든 모임이다. 현재 구성원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비명(비 이재명)계로 알려진 박광온·박용진·송갑석·강병원·양기대·윤영찬·김철민·신동근 전 의원 등 15명의 전직 의원인 것으로 전해진다. 피바람 총선판 초일회가 탄생한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4·10 총선이 치러지기 전인 올해 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공천 학살’ ‘공천 살생부’ 같이 살벌한 단어가 여의도 정가에 오르내리던 때다. 당시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원외 후보가 친명(친 이재명)계라는 이유만으로 지역구 현역을 꺾고 경선에 붙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공천 살생부라고 불렸던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명단에 비명계 다수가 이름을 올리며 공천 학살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비명계 의원이 자리 잡은 지역구에 새로운 친명계 후보의 출마 적합도를 묻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여론조사가 행해졌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비명계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당시 총선을 이끌던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반박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누군가는 하위 평가를 받아야 하고 하위 평가를 받은 분들은 불만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이를 두고 친명·비명을 나누는 것은 갈라치기”라고 반박했다. 이어 “혁신 공천은 피할 수 없는, 말 그대로 가죽을 벗기는 아픈 과정이다.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라고 첫 가지가 다음 가지에 양보해야 큰 나무가 되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고 설명했다. 당을 두 쪽 낼 듯한 공천 파동이 민주당을 강타했지만 총선 승리로 막을 내리면서 논란도 사그라들었다. 이 대표 1인 체제를 만들기 위한 무리수라는 지적서 총선 압승을 가져다준 전략으로 여론이 바뀐 순간이었다. 지난 8·18 전당대회서 이 대표는 85%라는 역대 득표율을 받으며 다시 한번 거대 야당의 수장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비록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최고위원직 역시 친명으로 채워지면서 ‘이재명 2기 체제’가 돛을 달았다. 이 대표에게는 ‘여의도 대통령’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데다가 압도적인 지지율까지 등에 업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갈등에 다시 불이 붙으면서 이 대표 앞에 꽃길이 깔렸다. 하지만 총선 이후 여의도 밖으로 밀려난 줄 알았던 비명계가 손을 잡고 초일회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김규완 CBS 논설위원은 지난달 22일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서 “초일회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때 ‘가결파’ 또는 총선 당시에 낙천, 낙선자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공통으로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이 대표가 다음 대선서 정권교체를 할 수 있겠냐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심 선고 앞두고 ‘10월 위기설’ 손잡은 비명, 앞다퉈 나오는 3김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난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초일회의 앞날이 ‘이 대표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활동할 것’이라는 의견과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고도 또 다른 목소리를 내겠다’는 두 가지 해석으로 갈렸다. 정치권에서는 후자 쪽으로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10월 위기설’에 연기가 오르는 만큼 민주당 내 이 대표가 아닌 또 다른 구심점을 잡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는 설명이다. 만일 이 대표가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나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받으면 의원직을 잃고 피선거권 역시 박탈당하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1심 판결이 다음 달 중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 대표의 코로나 확진으로 관련 재판이 연기되면서 당초 예상했던 시기보다 늦춰진 다음 달 말에서 11월 초에 결과가 나올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사법 리스크가 재점화한 가운데 초일회뿐만이 아닌 야권의 잠룡까지 하나둘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아직은 각개전투이지만 뜻이 맞는 이들끼리 손을 잡아 세력을 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우선 댓글 여론 조작 혐의인 ‘드루킹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8·15 광복절을 맞아 복권됐다. 현재 독일서 유학 중인 김 전 지사는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신뢰받는 참모로 알려졌으며 친문(친 문재인)계 의원과도 돈독한 사이인 것으로 전해진다. 연말 즈음 귀국 예정인 김 전 지사는 향후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겠다고 전했던 바 있다. 잠시 여의도 뒤편에 머물렀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목소리를 가다듬고 있다. 지난 총선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서 활약했던 김 전 총리는 지난달 26일 라디오 출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이 대표 1극 체제를 견제하는 동시에 윤석열정부와 각을 세우고 민심을 보듬는 메시지에 주력할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를 향해 유연한 리더십을 요구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 대표가 90%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는 게 크게 국민적 감동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이 대표는 강단 있는 투사로서의 모습, 정부·여당에 앞장선 공격을 자주 보여줬다. 정부·여당이 제대로 못 하면 국회 차원서라도 ‘따질 건 따지고 또 세울 건 세우고 도와줄 건 도와주겠다’는 유연한 리더십을 보이는 게 이 대표가 다음 대통령 선거에 나갈 때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덩치들 행보 우연일까? 이날 김 전 총리가 “언제까지나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고 대한민국 공동체를 책임지겠다고 할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개딸(개혁의딸)들로부터 항의하는 글이 빗발치기도 했다.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친노·친문 계파를 끌어안으면서 부지런히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지난달 26일 김 지사는 친문계 핵심 중 한 명인 전해철 전 의원을 제2기 도정 자문위원장에 위촉했다. 전해철 위원장은 노무현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으며 문재인정부 들어서는 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해 친노·친문을 아우르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전 위원장은 이날 경기도청서 김 지사로부터 위촉장을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권서)김 지사를 정치적으로 함께하거나 후원하는 역할이 아니냐고 한다”며 “일단 거기에 대해서 저는 전혀 부정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올해 초에는 문정부 국정상황실 경험이 있는 김현곤 행정관을 경제부지사로 임명했고 지난 6월에는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을 경기도 대변인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김 지사가 윤정부를 겨냥해 확장 재정을 강조하며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이 나온다. 올 상반기에만 국가채무가 53조며 윤 대통령 임기 시작 이래로는 약 139조까지 늘어난 점을 꼬집으며 “윤정부는 부자 감세 말고 한 것이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총선 패배 이후 목소리를 낮추고 있던 새로운미래 이낙연 전 대표도 여의도에 소환됐다. 초일회가 이 전 대표를 만나 정계 은퇴를 요구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초일회가 이 같은 요구를 한 데에는 해당 모임이 이 전 대표의 별동대가 아니냐는 해석이 난무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정치에 일일이 관여할 수도 없고, 관여하지도 않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대한민국의 진로와 운명에 대해서는 외면할 수 없다고 생각해, 때때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고 있다”고 직접 입장을 밝혔다. 구심점 어디로? ‘정계 은퇴설’에 선을 긋는 한편 정치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거취를 내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친문계 싱크탱크로 알려진 ‘민주주의 4.0’이 새 단장을 마쳤다. 송기헌·김영배 의원이 각각 새 이사장과 연구원장을 맡으면서 활동을 재개할 전망이다. 이처럼 여의도 곳곳 숨어 있던 잠룡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임을 보이면서 저마다 포석을 깔고 있다. 초일회가 등장한 시기와 맞물리는 만큼 각자의 자리서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모인다.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초일회의 경우 낙선한 민주당 전 의원들끼리 허심탄회하게 만나다가 뜻이 모여 제대로 뭉친 것 같다”며 “이제까지 ‘비명계 결집’이라는 명분으로 친노·친문 세력이 뭉치고 흩어지기를 반복했다. 이 대표가 지지율 80%대를 확인한 시점서 이렇게 존재감을 드러낸 것을 보면 (초일회도)믿는 구석이 있지 않겠는가”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아직 초일회를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 끝에는 의문점이 남는다. 비주류 세력이 뭉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항마’를 내세워야 하는데, 현재로서 이 대표와 견줄 만한 인물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다. 반대로 놓고 본다면 누구든지 이 대표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비록 ‘약속대련’이라는 산을 넘어야겠지만 충분한 명분이 주어진다면 당원을 설득할 수 있다. 다만 이 대표의 대항마로 누구를 내세울지 윤곽조차 잡히지 않았다. 만일 초일회 소속 인사가 저마다 ‘비명계 구심점’을 자처할 경우 각자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 세력 확장은커녕 모임이 쪼개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활동 범위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상황서 단합이 안 된다면 비주류끼리의 세력 다툼으로 비춰질 수 있어 오히려 국민의 반감을 살 것이란 해석이다. “비판만 있고 대안 없다”이대로 해산? 지금은 각개전투…뭉치면 다를까 갸웃 아직 초일회의 비전이 다듬어지지 않은 만큼 대항마를 내세우기에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대체적이지만 법원과 여의도의 움직임에 따라 언제든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만일 초일회가 이 대표를 끌어내리고 새로운 대권주자를 세우고 싶다면 이 대표의 1심 선고가 나오기 전이어야 한다”며 “이낙연 전 대표도 이 대표가 가장 약해져 있을 때 귀국하지 않았나. 이건 명분이 될 수 없다. 강대강으로 붙어야지, 상대방이 빈틈을 보였을 때 옆구리를 치는 모양으로 이겨서는 당원에게 호소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지금도 이른 시기는 아니다. 초일회가 원외 세력으로서 이 대표를 견제하는 모임으로 남을지 아니면 다시 한번 정치판에 뛰어들지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계에서는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다시 한번 당권을 잡은 이 대표 외에 대안이 없는 만큼 1심 선고가 대권가도에 치명타를 입히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대표 친명계인 정성호 의원은 초일회에 대해 “그냥 낙선하신 분들의 친목 모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며 “저도 두 차례 낙선했는데 낙선하고 나면 현역 의원들과의 연락이 잘 안 된다. 소위 낙선 거사들끼리 자주 만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10월 위기설에 대해서는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법률가로서 봤을 때 충분히 무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은 정권교체를 위해서 필요한 활동을 한다면 뭉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총구는 밖으로 향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 의원은 YTN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서 “전직 의원들이 전에부터 있던 것을 재활성할 수 있지만 파벌로 형성돼서는 안 된다”면서도 “당의 혁신과 정책 개발, 그리고 정권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초일회가 느슨한 연대에 그칠지 민주당의 또 다른 구심점이 될지 아직은 단정짓기 어렵다는 게 주된 평이다. 모임을 더 넓은 세력으로 확장해야 한다면서도 ‘강성 비명계’ 외에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엇갈린 목소리도 나온다. 팬덤 아닌 현실 정치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초일회에 대해 “3김(김경수·김동연·김부겸)이나 조국혁신당처럼 인간관계에 의지해 세를 모으려고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시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의제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이 대표가 주장하는 복지국가, 기본 사회를 능가하는 비전을 제시해야 하지, 단순히 반대 명제만 주장해서는 모임의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호위대 ‘먹사니즘’으로 단결 비명계 모임인 초일회와 비슷한 시기에 원외 친명 세력이 뭉쳤다. 이재명 대표가 연일 강조한 ‘먹사니즘’ 정책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원외 조직 ‘먹사니즘 전국 네트워크’다. 지난 4월 총선서 고배를 마신 12명의 원외 친명계로 이루어진 이 조직은 먹사니즘이 국가적 이데올로기가 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지난달 16일 출범했다. 진석범 화성을 지역위원장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 네트워크를 조직하고자 한다”며 “오늘의 출범식을 시작으로 먹사니즘의 가치가 사회 곳곳서 꽃피우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