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갑질 도마 오른 강형욱

‘개통령’의 진짜 얼굴은?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개통령이란 별칭으로 불리면서 왕성한 활동을 해왔던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이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갑질을 해왔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는 전 직원들의 추가 폭로가 나오면서 충격을 자아냈다. 의혹 제기 초반에 누리꾼들의 해명 요구에도 강형욱은 별다른 입장 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후 강형욱은 갑질 논란 일주일 만인 지난 24일, 해명 영상을 올리며 공식 입장을 내놨다.

강형욱이 직장 내 괴롭힘 논란에 휩싸였다. 강형욱이 운영해 왔던 회사 ‘보듬컴퍼니’가 내달 30일을 끝으로 교육 서비스 종료를 밝힌 가운데 퇴사자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보듬컴퍼니의 잡플래닛 후기 글이 게재됐다. 

잇단 폭로
결국 폐업

잡플래닛은 기업 정보 서비스로 특정 기업의 전·현직 임직원들은 회사와 관련해 5점 만점의 별점과 함께 전반적인 후기를 남길 수 있다. 보듬컴퍼니의 리뷰 대부분은 부정적인 내용으로, 공통적인 의견은 강형욱 대표의 가스라이팅이었다.

잡플래닛서 보듬컴퍼니의 기업 평점 전체 평균은 1.7점으로 낮은 수준이다. 해당 플랫폼에 달린 27개 리뷰 중 17개는 별점 1점이었다. 혹평들 가운데 가장 빈번하게 등장한 표현은 적은 월급, 가스라이팅, 직원들에 대한 괴롭힘이었다.

개통령(개+대통령)으로 사랑받으며 활약 중인 강형욱이 이처럼 직원들에 대한 가스라이팅과 괴롭힘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충격을 자아냈다.

전 직원이라고 밝힌 A씨는 “여기 퇴사하고 정신과에 계속 다녔다”며 공황장애와 우울증 등의 피해를 호소했다. 특히 “부부 관계인 대표 이사의 지속적인 가스라이팅, 인격모독, 업무 외 요구사항 등으로 정신이 피폐해졌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직원 동의 없이 메신저를 싹 다 감시하고 본인들 욕한 거 있나 밤새 정독까지 함”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 내용으로 직원 괴롭힘” “추가로 변호사를 불러서 메신저 감시에 대한 동의서를 강제 작성시키고 해당 내용을 트집잡아 협박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부부가 운영하는 회사, 이 회사가 어떻게 이렇게 커졌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두 부부가 열심히 직원들을 이간질과 뒷담화를 한다”며 “오랫동안 성실히 일한 직원을 소모품으로 생각하고 불만을 갖지 못하게 가스라이팅한다”고 폭로했다.

B씨도 회사가 직원들을 감시한다고 지적했다. B씨는 “두 부부의 직원 사생활 감시도 심하다” “SNS로 직원들 사생활을 검열하며 CCTV로 직원들을 수시로 감시한다” “7~8년 다닌 직원들을 전화상으로 정리해고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다수의 후기를 통해 “교묘한 가스라이팅으로 제정신에 회사를 다닐 수 없음” “직원을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는 경영진들이 가장 큰 단점임” “직원들 급여는 진짜 최최저임금 수준으로 주는데 직원들에게 주는 돈이 아깝다고 직원들 앞에서 얘기함” 등의 악평이 쇄도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보듬컴퍼니가 폐업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져 직원들과의 불화로 인한 폐업을 겪는 것인지 의혹을 자아냈다. 보듬컴퍼니는 지난 2014년 설립된 회사로 반려견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지만, 최근 내달 30일부터 내부 사정으로 교육 서비스를 전면 종료한다고 밝혔다.

강형욱 회사의 부정적인 리뷰가 다수 게재되자 누리꾼들은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이에 강형욱의 SNS 계정에 해명을 요구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는 별다른 댓글을 달지 않았다.

보듬컴퍼니에 대한 부정적 기업 리뷰가 논란이 된 이후 전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이의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지난 20일, 국민건강보험 자격득실내역으로 보듬컴퍼니에 재직했던 사실을 인증한 전 직원 C씨는 강형욱 유튜브 채널의 가장 최근 영상에 재직 당시 겪었던 불합리한 일들을 댓글로 남겼다.

C씨는 강형욱에 대해 “대표님은 남녀 할 것 없이 막 부려 먹었으나 남성을 더 함부로 대했다”며 “여직원은 어느 정도 눈치 보면서 대했지만 남직원은 머슴이었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쉬는 날 과한 심부름을 시키거나 폭염·폭설에 중노동을 지시하고 인격을 폄훼하는 등 더한 것이 많지만 대표님을 나락으로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참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피해자가 남성이 많은데 조용한 이유는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훈련사 위주기 때문에 보복이 두려워서”라며 “이 글을 쓰는 저도 지금 심장이 쿵쿵거린다”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감히 짐작도 못 하실 거니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C씨는 임금 문제로 한 퇴사자가 노동청에 신고했던 일화를 전하며 “경영진들이 직원들 듣는 데서 쌍욕을 주고받고 고함을 쳐서 직원들이 겁을 많이 먹었기 때문에 노동청 신고도 쉽지 않았다”면서 “명절 선물로 배변 봉투에 담은 스팸 6개 받아본 적 있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대표님을 옹호해 줄 직원이 있을까 생각해 봤지만 한 명도 없다” “대표님은 모든 분에게 무례했다” “50~60대 직원에게도 별다를 것 없이 대해서 놀랐다”고 주장했다.

부부 동반 가스라이팅
강아지만도 못한 취급?

같은 날 20일 오후에 방송된 JTBC <사건반장>은 보듬컴퍼니 전 직원 D씨와의 인터뷰를 전격 공개했다. 

전 직원 D씨는 “제일 기억에 남는 말은 숨도 쉬지 말아라” “네가 숨 쉬는 게 아깝다” “벌레보다 못하다” “그냥 기어나가라” “그냥 죽어라” 이런 얘기를 안 듣는 날이 없었다며 울먹였다. 이어 “목줄 던지는 건 다반사고 맨날 불려 나가 욕먹었다”며 “욕먹는 건 직원들이 다 보고 있었다”며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전 직원 E씨는 “퇴직 당시 강형욱 대표에게 카톡이 왔었다”며 “급여 관련해서 할 말이 있어 전화 달라고 해서 증거 남기고자 카톡으로 대화를 요청했는데 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마지막 급여로 9670원을 받았다. 그는 “살면서 그런 경우는 처음이었다”며 “견딜 수가 없어 고용노동청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노동청을 통해 보듬컴퍼니 측 입장을 전해 들었다”며 “퇴직금이 따로 없고 담당 고객을 끝까지 살피지 못해 급여를 깎았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E씨는 노동청을 통해 강형욱 측과 연락했고 결국 3차례에 걸쳐 기본급과 연차 수당 등을 포함한 잔여 급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0일엔 강형욱이 고정 출연 중인 KBS 2TV 예능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는 결방됐다. 대신 <걸어서 세계 속으로>가 긴급 편성됐다. 향후 <개는 훌륭하다> 방송을 이어갈지에 대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후 지난 21일 강형욱의 직원 갑질 의혹이 이어지는 가운데 추가 폭로가 또다시 나왔다. 보듬컴퍼니 전 직원이라는 F씨는 같은 날 방송된 JTBC <사건반장>을 통해 “강형욱이 CCTV에 대한 집착이 심했다”며 “근무한 지 6개월 정도 됐을 때 CCTV가 방범용이 아니라 감시용으로 달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알게 된 계기는 강형욱이 일본에 가 있던 상황서 CCTV 업체가 사무실에 온 거였는데 강형욱이 CCTV 중 1대가 안 보이니 확인해 달라고 한 것이었다”며 “6명이 일하는 사무실에 CCTV가 9개 달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3대는 모두 직원들의 모니터 방향을 찍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이 CCTV로 감시한 것은 엄연히 불법이라고 항의하자, 강형욱은 “법? 법대로 해봐? 어디서 회사에서 함부로 법 얘기해? 법은 가족끼리도 얘기 안 하는 거야. 법대로라면 너희 근무태만으로 다 잘랐어”라고 말했다고 F씨는 주장했다.

아울러 이전에 다른 사무실에도 CCTV가 20대 이상 설치돼있었다고 밝혔다. 심지어 여직원이 옷을 갈아입기도 했던 사무실 내 작은 공간에도 CCTV가 있었고, 강형욱 측은 CCTV 설치에 대해 사전 고지나 직원들에게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에 따르면 회사 이사를 맡고 있던 강형욱의 아내는 직원들의 사내 메신저 6개월치 대화 내용을 모두 확인한 뒤 “업무와 관련 없는 지속적인 메시지가 오가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경고성 공지를 냈다. 

방송 결방
추가 폭로

강형욱의 아내는 또 CCTV를 확인하다가 자세가 구부정한 직원에게 “의자에 거의 누워서 일하지 마시죠”라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화장실 사용도 통제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직원 화장실이 고장 나자 차로 10분 거리의 카페 화장실을 이용하라고 권유했으며 화장실 이용 시간도 지정했다는 주장도 잇따랐다. 

전 직원 G씨는 “오후 3시쯤 되면 화장실을 몰아서 다녀와라, 카페로 한번에 가셨으면 좋겠다, 다른 데로 가지 말아라 등의 강요를 했었다”고 폭로했다. 이어 직원들 사이서 “배변 훈련 같다. 사람으로 취급해 주는 것 같지 않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심지어 훈련소를 찾은 고객인 견주를 두고도 욕설 섞인 비난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개 밥그릇이 덜 닦인 것을 본 강형욱이 반려견 훈련사인 지인에게 직접 핥아 닦으라고 한 적이 있다는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같은 날 강형욱의 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TV’에는 “레오 마지막에 어떻게 떠났는지도 다들 아시려나 모르겠다”며 “그렇게 무리해서 데려오고 이슈 만들더니 처참한 마지막이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는 H씨의 댓글이 달렸다.

H씨는 강형욱 대표가 오랜 시간을 보낸 노견을 방치한 후 떠나보냈다고 주장했다. 이를 본 한 누리꾼은 “나도 그게 궁금했다” “너무 이상했다”고 관심을 보였다. 그러자 H씨는 “레오가 마지막에 거동을 못 했다”며 “그때 근무하신 다른 직원분들은 아시는데 더운 옥상에 배변을 온몸에 묻힌 채 물도 못 마시고 방치돼있다가 그대로 차 트렁크에 실려 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나던 직원들이 물을 조금씩 챙기긴 했던 것이 전부였다”며 “직원들도 정들었던 레오인데 마지막 인사라도 했으면 좋았을 걸”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당시에도 강형욱은 전혀 입장을 내놓지 않아 레오가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는 주장의 진위는 판명되지 않았다.

반면, 강형욱을 옹호하는 전 직원들의 반박하는 댓글이 달리면서 분위기가 묘하게 흐르고 있다.

지난 23일 강형욱의 유튜브 채널에 자신을 보듬컴퍼니 전 직원이라고 주장하며 의혹을 반박하는 댓글이 달린 것. 작성자 I씨는 근무 당시 워크숍서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최근까지 나온 사내 괴롭힘 주장들이 말도 안 되는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강형욱 대표님은 본인 이름을 걸고 하는 사업이라 직원들에게 더 엄격할 수밖에 없다”며 “어느 누가 일 안 하고 뺀질거리는 직원들을 좋아하겠냐”고 반문했다.

명절 선물로 줄 스팸을 배변 봉투에 담아줬다는 주장에 대해선 “선물세트를 시켰는데 배송 중 가방이 파손됐고 재주문하기에는 시간이 안 돼서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본인들이 상관없다고 해서 담아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직원이라고 밝힌 J씨는 CCTV 감시 논란에 대해 강아지 훈련 용도로 쓰였을 뿐 직원 감시용으로 쓴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화장실 통제 주장에 관해서는 “직업 특성상 자주 자리를 비울 수 없는 관계로 특정 시간에만 갈 수 있었을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강형욱은 논란 일주일 만에 오랜 침묵을 끝내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튿날 오후,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TV’ 채널에 “늦어져서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약 55분 분량으로 강형욱과 함께 보듬컴퍼니를 운영하는 아내가 함께 등장해 각종 논란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 및 사과를 전했다. 

상반된
주장도

강형욱은 “사실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이런 소식으로 시끄럽게 만들고 좋지 못한 소식을 전해드려서 정말 죄송하다” “저는 조금 더 반려견하고 잘 살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하는 사람인데 그렇지 못한 행동들로 안 좋은 모습 보여드려서 정말 죄송하다” “제가 알고 있는 사실과 갖고 있는 기억들을 허심탄회하게 모두 말씀드리려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CCTV 감시 논란, 여직원 탈의실 감시, 메신저 감시, 화장실 통제, 명절 선물 배변 봉투 스팸, 에폭시 바닥공사, 레오 방치, 강아지 굶김, 보호자 험담, 직장 내 인격모독, 폐업 후 훈련사 채용, 전화로 해고 통보, 보듬컴퍼니 폐업 논란, 임금체불 논란 등에 대해 각각 해명에 나섰다.

먼저 CCTV 감시 논란에 대해서는 “감시 용도가 아니고 물품들을 보관해야 해서 CCTV가 꼭 있었어야 했다” “도난이 있을 수도 있고 외부인이 있을 수도 있다” “훈련하다가 개가 물 수도 있어 사실을 인증하기 위해서는 있어야 했다” “그분들이 불쾌했다고 느낀 것은 일하는 중에 CCTV를 달려고 하니 우릴 감시하는 것이냐고 한 것” “그분들은 CCTV가 없는 사무실에 달려고 하니 불만이었던 것” “그 뒤로 입사한 분들은 그걸로 뭐라고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함께 등장한 강형욱의 아내가 CCTV를 보고 근무 태도를 지적했다는 것에 대해서 “그건 제가 CCTV를 보고 한 말이 아니다” “직원분이 정말 그런 포즈로 영상편집을 하고 계셨다. 외부인도 많이 오고 다른 직원들도 오는데 그런 근무 태도는 말을 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사내 메신저를 감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강형욱의 아내는 “6~7개월 된 저희 아들에 대한 조롱을 보고 눈이 뒤집혔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한 것을 가지고 아들을 앞세워 돈을 번다고 한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직원들의 메신저를 감시하는 것을 멈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허락 없이 본 것은 맞다” “6개월 치의 대화가 메신저에서 관리되고 있어 봤는데 특정 커뮤니티서 사용하는 혐오 단어가 나오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설명했다.

강형욱은 “옳지 않은 논쟁들이 정말 많았다” “넘어가기 쉽지 않은 얘기라고 생각했고 그 자리서 한 분이 그만두겠다고 했다” “두 분 중 한 분은 계약이 된 만큼 일을 하고 그만뒀고 나머지 한 분은 5~6년 같이 일하고 잘 퇴사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형욱은 또 직원들의 화장실 가는 시간을 통제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화장실이 고장 나서 옆 회사나 자주 가던 식당에 부탁한 것은 맞다”면서도 “오후 3시에 몰아서 다녀오라고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건 말이 안 된다. 그걸 왜 통제하겠느냐”고 부인했다.

또 “숨도 쉬지 마라” “벌레보다 못하다” “나가도 기어서 나가라” 등 폭언 논란에 대해서는 “제가 쓰는 화내는 말이 아니다. 저는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며 “저는 벌레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욕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화를 낼 수 있다. 훈련하다 보면 사나운 개들이 있을 수 있다”며 “실제로 훈련사분들에게도 ‘조심하세요’가 아닌 ‘조심해’ 하고 소리칠 수도 있고 보호자의 개줄을 놓치면 호되게 화를 냈다”고 밝혔다.

“사실 여부를 떠나 죄송”
“CCTV, 직원 감시 아냐”

배변 봉투에 명절 선물을 담아줬다는 주장에 대해 강형욱은 “그건 되게 재밌는 일 중 하나”라며 “직원들이 스팸을 좋아한다고 해서 선물세트를 사려고 했는데 발주 실수를 해서 마트서 파는 묶음이 왔고, 직원들에게 여러분들이 나눠서 가져가라”고 말했는데, 직원들이 스스로 스팸을 가져가는 과정서 배변 봉투가 사용됐다는 것이다.

반려견 레오를 방치해 폐사시켰다는 의혹은 허위 주장이라고 부인했으며 훈련비를 입금하지 않은 견주의 반려견에게 사료를 주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보듬컴퍼니는 위탁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날 강형욱은 훈련사에게 전화로 해고했다는 말에 “7~8년간 일한 훈련사와는 언제까지 일할까 이런 말들을 해왔다” “모든 훈련사와 근무 기간을 조율했고 우리의 사정을 말했을 때 각자의 사정을 말해줬다” “많은 분은 모를 수 있지만 보듬은 제일 좋은 훈련소라고 생각하고 서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우리와 같이 이렇게 훌륭한 수업을 하는 곳도 없고 많은 수의 수업을 하는 경우도 없다” “정말 최고의 교육센터를 만들고자 낭만을 갖고 일했다” “그들에게 한 달 전이든 두 달 전이든 6개월 전이든 그게 충격이었을 거다, 실제로“라고 설명했다

퇴사 후 9670원을 입금했다는 논란에 대해 강형욱의 아내는 “일반적인 월급을 받는 직원이 아니라 소액의 기본급과 함께 본인이 발생시킨 매출의 일정 비율을 인센티브로 받는 사업자 계약을 했다”면서 “서울과 거리가 있는 지역서 근무는 어렵다고 해서 지난 2016년 9월 중순쯤 계약이 종료됐고 10월10일 정산했다” “그분이 그만두면서 적지 않은 액수의 환불이 발생해 인센티브 정산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의하려고 전화했는데 연락이 안 됐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겼다”면서 “정산일이 다가와 마음이 급해져서 어떤 액션을 취해야겠어서 1만원서 세금을 제한 9670원이라도 입금한 것이었다” “임금을 떼먹고 싶었으면 9670원도 입금 안 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그 분의 마음의 상처를 뒤늦게 알고 나중에 말씀을 드렸는데 지금도 그때 서운함이 풀리지 않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회사 폐업과 직원들의 처우 등은 회사 사정에 따른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강형욱은 폐업 이유를 두고 “폐업이라기보다 교육 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게 맞는 말”이라면서 “그 사실을 7개월 전부터 전화를 돌려 알려드렸다”고 말했다.

강형욱은 “그분들이 나가서 잘되길 바란다” “이 일을 겪고 보듬서 일했던 훈련사라 말을 못 할까 봐 걱정이 된다” “우린 정말 꿈 같은 훈련소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아마 두 번 다시 이런 훈련소를 만들 수 없을 것”이라며 “보듬은 이제 없어진다” “내가 어렵게 훈련사 생활하면서 갖고 있던 꿈들을 다 펼치고 싶은 곳이 보듬이었다” “정말 무시당하는 훈련사가 아니라 존중받는 훈련사로 생활할 수 있게 노력했는데 내가 미숙했나 보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울러 이번 논란에 대해 “좋은 소식을 드려야 하는 데 불편한 소식들로 얼굴 비추게 돼서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그렇게 좋은 대표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훌륭한 훈련사들과 훌륭한 직원들이 많았다” “그들이 모두 이번 논란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보듬컴퍼니서 일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또 자신의 이력 중에 하나로 여기고 있었을 분들에게 이런 모습 보여드려서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또 “대표로서 부족해서 생긴 문제에 대해선 최선을 다해 해명하고 제게 부족한 부분이 있거나 섭섭함을 느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벌을 받아야 한다면 달게 벌을 받겠다”면서도 “많은 억측과 비방, 허위 사실은 멈춰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여기서 일했던 이들을 위해 필요하다면 법적 조치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형욱은 어릴 때부터 19세 때까지 아버지가 강아지 공장을 운영했다. 처음엔 개들을 보러 갈 생각에 기뻤지만, 임신과 출산으로 혹사당하는 어미 개들과 병에 걸렸는데도 치료받지 못하는 강아지들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아버지한테 말을 해도 강아지의 병원비를 낼 형편이 안 되었기 때문에 변하는 건 없었다. 그 뒤 유기견 센터에 봉사활동도 다니면서 애견 훈련사라는 직업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분당정보산업고등학교 재학 당시 애견 동아리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애견인들과의 커뮤니티를 형성해 나갔다. 

진로가 확정되면서 일반고등학교 대신 방송통신고등학교로 진학해서 1999년에 한국장애인 도우미견 학교 훈련사로 들어갔다. 그리고 2005년 군대를 제대하고 호주의 애견훈련소에 가서 1년 반, 일본서 5개월 동안 지냈다. 이후 지난 2012년 노르웨이서 연수를 받았다. 

강형욱은 개와 친하게 살아온 유럽 국가의 훈련 방식을 한국에 전한 선구자 중 한 명이다. 반려견 훈련 등 분야에 큰 영향력과 입지를 다졌고 반려견을 위한 산책의 중요성을 대중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눈물의 호소
반전된 여론

방송 이후 유명세를 얻은 그는 반려견에 대한 인식개선에 기여한 바가 크다. EBS 프로그램인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시리즈와 KBS 2TV 예능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 등 다수의 반려견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그 영향으로 타 방송서도 앞다퉈 유사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개통령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또 수년간 쌓인 입지를 통해 아내와 함께 반려견 교육프로그램과 관련 용품을 판매하고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보듬컴퍼니를 10년 전인 지난 2014년 6월23일,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인근에 설립했다.

<yuncastl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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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