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메타버스의 새 가능성’ 음원사이트 휩쓰는 버추얼 아이돌

[기사 전문]

지난해 12월17일, 각종 음원사이트에서는 RE:WIND라는 노래가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음원 차트 벅스에서는 다른 노래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으며 뮤직비디오는 35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는데요.

“인기가 있으면 상위권에 진입하는 게 당연한 일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RE:WIND를 부른 가수가 VR 캐릭터로 이루어진 버추얼 아이돌이란 점입니다.

심지어 대표와 매니저까지 말입니다.


그룹명 또한 ‘이세계 아이돌’인 이들은 음반을 발매하기 전부터 두터운 팬덤을 확보하고 있어, 어쩌면 아이돌로서 성공은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는데요.

그런데 혹시 이세돌을 보시고 사이버 가수를 떠오르셨나요?

이세돌은 기존의 사이버 가수나 버추얼 인플루언서와는 성질이 전혀 다릅니다.

AI가 아닌 사람이 직접 캐릭터를 조종하고 노래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이세돌 멤버들은 엄정하고 치열한 공개오디션을 통해서 선발됐는데, 어떻게 보면 기존의 아이돌과 같은 방식으로 데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이세돌은 어떻게 탄생했으며, 어떤 매력이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1. 전설의 시작


구독자 130만명을 보유한 유튜버이자 플랫폼인 트위치(Twitch)에서 개인방송을 하는 스트리머 ‘우왁굳’은 2021년 6월경 자신의 방송을 통해 한 가지 중대 발표를 했습니다.

바로 VR을 이용해 아이돌 그룹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인데요.

스트리머 우왁굳은 노래와 춤, 뮤직비디오 제작 등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사람의 외모로 판단하는 그런 아이돌이 아닌 내면의 매력을 발산하게 해주겠다”며 공개오디션을 열었습니다.

 

2. 오디션

VRChat을 통해 이뤄진 공개오디션에는 수많은 지원자가 참가했고, 저마다 자신의 가창력과 개인기를 뽐내며 우왁굳을 비롯한 심사위원들에게 매력을 어필했습니다.

당시 오디션 참가자들의 이력을 살펴보면 성우, 아이돌 연습생, 댄서, 스트리머, 유튜버 등 다양한 직업군이 모였으며 실력 또한 쟁쟁해 시청자들은 연이어 감탄사를 내뱉었습니다.

한 참가자는 오디션 도중 자신의 어머니에게 혼나는 모습을 보여 웃지 못할 상황도 발생했는데요.

1차 오디션만 16시간씩 3일간 치러졌으며 무려 50여일간이나 이어졌습니다.

인기투표와 심사위원의 점수를 바탕으로 이뤄진 서바이벌이지만, 그저 가수로서의 재능만 보는 것이 아니라 면담을 통해 개개인에게 피드를 주고 개선 여부를 살피며 대형기획사의 아이돌 오디션에 버금가는 엄격한 심사를 거쳐 최종 6인의 합격자가 가려졌습니다.

 

3. 이세계 아이돌

최종 선발된 역전의 용사 아이네, 징버거, 릴파. 주르르, 고세구, 비챤.

그들은 치열한 서바이벌을 극복한 멤버들인 만큼 전원 뛰어난 가창력은 기본이고 두터운 팬층마저 확보하고 있는데요.


게다가 멤버 릴파는 전직 아이돌 출신으로 메인보컬 경력을 지니고 있으니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그룹이 결성된 후 몇 달간 개인방송을 통해 시청자와 소통하며 몇몇 커버 곡을 선보이던 중 12월17일 디지털 싱글앨범 RE : WIND를 발매하게 됩니다.

반응은 그야말로 대성공으로, 발매 당일 각종 음원사이트의 상위권에 진입했습니다.

또한 12월22일에는 유튜브를 통해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는데, 당시 MV 감상을 위해 유튜브 시청자 및 이세돌 멤버의 각 채널에 모인 실시간 시청자는 약 3만6000명 정도였으며 공개 당시 누적 조회 수는 250만을 달성했습니다.

이세돌이 소속한 왁 엔터테이먼트 따르면 2집 발매 예정일은 오는 2월로, K-POP과 잔잔한 발라드의 조합이 특징이라고 하는데요.

VR의 대중화가 아직 부족한 시기임에도 이세돌의 등장과 성공은 3차원 가상공간인 ‘메타버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는 과도기를 거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한 어떤 콘텐츠가 우리를 즐겁게 해줄지 기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총괄: 배승환
기획&구성&편집: 김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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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