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숨기고…’ 목동 예식장 사기 계약 내막

문 닫을 줄 알면서도 손님 받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건물주와 임차인의 갈등에 어쩔 수 없이 결혼과 돌잔치를 취소하게 됐다. 임차인인 예식장 업체가 법원의 강제집행 명령을 알면서 예약을 받고 해당 사실이 알려졌음에도 ‘정상영업이 가능하다’고 안내하며 피해자들을 기만해 비판은 점점 거세지는 분위기다.

“웨딩 및 돌잔치를 할 수 없습니다.”

이는 결혼을 앞두고 한 예비부부가 웨딩홀 업체로부터 받은 문자다.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이 같은 통보를 받은 예비부부도 있어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결혼 준비 커뮤니티 ‘다이렉트 결혼준비’에는 “로운아뜨리움(이하 로운) 폐업 관련 진행 상황 공유드립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하루 앞두고…

글에는 지난달 25일, 로운에서 이달 1~2일에 결혼식이나 돌잔치를 진행하는 분들에게 “로운아뜨리움입니다. 법원 강제집행으로 웨딩 및 돌잔치를 할 수 없습니다.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빠른 대처하십시오”라고 연락이 왔다고 적혀있었다.

<일요시사>는 해당 논란의 내막을 알아봤다.


우선 이번 사태는 로운이 건물주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예총)에 코로나19로 인해 월세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벌어졌다. 코로나 시기에 경영이 어려워졌고 이로 인해 임대료가 연체된 것이다.

한국예총은 점차 늘어나는 미지급 임대료로 인해 지난해 12월28일 유체동산 인도를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그럼에도 로운 측이 계속 예식과 돌잔치를 진행하자 지난달 15일 ‘유체동산 점유 이전 및 처분금지 가처분’을 재차 신청했다. 

당시에도 채권자는 화해권고결정요청서를 제출했지만 화해 권고는 무산됐고 결국 지난 8일 가처분이 인용됐다. 강제집행은 지난 22일 진행됐다.

문제는 로운이 강제집행 통보를 받고도 예약을 받은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로운은 내년 5월까지 주말 결혼식이나 돌잔치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5월에 돌잔치를 예약했던 한 피해자 A씨는 “계약을 지난해 11월에 맺었다”며 “12월에 시식까지 진행했는데 관련된 내용은 전혀 통보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 아이 돌잔치 당시에는 계약 체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식장과 연락됐는데 로운으로부터는 아무 얘기도 받은 적 없다”고 하소연했다.

오는 9월 결혼 예정이라는 다른 피해자 B씨는 “강제집행 전 주말에 계약을 체결했다”며 “당시 주말인데도 식이 없다는 점이 의아하긴 했지만 다음 날에 결혼식을 진행한다는 말에 대수롭지 않게 느꼈다”고 말했다.

건물주와 임차인 갈등으로 시작
강제 인도 집행에도 예약 받아


이광현 로운 대표는 “계약이나 예약은 제가 진행하지 않았으며, 계고장이 게시되기 전에만 계약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 계약을 담당했던 직원이 연락이 되지 않아, 저도 상황파악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부동산 관련 변호사는 “강제 인도가 결정된 상황서 이를 고지하지 않고 계약을 체결한 것은 명백히 사기라고 볼 수 있다”며 “보통 예식장 계약금이 적게는 50만원서 많게는 200만원까지 나오는데 내년 5월까지 예약을 받은 것으로 보아 해당 계약금으로 밀린 임대료를 내고 가처분 취소 신청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번 강제집행은 로운과 건물주의 갈등으로 빚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30억원 비용을 들여 공사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예식장을 운영하려 했지만 한국예총이 용도 변경을 해주지 않아 예식장을 사용할 수 없었다. 

이에 로운은 ‘임차인 지위보전 및 용도 변경 절차이행 등 가처분’을 신청했고 승소했다. 

그럼에도 한국예총은 “자체준공검사를 신청해야 하며 준공검사에서 합격한 이후에야 용도 변경 절차를 이행하겠다”고 통보했다. 로운은 당시 용도 변경이 되지 않아 9개월가량 영업을 진행할 수 없었다.

게다가 한국예총은 로운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 발생한 건축사 비용 미지급 1500만원을 로운이 대납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용도 변경이 진행되지 않아 영업을 하지 못해 임차료가 밀린 상황에 더해 코로나까지 악재가 겹쳤다”며 “이로 인해 임차료가 점점 밀려 현재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한 웨딩업계 관계자는 “로운은 출발 당시 서부지역 최대 예식장으로 기대를 받았는데 전 사업자의 이미지와 건물주와의 관계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건물주와 갈등이 이번 사태의 도화선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계고장 날아와도 내년 5월까지 유지
정상영업 가능하다는 허위 광고까지

이런 상황에도 이 대표는 조만간 정상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9일에 한국예총 회장의 임기가 끝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로운은 계약금을 환불받으러 업체를 방문한 예비부부들에게 지난달 29일부터 정상영업을 하는데 계약대로 예식을 진행하는 게 어떠냐고 안내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일생에 한 번 있는 결혼식에 직접 사정을 이야기하거나 환불해 주겠다고 안내도 하지 않은 업체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며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정상영업 재개도 불가능에 가깝다. 새로 선임될 한국예총 회장단과 협의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도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서 “정상영업은 협의를 해야 할 수 있다”며 “정상영업이 가능하다고 안내한 것은 ‘계약을 계속 유지하시고 정상영업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되면 할인해 드리겠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심지어 새로운 한국예총 회장 세 후보 모두 회관의 매각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신임 회장단과의 협의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건물 매각 후 새로운 건물주가 나타나더라도 이미 임차료가 연체된 바 있는 로운은 새로운 계약을 맺기 어려워 보인다.

한국예총 관계자는 “30억 임차료를 못내서 강제로 나가야 한다는 재판을 받은 상황”이라며 “로운과 협의된 게 없기 때문에 다시 시작하는 건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밀린 임차료를 다 갚아도 이미 재판서 강제집행이 진행돼 다시 정상영업은 어렵다”며 “지금 로운이 상고해서 집행이 잠시 미뤄졌지만 나가야 하는 건 변함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대표는 계약금 환불을 위해 사채까지 끌어오고 있다. 하지만 일명 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 등 다른 부수적인 피해보상안은 전혀 나오고 있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사업자의 귀책 사유로 예식일 예정일로부터 150일 전까지 계약 해제 통보 시 ‘계약금 환급’을 해결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로운의 계약서에도 이용자의 사정으로 계약을 해지할 시 위약금이 부과된다는 약관만 명시돼있다.


보상은?

한 서초동 변호사는 “소비자원에 집단으로 피해구제 신청을 할 수 있지만 구속력이 없어 피해보상을 받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강제집행을 알면서도 계약을 한 점과 정상영업이 가능하다는 허위광고로 인한 민사적 피해보상을 신청하는 게 더 원활한 피해보상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피해자들은 힘을 합쳐 계약금 환불을 받은 뒤 피해보상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미 몇몇 피해자들은 손해배상청구를 신청했다.

<kcj512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예식 피해 구제는?

소비자원에 따르면 예식 서비스 관련 피해 구제 신청 현황은 21년 281건, 22년 345건, 지난해 9월까지 299건으로 증가 추세다.

피해 유형으로는 계약 해지·위약금 등 계약 관련 내용이 94.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예식장 리모델링을 이유로 예비부부 70쌍이 예약 취소를 통보받기도 했다. <준>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