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총선 특집> ‘25명’ 윤의 사람들 총선 성적표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4.15 10:10:02
  • 호수 14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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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잘못 섰다 ‘반타작’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사전적 의미로 ‘임금의 옥새를 찍는다’는 뜻의 검새(鈐璽)라는 단어가 있다. 동음이의로 검사(檢事)를 낮잡아 부르는 단어로 쓰이기도 한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도전한 윤석열 대통령실 참모와 장·차관 출신 후보자 25명 가운데 겨우 14명만 살아남았다. 사실상 윤 대통령에게 간택된 후보들이 대거 낙마하자 ‘정권 심판론’이 실현될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국민의힘 내부 분열도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총선 참패의 책임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중 누구에게 있냐는 것이다. 지난 11일,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당선자 측근은 “한동훈 비대위원장 없었으면 100석도 못 지켰을 것”이라며 “누가 봐도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고 강조했다. 

책임론

이날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사퇴 입장을 전하면서 총선 참패의 책임론을 시사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국정 쇄신과 민생 챙기기에 힘쓰겠다”고 일축했다.

지난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10 총선서 친윤(친 윤석열) 3인방과 대통령실 참모 출신 후보 8명, 장관 출신 후보 3명이 각각 살아남았다. 이로써 지역구서 13석, 비례대표서 1석을 차지하게 됐다.

총선 출사표를 던진 대통령실 출신 국민의힘 후보 15명 중 국회에 입성하는 8명은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 김은혜 전 홍보수석, 강명구 전 국정기획비서관,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 박성훈 전 국정기획비서관,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 조지연 전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 안상훈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 등이다.


이들 대부분은 ‘보수 텃밭’에 출마한 후보들이다. 핵심 참모 라인에선 충남 홍성·예산의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김은혜 전 홍보수석도 접전 끝에 경기 성남분당을서 당선됐고, 경북 영주·영양·봉화서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도 승리했다.

먼저, 강승규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실 초대 시민사회수석을 역임해 핵심 참모 라인으로 분류된다. 김은혜 전 수석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 등을 역임한 후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패한 바 있다. 그러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대 홍보수석으로 합류했다.

임종득 전 차장은 2022년 8월 건강 문제로 직에서 물러난 신인호 국가안보실 2차장 후임으로 임명됐다. 지난해 10월 퇴임 후 고향인 영주시가 포함된 영주시·영양군·봉화군에 출사표를 던졌다.

대통령실 비서관급 라인에선 대표적인 ‘친윤 라인’으로 분류되는 부산 해운대갑에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 경북 구미을에 강명구 전 국정기획비서관, 부산 북구을에 박성훈 전 국정기획비서관이 당선됐다. 경북 경산에 출마한 조지연 전 행정관도 4선 의원(17~20대)을 지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무소속)을 상대로 반전 승리를 거뒀다. 

참모·장관·검사 출신 절반 낙마
먹힌 ‘정권 심판’ 여소야대 마주

검사 출신인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은 2021년 윤석열캠프 법률지원팀에 합류했다. 2022년 5월 윤석열정부 출범 후 초대 법률비서관을 맡으면서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다. 박성훈 전 국정기획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후보 선대위원회에 참여했고, 인수위에선 당선인 경제보좌역으로 발탁됐다. 윤 정부 초대 국정기획비서관을 지내다 지난해 7월 해수부 차관으로 임명됐다. 

조지연 전 행정관은 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서 당선인 비서실 팀장을 맡았다.


이밖에 친윤 3인방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은 자신의 기존 지역구인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서 3선에 성공했다. 권성동 의원도 강릉서 5선에 성공, 윤한홍 의원도 경남 창원 마산회원서 3선에 성공했다. 김기현 전 대표도 울산 남구을 공천을 사수하면서 5선 의원이 됐다.

지난해 전당대회서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를 지지하면서 ‘연판장’을 주도하거나 김기현 지도부에 승선했던 친윤계 초선들도 상당수 살아남았다. 배현진(서울 송파을)·박수영(부산 남구)·박성민(울산 중구)·유상범(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김정재(경북 포항 북구)·강민국(경남 진주을) 의원 등이 재선에 성공한 것이다.

다만,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수행실장을 맡은 이용 의원은 경기 하남갑서 6선에 도전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이로써 김은혜 전 수석 등을 제외하고 수도권에 출사표를 던진 용산 출신 7명은 줄줄이 낙선했다.

경기 용인갑에선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이, 의정부갑에선 전희경 전 정무1비서관이, 안산갑에선 장성민 전 미래전략기획관이 각각 민주당 후보에게 졌다. 인천 연수을의 김기흥 전 부대변인과 남동을의 신재경 전 선임행정관, 서울 중랑을의 이승환 전 행정관도 ‘험지’의 벽을 넘지 못했다.

공천이 취소된 정우택 의원 대신 충북 청주상당에 투입된 서승우 전 자치행정비서관도 낙선했다.

윤정부의 장관 출신 중에선 7명 중 3명만이 제22대 국회 입성하게 됐다. 대표적으로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과 추경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각각 현재 지역구인 서울 용산, 대구 달성을 지켜냈다.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부산 중·영도서 금배지를 달게 됐다.

대통령실 출신 8명만 생존 
용산은 지금 침통한 분위기

서울 용산 현역인 권영세 의원은 개표 초반, 민주당 강태웅 후보에게 1000표 이상 뒤처지다가 역전승을 거둬 5선 고지에 올랐다. 대구 달성군에 추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75.31%)은 박형룡 민주당 후보(24.68%)를 크게 눌렀다.

반면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원희룡 전 장관은 인천 계양을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패했다.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서울 강서을), 박진 전 외교부 장관(서울 서대문을),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경기 수원병)은 각각 민주당 현역 의원들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한편,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를 포함해 108석을 확보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개헌 저지선은 지켰지만 완패한 데에 책임을 통감한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사퇴했다. 4·10 총선 참패에 직면한 윤정부는 임기 내내 ‘여소야대’를 상대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일방소통 리더십’이 참패의 핵심 원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은 앞으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대장동 개발사업 ‘50억 클럽’ 뇌물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특검)법을 비롯해, ‘채 상병 특검법’, ‘이종섭 특검법’ 등 특검법 발의를 줄줄이 예고하고 있다. 신속안건처리(패스트트랙)절차 등을 통해 마음만 먹으면 입법을 강행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지난 2년처럼 이번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여당 내에서도 반발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초라한 결과

용산의 침통한 분위기도 이어질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11일, 용산 대통령실서 기자들과 만나 “비서실장을 포함해 정책실장, 그리고 수석비서관들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관섭 비서실장을 통해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비서실장을 비롯해 성태윤 정책실장, 수석비서관급 6명 참모 전원은 사의를 표명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윤석열 대통령에게 구두로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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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