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북한 미사일 도발은 ‘비질런트 스톰’ 때문?

국제사회서의 영향력 과시
동북아서 긴장 유도 의지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최근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4일, 합동참모본부(합참)에 따르면 군은 전날 오후 11시28분부터 북한 강원도 금강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80여발의 포탄을 포착했다.

이날 탄도미사일 탄착 지점은 9·19 군사합의에 따른 해상 완충구역 내 수역이었던 터라 우려 목소리가 제기됐다.

군은 즉시 9·19 군사합의 위반임을 알리고 즉각 도발 중단을 촉구하는 경고 통신도 실시했다.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로 남북 군사합의의 최대 수혜 지역으로 평가받았던 서해5도 지역은 관광객 감소는 물론, 안전마저도 위협에 노출됐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북한은 2시간 전인 오후 9시35분부터 황해북도 곡산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3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전날(3일)에는 오전 7시40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장거리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 오전 8시39분쯤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2발을 발사하기도 했다.

탄도 미사일은 2020년 처음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 17형으로 추정된다.

이날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다수의 미사일과 포병 사격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을 침범해 자행된 미사일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이 장관은 미국 워싱턴 외교협회 간담회 기조연설을 통해 “한미는 확고한 연합 방위태세를 바탕으로 공동 대응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한미가 함께 단호하게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난 2일에는 분단 이래 최초로 북방한계선(NLL) 이남의 공해상 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10시간 동안 4차례에 걸쳐 총 25발가량을 쏴올렸다.

지난달에도 동·서해상에 설정돼있는 해상완충구역에 방사포를 쏘는 등 연일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이 한미연합훈련인 ‘비질런트 스톰’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지난 3일 “한미 공군은 최근 지속적인 북한 도발과 관련해 지난 10월31일 시작한 ‘비질런트 스톰’ 훈련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질런트 스톰은 우리 공군의 F-35A, F-15K, (K)F-16, KC-330 등 140여대의 항공 전력 및 미군의 F-35B, EA-18, U-2, KC-135 등 총 240여대의 대규모 전력이 참여해 실전과 같은 공중전투훈련을 진행하는 훈련으로 최초로 호주 공군의 KC-30A 공중급유기 1대도 투입됐다.

특히 이번 한미연합훈련에는 미국 해병대 스텔스 전투기 F-35B가 참가하고 있는데, 이를 두고 북한의 전술핵무기에 대한 미국의 경고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해당 전투기는 일본 이와쿠니 미군지기에 주둔하고 있는데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항공모함이나 강습상륙함에서도 출격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유사시 다양한 전장에서 발빠른 출동이 가능해 지상군 견제는 물론 적의 방공망을 선제 타격도 가능한 만큼 북한은 이번 한미연합훈련에 연일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한미연합훈련 연장 결정을 비난하는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담화문이 나온 지 1시간 만에 이뤄졌던 점도 이 같은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박 부원장은 이날 오후 8시40분께 담화문을 통해 “미국과 남조선의 무책임한 결정은 연합군의 도발적 군사 행위로 초래된 현 상황을 통제 불능의 국면으로 떠밀고 있다”면서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USIP) 선임연구원도 <자유아시아방송>을 통해 “한미동맹군이 군사훈련을 계속하게 된다면 북한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핵실험 준비를 마쳤기 때문에 조만간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게 중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미연합훈련 이전부터 북한은 여러 차례 미사일 도발을 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지난 1월5일부터 수십차례 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을 이어오고 있다.

이 외에도 러시아,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주변 세력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북한 내부결집의 수단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사일, 방사포, 전술 조치선 침해 등의 군사도발을 통해 동북아 지역에 긴장을 유지하는 한편, 북한 내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전술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13일 밤과 14일 새벽, 군용기 10여대가 우리 군이 유사시를 대비해 북한 상공에 설정한 전술조치선(Tactical Action Line, TAL) 이남까지 내려와 위협 비행하며 최초로 9·19 군사합의를 위반했던 바 있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9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채택됐다.

주요 내용으로는 ▲한반도 내 전쟁 위험 제거 및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 ▲남북 교류 협력 증대 및 경제발전 대책 강구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인도적 협력 강화 ▲다양한 분야의 협력 및 교류 추진 ▲핵무기, 핵 위험 없는 한반도 위해 실질적 진전을 이루는 데 동참 등이 담겼다.

아래는 올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일지다. 

▲1월5일-11일(자강도 일대) ▲1월14일(평안북도 의주 일대) ▲1월17일(평양 순안공항 일대) ▲1월25일(발사지점 미상) ▲1월27일(함경남도 함흥 일대) ▲1월30일(자강도 일대) ▲2월27일(평양 순안공항 일대) ▲3월5일(평양 순안공항 일대) ▲3월16일(평양 순안공항 일대) ▲3월20일(평안남도 숙천 일대) ▲3월24일(평양 순안공항 일대) ▲4월16일(함경남도 함흥 일대) ▲5월4일(평양 순안공항 일대) ▲5월7일(함경남도 신포 일대) ▲9월14일~15일(평라선 선로상) ▲9월28일(자강도 용림군 일대) ▲10월19일(함경남도 신포 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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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