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난 여행지 ⑤서귀포 빛의벙커

어둠의 벙커에서 빛과 음악의 궁전으로

대로를 벗어나자 차선도 없는 길이다. 듬성듬성 농가와 밭을 경계 짓는 돌담을 거듭해 지난다. 대수산봉 서쪽에 자리한 빛의벙커는 가는 길부터 그 의미를 짐작게 한다. 전시(戰時)도 아닌데 벙커라는 이름이 붙은 까닭은 공간의 모양 때문이다.

빛의벙커는 KT가 국가 통신망을 운용하기 위해 해저 광케이블을 관리하던 센터에 해당한다. 철근콘크리트 단층 건물로 1990년 완공했다. 가로 100m, 세로 50m, 높이 10m, 벽 두께 3m에 이른다. 지붕은 두께 1.2m 위에 높이 1m 공간을 두고, 다시 1m를 올린 이중 구조다. 이를 가로세로 1m짜리 콘크리트 기둥 27개가 떠받쳐 요새나 다름없다.

다양한 전시

센터 준공식에 대통령까지 참석했지만, 센터는 이내 자취를 감췄다. 정확히 말하면 사라진 듯했다. 건물 위에 흙을 덮고 나무를 심어 마치 산의 일부처럼 보이게 위장했기 때문이다. 주변에 방호벽을 두르고, 이중 철조망과 적외선 감지기를 설치한 뒤, 현역 군인이 통제했다. 인근에 사는 사람도 짓는 줄은 알았으나 완공된 줄은 모르는 건물이었다.

센터는 2000년대 초부터 용도 없이 방치되다 2012년 민간에 불하했고, 2015년 제주커피박물관 바움이 옛 센터의 사무실과 숙소동에 들어섰다. 종전 센터 벙커는 한동안 공연장과 행사장 등으로 쓰이다가, 2018년 11월에 빛의벙커가 문을 열었다.

빛의벙커는 몰입형 미디어 아트 전시장이다. 빔 프로젝터 90대가 벽과 바닥 등에 영상을 투사해 명화를 연출하는 방식으로 꾸며졌다. 프로젝션 매핑 기술로 편집한 거장의 작품이 삼면을 장식하는 순간, ‘빛의벙커’라는 이름을 실감한다.


개관 기념 전시로 연 〈구스타프 클림트-색채의 향연〉과 2019년 〈빈센트 반 고흐-별이 빛나는 밤〉이 큰 인기를 끌며 ‘2019 한국 관광의 별’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는 르누아르와 모네, 샤갈, 클레 등의 작품을 미디어 아트로 전시한다.

파트Ⅰ ‘Voyages to Mediterranean(지중해로의 여행)’은 이상주의부터 모더니즘까지 6개 시퀀스로 나눠 작품 500여 점으로 빛의벙커를 채운다. 르누아르의 ‘물랭 드 라 칼레트의 무도회’, 모네의 ‘수련’ ‘양산을 쓰고 오른쪽으로 몸을 돌린 여인’, 샤갈의 ‘율리시스의 메시지’ 등 예술가 20인의 작품이 약 35분 동안 펼쳐진다.

파트Ⅱ는 파울 클레의 ‘Painting Music(음악을 그리다)’이다. 클레는 화가이자 음악가, 교사로 활동했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주제곡과 클레의 작품이 10분 동안 공간을 채우는데, 스피커 69대를 설치해 귀도 눈 못지않게 즐겁다.

빛의벙커 전시는 평면적인 회화 전시가 아니라, 거장의 작품을 몰입형 미디어 아트로 구현한다. 이를 각자의 방식대로 즐기면 된다. 가장자리 의자는 벽에 등을 기댈 수 있어 편안하다. ‘불멍’이나 ‘물멍’을 하듯 작품을 감상하기 좋다. 물론 작품 바로 앞 바닥에 앉으면 몰입도가 올라간다.

바닥에서 움직이는 그림을 따라 걸으며 감상할 수도 있다.

전시장은 하나의 열린 공간이지만 그 안에는 거울로 이뤄진 작은 미러룸, 전시 중인 작품을 한 장씩 보여주는 ‘ㄷ 자형’ 갤러리룸 등과 여러 개 벽이 공간을 구획해 단조롭지 않다. 입구나 열린 창이 프레임 역할을 해, 보는 방향에 따라 흥미로운 시선도 연출한다.


시설의 면과 선을 교차하거나 겹치도록 촬영하면 색다른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또 전시와 전시 사이, 미디어 아트 작품이 사라지는 막간에 콘크리트 공간이 날것 그대로 보여, 잠시나마 옛 센터의 풍경을 상상하게 된다.

해저 광케이블 관리하던 센터에서
몰입형 미디어 아트 전시장으로

빛의벙커는 남쪽 입구와 북쪽 출구의 모습이 똑같다. 입체적인 사다리꼴로, 입구 위쪽은 수목이 무성해 공간을 위장한 흔적이 엿보인다. 벙커 옆에는 제주커피박물관 바움이 있다. 카페와 박물관이 공존하고, 창이 넓어 숲을 바라보며 커피 마시기 좋다. 인근 바람의 숲이나 대수산봉 둘레길, 대수산봉 정상 등을 연계해 산책 삼아 걸을 만하다.

빛의벙커 홈페이지와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소설가 김영하와 뮤지컬 배우 카이가 들려주는 오디오 도슨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시를 좀 더 알차고 재밌게 경험하는 방법이다. 현재 전시는 내달 28일까지 열린다. 빛의벙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연중무휴), 관람료는 어른 1만8000원, 청소년 1만3000원, 어린이 1만원이다.

빛의벙커에서 가까운 광치기해변은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를 잇는 해안으로, 썰물 때는 이끼 낀 빌레(너럭바위)가 모습을 드러낸다. 용암이 바다를 만나 굳으며 생겨난 지형이다. 그 위를 걸어볼 수 있는데 성산일출봉까지 뻗어 나간 풍경이 장관이다.

광치기는 ‘광야처럼 넓다’라는 뜻이 있고, ‘관치기’라는 슬픈 이름도 있었다. 고기잡이 나간 어부들이 풍랑을 만나 죽으면 파도에 시체가 밀려와 관을 짜서 묻었다고 한다. 광치기해변의 일출이 장엄하게 느껴진다면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본태박물관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安藤忠雄)가 지은 건물이다. 전시관과 전시관을 잇는 동선이 미로처럼 이어져 연신 호기심을 자아낸다. 2관 2층 통로에서 보는 제주 남쪽 바다와 산방산, 단산, 모슬봉의 파노라마 풍경 역시 자연을 담는 안도 타다오의 건축 특징을 잘 드러낸다.

본태(本態)는 ‘본래 형태’를 뜻한다. 특히 한국 전통 공예품 전시가 돋보인다. 1관은 소반과 보자기 등 수공예품을 전시하고, 4관은 전통 상례와 관련된 꽃상여, 용수판, 용마루 꼭두 인형 등이 눈길을 끈다. 3관 쿠사마 야요이(草間彌生)의 ‘무한 거울방-영혼의 광채’와 5관 제임스 터렐의 초기작 ‘단일 벽 투사’ 전시실은 공간을 체험하는 즐거움이 남다르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은 제주의 활기를 느끼고 싶을 때 찾을 만하다. 서귀포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으로, 근래에는 관광객에게 더 인기다. 아케이드 형태로 365일 열리는 시장인데, 제주의 특산물과 간식거리가 많다.

다진 마늘이 느끼한 맛을 잡아주는 마늘통닭, 김밥과 어묵, 떡볶이 등을 다 함께(모닥) 넣은 제주식 모둠 떡볶이인 모닥치기, 꽁치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꽁치김밥 등이 부동의 스테디셀러다. 흑돼지김치말이, 땅콩만두, 대게고로케, 감귤찹쌀떡 등은 근래 각광받는 메뉴. 삼시 세끼로 부족한 ‘먹부림’의 진수를 펼쳐 보자.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빛의벙커→제주커피박물관 바움→광치기해변→서귀포매일올레시장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빛의벙커→제주커피박물관 바움→광치기해변→성산일출봉
둘째 날: 본태박물관→군산오름→서귀포매일올레시장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서귀포시 관광 www.seogwipo.go.kr/field/tourist.htm
- 비짓제주 www.visitjeju.net
- 빛의벙커 www.bunkerdelumieres.com
- 제주커피박물관 바움 www.jejubaum.com
- 본태박물관 www.bontemuseum.com  

문의 전화
- 서귀포시청 관광진흥과 064)760-2654
- 빛의벙커 1522-2653
- 제주커피박물관 바움 064)784-2255
- 본태박물관 064)792-8108
- 서귀포매일올레시장 064)762-1949

대중교통
[버스] 제주국제공항에서 111번·112번 급행버스 이용, 고성환승정류장(고성리회전교차로) 하차, 빛의벙커까지 택시 이용, 약 2.3㎞. *문의: 제주버스정보시스템 064)710-2447, http://bus.jeju.go.kr

자가운전
제주국제공항→공항입구교차로→용문로 시청 방면 우측 도로 729m→월성로 종합경기장 시청 방면 우회전, 1.3㎞→오라로 연삼로 방면 우회전, 740m→오남로 우회전, 230m→연삼로 시청·법원 방면 좌회전, 3.9㎞→번영로 봉개·표선 방면 19.2㎞→비자림로 평대 방면 좌회전, 5.9㎞→중산간동로 성읍·성산 방면 우회전, 11.65㎞→서성일로 성산 방면 좌회전, 1.2㎞→서성일로 우회전, 346m→서성일로1168번길 우회전, 378m→빛의벙커

숙박 정보
- 플레이스캠프 제주: 성산읍 동류암로, 064)766-3000, www. playcegroup.com
- 취다선리조트: 성산읍 해맞이해안로, 064) 784-2221, www.chuidasun.com
- 제주에코스위츠휴양펜션: 서귀포시 중문상로, 064)738-9975, www.jejueco.com


식당 정보
- 경미네집(경미휴게소)(전복덮밥): 성산읍 일출로, 064)782-2671, www.instagram.com/gyeongminejib
- 나목도식당(삼겹살): 표선면 가시로613번길, 064)787-1202
- 와랑와랑(핸드드립커피): 남원읍 위미중앙로300번길, 070-4656-1761

주변 볼거리
김영갑갤러리두모악, 용머리해안, 김녕금속공예벽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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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