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강화> 철없는 로맨스 판타지

역사적 가치는 ‘뇌 밖’에 있었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JTBC 드라마 <설강화>가 예상대로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당초 제작 단계부터 안기부 미화 논란이 있었던 <설강화>는 방영 2화 만에 폐지 여론이 형성됐다. 드라마에는 안기부 미화와 민주화운동에 남파 간첩이 엮인다는 주장에 부합하는 내용이 일부 담겨있었다. 제작진은 “역사 왜곡 의도가 없었다”며 억울하다는 태도다. 여전히 무슨 잘못을 했는지조차 인지가 되지 않은 모양새다. 그런 가운데 방송계는 <설강화>가 폐지로 이어질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2017년 12월27일 개봉한 영화 <1987>의 흥행은 국내 사회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1987>은 민주주의의 열망을 누르려던 당시 권력의 교만함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노골적으로 묘사한다. 

눈 감은
진실

박종철(여진구 분) 열사의 고문 치사 사건으로 시작해 이한열(강동원 분) 열사의 죽음까지 보여주면서, 철저히 중립을 지켜오던 연희(김태리 분)가 끝내 도착한 종착지는 시위대 버스 위였다. 이곳에서 엔딩을 맞이하는 <1987>은 진실로서 당시 시대를 바라본다.

영화에는 현 정치계에도 매우 민감하게 영향을 끼치는 1987년 민주항쟁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진실로 당시를 바라보고자 했던 <1987>의 시선은 누군가에겐 최고의 영화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반대 측에는 굉장히 불쾌한 영화로 여겨질 수도 있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이 남파 간첩들의 소행이라며 광주시민들을 마구잡이로 죽인 것에 일말의 반성 없이 살아간 자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겐 <1987>은 매우 거슬리는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역사적 사건은 역사가 뜻대로 해석하기 나름이니까.


<1987>은 무려 723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을 뿐 아니라 이듬해 열린 대다수 영화제 및 시상식에서 주요 부문을 모두 석권했다. <1987>의 작품적 가치를 인정하는 영화계의 시선에 반발하는 여론은 없었다. 이는 <1987>이 역사적 사건을 진실에 근거해 재해석한 영화로서 충분히 인정받을 영화라는 사회적 함의가 있다는 것을 말한다.

1987년도의 민주항쟁은 국민이 서슬 퍼런 권력에 대항해 피와 땀과 눈물로 대통령 직선제를 일궈낸 사건이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정치사적 가치를 지닌다는 걸 국민 대다수가 결론지었다는 의미다.

<설강화> 지속되는 폐지 논란
우려했던 역사 왜곡…그대로 공개

최근 논란이 되는 JTBC 드라마 <설강화>의 문제는 1987년도에 발생한 민주항쟁의 역사적 가치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출발한다. <설강화>의 원제였던 <이대 기숙사>로 시놉시스가 공개됐을 때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초 안기부 인물을 미화하는 캐릭터 소개글과 남자 주인공이 ‘운동권인 척 하는 간첩’이라고 알려졌다. 드라마로 편성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청와대 게시판에 방영 금지 청원이 올라왔다. 이후 20만명 이상이 동의할 만큼 문제작으로 거론됐다. 

당시 제작진은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작품이 아니다”라며 “유출된 미완성 시놉시스와 캐릭터 소개글 일부의 조합으로 구성된 단편적인 정보에서 논란이 비롯됐고, 파편화된 정보에 의혹이 더해져 사실이 아닌 내용이 사실로 포장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방송이 공개되면 이해할 것이라고도 밝혔었다.


그런 가운데 4화까지 방영된 <설강화>에는 논란이 될만한 내용이 많지는 않다. 다만 앞으로 전개될 내용에서 의구심이 드는 부분은 있다. 남자 주인공이자 남파 간첩인 임수호(정해인 분)가 민주화운동과 어떤 관련이 있을지, 안기부 은창수(허준호 분)나 이강무(양승조 분)가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여부다.

제작진은 은창수나 이강무 등 안기부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이 있다고 강조할 뿐 아니라 임수호 역시 민주화운동과 직접적인 연결은 되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 다만 해당 인물들이 중립적이고 멋있는 모습으로 나온다면, 논란은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항쟁
제멋대로

안기부가 역사적으로 벌여온 행태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강하기 때문이다.

당시 군부권력은 민주화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북한의 소행으로 보고 고문과 살인을 일삼았다. 정부에 입바른 소리를 하면 ‘빨갱이’로 낙인을 찍고 목숨을 앗아가는 게 신념으로 작동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았고, 남산에 소재한 안기부에 끌려갔다가 성착취를 당한 여대생이 적지 않으며, 죽다 살아나 트라우마와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도 여전히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를 토대로 만든 영화와 드라마, 다큐멘터리는 포털사이트에 검색만 해도 무수히 나온다. 그럼에도 제작진은 당시의 시대상을 제멋대로 해석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역사 왜곡 논란이 심해지자 제작진은 입장문을 공개했다. 해당 내용을 요약하면, <설강화>는 군부 시절 대선 정국이 배경이며, 기득권 세력이 권력 유지를 위해 북한과 야합한다는 내용이 골자일 뿐 민주화운동에 대한 폄훼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회차가 진행될수록 역사 왜곡의 논란이 해소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월요일 방영되는 <해방타운> 대신 <설강화> 5회분을 방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5회분을 보면 시청자들이 충분히 받아들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로미오 줄리엣? 
사랑의 불시착?

하지만 역사 왜곡 논란이 불식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드라마는 지난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tvN <사랑의 불시착>의 형태를 띠는 작품이다. 

<사랑의 불시착>은 남북 단절의 환경을 이용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국판 서사로 환경이 낳은 비극적 사랑이 드라마의 골자다. <설강화>는 <사랑의 불시착>의 기틀은 그대로 가져오되, 배경만 1987년도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이 논란이 될 때마다 “두 남녀의 애절한 사랑을 담은 작품”이라고 강조하는 측면에서 의도가 엿보인다. 


이는 극 중 ‘호수여대 기숙사’의 설정에서 드러난다. 이 기숙사는 1987년 당시 경제력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시스템이 도입됐을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자유로운 포지션을 지닌다. 

총 들고 압박하는 안기부 요원에 저항하는 기숙사 사감의 행태는 당시를 살아본 사람들은 쉽게 동의할 수 없는 장면이다. 실제로 기숙사 시퀀스는 뿌연 조명을 사용하며 판타지로서 장르적 이미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런 이미지를 활용한 이유는 <설강화>는 단절된 시대로 인해 파생된 두 남녀의 슬픈 로맨스를 그리고자 하는 심리로 해석된다. 세계적인 스타인 블랙핑크 지수와 <D.P.> 화제를 모은 정해인의 애틋한 사랑을 보여주는 게 드라마를 만든 목적이다. 

“1987년 상징적 가치 무시한 드라마”
“안기부 풍자하지만, 반전은 없다”

사회적으로 함의가 된 역사적 가치가 있는 1987년 시대상에 가치 판단을 하지 않고 배경으로만 활용하려 했다는 데서 오히려 문제가 생기는 것. 그러다 보니 안기부 요원에게 당당히 영장을 요구하는 기숙사 사감이 등장하고, 하나회가 연상되는 동심회에서는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서열 다툼이 벌어진다. 

동심회의 모티브가 된 하나회는 군대 내 인사권을 마구 휘두른 사조직이다. 기수 간의 위계질서가 분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무리 군부 독재자가 하나회를 설립한 인물이라 권력이 쏠려 있다고 해도 “코드1의 신뢰가 곧 권력이 된다”는 대사가 나올 정도의 콩가루 조직은 아니었던 것. 


하지만 <설강화> 제작진은 이러한 이해도가 전혀 없는 듯 후배 남태일(박성웅 분)이 선배 은창수(허준호 분)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장면을 비중 있게 다룬다. 

이후 <설강화> 줄거리는 집권 여당과 청와대 및 안기부가 북한 정권과 야합하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회차가 진행되면 오해가 해소될 것”이라는 제작진의 언급은 군부정권이 북한정권과 야합하는 대목에서 안기부에 대한 안 좋은 시선이 담겨있을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드라마틱한 반전은 없을 거라는 게 작품에 참여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설강화> 제작 관계자라고 밝힌 A는 “<설강화>는 안기부 측 사람들도 보통의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고 만든 작품이다. 그 시절 정권을 풍자하는 내용이 있기는 하지만, 아주 나쁜 사람으로 묘사하지는 않는다. 후반부에 ‘총풍 사건’과 연관된 내용이 나오는데, 안기부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강하지 않다”고 말했다.

뒤죽박죽
얼렁뚱땅

이어 “역사 왜곡 논란은 1987년의 시대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문제로 보인다. <설강화>는 1987년도의 안기부를 정치적인 측면에서 중립으로 바라보는데, 이러한 중립적인 시선에 불만이 있는 시청자가 많다면 오해는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intellybeast@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설강화’ 불붙은 폐지론
“시대극 이제 못 볼 수도”

시놉시스 단계부터 우려를 낳은 <설강화>는 SBS <조선구마사>처럼 폐지의 위기에 놓였다. <조선구마사>는 동북공정 역사관에 해당하는 장면이 공개돼 단 2회 만에 폐지됐다.

<설강화> 역시 시청자들 사이에서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제작진은 편성을 바꿔서라도 어떻게든 폐지만큼은 피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모양새다.

<조선구마사> 뒤이을까?
방송계의 뜨거운 감자

방송계는 <설강화>의 폐지를 매우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역사를 분명히 폄훼하는 장면이 분명히 나오지 않은 상황에 폐지까지 이어진다면, 시대극 제작 자체가 위축될 것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작품의 성공은 바라지 않지만, 그렇다고 폐지까지 이어지는 건 오히려 드라마 시장의 시스템을 망치는 결과가 될 것으로 여기고 있다.

한 제작 관계자는 “시청자가 작품에 불만을 제기할 수 있듯이, 이야기를 만드는 건 시장의 자유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고 해서 조기 종영을 하는 건 다른 문제”라며 “<설강화>가 논란의 여지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폐지가 된다면 시대극은 당분간 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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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