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대 연구요원의 은밀한 이중생활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4.03.25 11:07:00
  • 호수 14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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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 과학자들의 과감한 투잡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가정과 사회를 떠나는 1년6개월. 청년들이 현역 군인이 돼 나라를 지키는 기간이다. 이들 중 과학 전문가는 전문연구요원으로 빠진다. 나라를 지키는 대신 국가경쟁력을 높이라는 이유다. 그런데 이들은 이 시간을 이용해 코인 사업을 했다.

전문연구요원은 대체복무제도 중 하나로,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병역의무가 있는 사람 중 일부를 선발해서 현역이 아닌, 연구기관에 대체 복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 중 자연계 박사 과정 전문연구요원은 매년 4월과 9월에 뽑는다. 주로 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에 있는 자연계 석·박사 과정 학생이 이용한다.

한눈판
박사님

이들은 현역으로 입대하는 대신 4주 기초군사훈련이 끝나면 36개월 동안 연구활동을 수행한다. 가장 큰 이점은 일반인들의 생활과 완전히 동일하다는 점이다. 또 박사 과정은 졸업까지 대부분 4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에, 자연스럽게 병역 문제가 해결되는 장점이 있다. 

이렇듯 전문연구요원은 군 복무 기간임에도 일반인과 똑같은 생활을 할 수 있기에 ‘전문연구요원 및 산업기능요원의 관리 규정’으로 관리한다. 

해당 규정에는 “전문연구요원은 연구 및 제조·생산 분야에 성실히 복무해야 하며, 편입 당시 연구 분야와 제조·생산 분야가 아닌 사무관리, 영업업무 등을 겸직할 수 없다” “근로시간(연장·야간·휴일근로시간 포함) 중 연구 또는 제조·생산활동과 관련이 없는 개인적인 영리 추구 활동 등을 하지 않도록 관리한다” “연구 업무나 제조·생산활동에 지장이 없는 근로시간 후에 다른 업무에 복무하는 경우는 겸직으로 보지 않는다. 대학이나 학원강사로 근로시간 후에 출강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기재돼있다.


즉, 전문연구요원은 군 복무 기간을 연구로 대체하는 것이기에, 연구업무 중에는 겸직하면 안된다. 그렇다고 업무시간 외에 하는 일이 무조건 괜찮은 것도 아니다.

조문상에는 ‘연구업무 등에 지장이 없는 범위’라고 기재돼있다. 특히 똑같은 군 대체복무인 사회복무요원 역시 겸직이 허용되지 않는데, “본인이나 가족의 생계유지를 위해 겸직이 필요한 경우 직무수행에 지장을 주는지 종합적인 판단하에 허가할 수 있다”고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한국의 남성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19~21세 사이에 1년6개월 동안 군 복무를 하며, 사회와 격리된다. 당연히 겸직은 불가능하며 이는 군 대체복무 요원의 겸직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틈새’는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의 박사 과정 전문연구요원 두 명이 군 대체복무 기간 중 코인 사업을 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군대서 보낼 시간 빼 줬더니…
전문연구요원이 ‘코인 사업’

두 학생은 다른 과로, 함께 코인 사업을 하지는 않았다. 2022년부터 NFT 코인 사업으로 수익을 올렸던 A씨는 그해 6월13일 코인 플랫폼서 판매를 진행해 1만개를 당일에 완판했다.

이날 코인 사업 투자를 설명하는 소셜미디어(SNS)에는 “어려운 장에서도 많은 성원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모든 민팅(발행)들이 1초, 수초 이내에 1만개의 ○○○○가 완판됐다. 전 세계 10위를 기록했고, ○○○○ 유저들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기록돼있다.


이어 “또한 현재 오픈 때 24시간 기준, 그리고 일주일 기준 모두 1위 거래량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며 Move To Earn(M2E)을 넘어 다양한 랜드의 연계 등을 통해 글로벌 M2E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남겨놨다.

여기서 말하는 Move To Earn은 이용자가 운동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앱을 말한다. 걷는 행위 자체로 코인을 채굴할 수 있다. NFT 운동화를 신은 이용자가 걷거나 달리면서 가상자산을 얻는 방식이다. 판매대금은 코인 기준으로 292만4000개(당일 기준 시가 11억6960만원)였다.

해당 코인 사업은 투자자 대상 NFT 판매 외에도 ㈜위메이드서 위믹스 130만개 상당을 투자받기도 했다. 

한편, 해당 코인 사업은 초기 완판됐던 것과는 다르게 현재는 환불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에 환불을 약속했지만 계속 미뤄지고 있다.

“대표에 이름
실수로 올려”

지난 1일에는 “먼저 ○○○○랜드 환불에 대한 조치가 지연되고 있는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팀은 재원 확보를 위한 협의를 지속해서 진행 중이다. 안내해 드린 것과 같이 지난달 내 환불을 목표로 했으나, 협상이 늦어지고 있다”고 고지했다.

환불에 대해서는 “이달 29일 전까지 환불에 대해 자세한 내용과 일정을 안내하겠다. 또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환불 방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알렸다.

코인 사업은 프로젝트 이름만 내세우고 사업자들의 실명을 밝히지 않는 특징이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팀 멤버의 영어 이니셜과 학력을 기재해 홍보했다. 여기에 서울대학교 공대 전문연구요원 A씨가 있고, A씨는 이니셜 이름과 함께 ‘Seoul National Univercity, Full Stack Engineer’라고 소개해놨다.

단순히 프로젝트 팀원이 아니었다. A씨는 해당 프로젝트를 포함해서 코인 사업을 하는 기업의 등기 대표이사로 등재돼있다. 이는 전문연구요원 A씨가 박사 과정 전문연구요원으로 복무 중인 기간에 코인 사업을 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서울대학교 공대의 B씨는 코인 관련 리서치를 올리는 인플루언서다. 주 활동 무대는 트위터와 텔레그램 채널이다. B씨는 전문연구요원 중에 회사를 창업했다. 이 회사는 코인을 분석한 리포트를 제공했고, 해당 코인 발행 사업자로부터 작성 대가를 받는 블록체인 리서치 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 1월14일에 7억원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보도되기도 했다. 투자 회사는 카카오벤처스, 해시드, 베이스인베스트먼트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블록체인 리서치 회사가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카이스트, 서울대 출신의 프로토콜 전문가를 주축으로 구성된 팀이라고 설명하며, 이들은 국내 블록체인 기업과 대기업 등에서 리서치 경력을 쌓은 후 회사를 설립했다.

B씨는 자신의 SNS서 이니셜 이름으로 해당 사업을 설명했다. 본인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창업 사실을 공지하기도 했다.


병무청 
조사 중

지난해 5월12일에 올린 창업 게시물에는 “항상 한 달에 3~4개 정도의 글을 작성했는데, 최근엔 글을 쓰지 않아서 죄송하다. 제 근황을 공유하면, 현재 마음이 맞는 동료와 함께 새로운 글로벌 블록체인 리서치 회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곧 랜딩 페이지가 출시될 예정이다. 앞으로 양질의 리서치 및 저희의 소식을 듣고 싶으신 분은 아래 채널을 구독해 달라”고 홍보했다.

다음 날에는 블록체인 리서치 회사를 창립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유는 ▲블록체인 시장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블록체인은 기술적 복잡도가 높아서 정보의 불균형이 심각하기 때문에 ▲시장 참여자들이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기를 원해서였다.

그는 일반적인 근로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SNS에 글을 자주 올렸다. 

B씨는 “내일은(당시 기준) 오랜만에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가 예정돼있다. 참고로 금리선물 시장은 이번에 25bp 인상 가능성을 99% 이상으로 보고 있으며, 시장의 평가는 앞으로 2~3회 금리인상 후 동결 기조를 예측하고 있다. 어차피 시장은 25bp를 유력하게 보고 있으니, 금융권서 주시하는 내일의 관전 포인트는 파월의 발언으로, 얼마나 매파적인 스탠스를 가져갈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선 Oridnals라는 NFT 프로젝트가 갑자기 유행하고 있는데, 2월1일에 Taproot Wizards라는 JPEG가 담긴 블록이 무려 3.96MB(비트코인 최대 크기는 4MB)에 채굴되며 역사상 가장 큰 용량의 블록을 기록했다. 참고로 비트코인 커뮤니티는 현재 내분돼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쓰레기 같은 이미지를 넣으면 안된다’ VS ‘비트코인은 공공재적 네크워크다. 거기서 금융을 하든, 이미지를 저장하든 상관없다’로 싸우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겸직 허용 안 되는데…
“돈은 벌지 않아” 해명

이들이 퇴근 시간 이후에 SNS 활동을 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근무시간에 글을 올렸던 만큼 겸직 규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 또 근무시간 외에 SNS를 하더라도 근무시간에 지장이 생기면 안 되는데, 새벽 늦은 시간에도 SNS에 글을 올렸다.

병무청은 사회복지요원이나 전문연구요원이 SNS를 하는 것에 대해 ‘비영리적인 SNS 활동과 커뮤니티에 글쓰기’ 정도만 괜찮고, 업무에 지장이 있거나, 수익 활동과 연결이 돼선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서울대학교 전문연구요원 담당자에게 ▲이들이 담당 지도교수에게 허락을 받고 사업을 했는지 ▲해당 사업이 기업으로부터 투자금을 받은 사실을 알고 있는지 ▲(허락한 사업이라면)개인이 수익 사업을 하면 전문연구요원 업무에 무리가 가지 않는지 ▲전문연구요원 복무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서울대서 여태까지 이런 사례가 있었는지 등을 질의했다.

서울대학교 담당 관계자는 “해당 질의서는 규정을 통해서 학과장에게 보냈다. 두 명의 학생을 조사했지만 ‘학생들이 돈을 벌지 않았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이후 B씨는 돌연 자신의 SNS 게시물을 삭제했고, 담당 교수들은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다.

해당 사안을 병무청에 고발한 경제민주주의21 금융사기감시센터 예자선 변호사는 “병무청이 조사하고 있는데 A씨는 등기상으로만 대표다. 코인 프로젝트에 이니셜이 들어간 건 그쪽 실수고, B씨도 돈을 번 적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관리규정에 따르면 대학은 지도교수를 통해 복무관리를 해야 하므로 겸직 관리 절차가 전무하다면 운영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예 변호사는 “누가 봐도 주도적으로 창업했는데 조사받으면 ‘근무시간 외에 했다는 증거를 대라고 주장하면 끝’이라니 말이 되지 않는다. 사회복무요원은 겸직 허가 사유와 절차를 구체적으로 정해놓고 있는 반면, 전문연구요원은 다소 추상적이고 기관에 관리를 맡기고 있는 형태”라며 “차별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면 규정 자체를 통일해 빠져나갈 빌미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점 투성이
대체복무제도

가상자산근절센터 변창호 대표는 “전문연구요원이라는 제도는 국방의 의무를 좀 더 좋은 방향으로 지우고자 하는 제도인데 특혜를 이용해 익명으로 코인 사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면서도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병무청, 서울대는 감시도 제대로 하지 않고 관련 규정도 없는 것이 더 문제다. 서울대는 10억 위믹스를 팔 궁리를 하고 있고, 블록체인 학회도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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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채 상병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한 게 핵심이다. 임 전 사단장과 연락이 닿은 인물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다. 자칫하면 회유 정황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은 ‘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수사외압 논란의 시발점이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직접 챙긴 인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사건을 물밑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다 왜 움직이기 시작했을까? 침묵 지키다… 임 전 사단장은 최근까지 복수의 해병대 간부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간부 A씨에게 “(공수처)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연락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은 없었다. 다만 “모두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지만 아들을 잃은 채 상병의 유족 특히 모친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는 고통스러워도 견딜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A씨에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하 대령)의 변호인이었던 김경호 변호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과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뉘앙스로 연락을 취했다. 김 변호사가 자신을 고발한 게 무고에 해당하는지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타 간부들에게도 비슷한 도움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연락서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모셨던 사람이긴 한데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개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사람이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과거 박 대령에게도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바 있다. 자신은 물속 수색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수차례 했고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장으로 넘어간 상황서 자신의 책임과 범위 내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며, 이에 대한 박 대령의 기억과 판단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사건 연루자들에 연락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상급지휘관(임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은 없지만, 부대를 방문해 전술토의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작전이 되도록 유도할 권한은 있다”고 했다. 작전통제권이 없어 안전 책무가 없다면서도, 자신이 현장서 ‘수변을 수색하라’고 지휘한 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런 이유로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직권남용 문제를 언급한 해병대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다. 수사단은 ‘작전통제권과 상관 없이’ 임 전 사단장을 실질적 수색작전 지휘관으로 보고, 안전지침을 부대에 하달하지 않아 채 상병 순직사고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김 변호사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김 변호사가 SNS에 게시한 글 중 허위 사실이 포함된 내용이 있다는 게 임 전 사단장의 주장이다. 그는 김 변호사에게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한계 속에서 해석과 이해를 거쳐 어떤 주장을 하는 것에 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문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됐고, 제가 사안의 진상을 밝히면서 그걸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위가 여론을 조작하고 진실을 가리는 불의한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나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을 공수처에 세 번째로 고발했다. 이번 혐의는 군형법 제79조 무단이탈죄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월 말 서울 노원구에 있는 화랑대연구소가 아닌 영등포구에 위치한 해군 관사 ‘바다마을아파트’에 거주하며 인접한 해군 재경근무지원대대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마음 급해졌나…어떤 의도? 갑자기? 특검 압박 느꼈나 이 사실은 그가 여러 곳에 자신이 결백하다는 취지의 문서를 내용증명, 등기우편 등으로 보내면서 드러났다. 등기 봉투의 발신지는 화랑대연구소였으나 배송 조회 결과 실제 발신지는 서울 신길7동 우편취급국이었다. 임 전 사단장이 거주 중인 서울 관사 인근이다. 발송 시간도 대부분 일과시간 직전이나 일과 중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언론을 통해 “연수 초기에 육사에서 주로 근무했으나 장거리 출퇴근 비효율적이라서 최근엔 해군재경대대서 근무 중이다. 근무 장소 중 하나가 해군 재경대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정책 연수의 일시와 출퇴근 시간 및 장소가 명령으로 특정된다. 인사명령의 지정된 장소서 지정된 출퇴근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인사명령이나 상급기관의 지휘관에게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주 번호를 변경하는 임 전 사단장의 핸드폰을 압수수색해 무단이탈한 장소와 상급지휘관인 해병대 사령관에게 정식으로 사전에 허가를 받았는지에 관한 진실을 밝혀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행동이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며 같이 책임을 면하자는 회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경찰 이첩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강제수사를 착수해 왔다. 박 대령에게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것에서 임 전 사단장이 적극적인 책임 회피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권서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자 조용했던 임 전 사단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적절한 처신 한 해병대 간부는 “전우의 죽음 이후 형평성에 어긋나거나 석연치 않은 윗선의 처리는 진상규명 문제를 떠나 정치권 개입을 불렀다”며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일부 작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해병대 전체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일요시사>가 사건 관계인에 연락한 이유에 관해 묻자 "사건 관계인에게 연락한 것은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