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따라 천차만별, 격동의 '대선 시나리오' 대예측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9.17 09:5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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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대권키 쥐어준 거야?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 11일 대변인격인 유민영 교수를 통해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 선출이 끝나면 며칠 내에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발표했다. 안 원장이 드디어 입장 표명 시기를 결정함에 따라 모든 정치권의 '눈'은 안 원장의 '입'에 쏠려 있는 형국이다. 안 원장의 결정에 따라 대선의 향방이 크게 좌우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요시사>는 안 원장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천차만별의 대선 시나리오를 미리 예측해봤다.

제18대 대통령선거가 채 100일도 남지 않았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지난 11일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 선출 후 며칠 내에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출마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안철수 선택 따라
엄청난 지각변동

한 외신기자는 이러한 안 원장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자신의 나라에서는 유력 대선주자가 대통령선거 100일 전까지도 출마여부를 밝히지 않고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말처럼 '안철수 현상'은 한국 정치사는 물론이고 세계 정치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임이 분명하다. 안 원장은 평소 대권에 대해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 아닌 자신에게 '주어지는 것'이라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오는 제18대 대선은 안 원장의 선택에 따라 엄청난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우선 18대 대선의 향방을 가를 첫 번째 분수령은 안 원장의 출마여부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안 원장이 결국엔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6일 측근인 금태섭 변호사를 통해 "대선 불출마를 종용하는 협박을 받았다"는 사실을 폭로함으로써 사실상 대권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전문가들은 평소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하려면 민주당 대선경선이 끝난 이후부터 추석 사이에 본인의 거취를 밝힐 것이라고 예측해왔다. 이 같은 이유로 전문가들은 안 원장이 최근 민주당의 대선경선 이후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 안 원장이 야권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분석하고 있다. 대선출마결심을 사실상 굳혔다는 이야기다. 안 원장이 출마를 선언한다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의 치열한 삼파전이 예상된다.


출마할까 말까? 아직도 망설이는 안철수
안철수 '입'만 바라보는 기성정치권 굴욕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여전히 불출마 가능성도 농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0·26재보선 당시 50%의 지지율을 기록하던 안 원장이 5%의 지지율을 기록하던 박원순 현 서울시장을 만나 짧은 대화 끝에 전격적으로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하고 박 시장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안 원장이 지난 9일 김민전 경희대 교수,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 교수 등과 오찬을 함께하며 "주변에선 내가 (대통령직을) 잘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정말 그런지 잘 모르겠다"고 토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출마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민주당이 가장 원하는 시나리오는 안 원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후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방식이다. 작년 10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될 때와 같은 그림이다. 그러나 안 원장이 출마를 포기하고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을 때 안 원장이 갖고 있던 지지율이 민주당 후보에게 그대로 전해질 것인가는 의문이다. 안 원장이 출마를 포기하면 그 지지세력 일부는 민주당 쪽으로 가겠지만 새누리당이나 제3후보, 또는 아예 정치적 무관심층으로 남는 세력도 제법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 일각에선 아주 낮은 가능성이지만 민주당 경선과정 등에 실망한 안 원장이 그 누구에 대한 지지의사도 밝히지 않고 그냥 불출마를 선언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경우엔 야권 전체가 대재앙을 맞을 게 불을 보듯 훤하다.

출마여부는?
출마방식은?

한편 지금까지 정치권은 안 원장의 출마시기가 언제가 될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그의 출마시기에 따라 여야 각 진영은 대선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1일 안 원장이 자신의 출마여부를 민주당 경선 이후에 밝히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이제 정치권의 관심은 안 원장의 출마시기에서 안 원장이 왜 민주당 경선 이후에 출마입장을 발표하겠다고 했는지, 또 이를 왜 미리 언론에 공지했는가에 집중되고 있다.

일단 안 원장 측은 "민주당 경선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이를 미리 공지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민주당을 위한 배려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전문가들은 안 원장이 출마여부를 밝힐 시기를 미리 공지한 것엔 분명한 노림수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 정치전문가는 "안 원장이 출마여부를 밝힐 시기를 미리 공지함으로써 멀어진 대중들의 관심을 다시 한 번 모으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이 전문가는 "특히 안 원장이 추석을 앞두고 다시 이슈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말했다.


곧 다가올 추석은 대선정국에서 가장 중요한 ‘터닝 포인트’로 손꼽힌다. 온 가족이 함께 모이는 시기에 오는 18대 대선이 자연스럽게 대화주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추석기간 이슈에서 멀어진다면 연말 표심에서도 함께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출마 선언 지연에 따른 비판 여론도 안 원장이 출마와 관련된 입장발표를 예고하게 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입장발표 예고
노림수 있나?

안 원장이 대선을 불과 90여일 앞둔 지금까지도 출마여부를 결정하지 않자 비판 여론이 거세진 데다 새누리당의 공세가 강화되면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 후보에게 역전 당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안 원장으로선 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는 분석이다. 겉으로는 민주당을 배려하기 위함이라고 밝혔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현재 민주당 경선을 통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문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공세라는 것이다. 실제로 단일화 경쟁에서 문 후보가 안 원장을 앞섰다는 리얼미터의 지난 10일 조사 결과도 안 원장의 대선 출마여부 발표 예고로 묻혀 버리면서 안 원장의 지독한(?) '타이밍 정치'는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어찌됐든 안 원장이 대선출마 결심을 굳힌다면 정치권은 이제 안 원장의 출마선언 방식과 과연 안 원장이 야권과 손을 잡을 것인지, 또 어떤 방식으로 단일화를 이룰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다. 안 원장의 출마 방식과 콘셉트는 초미의 관심사다. 안 원장의 지지율이 하락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이를 반등시킬 이벤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안 원장의 출마 방식이 기존 정치권의 방식과 차별화 되지 않거나 준비 부족으로 인해 부실한 면을 노출할 경우에는 '준비 되지 않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부각돼 안 원장의 하락세가 더욱 깊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안 원장이 대선출마선언을 할 것이라면 국민들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킬 방식을 선택해야만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예상되는 출마선언 방식으로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통'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방안이나, 국민의 의견을 듣고 답하는 '국민과의 대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의 트레이드마크인 '청춘콘서트' 형식도 거론된다. 출마선언 장소 또한 딱딱함과 격식보다는 젊은 감각에 어울리는 곳을 택할 가능성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또 안 원장의 야권단일화 수용여부는 그야말로 이번 대선정국을 통째로 뒤흔들 가장 중요한 선택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안 원장이 출마의사를 밝힌다면 민주당은 안 원장에게 후보단일화를 강하게 요구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야권단일화 조금만 '삐끗'해도 동반 추락
대선정국 뿌리째 뒤흔들 안철수의 '선택'
 

민주당은 지금까지 줄곧 안 원장의 입당을 적극 권유하고 원하고 있지만 상황은 쉽지 않아 보인다. 입당은커녕 정치권 일각에선 안 원장이 독자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민주당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안 원장과 민주당이 단일화에 합의한다고 해도 그 방식을 놓고도 치열한 싸움이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모바일투표가 관건이다. 최근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진 것도 모두 모바일투표 때문이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올 초 당대표 경선부터 도입한 모바일투표를 강행할 태세지만 조직 동원이 불가능한 안 교수 측은 각종 부작용을 이유로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안 원장으로서는 야권단일후보로 추대되는 방식을 가장 선호할 테지만 가능성이 낮고, 최소한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처럼 여론조사와 선거인단 투표를 병행하는 방식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입당이나 단일화 방식을 놓고 양측의 주장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안 원장이 독자출마 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단일화에 합의한다 해도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 경선 때처럼 심각한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안 원장과의 단일화가 실패할 경우엔 민주당이 와해돼 일부 의원들이 안 원장 측으로 전향하면서 자연스럽게 신당이 창당될 것이라는 예상도 적잖다.

전문가들은 어느 경우가 되든 후보단일화 과정에서의 극단적인 마찰은 야권 전체가 몰락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때문에 정치전문가들은 민주당과 안 원장의 단일화 과정을 폭탄제조와 비유하기도 한다. 잘 융합만 한다면 큰 힘을 발휘하겠지만 제조과정에서 조금만 실수해도 터져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야권단일화
험로 예상

하지만 야권후보가 분열해 박근혜-문재인-안철수 간 3자 구도가 될 경우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것은 안 원장 스스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따라서 현재는 안 원장이 좋든 싫든 단일화 과정에 응하게 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정치권은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안철수의 선택'에 따라 오는 12월19일 치러질 제18대 대선의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누가 뭐래도 이번 대선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안 원장인 것이다. 안 원장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그 선택의 결과가 어떠한 후폭풍을 몰고 올지 정치권과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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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