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좋을 여행 ①안산 달전망대

새해 전망을 수(水)놓다

안산 시화방조제 가운데 우뚝 선 달전망대는 달이 수놓은 그림이다. 달을 모티프로 만든 공간으로, 달이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풍경이 바뀐다. 작은가리섬에는 이루나타워의 달전망대, 시화나래휴게소, 시화나래조력공원, 시화나래조력문화관이 모여 대부도로 직행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든다. 시화나래는 ‘훨훨 날개를 펼치듯 널리 알려지고 솟아오르다’라는 뜻으로, 시화호 주변 관광자원을 아우르는 이름이다.

먼저 달전망대로 가자. 주말이면 타워 바깥으로 탑승 대기 줄이 이어질 정도로 방문객이 많다. 중심 기둥은 노출 콘크리트로 매끈한 직사각형이고, 꼭대기 전망대는 도넛처럼 둥글납작해 360°를 조망하게 했다. 1층서 엘리베이터를 타면 아파트 25층 높이 전망대에 금세 도착한다.

360°조망

문이 열리자 시화방조제와 조력발전소, 큰가리섬, 인천 송도, 멀리 서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원형으로 이어진 유리 덱을 따라 걷는 동안 공원과 휴게소, 대부도까지 고공서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는 5분이면 한 바퀴 돌아볼 공간이지만, 걸음을 옮길 때마다 손가락이 다른 곳을 가리키며 새로운 풍경과 마주한다. 우리나라 최초이자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시화호조력발전소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서해는 조수 간만의 차가 크고 리아스식 해안이 발달해 조력발전의 최적지로 꼽히며, 시화호조력발전소는 2004년 공사를 시작해 7년 만에 완공했다.

‘달이 준 선물’이라 일컫는 조력 에너지는 고갈될 염려가 없다. 일단 개발하면 태양계가 존속하는 한 이용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무공해 청정에너지라는 장점이 있다. 문화관광해설사는 “하루에 두 번 밀물 때 외해와 시화호의 수위 낙차를 이용해 발전합니다. 연간 발전량이 552GWh 규모로, 50만명이 1년간 사용하는 전기량과 맞먹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어느 방향이 호수이고 바다인가? 관광객 사이서 질문이 오간다. 호수가 바다처럼 아득하다. 시화호는 시화 간척 사업으로 시화방조제가 건설되면서 생긴 인공호다. 여의도의 15배(43.8㎢) 규모로, 저수량이 연간 3억3200만t이다. 이름은 시흥과 화성서 한 글자씩 따서 지었다.

시화호가 만들어진 뒤 미처 예상하지 못한 환경문제를 빼면 방조제 완공과 이후의 개발은 그 자체로 엄청난 역사다.

환경오염의 대명사로 불리던 시화호가 지금은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검은머리물떼새 등 천연기념물이자 세계적으로 희귀한 물새들이 노니는 곳이 됐다. 시화호조력발전소를 가동하며 수질개선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수많은 생명이 먹고 쉬고 번식하는 생명의 땅이 된 시화호를 전망대서 내려다보니, 전망도 밝아 보인다.

맑은 날이면 인천LNG생산기지, 대부도, 구봉도, 영흥도, 방아머리풍력·태양광발전소가 모두 가시권이다. 시간이 넉넉하면 ‘카페이루나’의 창가에 앉아 음료와 간식을 즐기며 서해 풍경을 감상해도 좋다.

환경오염의 대명사에서 천연기념물 명소로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시화호의 모습

카페이루나 옆으로 바닥이 유리로 된 구간은 아래가 훤해 아뜩하다. 75m에 이르는 타워 높이를 실감하는 공간이다. 창밖을 보며 성큼성큼 걷다가 시선이 아래로 향한다. 수자원공사 건물 옥상에 쓴 ‘K-WATER’가 눈에 띈다. 이곳은 해넘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장소다.

시화나래조력공원, 달전망대 어디든 최고의 일몰을 선사한다. 밤이면 달전망대를 화려하게 수놓는 경관 조명도 멋지다. 달전망대 타워층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8시(입장 마감 7시30분, 연중무휴), 엘리베이터는 1·2층과 25층만 운행한다.


휴게소와 달전망대 사이에 있는 공원으로 산책을 나섰다. ‘T-Light공원’이라고도 부르는 시화나래조력공원은 시화호조력발전소를 조성할 때 발생한 토사를 이용해 만든 해상공원이다. ‘달이 만드는 무한 에너지’를 주제로 구성했다. 이야기산책로가 바다를 따라 구불구불하게 이어지고, 파도소리쉼터에서는 갈매기를 벗 삼아 노닐기 좋다.

‘빛의 오벨리스크’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색유리 수십만개를 모자이크로 장식했고, 첨탑 부분은 태양과 조명 빛에 반사되어 신비롭다. 선조들이 쌓은 돌탑과 청자의 선이 떠오르기도 한다. 현재 공원 일부 공간에 휴게 덱과 가구 교체, 조경공사를 진행하며, 올 연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시화나래조력문화관 역시 전면 리모델링 중으로 다음 해 상반기에 오픈할 예정이다.

대부도 북단에 구봉도가 있다. 과거에 섬이었지만 구봉염전을 조성하면서 뭍과 연결돼 자유롭게 드나든다. 구봉도 초입 종현어촌체험마을부터 낙조전망대에 이르는 약 2㎞가 대부해솔길 1코스에 드는데, 대부해솔길(91㎞)에서 가장 아름답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모퉁이를 돌아설 때마다 색다른 풍경이 안긴다. 할매바위와 할아배바위, 구봉이개미허리아치교를 지나 낙조전망대까지 꼭 걸어보길 추천한다. 구봉도 낙조는 안산9경 중 3경으로 꼽힌다. 일렁이는 파도 위에 아름다운 노을빛을 형상화한 조형물과 함께 인생 사진을 남기자.

안산대부광산퇴적암층(경기기념물)도 지나칠 수 없다. 과거 채석장이던 곳으로, 1999년 이후 공룡 발자국과 식물화석 등이 발견됐다. 이 가운데 보존 상태가 양호한 공룡 발자국 세 개를 잔디광장에 전시한다. 숲길 따라 전망 덱을 향해 오르면 채석 절개지의 지질층 단면이 보이고, 대부도 풍광도 한눈에 담긴다. 현재 입구에 진행 중인 주차장과 편의시설 공사는 다음 해 상반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탄도항

탄도항은 최근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를 통해 더욱 화제가 됐다. 하루 두 차례 드넓은 서해 갯벌이 드러나면서 누에섬으로 향하는 탄도바닷길이 열린다. 대형 풍력발전기가 바람을 가르고, 서해랑제부도해상케이블카가 오가는 풍경에 낙조가 더해지면 금상첨화. 약 1.2㎞ 거리에 있는 누에섬에는 등대전망대가 볼만하다. 밀물 때 탄도항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섬에 고립될 수 있으니 시간을 꼭 확인해야 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시화호조력발전소(시화나래조력공원, 달전망대)→구봉도 낙조전망대→안산대부광산퇴적암층→안산민속어촌박물관→탄도항(누에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시화호조력발전소(시화나래조력공원, 달전망대)→구봉도 낙조전망대→안산대부광산퇴적암층→안산민속어촌박물관→탄도항(누에섬)
-둘째 날 바다향기수목원→유리섬박물관→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

관련 웹 사이트 주소
-안산시문화관광 www.ansan.go.kr/tourinfo/main/main.do
-시화호조력발전소 www.kwater.or.kr/website/tlight.do

문의 전화
-안산시청 관광과 031)481-2105
-대부도관광안내소 1899-1720
-시화호조력발전소 032)890-6520
-달전망대 070-8836-0101
-시화나래휴게소 032)880-7000


대중교통
전철/버스 수도권전철 4호선 오이도역 2번 출구, 오이도역 정류장서 123번 일반버스 이용, 시화호조력발전소(방아머리선착장 방면) 정류장 하차, 달전망대까지 도보 약 3분. 4호선 안산역 1번 출구, 안산역 정류장서 123-1번 일반버스 이용, 시화호조력발전소(방아머리선착장 방면) 정류장 하차, 달전망대까지 도보 약 3분. 4호선 안산역 1번 출구, 안산역(도로변) 정류장서 300번 직행좌석버스 이용(주말 운행), 시화호조력발전소(방아머리선착장 방면) 정류장 하차, 달전망대까지 도보 약 3분.

*문의: 서울교통공사 1577-1234, www.seoulmetro.co.kr 경기버스정보 www.gbis.go.kr 태화상운 031)494-9126 경원여객 031)492-2260

자가운전
제3경인고속화도로→정왕 IC→정왕교차로에서 우회전→서해안로→옥구고가차도→시화방조제

숙박 정보
-대부도호텔마리나: 단원구 사근여길, 032)888-3860, https://hoteldaebudo.kr
-트래블지: 단원구 구봉타운길, 010-7315-4334, www.travelg.net
-대부도펜션타운: 단원구 참살이2길, 1588-1934, www.ddtown.co.kr

식당 정보
-카페동이 시화나래점(동이불고기정식): 단원구 대부황금로, 070-8836-0101
-누에섬(바지락칼국수): 단원구 대부황금로, 032)881-7705
-대부객주(바지락쌈밥): 단원구 구봉타운길, 032)880-9643
-조만간식당(꼬막한판): 단원구 구봉길, 032)880-8678

주변 볼거리
서해랑제부도해상케이블카, 종이미술관, 방아머리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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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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