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자전거 여행 ④아름다운 강릉 경포호

아름다운 강릉 경포호 자전거 타고 한 바퀴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상쾌한 바람을 가르며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느껴보자. 강원도 강릉시에는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자전거길이 있다. 잔잔한 호수와 든든한 백두대간을 보며 달리는 경포호둘레길(약 4.3㎞)이다. 강릉 경포대와 경포호(명승) 주변에 조성된 산책로와 자전거전용도로로, 오르막길이 거의 없는 평지라 안전하고 자전거 대여소가 많아 이용하기 편하다. 곳곳에 자전거 거치대가 있고, 한 방향으로 이용하도록 바닥에 표시해 위험을 방지한다.

경포호 라이딩 코스는 스카이베이호텔 경포에서 경포호수광장, 경포가시연습지, 강릉3·1운동기념공원을 지나 경포대와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으로 이어진다. 자전거로 속도를 내면 15~20분이면 호수를 한 바퀴 돌 수 있지만, 사진을 찍고 여기저기 찬찬히 둘러보려면 1시간30분~2시간은 잡아야 한다.

경포호둘레길

출발지는 자전거 대여소가 모여 있는 스카이베이호텔 경포 근처다. 잔잔한 호수를 오른쪽에 끼고 든든한 산줄기를 바라보며 페달을 밟는다.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는 경포호는 새롭다. 김훈 작가는 <자전거 여행1>에서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속으로 흘러들어온다”고 했다. 자전거에서 바라본 경포호는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시원한 바람과 지저귀는 새소리에 페달을 밟는 다리에 에너지가 들어가는 기분이다.

경포호둘레길의 장점은 남녀노소 누구나 자전거를 타고 즐기기 좋다는 것이다. 1인용 자전거부터 가족용 자전거까지 다양한 자전거를 빌릴 수 있어, 혼자는 물론 연인이나 가족이 함께 타기에 적당하다. 가족용 자전거에는 그늘막이 있어 따사로운 햇살도 가려 준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면 경포호둘레길은 거대한 핑크빛 원을 만들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인생 사진 배경이 되는 곳도 여럿이다. 경호교를 지나면 경포호수광장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푸른 호수와 스카이베이호텔 경포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다음에 등장하는 소나무 숲도 명품이다. ‘솔향 강릉’이라는 슬로건이 딱 어울린다. 잠시 자전거에서 내려 솔 향기를 맡아 본다. 소나무 숲에 아기자기한 조형물이 있어, 어린 시절 보물찾기 같은 재미가 쏠쏠하다.


소나무 숲이 끝나는 지점에 전망 좋은 덱이 있다. 물결처럼 이어진 장쾌한 산이 호수와 함께 그윽한 풍경화를 그려 낸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곳을 지나면 <홍길동전>에 등장하는 캐릭터 조형물을 비롯해 다양한 조각품이 등장해 자전거 타는 내내 심심할 틈이 없다. 호수 둘레 라이딩이 끝날 즈음, 관동팔경의 으뜸으로 꼽는 경포대가 보인다. 자전거를 세우고 시인 묵객이 자연을 누리고 마음을 수양한 경포대에 올라 고즈넉한 호수를 내려다본다. 자전거 바퀴로 흔적을 남긴 경포호둘레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1인용부터 가족용까지 다양하게 자전거 대여해
오르막길 없는 평지에서 안전한 라이딩 가능

시간과 체력이 허락하면 바다로 향하자. 지자체 명품 자전거길로 선정된 강릉 경포호산소길에는 경포호둘레길 외에도 안목해변-연곡해변 구간이 포함된다. 바다 내음과 솔 향기를 번갈아 맡으며 달리니 경포호둘레길과 다른 맛이 있다. 안목해변에 있는 강릉커피거리는 ‘2023~2024 한국 관광 100선’에, 강릉 연곡해변솔향기캠핑장은 ‘2022년 한국 관광의 별’에 선정된 곳으로, 여유롭게 돌아보기를 추천한다.

자전거 베테랑이 아니라면 경포해변을 중심으로 남쪽보다 북쪽으로 향하기를 권한다. 연곡해변까지 자전거전용도로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연곡해변 인근 자전거도로는 방풍림 사이에 있어, 초록 터널 아래 싱그러운 라이딩이 가능하다. 경포호는 상시 개방하며(연중무휴), 입장료가 없다. 자전거 대여소는 스카이베이호텔 경포 가까이 모여 있으며, 요금은 일반적으로 1인용 자전거 5000원, 2인용·전기 자전거 1만원, 가족용 자전거 3만원이다(1시간 기준).

경포호 근처에 메타세쿼이아길로 유명한 경포생태저류지가 있다. 초기에는 경포천 수해 예방을 목적으로 만들었으나, 이후 여행자와 주민의 발길을 끌기 위해 봄에 유채, 가을에 코스모스 등 철마다 다른 꽃밭을 조성해 인기다. 산책뿐만 아니라 자연을 만끽하며 자전거를 타기 좋다. 백로와 청둥오리, 두루미(천연기념물) 등 철새도 볼 수 있으며, 정자는 쉼터로 이용하기 적당하다.

경포생태저류지에서 다리를 건너면 강릉 선교장(국가민속문화재)이다. 원형이 잘 보존된 조선 시대 사대부 가옥으로, 효령대군의 11대손인 이내번이 지었다. 연못과 어우러진 활래정, 가장 오래된 안채, 개화기 러시아공사관에서 선물로 지어 준 차양 시설이 눈에 띄는 열화당 등 건물마다 이야기가 담겼다. 길손이 머무른 행랑채도 고스란히 남았다. 선교장 뒤에는 500~600년 된 소나무 숲이 기품을 더한다.

오죽헌


강릉 여행에서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가 태어난 오죽헌(보물)을 빠뜨릴 수 없다. 까만 대나무 숲이 특징인 오죽헌에는 이이의 영정을 모신 문성사, 율곡의 유품을 소장한 어제각, 율곡기념관, 신사임당의 ‘초충도’를 미디어 아트로 재현한 율곡인성교육관이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강릉화폐전시관이 문을 열어, 화폐의 역사를 한눈에 보기 쉽게 전시한다. ‘나만의 지폐 만들기’를 비롯해 다양하고 흥미로운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경포호둘레길(경포호수광장-경포가시연습지-경포대)→강릉생태저류지→강릉 선교장→강릉 오죽헌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경포호둘레길(경포호수광장-경포가시연습지-경포대)→강릉생태저류지→강릉 선교장→강릉 오죽헌
-둘째 날 안목해변→경포해변→연곡해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강릉관광 https://www.gn.go.kr/tour/index.do
-강릉 오죽헌(오죽헌·시립박물관) https://www.gn.go.kr/museum
-강릉 선교장 https://knsgj.net, 안목해변 http://anmokbeach.co.kr
-자전거행복나눔 https://www.bike.go.kr

문의 전화
-경포관광안내센터 033)640-4531
-경포대 033)640-5119
-강릉 오죽헌(오죽헌·시립박물관) 033)660-3301
-강릉 선교장 033)6 48-5303

대중교통
-버스 서울-강릉,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4~28회(06:32~ 22:20) 운행, 2시간20분~2시간50분 소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1~24회(06:00~23:00) 운행, 약 2시간50분 소요. 강릉시외·고속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202번 일반버스 이용, 경포해변 정류장 하차.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txbus.t-money.co.kr,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https://www.kobus.co.kr, 강릉버스정보시스템 https://bis.gn.go.kr
-기차 서울역-강릉역, KTX 하루 14회(05:06~22:11) 운행, 약 2시간 소요. 강릉역 정류장에서 202-1번 일반버스 이용, 경포해변 정류장 하차.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https://www.letskorail.com, 강릉버스정보시스템 https://bis.gn.go.kr

자가운전
서울양양고속도로→양양 JC에서 속초·강릉 방면 오른쪽→동해고속도로→북강릉 IC→강릉·사천 방면 오른쪽→미노교차로에서 동해·강릉 방면→즈므고가교에서 동해·강릉 방면→경포교차로에서 경포 방면→경포호

숙박 정보
-하이오션 경포: 강릉시 경포로463번길, 033)646-9999, https://www.hiocean.kr
-Hotel bombom(봄봄): 강릉시 교동광장로100번길, 033)645-5511, https://www.hotelbombom.com
-컴페니언바이 경포: 강릉시 운정길83번길, 010-2323-2564, https://blog.naver.com/comba21
-강릉오죽한옥마을: 강릉시 죽헌길, 033)655-1117, https://www.ojuk.or.kr
-스카이베이호텔 경포: 강릉시 해안로, 033) 923-2000, https://skybay.co.kr
-연곡해변솔향기캠핑장: 연곡면 해안로, 033)662-2900, http://camping.gtdc.or.kr

식당 정보
-강릉짬뽕순두부 동화가든본점(짬뽕순두부): 강릉시 초당순두부길77번길, 033)652-9885
-엄지네포장마차 본점(꼬막무침비빔밥): 강릉시 경강로2255번길, 033)642-0178
-서지초가뜰(씨종지떡·효소차): 강릉시 난곡길76번길, 033)646-4430

주변 볼거리
아르떼뮤지엄 강릉, 강릉솔향수목원, 하슬라아트월드, 강릉 임당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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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