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밀고 당기고’ 인천스마트시티 카르텔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2.23 15:20:31
  • 호수 14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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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50억 먹은 ‘인천 메타버스’ 부실 운영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인천시가 수백억원을 투입한 메타버스(가상현실 세계) 사업들의 부실한 민낯이 드러났다. 지난해 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의 ‘2023년 스마트빌리지 보급 및 확산사업’ 공모에 참여했다. 국비 167억원을 확보하면서 12억원짜리 ‘메타버스 월미도’를 제작했다. 결과물은 쳐다보기 민망할 지경. 제작업체의 홈페이지를 들여다보니 유령회사가 따로 없다. 

과기정통부 예산을 확보한 인천광역시는 군·구 원도심 지역을 대상으로 ‘2023 스마트빌리지 솔루션 보급 및 확산사업 공모 공고’를 지난해 발표했다. 과기정통부의 스마트빌리지 사업을 수행할 민간업체를 선정하기 위해서다. 해당 사업의 입찰, 계약 등 운영의 전 과정은 주식회사 인천스마트시티(대표이사 나기운)가 진행했다.

이상한 평가

인천스마트시티는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기관으로 2012년 5월 인천시와 민간기업의 협력법인으로 출범했다. 이후 2018년 4월 인천시의 100% 출자법인으로 전환됐다. 당시 ICT기술을 활용한 스마트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인천광역시 스마트도시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이를 수행할 전문기관이 인천스마트시티다.

앞서 지난해 인천시는 “실생활에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용적인 스마트시티 솔루션을 보급하겠다”고 밝혔던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인천스마트시티는 ‘광역형 스마트 선도서비스’라는 명목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사업 추진을 위해 인천시는 과기정통부서 확보한 스마트빌리지 사업예산 167억원 가운데 106억200만원(국비 84억8200만원, 시비 21억2000만원)을 인천스마트시티에 투입했다.


인천스마트시티가 진행한 ‘광역형 스마트 선도서비스’ 사업은 ▲XR 메타버스 활용 스마트 멘탈케어 서비스 ▲메타버스 실감도시 서비스(인천지역 배경의 메타버스 제작) ▲메타버스 기반 AR 내비게이션 서비스(교통약자 지하철 내비게이션 서비스) 등이다.

이와 별도로 인천시는 사업추진을 위한 기술지원, 사업관리, 공정관리, 홍보 등을 목적으로 인천스마트시티에 13억5000만원을 배정했다.

먼저 인천스마트시티가 지난해 5월8일부터 입찰 접수를 시작한 ‘XR 메타버스를 활용한 AI 멘탈케어 서비스 구축’ 사업에는 약 12억5000만원의 국비가 투입됐다. 해당 사업에 참여한 업체는 5개였다. 당시 인천스마트시티가 자체심사 평가를 진행했다.

낙찰된 C사는 예산의 95%인 11억1200만원의 입찰가격을 제시했다. 원칙적으로는 예산 효율성을 고려해 입찰 금액을 높게 제시할수록 입찰가격점수는 낮아진다. 그만큼 낙찰 확률도 줄어드는 셈이다. 반면, 9억9710만원의 입찰 금액을 제시한 N사는 C사보다 1억원 이상 적게 제시해 입찰가격점수서 앞섰지만, 심사평가 중 기술점수서 C사에 밀려 낙찰받지 못했다.

평가위원이 N사의 사업 제안서 등을 비교 검토했을 때 C사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의미다.

익명의 인천스마트시티 관계자는 “해당 사업의 심사위원이 C사의 사업 제안서를 검토한 결과에 따라 N사보다 후한 점수를 준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입찰가격점수를 가장 낮게 받은 C사가 ‘XR 메타버스를 활용한 AI 멘탈케어 서비스 구축’ 사업을 따냈다.

2개 사업 싹쓸이 회사
24억 쏟은 허술한 사업


위 사업과 같은 날 입찰공고를 시작해 지난해 5월25일 자체 심사평가한 ‘메타버스 기반 실감도시 서비스 구축’ 사업에도 약 12억50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4개의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는데, C사가 또 등장했다. 공교롭게도 C사는 이번에도 예산의 95%인 11억1200만원을 투찰해 입찰가격점수서 3등을 했다.

그러나 기술점수서 만회하면서 낙찰됐다. C사가 이틀에 걸쳐 총 24억원에 달하는 2개 사업을 모두 수주한 것이다. 낮은 입찰가격점수를 받았지만, 사업 제안서 평가를 높게 인정받아 낙찰에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세 번째 사업인 ‘메타버스 기반의 AR 내비게이션 서비스 구축’ 사업에는 약 28억46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위 2개 사업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5월8일부터 입찰 접수를 시작했다. 총 7개의 업체가 참가했으며 예산액의 99%인 28억1754만원을 투찰한 S사가 낙찰됐다.

결국, 입찰가격점수서 최하 점수를 받은 S사가 제안서 평가에서 만회해 낙찰에 성공한다. 결과적으로 C사와 S사가 입찰가격점수를 만회할 정도로 수준 높은 기술력을 가졌다는 것이 인천스마트시티 심사위원단의 입장이다.

그러나 C사의 사업 결과물을 분석한 결과, 11억원 이상이 투입됐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C사가 제작한 ‘메타버스 월미도’는 20년 전 수준의 그래픽으로 구현됐다. 이를 본 메타버스 업계 관계자는 “한 달이면 만들 수 있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30억원가량 투입된 S사의 완성품은 확인조차 불가하다. S사는 관련 사업의 성과조차 전무한 회사다.

인천스마트시티는 현재 위 3개의 사업의 준공금 전부를 업체에게 집행했다. 조악한 결과물에 대해 “현재 베타 테스트, 안정화 중”이라고 해명했다. 인천스마트시티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올해 6월 마무리 후, 7월부터 서비스될 예정이다.

ICT 업계에선 인천스마트시티 제안평가 심사위원단 선출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낙찰받은 S사에서 상무로 근무한 김모씨가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는 점이다.

인천스마트시티 본부장은 <일요시사>와 통화서 “3개 사업 모두 우리가 공모했지만, 투찰 업체와 심사위원이 각각 다른 사업에 참여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사업 결과물에 비해 과도한 예산이 투입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인건비가 비싸서 어쩔 수 없다”고 반박했다.

심사위원이 근무한 회사가 낙찰
물류회사가 메타버스 사업 심사?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스마트시티가 공모한 모든 사업의 심사위원 선정 과정은 불투명하다. 24명의 예비 심사위원 중 절반 이상이 민간업체다. 메타버스 사업의 전문가인지 확인조차 어렵다. 게다가 일부 심사위원이 소속된 기업은 조회조차 되지 않는 유령회사가 태반이다.

메타버스와 관련 없는 물류 임대업 회사도 포함됐다. 가장 큰 문제는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3개 회사 관계자들이 모든 사업에 심사위원으로 관여했다는 점이다.


인천스마트시티가 자체평가를 위해 선정한 심사위원은 총 8명. 인천스마트시티 사업공고서에 따르면 ‘인천광역시 제안서 평가위원회 설치 및 운영규칙에 따라 심사위원을 선정한다’고 적혀있다. 운영규칙상 심사위원 자격으로는 사업과 관련된 지식, 자격, 전문적 기술이 있어야 한다. 

인천스마트시티는 약 100여명의 심사위원 지원자 중 결격사유가 없는 인원을 추려 24명의 후보를 세웠다. 24명의 심사위원 후보 중에서 8명만이 심사평가 위원장으로 선출될 수 있다.

인천스마트시티는 ‘e-발주시스템’을 통해 입찰 업체에게 심사위원을 직접 정하도록 했다. 입찰 업체에게 “1~24번 중 8개의 번호를 선택해 ‘심사위원 추첨번호’ 칸에 기재하라”고 공고했다.

입찰 업체 측은 1~24번 중에서 생각나는 숫자 8개를 무작위로 적어 제출할 수밖에 없다. 이해관계 충돌을 피하고자 업체 측이 번호에 해당하는 전문가가 누군지 알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심사위원도 ‘친분이 있는 업체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경우, 그 책임을 감수한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쓴다. 

그러나 입찰 마감일을 이틀 앞둔 지난해 5월17일, 돌연 “대면 평가로 서류를 직접 제출하라”는 변경 공지가 올라왔다. 심사위원과 입찰 업체 측이 익명으로 참여하는 공정한 심사가 아닌, 대면 평가를 통해 이해관계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생긴 것이다. 특히, 민간업체 관계자 임모씨는 3개 사업에 매번 심사위원으로 선정됐다.

깜깜이 입찰


1~24번 중 8개 번호를 무작위로 제출하는데 동시에 3번이나 선정된 것이다. 전문성, 형평성 논란에 대해 인천스마트시티 본부장은 “심사위원들의 적절한 평가로 선정된 전문 업체들이 참여한 사업”이라며 “전혀 문제가 없고, 오히려 제보한 사람을 색출해 고발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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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