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센터 엽기 살인사건 전말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2.01.10 15:17:23
  • 호수 13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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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좋았는데…왜 죽였나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사이가 좋았던 대표와 직원이 살인자와 피해자가 됐다. 어린이 스포츠센터 대표의 막대기를 이용한 엽기적인 살인 행각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서울 서대문구 한 어린이 스포츠센터(이하 센터)에서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30일, 해당 센터 한모 대표와 직원 A씨를 비롯한 다른 직원 2명이 센터에서 술을 마셨다. 모임은 연말을 맞아 직원들끼리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성사됐다. 

막대기로…

다른 직원 2명은 자리를 떠났고 한 대표와 A씨만 남아 술을 마셨다. 주변 증언에 따르면 평소 한 대표와 A씨 사이에 특별한 갈등은 없었다고 한다. 한 대표는 서울 용산구에서 센터를 운영하다가 지난해 초 지금의 서대문구 건물로 이전했다.

용산구 있을 때부터 한 대표는 A씨와 일을 했다. A씨는 센터 내에서도 과장으로 불렸으며 강사 채용 절차를 담당하는 등 꽤 중추적인 업무를 도맡아 했다. 

센터 내 행정 사무 직원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본 결과 A씨는 한 대표와 대화도 많이 하고 유대감이 깊었다. 행정 사무 직원은 한 대표에 대해 “평소 술을 좋아하긴 했지만, 주변 사람을 잘 챙기는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A씨 누나는 “동생(A씨)이 한 대표에 대해 부정적인 얘기를 한 적이 없으며 명절, 생일 등 특별한 날에 잘 챙겨줘서 ‘사람이 좋다’고 했다”고 말했다. 

센터가 코로나19 경영난 때문에 다른 직원이 회사를 떠날 때 A씨는 남아서 센터를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증언대로라면 한 대표와 A씨의 술자리는 즐거웠어야만 했으며, 아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어야 했다.

한 대표와 술을 거하게 마신 A씨는 대리기사를 부르려고 했다. A씨로부터 호출 받은 대리기사는 A씨 주소를 정확히 알아듣지 못해 20~30분 동안 헤매다가 취소했다. 대리기사 말에 의하면 한 대표는 A씨에게 주소를 정확히 말하지 않았다며 욕설을 했다. 

오후 9시30분경 A씨는 가족에게 “20분째 대리(기사)가 안 잡힌다”는 메시지는 보냈다. 그러자 가족은 “그냥 근처에서 자, 대리 어디 거 부른 거니? ○○○○에 전화해봐”라고 답변했다. 

A씨 누나가 A씨에게 대리운전 기사 번호를 보내기도 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오후 10시54분 A씨로부터 오후 10시54분 “갈게”라는 마지막 메시지가 왔다. A씨 가족은 자정쯤 A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A씨 핸드폰 배터리가 없는 바람에 연락이 닿지 않았다. 

새벽 2시10분경 한 대표는 “어떤 남자가 누나를 때리고 있다”며 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은 센터로 출동했다. 가정폭력이나 데이트폭력을 의심했던 경찰은 10분 가까이 머물면서 센터를 수색했지만 피해 여성을 찾지 못했다. 

만취 상태였던 한 대표는 자초지종을 묻는 경찰에게 “내가 언제 누나라고 했느냐. 어떤 남자가 센터에 쳐들어와 그 사람과 싸운 것뿐이다. 그 사람은 도망갔다”고 둘러댔다.


경찰이 출동한 현장에는 바지가 벗겨져 있는 상태의 A씨가 있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묻자 한 대표는 “이 사람은 우리 센터 직원인데 술 취해 자는 것이다. 도망간 남성하고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경찰 출동했지만 10분 만에 철수
심장·간 등 장기 파열 사망 추정

경찰은 A씨 어깨를 두드려보고 가슴에 손을 얹어보는 등 생명에 지장이 없는지 확인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A씨는 생존해있었다. 속옷까지 다 벗고 누워있는 A씨를 본 경찰은 패딩 점퍼로 하체를 덮어주고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지구대 2곳에서 6명이나 출동했지만, 그 누구도 꼼꼼하게 현장 상황을 파악하지 않고 10분 만에 철수했다. 당시 출동한 경찰은 “그때는 몸에 의심한말한 외상도, 혈흔도 없었다”고 말했다. 7시간 뒤 한 대표는 다시 한 번 경찰에 “자고 일어나니 직원이 의식이 없다. 죽은 것 같다”고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한 대표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를 진행했다. 본격적으로 조사가 시작되자 한 대표는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당시 한 대표는 음주운전하려는 A씨를 말리려다 화가 나서 폭행했지만 살해할 생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CCTV 등 영상 자료를 확인해본 결과 새벽 1시50분경 한 대표는 A씨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을 가했다. 이어 A씨는 머리를 마구 내리치자 반항도 하지 못한 채 쓰러졌다. 그는 교육용 플라스틱 막대기로 A씨 엉덩이를 수차례 내려친 뒤 갑자기 A씨 엉덩이에 막대기를 집어넣었다. 

경찰 측은 한 언론에 “CCTV 상으로 봤을 때 성범죄 정황은 없었지만 한 대표가 A씨 엉덩이에 70㎝가량의 막대기를 3~4차례 집어넣었다”고 밝혔다. 이후 한 대표는 경찰에 신고했고 A씨가 천장을 바라보도록 몸을 돌려놨다.

한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엉덩이를 때린 것은 인정했지만, 막대기로 장기를 훼손한 부분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고 답변했다. A씨 사망 원인에 대해서도 “저체온증 때문인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과수 소견에 따르면 A씨가 약 70㎝에 이르는 막대기로 직원 B씨의 하체를 찌르는 과정에서 B씨의 심장과 간 등 주요 장기가 파열돼 사망에 이른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고의성은 있지만 성적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봤다.

이번 충격적인 범행에 한 대표에 대한 마약검사와 신상정보를 촉구하는 청원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간이검사에서는 양성 반응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에서도 일상적 대화만 나타나는 등 A씨의 범행 동기는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동기에 대해서는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유족은 범행 당시 CCTV 영상을 함께 볼 계획이었지만, 담당 수사관이 유족의 트라우마를 우려해 시청을 만류했다고 한다.

A씨 부친은 “(CCTV를 안 보는 것에)우리도 동의했다”며 “누나는 끝까지 보려 했는데 얼마나 잔인할지 모르다 보니 보지 말자고 설득했다”고 밝혔다.

CCTV 의문

손수호 변호사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목격자가 없기 때문에 12시간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당사자만 알 수 있다. 아직까지도 한 대표는 음주운전을 막으려 했다는 주장만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범행 동기와 관련해 숨은 배경이 있는지 통신 기록, 인터넷 기록을 철저히 확인해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9d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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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