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 3인 한가위 민심 잡을 '비장의 카드' 대해부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9.26 11: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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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밥상머리민심' 잡아야 '주도권' 잡는다"

[일요시사= 김명일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추석 민심은 이번 18대 대선의 분수령이다. 전국에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 12월 대선이 주요 화제로 떠오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어떤 여론이 형성되느냐에 따라 선거판세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그렇다면 여야 대선주자들이 추석 민심을 사로잡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는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

유력한 장외주자로 분류되던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 19일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함에 따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함께 대권을 향한 치열한 3각 구도가 완성됐다. 이들 세 사람이 대권을 잡기 위해서는 당장 추석 민심이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역대 대선에서의 사례를 보더라도 추석 연휴기간 조성된 민심이 연말 대선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끼쳐온 것을 알 수 있다. 

대선 분수령
명절의 중요성

한 여론조사기관에서도 명절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국민들의 일방적인 정보가 한자리에 모인 일가친척들 사이에서 상호작용을 일으켜 지역 간, 세대 간 융합을 이뤄내는 흔치 않은 기회"라며 "여론의 큰 흐름을 조성해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때문에 정치전문가들은 여야의 대선주자들이 각자 추석연휴를 앞두고 민심을 사로잡을 비장의 카드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선거의 여왕 박근혜, 13연승의 사나이 문재인, 타이밍 정치의 귀재 안철수가 내놓을 비장의 카드는 과연 무엇일까? 정치권 안팎의 국민적 관심사도 여기에 집중돼 있다. 

3파전 구도 완성…"진짜 대선레이스는 이제부터!"
각 후보가 꺼낼 비장의 카드에 정치권 이목 집중


우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24일 최근 불거진 역사인식 논란에 대해 전격적으로 사과를 하며 추석민심잡기에 나섰다. 역사인식 논란은 박 후보가 후보당선 이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방문하는 등 파격행보를 보이며 추진해온 '국민대통합'을 무색케 만드는 것은 물론 중도층을 돌아서게 만들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역사인식 논란 이후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17∼18일 여론조사(1500명·95% 신뢰수준에 ±2.5%p 오차)에 따르면 양자대결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47.1%)가 박 후보(44.0%)를 처음으로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문 후보의 지지율이 박 후보를 추월한 것은 리얼미터가 지난 7월부터 양자대결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그만큼 역사인식논란은 박 후보에게는 치명적이었던 것이다.

박근혜의 전격 사과
문재인은 쇄신할까?

박 후보는 당초 과거사와 관련해 할 말은 다했다는 입장을 견지했었지만 정치전문가들은 물론 캠프 내에서도 역사인식에 관한 사과 없이는 대권을 잡는 것이 어렵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자 결국 추석을 앞두고 전향적 사과를 한 것이다.

박 후보가 내놓을 수 있는 또 다른 카드로는 당 지도부 교체 등의 쇄신방안도 거론된다. 공천헌금 사태와 안철수 불출마 종용 논란에 이어 최근에는 측근인 홍사덕, 송영선 전 의원이 비리에 연루돼 새누리당이 큰 곤혹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 없이 추석을 맞이한다면 박 후보로서는 무척 불리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밖에도 장외에서 박 후보에게 꾸준히 견제구를 날리고 있는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 등 비박계 정치인들과의 극적인 대화합을 연출하는 것도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비박계 정치인들과의 극적인 화해는 표 확장은 물론이고 경선과정에서 박 후보가 얻게 된 '불통' 이미지를 상당부분 희석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평소 박 후보가 강조해온 '대통합' 정신과도 일치한다.

정치권 일각에선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의 전격적인 연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선진당은 현재 비록 4석을 가진 소수정당에 불과하지만 대선의 향방을 가를 충청권 토착정당임을 무시할 수 없다. 한 표가 아쉬운 상황에서 선진당의 이인제 대표가 최근 공공연히 제3세력을 운운하며 안 전 원장을 지지할 수도 있다고 밝힌 점은 박 후보로서는 적잖은 부담이다. 새누리당과 선진당의 노선이 비슷한 만큼 보수대연합을 기치로 내걸고 박 후보가 먼저 손을 내민다면 이번 대선과정에서의 연대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음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다. 문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파죽지세의 13연승을 차지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모바일투표 논란 등 불공정 경선 의혹은 여전히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경선에서 승리하기는 했지만 당원 간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는 평가다. 이대로라면 대선에서 같은 당원들의 지지조차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경선과정에서 당원들 간에 벌어진 계란투척과 욕설, 몸싸움 등 막장행태는 중도층의 등까지 돌리게 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문 후보 측이 추석 전 파격적인 당 쇄신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당 안팎의 인사들도 한결같이 파격적인 쇄신 없이 정권교체를 이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민주당도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의 모든 권한을 대선후보에게 위임하기로 하는 등 문 후보가 중심이 돼서 당 쇄신에 나설 여건은 이미 만들어졌다. 이제 정치권의 이목은 문 후보가 과연 어떠한 쇄신책을 내놓을지에 집중되고 있다. 이번 쇄신 드라이브의 성공 여부는 문 후보의 리더십을 검증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 후보가 과감한 쇄신에 성공한다면 대내외적으로 자신의 리더십을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쇄신작업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경선과정에서 '친노 패권주의'가 드러났다며 관리부실과 소통부재를 이유로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의 동반사퇴까지 거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단일화 변수
안철수의 행보는?
  

대선이 8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급박한 상황에서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전격적으로 교체하는 것은 당 운영에 커다란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 당 지도부 역시 개혁의 주체여야 할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오히려 개혁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현 상황에 대해 무척 곤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만약 문 후보가 기대에 못 미치는 쇄신책으로 국민들에게 또 한 번 실망감을 안긴다면 대권행보에 큰 걸림돌이 될 공산이 크다.

또 문 후보 진영에서는 당내 대선경선에 참여했었던 '비문 3인방(손학규·김두관·정세균)' 끌어안기도 추석민심을 사로잡을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비문 3인방은 지난 16일 최종 경선(서울지역)이 끝난 직후 일제히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경선과정에서의 갈등을 이유로 일부 후보가 안 원장 측에 가세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그만큼 이번 경선 과정에서 생긴 문 후보와 비문 3인방의 갈등이 깊은 것이다.

만약 당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비문 3인방이 문 후보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기는커녕 실제로 안 원장 측에 가세하게 된다면 단일화 과정에서 문 후보가 무척 불리해질 것이 틀림없다. 비문 3인방과의 진정성 있는 화해는 막장경선으로 굳어진 민주당의 구태정치 이미지를 씻는데도 주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문 후보 측은 아직 선대위 인선을 마무리 짓지 않은 만큼 파격적 인사의 영입으로 추석 민심 잡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으로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지난 19일 추석을 10여 일 앞두고 출마선언을 한 것 자체가 추석민심을 사로잡기 위한 포석으로 평가받고 있다. 안 전 원장 측은 "민주당 경선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경선이 끝난 이후에 출마를 선언 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안 전 원장이 대선정국에서 추석이 가지는 의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미 출마선언의 마지노선을 추석 전으로 정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도 추석 민심 따라 대권 판도 '출렁'
여야 대선주자 총력전 나설 듯…중간승자는 누구?

또 안 전 원장 측은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만큼 파격적인 캠프인선으로 다시 한 번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고자 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외에도 안 전 원장은 다른 후보들과는 달리 이제 막 대선판에 정식으로 뛰어든 만큼 구체적인 비전제시만으로도 국민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평가다.

게다가 안 원장과 문 후보에게는 야권단일화라는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비장의 카드가 아직 남아 있다. 추석 전 양 후보가 야권단일화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겠다는 선언만으로도 단숨에 이슈의 중심에 설 수도 있다.

세 후보가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도 있다. 바로 상대후보에 대한 검증과 대형공약의 발표다. 전문가들은 만약 상대후보에 대한 결정적 네거티브 카드를 가지고 있다면 추석을 앞두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이미 이번 대선이 진흙탕 네거티브전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여론은 고려해야 할 부담이다.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대형공약을 발표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야권이 '무상급식'이란 화두로 돌풍을 일으켰던 것이 좋은 예이다. 하지만 이 역시 최근 포퓰리즘 공약에 대한 국민들의 경계심이 높아진데다 여야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중도층을 겨냥한 정책을 발표해 이미 공약의 차별성이 없어졌다는 평가가 많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본격적인 대선경쟁
검증·공약 대결 예상
 

한편 한 정치전문가는 "대선이 불과 80여 일 앞으로 다가왔고 안 전 원장의 출마선언으로 삼파전 구도가 완성된 만큼 이제는 본격적인 대선경쟁이 시작 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특히 각 주자들은 추석연휴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일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추석연휴에 어떤 주자가 주도권을 잡는가는 향후 대선 판세를 엿볼 수 있는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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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