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2022 K스타' 연예계 빛낼 기대주 10

혜성처럼 나타나 샛별처럼 빛나리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2022년 임인년에도 언제나 그렇듯 연예계의 시계는 바삐 흘러갈 전망이다. 저물어가는 인기 연예인이 있는 한편, 혜성처럼 나타나는 신예 스타가 있다. 2021년은 전에 없던 K-콘텐츠 흥행을 맞이한 전무후무한 해로 기록된다. K-POP,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 전 세계가 K-콘텐츠를 주목하고 있다. 국내 콘텐츠 산업이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2022년을 빛낼 스타는 누가 있는지 짚어봤다. 

코로나19가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해 2월 발발해, 무려 2년에 가깝도록 인간 세상을 헤집고 있다.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기도 했고, 정상적인 사회 활동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백신을 맞지 않으면 국가의 소속원으로서 생활이 불가능하다. 언제 끝날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연예계도 마찬가지다. 뮤지컬과 연극, 영화, 콘서트 등 사람들이 많이 모여 즐기는 문화산업은 위기가 지속된지 이미 오래다.

그런 중에 대한민국은 놀랍게도 신진 플랫폼인 OTT를 통해 문화강국으로 우뚝섰다. 해외에 나가는 것이 가장 어려워진 시대에 그 어느 때보다 한국문화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영화 <기생충> <미나리>를 시작으로 많은 나라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은지 불과 2년이 채 되지 않아, 이제는 세계 1위를 찍는 것이 평균값이 된 기묘한 현상을 몇 달째 마주하고 있다. 

K-콘텐츠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배우와 예능인, 가수들 역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이전에는 국내에서의 성공과 해외에서의 성공이 별다른 결과물이었다면,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활동해도 세계 각지의 팬들이 주목한다. 

한국에서 거둔 성공만으로 콘텐츠 산업의 심장부인 미국 무대에 서는 것이 충분히 가능해진 시대가 온 것.


국내 연예인들의 위상도 콘텐츠의 붐업에 맞춰 덩달아 올라가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스타가 될 선수들이 눈에 띈다. <일요시사>는 배우와 예능인, 가수 중 2022년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들을 꼽아봤다. 

김신록

올해 K-콘텐츠가 발굴한 최고의 배우는 단연 김신록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에서 지옥 고지를 받은 박정자 역으로 출연한 그는 등장하는 장면마다 깊이 있는 해석을 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국내는 물론 전 세계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연극판에서 여러 작품을 오가며 연기 내공을 쌓아온 김신록은 tvN <방법>, JTBC <괴물>,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 등에 출연하며 점차 드라마와 영화 출연을 늘려나가고 있다.

<방법>에서 방법사 백소진(정지소 분)의 모친으로 나온 그는 비교적 작은 역할이었음에도 파괴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이 작품의 각본을 쓴 연상호 감독은 “소진의 엄마가 이렇게 비중있는 역할이었나?”라고 놀라며 <지옥>에서 사실상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박정자 역에 김신록을 캐스팅했다.

김신록·장률·이유미·고윤정 내공 있는 배우
걸그룹 두 대형주, 전 세계 흔들 아이브·JYPN

이제 막 자신의 재능을 각인시킨 김신록은 연극 <마우스피스> 공연에 한창이며, 쿠팡플레이 <어느날>에서도 맹활약 중이다. 2022년에는 JTBC <재벌집 막내아들>에 출연해 송중기, 이성민, 신현빈, 조한철 등과 호흡을 맞춘다. 


워낙 뛰어난 연기와 내공을 갖추고 있어 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배우 0순위로 꼽는다.

장률

배우 한소희와 박희순, 김상호, 이학주 등이 출연한 <마이 네임>에서 비주얼로 눈을 사로잡은 인물은 배우 장률이 연기한 도강재다. <마이 네임>에서 해사한 웃음을 지으며 등장한 도강재는 갑작스레 감정이 돌변한 뒤 마약을 제조하고 판매한다.

그 과정에서 사이코패스처럼 사람을 죽이는 것에 조금도 죄책감이 없으며, 엄청난 복수심을 드러낸다. 

<마이 네임>> 초반부를 뒤흔드는 빌런 역으로 완벽한 연기를 선보인다.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주는 분장에 좀처럼 따라 하기 힘든 표정 연기가 압권이다. 마치 애드리브하는 듯한 독특한 화법의 대사를 던지는 그의 연기는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다. 

한국예술종합대학 연기과 출신인 그는 작품에서 악랄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것과 달리 평소에는 조심스럽고 신중한 편이다. 현재 김신록과 마찬가지로 연극 <마우스피스>에서 활약 중이며, 차기작은 결정되지 않았다. 워낙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그는 선과 악을 쉽게 오고 갈 수 있는 외형을 기반으로 다양한 작품에 출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미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강새벽(정호연 분)과 친분을 맺고 결국 그를 위해 목숨을 희생하는 지영 역의 이유미는 전 세계 팬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순수하게 친구를 위한 그의 행동에 많은 사람이 오열했다. <오징어 게임>을 거론할 때 꼭 손꼽히는 명장면이다. 

올해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와 <인질>에 출연한 이유미는 내년이 가장 기대되는 배우로 꼽힌다. 특히 <어른들은 몰라요>와 <인질>에서는 광기 섞인 내면 연기를 완벽에 가깝게 선보였다. 상상하기 힘든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음에도 진실한 감정선을 포착하며, 현실감을 부여하는 연기에 탁월하다.

일각에서는 그를 두고 ‘제2의 천우희’라 할 정도로 섬세한 표현력을 자랑한다. 

내년 넷플릭스 최고 기대작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나연 역으로 나온다. 작금의 네이버 웹툰을 만든 킬러 콘텐츠였던 동명 웹툰을 실사화한 작품이다. 이유미는 웹툰 팬들이 손꼽는 최악의 캐릭터 이나연을 연기한다. <오징어 게임>에서는 멋진 역할을 소화한 그가 신작에서는 가장 최악의 인물로 변모하는 것.

이외에도 이유미는 드라마 <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겠지>와 스포츠 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에도 출연한다. 


고윤정

잡지 <대학내일> 표지모델로 먼저 얼굴을 알린 배우 고윤정은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는 물론 광고계에서도 그의 매력을 알아보고 캐스팅하고 있다. 

2019년 tvN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으로 데뷔한 고윤정은 <보건교사 안은영> <스위트홈>, JTBC <로스쿨> 등에 출연했다. <보건교사 안은영>에서는 여고생 역으로 자신의 나이대에 맞는 역할을 연기했으며, <스위트 홈>에서는 앳된 얼굴과는 달리 활을 들고 괴물을 처치하는 데 앞장서는 여전사 역을 매력적으로 표현했다. 

작품성 면에서 호평을 받은 <로스쿨>에서는 데이트 폭력을 당하는 전예슬 역으로 나와 후반부 스토리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가 연기한 전예슬이 비교적 어렵고 복잡한 감정선을 지닌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매끄러우면서도 과하지 않은 연기를 선보여 관심을 받았다. 

음식과 화장품, 이동통신, 의류, 주류 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기업의 광고모델로 활동 중이다. 

고윤정은 5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최고 기대작 디즈니플러스 <무빙>에 출연한다. <무빙>은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차태현, 류승범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작품으로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실사화한 작품이다.


초능력이 소재인 이 드라마는 워낙 인기가 많았던 작품이라는 점과 거대 OTT의 콘텐츠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이외에도 배우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 <헌트>에도 출연해 정우성, 이정재와 호흡을 맞춘다.

<개승자> 신인팀

무려 1년 6개월 넘게 사라졌던 코미디 무대가 부활했다. ‘개그로 승부하는 자들’이라는 말의 줄임말인 <개승자>가 해당 프로그램이다. 총 13개의 팀이 경연을 벌여 마지막 살아남은 팀이 상금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시대를 풍미한 개그맨 이수근, 김대희, 박준형, 변기수 등이 새로운 팀원들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걸고 무대를 꾸미고 있다. 그런 중에서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팀은 ‘신인팀’이다. 

<개승자>의 신인팀은 홍현호 팀장을 비롯해 김원훈, 박진호, 황정혜, 정진하로 소속돼있다. 이들은 첫화부터 코너 ‘회의 줌 하자’를 꺼내 들어 트렌디한 코미디 무대를 선보이며 화제를 낳고 있다. 

이들의 멘토 유세윤이 “선배들은 못 짜는 개그”라 단언할 정도로 온 힘을 쏟아 무대를 준비한 신인팀은 신선한 구성과 뛰어난 연기, 공감 가는 소재를 바탕으로 <개승자>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20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빠른 템포와 허를 찌르는 유머가 장기다. 선배들을 대신해 코미디 부활에 가장 큰 공로를 세우고 있다. 혹여 선배들을 제치고 우승에 성공한다면, 2022년 예능 판도를 가를 새로운 스타로 떠오를 듯 보인다. 

이미주

걸그룹 러블리즈 멤버인 이미주의 성장세는 현재 예능계에서 가장 독보적이다. 오랜 기간 몸담았던 러블리즈가 7년 차 징크스를 견디지 못하고 계약을 해지한 가운데, 이미주는 꾸준히 재능을 보여온 예능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카카오TV <개미는 오늘도 뚠뚠> 시리즈에 모두 참여하며 예능 고정 패널로도 손색없는 실력을 보인 그는 tvN <식스센스>에서 유재석, 오나라, 제시, 전소민과도 큰 웃음을 자아내는 앙상블을 보여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후 안테나 뮤직으로 소속사를 옮긴 그는 유재석과 함께 MBC <놀면 뭐하니?>에서도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순간순간 보이는 기지와 위트 있는 멘트는 물론 관능적이면서 예쁜 이미지와는 반대로 백치미를 여과 없이 드러낸다. 그 모든 순간에 억지가 없고 유쾌해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끈다. 

아울러 가수 출신답게 안정적인 가창 실력까지 드러내며 팔방미인의 재능을 입증하는 등 2022년 예능계를 주도할 인물로 가장 두각을 나타낼 인물로 꼽힌다.

송소희

올해 남성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예능 프로그램은 단연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이다. 남성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었던 축구 분야에 다수의 여성이 대거 참여한 것.

2002년 전설들이 감독으로 나설 뿐 아니라 스포츠 전문 캐스터 배성재와 축구에 남다른 재능을 보인 이수근이 중계진으로 합류하면서 축구 현장의 분위기를 갖췄다. 

코미디 무대의 부활을 알린 <개승자> 신인팀
대형 예능인 이미주…<골때녀> 송소희·윤태진

그런 가운데 송소희와 윤태진은 남성 시청자들 사이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캐릭터다.

먼저 송소희는 다소곳한 이미지, 귀여운 외형과는 달리 매우 안정적인 축구 실력을 갖고 있다. 드리블과 슈팅, 패스 등 기술적인 면에서 다른 여성 선수들의 능력을 뛰어넘을 뿐 아니라 공을 갖지 않은 상태에서의 움직임을 일컫는 ‘오프 더 볼’ 상황에서도 몸놀림이 뛰어나다. 가히 경이로운 플레이를 자주 보인다.

송소희가 소속한 ‘원더우먼’의 경기는 <골때녀> 경기 중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송소희의 행동 모두가 남초 커뮤니티의 게시글이 된다. 

윤태진

비교적 약체로 분류되는 아나운서들이 모인 ‘아나콘다’ 팀의 에이스는 윤태진이다. 스포츠 아나운서 출신인 윤태진은 불과 한 달 만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특히 킥력에서 굉장한 재능이 보인다. 

SBS 라디오 <배성재의 텐>에서 위트 있고 재기발랄한 모습을 보여준 그가 축구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인기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인기 라디오인 <배성재의 텐> 팬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가운데 <골때녀>에서 활약을 통해 앞으로 다양한 예능에서 얼굴을 비출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브

언제나 새로운 스타 발굴에 목 말라 있는 가요계에서 2022년을 책임질 스타로 두 걸그룹이 꼽힌다. 아이즈원 출신 장원영과 안유진이 있는 아이브와 대형 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한 JYPN(가칭)이 그들이다. 

지난 1일 정식 데뷔한 아이브는 음반 ‘일레븐(ELEVEN)’이 15만장 이상 팔리는 기염을 토했으며,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아울러 다수의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음악방송 4관왕을 차지했으며, 2021년 KBS2 <가요대축제>에서 오프닝을 맡는 등 신인 걸그룹임에도 빠르게 팬덤을 확보하고 있다. 

JYPN

2022년 2월 데뷔 예정인 JYPN은 걸그룹 팬들이 주목하는 대형 신인이다. JYP가 그룹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판매한 데뷔 싱글 <블라인드 패키지>는 단 열흘간 사전 예약 판매 6만장 이상을 달성했다. 최근 그룹명을 꽁꽁 숨겨둔 채 새로운 걸그룹이 될 7인조 멤버를 공개했는데, 반응은 폭발적이다. 유튜브를 통해 퍼포먼스 영상을 공개한 멤버들은 강렬한 댄스 실력과 폭발적인 고음을 자랑하며 비주얼과 실력을 겸비한 걸그룹 탄생을 예고했다. 


<intellybeast@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