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윤캠프 새 수장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

지고 있는 8회 구원투수 등판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5일,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 해촉을 포함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산을 발표했다. 대선을 63일 앞두고 후보 직할의 실무형 선거대책본부가 중심이 되는 쇄신안을 발표하며 ‘홀로서기’라는 승부수를 택했다. 선거대책본부장은 4선의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맡게 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선대위와 당을 잘 이끌어 국민들께 안심을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모두 오롯이 후보인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메머드 선대위, 민심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캠프의 잘못된 점을 인정하고 다시 바로잡겠다”고도 했다.

김 ‘아웃’
권 ‘원톱’

윤 후보는 “새로운 선거대책본부를 꾸리겠다. 선거대책본부 본부장은 권영세 의원이 맡는다”고 알렸다. 선대본부장 단일 지도 아래 핵심 팀만 후보 직속으로 두는 초슬림형 조직을 운영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해온 것과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힌 윤 후보는 ‘윤핵관’(윤 후보의 핵심 관계자)을 언급하며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앞으로 그런 걱정 끼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또 “2030 세대에게 실망을 줬던 행보를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국민이 기대했던 처음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다.

가족 논란에 대해선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부족함에 대해 국민 여러분이 드시는 회초리와 비판 달게 받겠다”며 “제가 일관되게 가졌던 원칙과 잣대를 똑같이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닌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겠다. 시간을 좀 달라. 확실하게 달라진 윤석열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당 사무총장도 겸한다. 윤 후보와의 직접 소통창구 역할을 하는 한편, 당 사무총장으로서 조직관리도 맡게 되면서 ‘원톱’으로 떠올랐다. 

권 의원은 1959년 서울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배재고등학교(92회),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 1983년 사법시험(사법연수원 15기)에 합격해 검사로 근무했다. 

법무부, 대검찰청, 서울지검, 독일 법무부 파견 등 검사로서 소위 ‘엘리트 검사’의 길을 걸었지만, 김대중정부 출범 후 검찰청 부부장검사를 끝으로 검찰청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후 하버드 케네디 스쿨과 하버드 로스쿨로 유학, 전공 분야를 다시 한 번 점검하며 실력을 가다듬은 후, 법무법인 ‘바른’에서 변호사 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당시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측으로부터 정계 입문 제의를 받고 본격적으로 정계에 뛰어들게 된다.

대선 63일 전 선대위 해산 ‘슬림화’ 선언 
새 선대본부장 4선 의원…이준석도 ‘찬성’

권 의원은 윤 후보와 오래전부터 가까운 사이로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면서, 대학 시절 형사법학회 활동을 함께했다.

검사였던 윤 후보와 꾸준히 친분을 유지했고, 권 의원이 2013년 주중대사로 내정됐을 때 송별회를 함께하는 등 각별했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으로 입당을 고민할 때 대외협력위원장을 맡으며 가교 역할을 했고, 최종 대선후보 선출 후 총괄특보단장을 맡았으며, 이번엔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역할을 대신할 선대본부장을 맡아 대선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권 의원이 선대본부장으로 내정된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윤 후보와 친분이 있지만 이를 내세우지 않고 뒤로 물러나 있는 모습을 보였던 점, 당내 ‘비토’ 세력이 거의 없다는 점 등과 함께 비강남권 유일의 서울 지역구 의원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서울·수도권 표심을 잡지 않고는 선거를 이길 수 없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이다.

권 의원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선거에서 당 사무총장과 상황실장을 맡아 대선을 이끌었던 경험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쳤다. 현재 윤 후보의 선거를 돕는 사람 중 전면에 나서 대선을 치러 본 몇 안 되는 사람이다.

지난해 6월 중순,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로부터 받은 사무총장 제의를 고사하고 그 대신 대외협력위원장직 제안은 받아들였다. 당 외부 대선주자와의 소통을 담당하는 자리다.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권 의원은 7월 초부터 본격적인 영입 행보를 시작했다. 

권 의원은 빅2인 윤 후보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물론 ‘DJ(김대중 전 대통령) 적자’라 불리는 호남 출신의 장성민 전 의원(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과도 회동했고, 세 사람 모두 입당을 성공시켰다. 

서울법대 출신
입당의 고수

서울대 법대 77학번인 권 의원은 최 전 원장(75학번)의 2년 후배, 윤 후보(79학번)의 2년 선배다. 당내에서는 권 의원이 한 달 동안 두 유력 대선주자를 영입할 수 있었던 비결로 이 같은 인연을 꼽는다.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권 의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로부터 당 사무총장직을 제안받았는데 왜 거절했냐는 질문에 “이 대표가 아무래도 정치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경험 많은 사람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하고 싶어 했다”며 “그래서 사무총장을 해본 내게 요청을 했는데, 반대로 내 입장에서는 이미 두 차례(2008·2011년 한나라당)나 사무총장을 했기 때문에 또 사무총장을 하는 것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당을 돕겠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대외협력위원장을 수락한 것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나와 굳이 같이 일하길 바랐던 이유는 내가 당내 다른 정치인보다 대선을 치러본 경험을 더 갖고 있으면서 현재 유력한 야권 대선주자들과 인연 때문”이라며 “내가 이 대표에게 ‘타이틀이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으니, 대선주자를 영입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 이 대표가 ‘그렇다면 대외협력위원장이 적절하지 않겠나’라고 해서 내부적으로 그렇게 결정이 됐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세 차례 대선을 치러본 노하우가 있다. 2012년 대선에서는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당시 새누리당의 승리를 이끌었다. 2007년과 2017년 대선에도 그는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권 의원은 과거 주중대사 시절 안현태 전 경호실장을 비판해 주목받은 바 있다.

권 의원은 당시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장 대상자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볼 때 안현태씨는 물론 살아오면서 여러 가지 다른 공적이 있을 수 있겠지만, 5공 비리로 처벌받은 이상 국립묘지에 안장하는 것 자체가 국립묘지의 명예성을 훼손한다”며 “그런 점에서 심의기구에서 제대로 심의를 해줘야 된다고 보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해 11월17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여권이 윤 후보 아내 김건희씨가 교원 임용을 위해 과거 5개 대학에 허위 경력과 학력이 기재된 이력서를 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윤석열 후보가)김씨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털고 갈 건 털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털고 간다는 얘기는 본인이 인정하고 사과하고”라고 부연했다.

선대위 개편
산적한 과제

당시 권 의원은 김종인 ‘원톱’ 선대위에 대해 “그건 아마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관측했다. 권 의원은 당내 갈등 상황과 관련해 “정권교체라는 대의가 있기 때문에 사적으로 감정이 안 좋았던 분들이라 하더라도 윤 후보와 정권교체라는 두 화두를 중심으로 얼마든지 뭉칠 수 있고 또 뭉쳐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윤 후보가 선거대책본부 개편 구상을 밝힌 지 하루 만에 이 대표와 정면으로 임명안을 두고 맞부딪혔다. 이 대표가 급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오늘 임명안 상정은 전면 거부”라고 했다. 다만 임명안은 최고위 의결사항이 아닌 협의사항인만큼 당무우선권을 가진 윤 후보가 이 대표가 반대해도 임명을 할 수 있는 사안이다.

선거조직 재구성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이 대표가 권 의원에 대한 사무총장 임명에는 찬성 입장을 밝혀 정면충돌은 피했다.


이에 따라 권 의원은 선거대책본부장과 사무총장을 겸임하게 됐고, 선대위 정책본부장을 맡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선대본 정책본부장으로 인선하는 안건도 무리 없이 통과됐다. 

그러나 이철규 의원을 전략기획부총장에 임명하는 안건에 대해선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접점을 찾지 못했다. 앞서 이 의원은 당 내분에 대한 ‘이준석 책임론’을 제기해 이 대표와 불편한 관계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권영세 사무총장 임명에는 어떤 이견도 없지만, 나머지 사안에 대해선 큰 이견이 있었고 내 의견을 정확하게 이야기했다”며 이철규 부총장 임명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정치적인 상황”이라며 “갈등 해소를 위한 노력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부분도 있고,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앞으로 지켜보겠다”고 했다. 

반면 윤 후보는 “협의 절차는 임명권자가 의견을 구하는 것”이라며 “협의 절차가 끝났으니 임명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강행 의사를 밝혔다. 

윤 대학 선배…세 차례 대선 경험
“단일화가 없이 이기는 것이 목표”

권 의원은 “이철규 부총장 지명에 대해 (이 대표가)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것 같다”며 “이 대표도 선거 승리를 위해 같은 뜻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인 감정으로 반대하는 것 같다”고 했다. 

권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목적은 대선후보 단일화가 없어도 이길 수 있는 상황으로 가져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윤 후보가 선대위 쇄신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토론 제안에 “3회 법정 토론으로 부족하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우리는 언제라도 준비가 돼있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주제는 (대장동 의혹을 넘어)한정 없이 하자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토론은 혼자 할 수 없는 만큼 구체적인 부분은 논의 과정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대 후보의 대장동을 비롯한 여러 개인 신상과 관련한 의혹, 공인으로 정책과 결정, 선거운동 중 발표한 공약들과 관련해 국민들 앞에서 검증하는 데 3번의 토론은 부족하다”며 “효과적인 토론이 될 수 있도록 실무진에게 법정토론 외에 토론에 대한 협의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권 의원은 “오전 윤 후보가 산만한 조직에서 오직 일, 실무 중심의 선대위로 하는 내용을 말했다”며 “위원장도 없고, 병렬적 구조에 더해 밑에는 기능 단위로 상황실 등 일정, 메시지, 전략을 구성하는 실무적으로 꼭 필요한 (조직으로)구성되는 선대위로 개편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실무 단위를 구성하는 과정 중에도 꼭 필요한 기능 단위를 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이번 선거는 부침이 굉장히 많은 선거”라며 “주요 후보들이 비교적 정치 쪽에서 새롭게 등장한 분들이라 새로운 사실이 알려질 때마다 (지지율)흔들림이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후보의 지지율이 연초 여론조사를 보면 조금 낮은 상황이지만, 그게 고착될 것으로(생각하지 않고) 이 자리도 ‘독배’를 받는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은 골짜기에 있지만 조금 노력하고 진정성을 보이면 얼마든지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단일화 없다”
승리 자신감

권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일단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은 그럴 필요가 절대, 전혀 없다고 본다”며 “우리 목적은 후보 단일화 없이도 이길 수 있는 상황으로 가져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기현 원내대표의 사의 표명에 대해선 “윤 후보가 반려를 하겠다는 것이니 원내지도부는 유지된다. 김 원내대표가 대여 투쟁의 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ikt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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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