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데까지 간 윤석열 한가위 대반전 플랜

팍팍 치솟는 물가 푹푹 꺼지는 인기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추석에는 풍요로움이라는 단어가 늘 함께한다. 윤석열정부가 추석을 맞아 국민을 위한 종합선물세트를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부족해 보인다. 이전 정부에서 써먹던 카드를 다시 꺼내든 탓이다. 이와 함께 인적 개편까지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찝찝한 뒷맛이 남는다. 여의도 라인이 몰락하고 검찰 라인 힘만 더 키우는 꼴이기 때문이다. 

최근 연속적인 금리 인상이 있었고 물가 상승도 가파른 추세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연 2.50%까지 올랐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5월 최저 수준인 0.50%로 낮춘 기준금리가 지난해 8월부터 꾸준히 오른 결과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지난 7월에는 처음으로 빅스텝 인상이 결정된 바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지속적인 상승 추세다. 올해 3월부터 4%대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5.4%대를 기록했고, 지난 6월과 7월에는 6%대를 기록한 바 있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하향하는 추세지만 최근 농산물 가격이 폭등해 8월 물가상승률 역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조사에서 신선 채소는 6월 대비 17.3%, 1년 전보다는 26% 정도 상승했고, 상추는 지난해 대비 2배 넘게 올랐다. 원인은 올해 상반기 급등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반기 최종상품 가격에 반영된 탓이다.

또 최근 폭우 등으로 국내시장의 수급이 불안정해진 여파도 있다. 경제권에서는 고물가 부담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정부도 이 같은 위기를 느낀 모양새다. 지지율 회복이 시급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당선 이후 점차 하락했다. 출범 초기 50%에 달하던 지지율은 지난달 중순 25%까지 떨어지면서 반 토막이 났다. 

지지율 회복이 절실한 가운데 정부는 여러 민생대책과 인사와 관련해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 추석을 맞아 지지율 회복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의지다. 고물가 상황에서 추석이 다가오자 ‘민생안정대책’도 꺼냈다. 우선 윤정부는 민생과 관련해 여러 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마트 등을 찾아 민생 행보를 늘렸다.

농축산물 수급·물가 동향을 직접 챙겼다. 지난달 11일에는 양재동 하나로마트 회의장에서 5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어 민생을 안정시킬 방법을 논의했다. 시민에게 물가상승에 따른 고충도 직접 들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장바구니 물가를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소상공인이 즐비한 대구서문시장도 방문했다. 대구는 보수의 본거지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부쩍 시민을 향한 스킨십을 늘리는 모양새다. 전국의 많은 시장들 중에서 윤 대통령이 대구서문시장을 방문한 이유도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정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 중 하나로 풀이된다.

민생 스킨십 늘려 지지율 올리기
지난해와 다를 것 없는 명절 대책?

이렇듯 정부가 이번 추석 대책의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물가다. 이외에도 서민생활과 밀접한 교통, 코로나 대책 등으로 악화된 민심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긴박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정부와 국민의힘은 최근 고위 당정협의회를 개최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당정협의에는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한덕수 국무총리,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이 참석해 2시간30분가량의 회의를 통해 추석 대비에 열을 올렸다. 

당정은 추석을 앞두고 추석 민생대책의 차질없는 이행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우선 최대 규모 수준의 성수품을 23만톤가량 공급하기로 했다. 또 650억원 규모의 할인쿠폰을 지원하는 등 전방위 조치에 나섰다. 

배추, 사과, 달걀 등 20대 성수품 가격을 1년 전 수준에 근접하도록 관리하기로 했으며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에서 사용 가능한 농·축·수산물 할인쿠폰은 20%~30% 할인율로 1인당 최대 4만원 혜택을 제공한다. 지난해 추석 공급량 대비 1.8배로 역대 최대 규모다.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기존 대비 25% 증가한 2000명의 방역 지원 인력을 추가로 배치하며 경기 안성휴게소 등 휴게소에서는 고령층 등에게만 시행하던 무료 PCR 검사를 전 국민으로 확대 시행한다. 

고속버스 운행은 23% 증편하고 임시 갓길차로 운영, 서울·수도권 대중교통을 2시간 연장 운행해 연휴 기간 수송 능력을 최대치로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고속도로 통행료는 연휴 기간 동안 면제된다. 현대·기아 등 5개 자동차 회사 2000여개 서비스 센터에선 무상점검 서비스도 제공된다. 

코로나 방역에 있어 국민 일상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의료 대응체계를 가동해 코로나 확산을 막고, 다중이용시설, 사적 모임 등에도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의료 대응체계 역시 동네의 병·의원, 대면진료와 지정 병상·일반 의료체계 입원을 병행한다. 연휴 기간 신속한 검사와 진료 및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3000개소 이상의 원스톱 진료기관을 연다. 의료상담센터도 평시 대비 80% 이상인 145개를 운영할 예정이다. 

검찰에 의한
검찰을 위한

이밖에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등 지원책, 최근 발생한 집중호우 피해 복구책 등 다양한 대책을 공개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명절 자금을 위해 42조원 이상의 자금이 공급된다. 지난해보다 1조9000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도 온누리상품권의 구매한도를 100만원까지 확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추석 특별대책들이 과거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지어 정부가 이미 발표했던 물가 대책과도 겹치는 부분이 많아 새롭지도 않다는 것이다. 

물가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실제 할인쿠폰 등은 매년 시행했던 제도다. 또 사실상 시민이 물가안정을 체감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측면도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회원을 대상으로 계산대에서 자동할인이 적용되지만 전통시장은 그렇지 않다. 사용할 수 있는 곳도 전국 상인연합회가 지정한 시장 상점뿐이다. 


설령 전통시장에서 사용한다고 해도 전통시장에 방문하는 연령층이 대부분 고령층이다 보니 가입을 꺼리고 할인받을 수 있는 품목도 사실상 많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윤정부는 대형마트 규제를 누리집 1호 국정과제 안건으로 선정한 바 있다.

즉각 소상공인들이 반발에 나섰다. 정부는 민심 악화를 우려해 일단 재검토를 결정했다. 이런 탓에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거의 백지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 대형마트는 2012년 이후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으로 월 2회(매월 둘째·넷째주 일요일) 의무휴업을 한다. 또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는 영업이 불가하다.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의 경우 문재인정부에서 2017년 추석부터 2020년 설까지 명절마다 반복해왔다. 이를 없앤 이유는 코로나 확산에 따른 이동 제한 때문이었다.

겉으로만 풍성
까보니 텅텅∼

이렇듯 윤정부는 추석 최대 플랜으로 민생을 가장 큰 목표로 설정했지만 실제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지지율 회복을 위해 건드린 부분은 민생뿐만 아니다. 인사와 관련해서도 추석 전에 손을 볼 예정이다. 인사 논란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원인 중 하나다. 특히 홍보·인사·총무 등은 대통령실의 최대 약점으로 꼽혀왔다. 

인사 개편과 쇄신은 취임 윤 대통령 취임 100일 이후 띄우기 시작해 지금까지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추석 전까지 비서관급 참모진을 대거 교체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주요 개편 대상은 시민사회수석실과 정무수석실에서 근무하는 이들이다. 내부감찰까지 단행하면서 비서관급 참모진 교체가 점쳐지고, 칼날이 수석비서관까지 이어진 모양새다.


대통령실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이 사법부에서 인용된 점, 국민의힘의 내홍이 끊임없는 점 등에서 정무라인이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기준 정무수석실에 근무하는 수석비서관을 비롯해 선임행정관, 행정관, 행정요원 등 총 23명 중 6명이 짐을 쌌다. 선임행정관과 행정관 등 3명은 권고사직 형태, 홍지만 정무1비서관과 경윤호 정무2비서관 등은 스스로 물러났고, 실무진 중에서는 1명이 물러났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인수위 기간 자신 있게 내세웠던 시민사회수석실도 힘을 잃어가고 있다. 시민사회수석실에 근무하는 5개 부처(국민통합·시민소통·종교다문화·디지털 소통·국민제안) 비서관 중 3곳이 공석이다. 시민사회수석실은 보안사고를 비롯해 인사개입, 국민제안제 어뷰징 사태 등 논란이 이어져왔다.

각종 의혹으로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른 셈이다. 조만간 시민사회수석실은 통폐합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통령실은 수시 개편이라는 기조를 내세워 최대 80명까지 교체된다는 말도 들린다.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는 인원 중 20%에 달한다.

대통령실 대거 인적 쇄신 칼바람
여의도 라인 밀어내는 검찰 라인

이번 교체는 사실상 경질에 가깝다. 다만 일선에서 물러난 이들의 공통분모는 여의도 출신이라는 점이다. 정치권에서는 검찰과 여의도 세력간 권력투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인적 쇄신의 칼을 쥔 세력이 검찰 라인이라 여의도 세력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탓에 내부에서조차 인사기용 폭이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 민정수석실 폐지를 공약한 바 있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지하겠다는 이유에서다. 민정수석실이 폐지된 이후 고위 공직자 인사검증 담당 소관부처는 법무부다. 이때 함께 신설된 게 법무부 산하의 인사정보관리단이다.

윤정부의 인사검증은 3단계를 거친다. 첫 단계는 인사기획관실에서 여러 인물을 올린다. 1차 검증은 지난 6월 선보인 법무부 산하 인사정부관리단에서 진행한다. 이후 분야를 나눠 후보자의 정보를 수집한 뒤 문제점을 파악한다.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인원을 추려 공직기강비서관실로 전달돼 2차 검증을 진행하는 절차를 밟는다. 

해당 단계까지 통과하면 부속실장이 윤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구조다. 인사검증 등에 있어 상호견제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구조를 두고 검찰 라인이 인사를 담당하는 특성상 개편에도 검찰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인적 쇄신을 단행해도 검찰을 향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당장 야당에서는 비판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인사 대참사에 대한 직접 책임이 있는 법무비서관, 인사비서관, 감찰에 책임이 있는 기강비서관 등 검찰 출신 육상시에 대한 문책이나 경질은 언급이 없다”고 공격했다. 이어 “최근 대통령실 감찰과 인적 쇄신을 검찰 출신 참모가 주도하는데 적반하장”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 원내대표가 육상시로 표현한 인물은 이원모 인사비서관, 주진우 법률비서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등이다. 이들은 검찰 출신 참모진이다. 대통령실의 대대적 쇄신으로 여의도 라인이 휩쓸려나간 뒤 앞으로 인사가 고민일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제외한 다른 여의도 라인이 대통령실에 합류한다고 해도 검찰 라인의 텃세를 이겨낼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한다. 인적 쇄신 등을 수시로 하겠다는 기조가 뚜렷하지만 현재와 같은 시스템이라면 국민 정서에 반하는 인선을 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지율 추락
잡아야 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석 때 인적 개편과 쇄신을 단행한다고 한 게 일시적인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빈자리를 누가 채울지가 의문”이라며 “이 같은 우려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인적 개편뿐 아니라 인사시스템도 고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통령 추석 선물은? 

 

전남 순천 매실액이 다가올 대명절인 대통령실 추석 명절 선물 세트 구성품으로 선정됐다.

순천시에 따르면 농업회사법인 순천엔매실은 순천 매실액 2만병을 대통령실로 납입했다고 밝혔다. 

해당 업체는 매실액, 매실 장아찌 등 가공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순천엔매실은 농촌융복합산업 인증,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 등을 획득한 가공 사업장이다.

대통령실에 납품된 순천 매실액은 대통령 추석 명절 선물로 각계각층에 보내질 예정이다.

작년 추석 문재인정부에서는 충주의 청명주와 팔도쌀 등 지역 특산물을 추석 선물로 선정한 바 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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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