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집 일요대담> ‘산으로 가는 당정을 말하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

“무능, 무책임, 무비전…있는 게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거리의 변호사’로 통한다. 그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사무차장과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이 사회적 참사로 슬픔에 빠져 있을 때도 여의도 안팎을 뛰어다니며 약자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줬다. 이를 대변하듯 그의 옷깃에는 그동안의 행보와도 같은 배지들이 달려 있었다.

최근 원내 지도부에 합류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주민 의원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의 측근들이 앞다퉈 몸풀기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제1야당 대표를 겨냥한 표적 수사의 종점은 까마득하다. 박 의원은 이 모든 상황이 기괴하다고 말한다. 2023년 한 해의 끝에서 <일요시사>와 만난 박 의원은 현 정부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나갔다. 다음은 박 의원과의 일문일답.

-지난 9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로 임명됐다. 어떤 자세로 임하고 있는지?

▲민주당은 의석수가 많은 것에 비해 기대에 못 미친다는 국민의 평가가 있는 만큼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다. 우리 당이 할 수 있는 건 모두 하고 있다.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쥐고 있는 상임위에서는 핵심 법안을 통과시켜 법사위로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십년 동안 정체됐던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정무위서 통과시켰다. 지난 8일 거부권이 행사됐지만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을 표결에 부쳤다.


-해병대 고 채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서 국정조사를 추진했다.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을 말해준다면?

▲국정조사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법적 절차는 마무리지었다. 국정조사는 100명 이상의 국회의원이 요구서를 제출하면 본회의에 보고된다. 이후 의장이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협의를 거쳐 특위를 구성할지 관련된 상임위서 진행할지 결정짓는다. 현재로서는 의장의 판단만 남아 있고, 본청 앞에서 천막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의장님 뵐 때마다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는데, 아직 설득은 안 됐다.

-현재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정치 현안은 무엇인가?

▲원내서 일하다 보니 여러 사안이 많지만 우선 예산안이 잘 통과됐으면 한다. 아직 통과하지 못한 전세사기 피해 지원 특별법 개정안도 마무리되길 바란다. 비록 법사위서 막힐지라도 민주당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래서 “민주당이 열심히 하고 잘하려고 하는구나” 이런 말을 들으면 좋겠다.

-윤석열정부가 내년을 기점으로 3년 차에 접어든다. 그동안 행보를 평가한다면?

▲‘무능’ ‘무책임’ ‘무비전’. 한 마디로 미래가 없다. 여러 국가적인 상황서도 제대로 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책임감 없는 모습만 보여준다. 앞으로 계획이 무엇인지, 우리나라의 미래가 어떨지 이야기하는 게 있었던가? 국민 대부분이 들어보지 못했다고 답할 것이다. 정말이지 처음 겪는 정권이다. 적어도 다른 보수정권은 무언가를 하겠다는 목표는 있었다.

-윤정부의 인사 관련해서도 논란이 많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을 대하는 태도는 희귀하고 기괴하다. 문제는 아무도 비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상식적인 모습을 연속적으로 보니 다들 무감각해진 모양이다. 대통령이 당 대표를 두 번이나 내쫓고 그 자리에 자신의 가장 측근을 앉히는 이 모든 과정이 이상하다. 과거 우리나라 정치서 당 대표가 아니라 총재 권한대행이 있던 시절 같다.

“권한은 떠나고 대행만 남았네요.” 우스갯소리일지도 모르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외국 순방길에 오르자 공항에 있던 관계자가 한 말이라고 한다. 지금이 바로 그 상황이다. ‘권한’은 없고 ‘대행’만 남았다.

-인사 관련 문제의 연장선상서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김홍일 전 권익위원장이 지목됐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는지?

▲김홍일 후보를 그 자리에 앉히는 게 윤 대통령의 친한 형이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자기 손처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사람을 앉히겠다는 것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

-인사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건가?

▲인사 검증 시스템이 지금 작동이 되고 있나? 전혀 아니다. 윤정부 인사를 통한 ‘권력기관 장악’이라는 목적 아래에 인사 검증 시스템과 인사 검증 기능은 마비됐다. 최근 강도현 해수부 장관 후보자가 음주운전과 폭력 전과로 논란이 됐다.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이전에 고위직 후보가 자녀의 학교폭력 때문에 줄줄이 낙마한 적도 있다. 이 정부의 검증 시스템은 완전히 고장 났다.

-지난 21일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나는 이 상황에 두 가지 의문이 있다. 현재 검찰, 그것도 특수부 출신의 소수 검찰이 인맥을 통해 국가 여러 기관의 수장과 요직을 맡고 있다. 정상적이지 않다고 보는 국민도 많다. 그런 상황서 또다시 검찰 출신이 여당을 장악하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가 나의 첫 번째 의문이다.

줄줄이 용산 꿰차는 대통령발 낙하산 인사
윤정부 3년 차 “마비된 검증 시스템 여전”

두 번째는 대통령이 당에 개입하는 행위다. 윤정부가 들어서고 당 대표가 두 번이나 물러났다. 국민조차도 내막에 대통령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정상적이지 않은 과정을 거쳐서 당 대표가 두 번이나 물러났고, 배후에 더 큰 권력이 있다고 의심받는 상황서 대통령의 최측근이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런데 언론은 ‘한동훈’이라는 인물만 놓고 평가를 한다. 앞서 말한 김홍일 후보도 비슷하다. 대통령의 측근들이 자리를 꿰차는 이 과정을 주목해야 한다. 당이 20~30년 전으로 회귀하고 있는 것 같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이외에도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이 물망에 올랐었는데…


▲거듭 말하지만 인물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과정을 봐줬으면 한다. 당 대표를 두 번이나 내친 사람이 대통령이다. 한 위원장, 인 위원장 그 누가 뽑혀도 결국 ‘대통령 아바타’ 역할일 뿐이다.

-특정 인물이 아닌 인선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 과정의 끝에는 무엇이 있다고 보나?

▲정말 말도 안 되는 이 인사의 끝은 국가기관에 대한 장악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12월 말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국회 최대 쟁점이다. 만일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역풍은 불가피한데, 어떤 선택을 내릴 거라고 보는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사건에 문제가 없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아니다. 사건 특성상 일부 공범자의 입만 단속시키면 진상 파악이 어렵다는 점을 노리는 것이다. 소위 말해서 ‘잘 덮을 수 있는’ 사건이다. 특검법을 받는다면 정부는 다른 방향으로 방어에 나설 것이다.

-김 여사의 디올백 논란이 또 다른 리스크다.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지만 ‘금지’만 규정하기 때문에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온다. 반대로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금품을 준 공여자는 처벌 대상이기 때문에 법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조항 자체에 구조적인 문제가 존재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법의 구조가 그렇다 하더라도 사건의 진상은 밝혀져야 한다. 어떤 경로로 수수가 이뤄졌는지가 관건이다. 보수 언론이나 여당 중심으로 ‘함정 취재’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김 여사가 물건을 받은 게 핵심이다. 논란에 대해 여러 가지 밝혀질 필요가 있다.

-민주당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재명 대표를 향한 수사가 장기간 진행되고 있는데 이 수사가 끝나는 시점이 언제가 될 것으로 보는지?

▲나도 언제 끝날지 궁금하다. 지금 검찰은 이미 했던 수사를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다. 얼마 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도대체 언제까지 압수수색할 거냐”고 화를 냈다고 한다. 홍준표 대구시장조차 ‘정치보복’ 프레임에 갇히지 않을지 걱정된다며 “이만큼 했으면 그만하는 게 맞다”고 할 정도다.

“디올백은 덮어두고 애먼 사람만 때린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두 가지 의문 제기

지난 2년 동안 그렇게 많은 인력을 투입해서 수사를 진행했는데 또 수사한다는 건 검찰의 무능함을 자백하는 거다. 이제 수사를 그만둬야 할 것 같은데, 아무래도 그럴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의 한계점은 무엇인가?

▲한 사람의 수사를 위해 많은 인원과 강제수사 수단을 동원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명백하게 드러난 증거가 없다. 혐의점이 나올 때까지, 무언가 걸릴 때까지 목표를 정해두고 수사하는 느낌이 든다.

-선거제 개편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빚어진 듯하다. 지도부 차원서 어느 정도 논의됐는지 궁금한데.

▲논의는 계속 하고 있다. 지도부 차원서도 얘기하고 있는데 아직 결론은 못 내린 상황이다.

-지도부 결단이 늦어지는 이유가 무엇인가?

▲필요한 시간을 거치고 있다고 이해해주길 바란다. 물론 빠르면 더 좋겠지만 지난 21대 총선을 위한 선거제도는 그해 2월에 결정됐다. 풀어서 얘기하자면 아직 시간이 좀 남아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때까지 시간을 끌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당내에도 여러 의견이 있는 만큼 지도부가 ‘뚝딱’ 결정할 수 없다.

-민주당 내에서 병립형 회귀를 반대하는 의원과 어떻게 이견을 조율해 나갈 계획인가?

▲병립형으로 결정됐으면 그분들을 설득해야 하는 거고, 연동형으로 결정됐으면 병립형을 주장하는 분들을 설득해야 한다. 아직은 의원들이 다양한 각도서 토론하고 있는 단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국민이 원하는 민주당은 어떤 모습인가?

▲정부와 여당이 무능하고 무책임하기 때문에 성과를 내고 믿고 기댈 수 있는 당을 기대하신다고 생각한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그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지금의 민주당은 그런 의견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보는지?

▲현재 민주당은 다양한 분야서 민생 관련된 법안을 발의하고 있다. 몇 십년 동안 막혀 있던 과제들도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그래도 국민이 보시기엔 부족할 것이다. 더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

-2023년 한 해도 마무리에 접어들었다. 원내 지도부로서 다가오는 2024년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면?

▲과거의 연속선상이다. 지금 국민은 굉장히 어려운 시간을 겪고 있다. 가계부채나 경제 등 여러 이유로 자산과 소득이 줄어들었다. 민주당이 다시 한번 국민에게 희망을 가져다주는 역할을 하게 됐으면 한다. 출산율 등만 봤을 때도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에 봉착했다. 획기적인 변화와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민주당이 되겠다.

-끝으로 국민에게 어떤 국회의원으로 기억에 남고 싶은지?

▲‘국민을 위해 성과를 냈던 의원’으로 기억해주시면 좋겠다. 나는 죽기 전에 역사의 수레바퀴를 단 1㎜라도 굴리고 싶다. 사회와 역사가 긍정적으로, 또 진보적으로 나가는 데 기여한 사람으로 남기를 희망한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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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1500호 특집기획> 한눈에 보는 김건희 8가지 의혹 총정리 ①어떻게 살아왔나

[지령 1500호 특집기획] 한눈에 보는 김건희 8가지 의혹 총정리 ①어떻게 살아왔나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어릴 적부터 예술에 재능을 보이며, 화려한 경력을 쌓은 김건희는 무려 10살 차이를 극복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현재 영부인의 자리까지 올랐다. 개명하기 전 이름인 김명신의 과거 행적 의혹이 제기됐지만, 현재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녹취록 공개 파장에 무속 논란으로 후폭풍을 맞기도 했다. 의혹이 빗발치자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으나 이를 까먹은 듯 광폭 행보를 이어 나가는 중이다. 김건희는 지난 1972년 9월2일 경기도 양평군서 아버지 고 김광섭, 어머니 최은순 사이서 셋째로 태어났다. 서울 남동부로 이주해 지금의 송파구에 살며 잠동초등학교, 잠실중학교를 졸업하고 강동구로 이사한 후 명일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당시 이름은 김명신이다. 예술 두각 숱한 경력 김건희가 15세 때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나면서, 어머니 최은순이 홀로 자식들을 키웠다. 부친 김광섭은 양평군청 공무원으로 지낸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 1987년 작고했다. 김건희는 어린 시절 오래된 골동품이나 예술품에 조예가 깊었던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자연스레 그림과 예술에 관심이 커진 김건희는 향후 문화예술 사업에 뛰어든다. 서울 명일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경기대학교 예체능대학 회화과(서양화 전공)서 학사학위를 취득했던 그는 이 시기부터 예술적 재능을 발휘했다. 지난 1995년 ‘대한민국미술대전’서 입선을 차지하는 등 주목받는 작품을 선보였다. 대학 졸업 후 다양한 교육과 업무 경험을 쌓으며 전문가로서 발전을 거듭해 왔다. 지난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서 미술교육전공으로 석사 과정을 수료한 후, 교육 분야서 전문성을 증명했다. 이후 2001년 영락여자상업고등학교서 미술 강사로 활동하며 경험을 쌓았고, 한림성심대서도 강단에 섰다. 서일대학교와 서울정보기능대학교서도 강의를 맡으며 디자인과 컴퓨터 그래픽스 분야 전문 지식을 공유했다.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서는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인문학 과정(AFP)과 글로벌 리더 과정(GLA)을 이수하며 지식을 넓혔다. 지난 2007년 해외 유명 소장품과 미술품을 전시하는 회사인 ‘코바나컨텐츠’를 설립하고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창의적인 문화예술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국내서 보기 힘든 유명 작품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전시를 다수 기획했다. 2015년 ‘마코 로스코 전시’ 2016년 ‘르 코르뷔지에 서울특별전’ 2018년 ‘알베르토 자코메티 전시’ 등이 대표적이다. 결혼 후엔 안양대학교와 국민대학교 등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문화 콘텐츠와 색채, 대중문화 등 다양한 분야서 학문적인 역량을 발휘했다. 또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 문화예술 최고경영자 과정을 이수하고, 테크노디자인대학원서 강의를 통해 학문적 기여를 이어갔다. 김건희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부 1과장 시절이던 지난 2012년 3월 결혼했다. 결혼 당시 윤 대통령의 나이는 52세로, 40세였던 김건희와 12살 띠동갑의 나이 차이를 극복했다. 그는 과거 한 언론 인터뷰서 윤 대통령과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오래전부터 그냥 ‘아는 아저씨’로 알고 지내다 한 스님이 나서서 연을 맺어줬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에 유흥주점 근무” 주장 “쥴리 하고 싶어도 못해” 반박 윤 대통령 주변 인사는 “김건희를 처음 만난 자리서 마음에 들었지만, 나이 차가 많고 여건상 이뤄지기 어렵다는 생각에 김건희의 명함을 버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얼마 후 윤 대통령은 명함에 적혀있던 김건희의 이메일 주소를 기억해 메일을 보내 마음을 표현했고 지인들의 도움으로 다시 만났다고 한다. 지난 2017년 남편인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임명됐을 당시 그의 직업적 성취와 함께 김건희는 사회적으로도 주목받았다. 이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승진하면서 더 큰 관심을 받게 됐으며, 지난 2019년 청와대서 검찰총장 임명장을 수여받는 자리에도 함께 참석했다. 윤 대통령의 재산은 대부분 김건희 명의로 밝혀졌다. 그는 결혼 당시 윤 대통령의 재산이 불과 2000만원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선후보 시절 윤 대통령이 신고한 재산은 약 77억4500만원이다. 신고액 중 68억9900여만원이 김건희의 재산이다. 대부분 김건희가 소유한 땅과 건물, 예금이다.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 윤 대통령은 지난 1990년대 IT붐이 일었을 당시 주식으로 번 돈이 밑천이 돼 사업체를 키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부부는 역대 대통령 배우자 중 유일하게 자녀가 없다. 한 번 임신한 적이 있었는데, 스트레스로 유산한 후 다시는 임신하지 못했다. 김건희는 지난 2021년 12월 허위 경력 의혹으로 열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당시 “결혼 후 어렵게 아이를 가졌지만, 남편의 직장 때문에 몸과 마음이 지쳐 아이를 잃었다”며 “예쁜 아이를 낳으면 업고 출근하겠다던 남편의 간절한 소원도 들어줄 수 없게 됐다”고 유산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당시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그는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반려견 4마리와 반려묘 3마리를 키우고 있다. 이들 가운데 비숑 프리제 종 2마리를 제외한 반려견 2마리와 반려묘 3마리는 모두 유기동물을 입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대선 기간 중 각종 소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특히 유흥업소서 일했다는 의혹과 경력 관련 논란은 진위 여부를 떠나 그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정천수 열린공감TV 대표와 안해욱 전 한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 등은 김건희가 과거 서울 강남구에 위치했던 라마다르네상스호텔 지하 1층 모 나이트클럽서 ‘쥴리’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다고 수차례에 걸쳐 언급해 왔다. 나이트클럽서 접대부로 활동했던 김건희를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 개인 접대 공간(호텔 6층)까지 가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봤다고 말한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이에 김건희는 지난 2021년 6월 <뉴스버스>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의혹에 해명했다. 먼저 ‘강남 유흥주점의 접객원 쥴리로 검사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의혹을 두고 김건희는 “누가 소설을 쓴 것”이라며 “기가 막힌다”고 억울해했다. 각종 소문들 숨겨진 과거 이어 “제가 원래 좀 남자 같고 털털한 스타일이고 오히려 일 중독”이라며 “석사학위 두 개에 박사학위까지 받고, 대학 강의 나가고 사업하느라 정말 쥴리를 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도 “김건희가 술 마시고 흥청거리는 것을 싫어한다”며 “이런 사람이 술집 가서 이상한 짓 했다는 얘기가 상식적으로 안 맞다”고 반박했다. 이어 “집사람은 새벽 2~3시까지 책을 읽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만큼 쉴 틈 없이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며 “고교 교사와 대학 초빙 겸임교수도 했고, 석사학위도 2개나 받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나이트클럽 운영자들 역시 정천수 대표와 안해욱 전 회장의 주장을 모두 부인한 상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지난달 1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천수 전 대표와 안해욱 전 회장의 6차 공판을 진행했다. 1994년부터 1999년까지 나이트클럽 공동대표였던 조모씨와 배모씨는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쥴리에 대해 전혀 듣도 보도 못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조씨는 “삼부토건 회장을 비롯해 이른바 VIP들이 따로 사용하는 공간은 없었다”며 “또 호텔 건물로 직결되는 엘리베이터도 없었다”고 증언했다. ‘비중 있는 손님들과 친교를 가진 여성이 있었느냐’는 검사의 질문엔 “한번도 들은 적 없고, 전혀 없다”며 “종업원 외에 다른 여자는 있을 수 없다”고 부인했다. ‘르네상스 지하 또는 1층에 그림을 전시했던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조남욱 회장이 특정 여성을 동석시키거나 같이 다녔냐는 물음에 “본 적 없다”고 일축했다. 배씨 역시 비슷한 증언을 내놨다. 호텔 6층까지 직통으로 연결된 엘리베이터가 있었냐는 취지로 검사가 묻자 “구조상, 상식적으로 안 맞는 것 같다”며 “건물이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는 건 미친 사람 아니면 그걸 왜 하나 싶다”고 말했다. 배씨는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이 특정 여성이랑 있거나 다른 사람을 초대한 것을 본 적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못 봤다”고 답했다. ‘김 교수’라는 여성의 호칭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경력 논란도 김건희를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김건희는 지난 2008년 개명한 이후 전시 관련 일을 하며 사업을 확장했지만, 업계에서는 김건희를 제대로 아는 이가 없다는 뒷말이 나왔다. 또 거물급 대형 전시회를 가져왔는지 의문이라고 할 정도라고 전해지기도 했다. 당시 김건희는 페이스북에 서울대 대학원 졸업이라고 개재하며 SNS로도 본인을 홍보하는 데 힘썼다. YG 빅뱅 멤버들이 홍보도 해줄 정도로 정관계, 연예계와도 친분을 쌓았다. 이때 전시회에 LG전자, GS칼텍스, 우리은행 등 12~16곳이 넘는 협찬을 끌어오는데,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발표될 무렵 일주일 사이에 협찬사가 무려 12곳이나 불어났다. 무속인 연결 녹취록 공개 수사에 들어가 확인해 본 결과 김건희의 코바나컨텐츠 협찬사였던 GS칼텍스는 대기오염물질 측정치를 조작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고, 협찬에 나선 한 유명 게임업체 대표는 개인 비리로 수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업들은 행사를 주최한 <국민일보> <연합뉴스> 등 언론사에 협찬한 거라고 해명해 왔지만, 수사팀은 협찬금이 언론사를 거쳐 그대로 코바나컨텐츠 측에 전달된 사실도 확인했다. 김건희의 무속 논란도 끊이질 않았다. 윤 대통령 부부가 스님·법사라는 이름을 붙인 이들과 교류가 잦았고 중요한 국면서 이들로부터 조언을 받았다는 의혹이 대선 경선 과정서부터 이어졌다. 김건희와 인터넷 매체 기자와의 7시간 통화 녹취록에도 윤 대통령과 역술인의 오랜 인연이 등장한다. 당시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지난 2022년 1월18일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네트워크본부를 이 시간부로 해산한다”며 “네트워크본부를 둘러싸고 후보와 관련해서 불필요한 악의적인 오해가 확산하는 부분에 대해 단호하게 차단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건진 법사’로 불리는 무속인 전씨가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서 활동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아예 조직 자체를 없애버린 것이다. 전씨는 지난 2022년 1월1일 윤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네트워크본부 사무실을 방문하자 윤 대통령을 사무실 안쪽으로 이끌며 직원들을 소개했다. 국민의힘은 전씨를 “대한불교종정협의회 기획실장”이라고 소개했다. 전씨의 존재가 알려진 건 이번 언론 보도가 처음이 아니었다. 유튜브 방송 <열린공감TV>는 지난 2021년 10월 충북 충주 일광사의 혜우 스님을 만나 ‘건진 법사에게 윤 대통령을 지키라고 했고, 그가 윤석열 캠프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발언을 보도했다. 충주 일광사는 조계종과 관련 없는 일광조계종의 본산이며 혜우 스님은 건진 법사의 스승이라고 한다. 혜우 스님은 김건희에게 초청 받아 코바나컨텐츠서 주관한 전시회에 3차례 참석해 축원을 해줬다고도 밝혔다. 건진 법사도 김건희를 통해 윤 대통령과 연결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언이었다. 건진·천공과 인연은? “도사들과 대화 좋아해” 유튜버 ‘천공 스승’과 윤 대통령의 인연도 논란을 낳았다. 천공 스승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서 사퇴했던 지난 2021년 3월4일 <최보식의 언론>과 인터뷰서 “윤 총장은 내 공부를 하는 사람이다” “자기 자리서 일을 잘하도록 돕는 것이다” “열흘에 한번쯤 만난다”고 주장했고 “윤 총장이 대선에 나온다”고 단언해 ‘윤석열 멘토’로 불렸다. 논란이 되자 천공 스승은 같은 해 10월 <YTN> 인터뷰서 “멘토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김건희에게서)연락이 와서 만났는데, 윤 전 총장이 남편이니까 같이 왔다”며 검찰총장 사퇴 문제를 조언해 줬다고 했다. 김건희가 천공 스승과 윤 대통령을 연결했다는 얘기다. 김건희와 <서울의 소리> 이 기자 통화 녹취록서도 윤 대통령 부부가 미래를 보는 역술인에게 의존하고 교류하는 내용이 확인된다. 같은 해 7월20일 전화 통화에서 김건희는 ‘무정 스님’ 이야기를 꺼냈다. 무정 스님은 이미 검찰 주변서 윤 대통령의 대선 당시 멘토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건희는 이 기자에게 무정 스님이 “진짜 스님은 아니다”라면서도 윤 대통령이 20대 시절에 그와 만났고 “(남편이)사법고시서 떨어지니까 한국은행에 취직하려고 했는데 ‘너는 3년 더해야 한다’고 해서 3년 했는데 정말 붙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자신에게는 “너는 석열이하고 맞는다”며 결혼을 권했다는 이야기도 털어놨다. 하지만 “(무정 스님이)문재인 대통령이 되고 나서 갑자기 남편 앞에서 ‘문재인은 망한다’고 했다”며 “우리 남편 망한다는 말밖에 더 돼냐” “그때부터 인연을 끊었다”고 전했다. 김건희는 “내가 되게 영적인 사람이라 차라리 도사들하고 같이 얘기하면서, 삶은 무엇인가 이런 얘기를 하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세간에 내가 무당을 많이 만난다고 돼있는데, 전혀 아니고 무당을 원래 싫어한다”며 “제가 더(점괘 등을) 잘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기자에게 얼굴·손금 사진을 보내라고 한 뒤 그걸 토대로 “이직을 하라”며 “국정원, 정보 일이 맞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드러난 사실과 제기된 의혹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 부부는 무속인·역술인과 깊은 교분을 유지하며 이런저런 조언을 받아왔던 것으로 해석된다. 아내 역할만 충실한다더니… 김건희는 대선 과정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이 제기되자 지난 2021년 12월 기자회견서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며 이른바 ‘조용한 내조’를 약속한 바 있다. 취임 초반에는 패션 등이 시선을 끌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구설과 논란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김건희가 남편인 윤 대통령보다도 더 많은 주목을 받으면서 조용한 내조 대신 ‘광폭 행보’라는 논란이 이어졌다. <yuncastle@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