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인터뷰②> 상처 투성 국민의힘 4선 김기현의 처방전

“지금 너무 힘들고 아픕니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마음같아선 고함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으로 불리는 김기현 의원의 불만 섞인 토로다.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연거푸 승리했지만 혼란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일치된 목소리를 찾아보기 어렵다. 인터뷰 내내 김 의원은 걱정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대선 기간 원내대표직을 맡아 국민의힘을 승리로 이끈 인물이다. 그는 판사, 국회의원, 울산광역시장 등을 통해 사법, 입법, 행정을 두루 경험했다. 이처럼 화려한 이력이 김 의원이 당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다. <일요시사>는 김 의원에게 국민의힘 혼란의 처방책,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회복 방안, 여야 협치, 이재명 의원의 당 대표 당선 의미 등을 물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했지만 이준석 전 대표가 낸 가처분 내용이 인용돼 혼란 속에 빠졌습니다

▲가처분을 인용한 재판부의 판결은 터무니없습니다. 판사가 모든 걸 좌지우지하겠다는 사법 지상주의 아니고서는 할 수 없습니다. 국민의힘은 현재 비상 상황이 맞습니다. 당 지지율이 하락했고,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도 마찬가지입니다.

분란 때문에 국민한테 야단을 맞고 있고, 지지자들도 비판 중입니다. 위기 상황을 극복해 우리 당을 새롭게 일으켜야 합니다. 판사가 비상 상태가 아니라고 판결한 것은 모순입니다. 비상 상태 여부는 당에서 판단합니다. 

-직전 원내대표를 하면서 선거를 지휘하고 하셨습니다. 현재 국민의힘 문제점은?


▲제가 원내대표를 맡았던 1년 기간은 국민의힘 암흑기였습니다. 무엇보다 야당이었고, 지방 권력을 민주당에 70%정도 빼앗긴 상태였습니다. 거기다 예산권도 없었고, 정책 개발권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심지어 대통령도 같은 당이 아니었습니다. 가진 것이라고는 105석이 전부였습니다. 그 상태에서 대선 분란까지 있어서 대선후보와 당 대표 둘 다 가출했고, 어려운 여건 가운데 대선을 치렀습니다.

상당히 쪼개지고, 찌그러진 상태였습니다. 당시 저는 원내대표로서 쪼개진 곳을 다시 붙이고 봉합했습니다. 통합을 통해 대선을 이겨냈습니다. 사막에 장미꽃을 피운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들은 결국 리더십 문제입니다. 리더십을 가지고 당내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수습해야 합니다. 금이 갈 때는 미리 조치가 필요합니다. 

-최근 권성동 원내대표는 사퇴설까지 나옵니다

▲권 원내대표뿐 아닙니다. 저도 문제고 국민의힘 전체가 다 문제입니다. 다만 원내대표는 책임이 더 큰 자리입니다. 권 원내대표가 자신은 잘못한 게 없고 나와 다른 자세는 잘못됐다고 하면 안 됩니다. 책임을 가진 위치의 사람이 당신 책임이야 이렇게 하기 시작하면 그 집안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가처분 인용 사법지상주의
“나 포함 당 전체 다 문제”

-비대위 체제 말고는 혼란을 극복할 방법이 없을 지 궁금합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여러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갔습니다. 일각에서는 계속해서 선당후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하는데 이 전 대표는 생각을 달리해 윤 대통령과 당을 공격합니다. 그래서 지도체제를 개편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대선 기간 터졌던 갈등을 중재하신 바 있습니다

▲최근에도 중재 시도를 몇 번 하려고 했습니다. 당이 시끄러워질 때쯤입니다. 그러나 잘 안 됐습니다. 중재하는 게 중단됐는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기회가 없습니다. 

-혼란을 장기화하면 갈등 당사자 모두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비칩니다

▲갈등을 겪는 인물은 모두 같은 당입니다.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자기 마음대로 하면 안 됩니다. 이 전 대표와 다수 의원의 생각이 다릅니다. 이 전 대표가 계속 고집을 피워선 곤란합니다. 그게 공인의 책무입니다. 국민의힘은 사당이 아닙니다. 당 대표는 자기 마음대로 전횡하도록 권한을 부여받는 자리가 아닙니다.

-윤정부는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앞으로 난관을 어떤 방식으로 헤쳐나가야 할지?

▲비서실도, 행정부도 사고를 많이 쳤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고함을 지르고 싶습니다. 정신차려야 할 사람이 많습니다. 일할 수 있는 사람으로 윤 대통령이 정비해보자 생각하는 것으로 압니다. 하루빨리 잘 돌아가도록 노력해 국민이 윤정부를 믿을 수 있구나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대통령실에서 윤핵관 라인을 솎아내려는 움직임이 감지됩니다

▲누굴 솎아내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의 역할을 하고, 대통령실 직원 중 호흡이 잘 맞는 사람으로 함께 난관을 헤쳐나가야 합니다. 

-우려가 나오는 부분은 인사를 검찰 라인이 꽉 잡고 있다는 점으로 보입니다

▲과거 문재인정부 때는 더 심했습니다. 조국 전 장관은 셀프로 자신을 검증하지 않았습니까. 문정부 시절에 민정수석실 인사팀은 문제입니다. 문정부는 야당이 반대했는데 임명한 경우가 30건이 넘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현재의 검증시스템이 문제가 있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소문 등 논란을 확인하는 게 공무원이 하는 일입니다. 사건을 조사하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파악한 것입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습니다

▲실제로 갈 길이 멉니다. 그래서 국민의힘도 비상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 겁니다. 비대위를 만든다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반드시 당이 시스템을 갖춰서 정책적 어젠다를 제시하고 민생문제를 빨리 해결해나가야 합니다. 현재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굉장히 힘들어합니다.


행정부가 가지고 있는 역량과 정당이 가지고 있는 역량이 다른데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해결해나가야 합니다. 당은 민생현장으로 나가서 국민을 만나고 예산 투입하고 법을 통과시켜야 합니다. 현재 내부에서 혼란이 가중되니 당력도 모이지 않아 답답합니다.

대통령 지지율은 결국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오릅니다. 살만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 과제입니다. 그렇게 하라고 대통령이 된 겁니다.

-의원님께서는 당 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른다고 자신하셨습니다

▲보통 당 대표 등이 선거에 나와 자기가 나오면 반드시 당의 지지율을 올리겠다고 공약합니다. 다 그럽니다. 당 대표에 나오는 인물은 그동안 어떤 성과를 냈는지 그걸 봐야 합니다. 제가 원내대표에 취임한 게 지난해 4월 말입니다. 당시 우리 당의 지지율은 20% 후반대였습니다.

저도 원내대표에 나오면서 당 지지율을 연말에 40%까지 올리겠다고 했습니다. 조롱도 받았고, 민주당처럼 이재명, 이낙연 같은 사람도 없었습니다. 저는 이런 난관을 헤쳐나갔고, 실제로 지지율을 올려놨습니다. 결국 잠재적 에너지를 가장 좋은 에너지로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제가 당 대표가 된다면 1년 후 우리 당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고공행진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어지는 총선에서도 국민이 국민의힘을 지지하도록 만들겠습니다.


-전당대회를 빨리하면 좋다고 언급하셨습니다

▲간단합니다. 아픈 사람은 빨리 치료해야 합니다. 치료가 늦어지면 아픈 게 더 심해집니다. 조기 전당대회는 당연한 겁니다. 우리 당은 많이 아픕니다. 온몸이 몸살이 나서 빨리 치료하고 정상화해야 합니다. 

이준석 결단 시급…선당후사 자세 필요
당대표 도전 “대통령도 지지율 오를 것”

-조기 전당대회를 두고 안철수 의원과 주장하는 시기가 다릅니다

▲안철수 의원이 뭐라고 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떨 때는 올해 말인 12월에 해야 한다고 했다가 어떨 때는 내년 1월에 해야 한다고 합니다. 오히려 헷갈리게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로 이재명 의원이 선출됐습니다

▲저는 우리가 야당 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각에서는 “니네 당이나 정신 차려라. 여당 형편이나 돌봐라” 할 텐데 그래도 복이 있는 게 맞습니다. 비가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표현이 있듯이 우리 당을 단단한 정당으로 만들겠습니다. 민주당은 이 의원을 당 대표로 뽑고 최고위원 5명 중 4명을 전부 친명(친 이재명)계로 뽑았습니다.

이러면 당이 2년 동안 안 바뀝니다. 국민의힘은 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한테 다가갈 텐데, 민주당은 자멸의 길을 걷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 세력에 민주당이 완전히 포위된 것입니다. 극도로 편향된 목소리만 듣고 당원이 동원된 투표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 투표율을 보면 형편이 없습니다.

심지어 민주당 본거지 격인 호남 투표율은 더 낮습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호남 지역 투표율은 낮았습니다. 민주당이 이렇게 개딸같은 그룹에 포위돼가는 순간 다른 전통 당원은 지도부를 인정 못 한다는 마음을 가졌을 것입니다. 거의 낭떠러지로 가는 꼴과 뭐가 다릅니까. 

-우려스러운 점은 민주당이 당 대표가 선출돼 무게감 있는 메시지를 국민의힘에 발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딱히 타격받을 일이 없습니다. 선수로 따지면 제가 이 대표보다 더 높습니다. 저는 4선에 광역단체장도 여러번 경험했습니다. 이 대표는 국회에 처음 들어온 초선 의원입니다. 이 대표가 당 대표니 존중하지만 대단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부도덕한 인물의 몸통 아닙니까.

아직도 많은 의혹에 휩싸여 있습니다. 대장동 의혹을 비롯해 백현동, 성남FC, 쌍방울그룹 변호사비 대납,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이 있습니다. 존중은 별개 문제입니다. 저는 대선 기간 이 대표하고 최일선에서 싸운 사람입니다. 원내대표를 했고, 총괄 지휘관이었습니다.

이 대표 입장에서 의혹을 제기한 제가 얼마나 미웠겠습니까. 이 대표가 과거 저를 위리안치하겠다고 한 바 있습니다. 아마 제가 무서워서 그랬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야 협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사실 걱정됩니다. 국회가 유동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좌파·우파·진보·보수 어느 쪽이든 건강해야 합니다. 한쪽이 병들어 있고 한쪽이 과도하게 활성화돼있다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수레가 두 바퀴로 굴러가면 얼마 못 갑니다. 좌파도 우파도 건전하게 경쟁해야 합니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발전하는 것이고 삶의 질이 증진되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민주당이 함께 건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양당 모두 자중지란인데 민생에 신경 좀 쓰라는 지적이 잇따릅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뽑아놨더니 하는 짓거리봐라”는 저희를 제대로 본 시각이 맞습니다. 다만 작금의 사태는 빨리 잘못된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몸부림치는 과정으로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당 역시 민생을 챙기려면 정상상태가 되도록 다 협조해야 합니다.

-곧 민족 대명절인 추석입니다. <일요시사> 구독자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국민이 추석 같지 않은 추석을 보냈습니다. 이번에는 예년보다는 조금 더 풍성한 추석이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정치인으로서 물가가 올라가고, 경제가 풀리지 않고 있다는 게 대단히 송구스럽습니다. 고민스럽지만 빨리 경제문제를 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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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