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 불똥 튄 한반도 안갯속 정세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4.07.02 11:04:41
  • 호수 14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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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대주고 참전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에게 무기를 지원하거나, 러시아에 파병을 보내겠다는 메시지로 가득하다. 여기에 한국도 합세했다. 모든 정책에는 득실이 있지만, 특이점은 러시아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한국은 ‘살상 무기 지원 불가 원칙’을 깨뜨리는 갈림길에 서 있다.

2022년 2월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특별 군사작전 개시 명령을 선언하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의 전쟁 명분은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 비 나치화, 돈바스 지역의 주민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시작은
관망적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해당 전쟁을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발표했고, 2021년 말부터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서방 국가 간에 갈등이 고조됐다. 2022년 1월부터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직접적으로 맞닿은 국경 지대와 2014년 러시아 영토로 합병된 크림반도에 더해 합동훈련을 명분으로 벨라루스-우크라이나 국경에도 대규모의 병력을 전개했다.

푸틴의 목표는 당연히 우크라이나 정부를 무너뜨리고 전쟁서 이기는 것이겠지만 계획대로 흐르진 않았다. 서방 국가 역시 우크라이나가 빠르게 항복할 것으로 추측했다. 우크라이나 대사가 독일에 지원을 요청했을 때 크리스티안 린트너 독일 재무장관은 “곧 없어질 나라에 지원해서 무엇하느냐”고 폭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결사 항전했고 수도 키이우를 지켜내고 러시아군의 진격을 둔화시켰다. 이때부터 서방 및 자유민주주의 진영 국가들은 무기 지원을 시작했다. 전쟁 초반의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던 관망적인 태도를 벗어나 자국 군사 장비와 보급품을 우크라이나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과 영국은 전쟁 발발 이전부터 우크라이나에 군수품을 지원한 국가인 만큼, 전쟁 이후에도 계속 군수품을 지원했다. 폴란드, 체코, 루마니아 등 여러 유럽 국가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자유 수호 및 유럽의 방어를 명목으로 무기와 물자를 대규모로 지원했고 전쟁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특히 우크라이나에 가장 큰 도움이 되어주고 있는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또다시 무기대여법(우크라이나 민주주의 방위 대여법안)을 제정해 우크라이나를 향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각), 미국서 예정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서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지원과 훈련 직접 조율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날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한 뒤 오는 9일부터 11일 워싱턴DC서 열리는 정상회의와 관련해 “워싱턴 정상회의의 가장 시급한 의제는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이다. 동맹국들이 정상회의서 나토의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과 훈련 조율 제공 주도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영 시작 우방국으로 퍼져
“한국도 합세” 득실 따져보니…

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국방 연락 그룹(UDCG)’이라는 비공식 협의체 틀 안에서 이뤄지던 업무 일부가 나토 공식 임무로 전환되는 것으로, 지난달 14일 나토 국방장관회의서 합의한 내용이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 재정 약속도 제안했다. 우리의 지원은 나토를 분쟁 당사자로 만드는 게 아니라 우크라이나로 하여금 유엔 헌장에 명시된 기본권인 자위권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즉각적인 수요에 대응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워싱턴서 내리는 결정은 앞으로 나토를 강화할 것이다. 프랑스를 포함한 23개 동맹국이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국방 분야에 투자하기로 한 결정을 환영한다”고 언급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은 지난달 25일, 우크라이나에 꼭 필요한 무기 1억5000만달러에 상당하는 양을 추가로 보내기로 발표했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미국의 소식통의 말을 빌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미국 지원 무기 및 탄약으로 자국 또는 러시아가 점령 중인 영토 공격에 대해 강력히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24일, 미국 대사를 초치해 우크라이나가 미국제 최신 공격용 미사일 공격으로 전날 크림반도서 154명의 사상자를 냈다며 강력 항의했다.

크림 반도는 러시아가 2014년 국제사회가 모두 불법이라고 규탄한 지역인데 (무력)침공으로 점령한 곳으로, 오래전부터 서방 동맹국들 사이에선 우크라이나의 당연한 공격 목표로 알려져 있었다.

미국제 
미사일

하지만 미 국방부는 지난주 우크라이나군이 앞으로 국토방위에 필요할 경우,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 등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해도 좋다고 허용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국은 전쟁 확전을 우려해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내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견지해 왔다.

기존의 비축분에서 내보내고 있는 미국의 무기류 공급은 우크라이나군이 점점 더 격화되고 있는 러시아군의 공격을 막아내게 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이 곧 우크라이나에 추가 지원할 무기 가운데에는 다연장 로켓포 하이마스(HIMARS)도 포함돼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면서 열세를 만회하려고 시도 중이다. 미국산 무기인 고속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 등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미국 측의 허가를 받았지만, 우크라이나는 사거리가 300㎞에 달하는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러시아 본토 타격에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거듭 요청해 왔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에이태큼스 공격 시 강력한 보복으로 전투가 격화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한 미국 관리통의 말을 빌린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추가로 지원되는 무기들 중 에이태큼스가 포함됐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집속탄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

또 이번 지원 무기 패키지에는 대전차용 무기, 소형 무기류, 수류탄, 155㎜와 105㎜ 포탄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같이 전개되면서 한국도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수도 있는 판이 마련됐다.

장호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재검토 방침과 관련해 “러시아가 고도의 정밀무기를 북한에 준다고 하면 우리에게 더 이상 어떤 선이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는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무기를 제공할 경우, 우리 정부도 제한 없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준은
러시아

장 실장은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제공을 검토하는 무기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의에 대해 “여러 조합이 있을 수 있다. 무엇을 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러시아에 대한 우리의 래버리지를 약화할 수 있으므로, 구체적으로 어떤 무기를 지원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정확히 밝힌 발표 내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를 재검토한다’였다. 우리가 밝힌 경고에 대해 러시아가 앞으로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무기 지원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은 지난달 21일, 한국 정부를 향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은 큰 실수’라고 경고했다. 

그는 “앞에는 그렇게 이야기하고 뒤에는 한국이 그렇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하는 얘기도 같이 있었다. 러시아가 북한과 맺은 조약 내용을 저희에게 설명하는 것도 있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한‧러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 혼자 관리하는 게 아니고 러시아서도 상응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최근 러시아의 동향은 조금씩 레드라인에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여서 이번에 우리가 경고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후 한‧러 관계를 복원·발전시키고 싶으면 러시아 측이 심사숙고하라는 말씀을 다시 드리고 싶다”고 언급했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면, 푸틴은 북한에 더 많은 기술을 공급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근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으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한 미국 전문가는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기술을 제공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늘릴 가능성이 있으나, 이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에 악영향을 주는 등 유럽과 인·태 지역 간 안보 상황이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더 얽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정밀 무기 북한에 준다면…
푸틴 “선 넘지 마” 경고

전략국제문제연구소(DSIS) 중국 전문가 주드 블란쳇은 이날 CSIS가 ‘전례없는 위협:러시아와 북한의 동맹’ 주제로 진행한 온라인 팟캐스트 라이브 방송서 “김정은과 푸틴은 중국의 역내 관계서 혼란(mess)을 만들었다. 중국은 한동안 이를 수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러시아의 대북 군사 기술 지원의 수준과 관련해 한국이 북러 정상회담 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 가능성을 시사하고 러시아가 이를 비판한 것을 거론하면서 “한·러 관계의 다이내믹이 얼마나(북한에 러시아 기술 등이) 전달될지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에 대해 “한국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왜 약한지에 대한 유럽의 궁금증은 해소할 수 있으나, 더 많은(대북 기술) 공급이라는 푸틴의 보복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무기 공급 시사와 함께 대 우크라이나 정책 재고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선 “현시점에 한국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북한은 지난달 19일, 평양을 방문했던 푸틴이 김정은에게 보낸 감사 전문을 <노동신문> 1면에 게재했다. 지난달 25일 <연합뉴스>는 푸틴이 김정은에게 보낸 ‘감사 전문을 보내왔다’며 <노동신문> 1면과 <조선중앙통신> 등의 보도 전체 내용을 실었다.

푸틴은 전문을 통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체류 기간 나와 러시아 대표단을 훌륭히 맞이하고 진심으로 환대해 준 당신에게 가장 진심 어린 사의를 표하고자 한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이번 국가 방문은 모스크바와 평양 사이의 관계를 전례없이 높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특별한 의의를 가진다. 지금 우리 두 나라 앞에는 여러 분야서 유익한 협조를 진행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전망이 펼쳐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의 건설적인 대화와 긴밀한 공동의 사업이 계속되고 있는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당신은 러시아 땅에서 언제나 기다리는 귀빈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며 김 위원장에 대한 방러 초청 의사를 거듭 시사했다.

김정은 
재방러?

한편 북한은 북‧러 정상회담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러시아 입장을 옹호하는 글을 잇달아 관영 매체에 게재하고 있다. 

특히 미국산 무기를 이용한 공격에 대해 연일 비난 입장을 내놓고 있고, 북한과 러시아가 전쟁 발생 시 상호 군사 지원에 나선다는 내용이 포함된 조약을 체결해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는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군의 총알받이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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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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