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6주년 특집 - 윤석열에 바란다!> 강선화·정은애 성소수자부모모임 위원

“레즈비언 엄마로 살아봤나요?”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성소수자인 것을 밝히는 행위를 ‘커밍아웃’이라 표현한다. 자신의 틀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간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자신의 틀을 깰 때, 그리고 세상 밖으로 나갈 때 함께 딸려가는 이들이 있다. 바로 그들의 ‘가족’이다.

<일요시사>가 취재 중 만난 성소수자들은 커밍아웃을 할 때 가장 신경쓰였던 부분이 가족들의 의견이라고 했다. 그들은 ‘자신의 결정이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걱정돼서’ 커밍아웃을 한참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을 대변하며 세상의 편견과 대신 싸우는 가족들도 있다.

‘성소수자부모모임’은 성소수자들의 부모들이 주축이 돼 이뤄진 단체다. 여기서 활동하고 있는 운영위원 강선화(활동명 비비안)씨와 정은애(활동명 나비)씨는 각각 성소수자 자녀를 두고 있다. 다음은 강·정 위원과의 일문일답.

-자녀가 성소수자인 것을 언제 알게 됐나요?

▲(강) 제 아이는 남자아이인데, 21살 때 커밍아웃을 했어요. 저희 아이는 이성에게 뭔가 관심이 생기고 끌리기 시작하는 시기인 14살 때,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들이 다 남성을 향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본인이 굉장히 충격을 받아 ‘나는 동성애자가 아닐 거야’라고 자기를 부정하는 시간(7년)을 겪은 후 결국 저에게 편지로 말하더라고요.

(정) 제 아이는 여자애였는데, 어릴 때부터 레즈비언인 것을 알고 있었어요. 여자아이한테 계속 연애편지를 쓰는 것을 봤거든요. 서로 알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가 24살이 됐을 때 함께 성소수자 부모 모임에 나가게 됐고, 사람들과 만난 자리에서 ‘레즈비언의 엄마’로 저를 소개했어요. 그런데 아이는 그 자리에서 자기는 트랜스젠더라고 얘기하더라고요.


-당시 자녀에게 어떻게 반응하셨는지?

▲(강) 사실 처음에는 충격이었어요. 겉으로 내색은 안 했지만 확실히 좀 놀라웠던 것 같아요. 성소수자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은 알고 있었기에 ‘선택의 문제’가 아닌 것을 알고, 아이에게 “너가 맞는 것”이라고 얘기해줬어요. 부모 모임에 나와서 그때 받았던 충격도 틀렸던 것이구나를 깨달았어요. 저도 모르게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내재돼있단 것을 깨달았죠. 이 편견이 어디서 왔는지를 진지하게 따져봤는데 사회로부터 왔더라고요.

‘철옹성’ 종교계 조금씩 변화
차별금지법 조속한 도입 기대

(정) 저는 비교적 덤덤하게 받아들였어요. 중학교 때 레즈비언 친구를 이미 한 번 봤었거든요. 그래서 아마 거부감이 덜했던 것일 수도 있어요. ‘성소수자가 될 수도 있지’라는 것을 많은 사람이 책이나 기사로 접할 때 저는 눈으로 본 거죠. ‘내 가까이에도 있구나’란 경험을 이미 한 번 해본 상태라 크게 놀랍진 않았던 것 같아요. 

-새로운 정부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강·정) 저희가 계속 주장하고 있는 것은 ‘차별금지법’의 조속한 도입이에요. 새로운 정부에서 관심있게 지켜봐주고 도입에 힘을 실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차별금지법에 사람들이 왜 관심을 가져야 하나요?


▲(강) 저희도 사실 커밍아웃을 받기 전이었다면 좀 무관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주셨으면 해요. 따지고 보면 저희도 소수자잖아요? ‘여성’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있는 소수자들이요. 남성도 예외가 아니에요.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고 노인이 돼요. 또한 살아가며 피치 못할 경우가 생겨 소수자가 될 수도 있고요. 결국은 모든 사람이 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큰 깨달음을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어요.

(정) 차별금지법은 그런 모든 소수자들을 위한 법안이에요. 현존하고 있는 전반적인 차별을 금지하는 취지니까요. 지금 정치하시는 분들 보면 본인은 어떤 소수자로 살 확률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차별금지법은 정말 모두를 위한 법안이라 생각해요. 누구를 처벌하는 법이 아니거든요. 내가 어떤 차별을 받았을 때 ‘나 차별 받았어요’하고 말할 수 있는 법이에요.

-현재 피부로 느끼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강) 주위에 성소수자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거요. 저희가 지금 집중하고 있는 활동은 ‘가시화’ 운동이에요. 우리 눈에 보여야지 그 존재에 대해 사람들이 더 생각할 수 있잖아요. 과격하게 반대하시는 분들을 만날 때 ‘주위에 소수자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저런 말을 못 할 텐데’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아닌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고민

저희가 국회 앞에서 계속 집회·시위를 하고 있는데 보기에도 민망한 문구를 써서 들고 오시기도 해요. 어떤 인간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는, 그러니까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개념이 없으신 것 같더라고요.

(정) 저도 동감해요. 한국은 실제 몇명의 성소수자가 한국에 살고 있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어요. 저희가 답답해서 다른 나라의 경우를 대입해서 추산해봤어요.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에서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5%가 성소수자라고 해요. 이것을 한국의 예로 들여오면 약 250만명이라는 수가 나오거든요. 우리나라 공무원이 120만명, 현역 군인이 60만명인데, 이들을 합친 수보다 많은 숫자에요. 이렇게나 많은데 왜 사람들은 없다고만 생각할까요?

-그래도 변화하고 있는 점이 있다면?

▲(강·정) 철옹성 같던 종교계에서 조금씩 변화가 있는 것 같아요. 저희가 매달 정기모임을 하는데, 종교 쪽에 계시는 분들이 참여하시더라고요. 실제로 종교 내부에서 뭔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걸 지금 제가 느껴요. 이와 더불어 전체적인 의식도 상향됐어요. 예전에 부모님들이 ‘아이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면 요즘은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더라고요.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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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