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지키는 착한 발걸음 ②곡성 침실습지

‘플로깅’과 ‘물멍’을 즐기며 자연에 다가가다

전남 곡성을 휘감아 흐르는 섬진강은 어머니의 젖줄과 같다. 맑은 물길을 따라 멜론과 토란 등 친환경 농산물이 자라고,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감성을 적시는 풍경이 펼쳐진다. 섬진강이 품은 보물이 어디 이뿐일까. 강물이 흥얼거리는 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 생태가 고스란히 보존된 침실습지에 닿는다.

침실습지는 섬진강과 곡성 시내에서 흘러든 곡성천, 고달천, 오곡천 등이 만나는 길목에 형성된 자연형 하천 습지다. 침실습지라는 이름은 지명에서 따온 것으로, 옛적에 이 지역을 ‘침실’이라 불렀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침실은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드는 장소다. 그래서인지 습지를 걷다 보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진다.

섬진강의 무릉도원

침실습지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어 ‘섬진강의 무릉도원’으로 불린다. 약 200만㎡ 규모로 형성된 습지에는 수달과 삵, 남생이, 흰꼬리수리 같은 멸종 위기 야생 생물을 비롯해 650종이 넘는 생물이 어우러져 살아간다. 인근 주민도 수달을 종종 목격하는데, 수달 서식지는 습지의 생태 피라미드가 건강하게 유지되는 곳이다. 침실습지는 이런 환경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2016년 환경부에서 습지보호지역 22호로 지정했다.

습지 전역에는 버드나무 군락이 있다. 버드나무는 청정 지역에서 자라는 수목으로, 맑고 깨끗한 이곳의 환경을 한눈에 보여준다. 안타깝게도 지난해 홍수로 수많은 나무가 쓸려 내려가 숲처럼 무성하던 모습이 사라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또 다른 형태로 회복하는 중이다. 습지가 변하는 모습을 보며 자연에 스스로 정화하고 치유하는 능력이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최근 친환경 여행의 대명사로 꼽히는 플로깅(plogging, 쓰담달리기)은 오염된 자연이 더 빨리 회복하게 도와준다. 스웨덴에서 시작한 플로깅은 원래 조깅하며 쓰레기를 줍는 운동으로, 환경보호 차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침실습지에서도 쓰레기봉투와 집게, 장갑만 있으면 언제든 플로깅이 가능하다. 이곳은 정해진 탐방로가 없어 발길 닿는 대로 걸으면 된다. 여울지는 강물과 물에 비친 산 그림자, 소박한 들꽃 등 아름다운 풍경은 덤이다. 특히 일출과 이른 아침에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놓치기 아쉽다. 하루쯤 일찍 길을 나서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자연 생태가 고스란히 보존
감성 적시는 풍경이 펼쳐져

습지 인근만 둘러보려면 침실목교와 퐁퐁다리를 왕복한 뒤 생태 관찰 덱을 거쳐 전망대까지 다녀오는 코스를 추천한다. 습지를 가로지르는 침실목교에선 구름다리를 건너듯 가슴이 탁 트인다. 이 길을 따라 플로깅에 나서도 30~40분이면 충분하다. 섬진강자전거길과 연계하면 강 따라 운치 있는 시간을 선물 받는 듯하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느끼는 동안 누구나 그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침실습지는 ‘물멍’을 즐기는 최고의 장소다.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쉬고 싶을 때 이곳에 방문해보자. 물멍의 하이라이트 구간은 퐁퐁다리다. 철제 다리에 작은 구멍이 뚫려 물에 잠겨도 떠내려가지 않는다고 한다. 넘칠 때쯤 구멍 사이로 물이 솟아나는 모습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다리 한복판에 있으면 끊임없이 흐르는 물소리만 들린다. 쉴 새 없이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노라면 복잡하던 머릿속이 말끔히 비워지고, 자연과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다.

곡성의 주민 여행사 ‘그리곡성’을 이용하면 침실습지 탐방을 더 알차게 준비할 수 있다. ‘섬진강 물멍 트레일 워킹’은 1박2일 동안 침실습지와 섬진강을 따라 걷는 자유 여행으로, 로컬 푸드 도시락과 곡성스테이(https://곡성스테이.kr) 숙소를 제공한다. 플로깅 참여를 신청하면 필요한 장비도 챙겨준다.

곡성섬진강기차마을은 침실습지와 가까워 하루 코스로 엮기 좋다. 4만㎡ 부지에 꾸민 장미공원, 바나나와 카카오나무 등이 자라는 유리온실, 초콜릿을 만들어보는 로즈카카오체험관 등이 들어섰으며, 증기기관차와 레일바이크, 미니기차 등 독특한 체험거리도 있다. 이국적인 분수대와 연못, 정자가 어우러진 장미공원은 산책하기 적당하다. 가을에는 코키아(댑싸리) 단지가 조성돼 또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뿌우~’ 하는 소리와 함께 증기기관차를 타고 가정역까지 짧은 기차 여행도 해보자.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감상하며 낭만적인 시간을 보낸다. 열차에서 쫀드기와 별사탕처럼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주전부리도 판다. 가정역에 내리면 섬진강을 따라 옛 전라선 철도를 달리는 레일바이크를 체험할 수 있다.

곡성섬진강기차마을과 가까운 곳에 숨은 명소가 있다. 국도17호선이 지나는 신기교차로에서 곡성 읍내로 들어서는 2차선 도로를 따라 메타세쿼이아가 하늘로 쭉쭉 뻗었다. 800m 남짓 늘어선 나무 사이로 드러나는 논 풍경도 볼거리다. 영화 〈곡성〉을 본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종구(곽도원)가 딸 효진(김환희)과 오토바이를 타고 가며 환하게 웃던 장면이 떠오를 것이다. 도로변에 주차 공간이나 갓길이 없지만, 차량 통행이 적은 편이라 느긋하게 드라이브하기 좋다.


도림사

숲속에 스며든 가을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도림사로 발걸음을 옮기자. 동악산 자락에 들어앉은 사찰로, 신라 시대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옛이야기에 따르면 도인이 숲처럼 모여들어 도림사(道林寺)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규모는 작지만, 보물로 지정된 괘불탱과 아미타여래설법도 등 문화재를 품고 있다. 고요하고 한적한 경내에 맞은편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잔잔한 음악처럼 퍼지고, 가을빛으로 물든 나무가 하나둘 잎을 떨어뜨린다. 계곡 암반에 앉아 계절이 지나가는 소리에 귀 기울이면 어느새 자연과 하나 된 자신을 발견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침실습지→곡성섬진강기차마을→메타세쿼이아길→도림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침실습지→섬진강둘레길(마천목장군길 1코스)→도림사
둘째 날: 메타세쿼이아길→곡성섬진강기차마을→곡성아트빌리지시그나기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곡성문화관광 www.gokseong.go.kr/tour
- 그리곡성 https://blog.naver.com/and_gs
- 코레일관광개발 곡성지사(곡성섬진강기차마을) www.railtrip.co.kr/homepage/gokseong

문의 전화
- 곡성군청 관광과 061)360-8413
- 그리곡성 061)363-5650
- 곡성섬진강기차마을 061)362-7461(정문)/061)362-8635(북문)/061)363-6174(증기기관차)
- 도림사 061)362-2727

대중교통
[버스] 서울-곡성,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1회(15:00) 운행, 약 3시간10분 소요. 곡성터미널 정류장에서 곡성-봉조 농어촌버스 이용, 오곡보건지소 정류장 하차, 침실습지까지 도보 약 12분.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기차] 서울역-곡성역, KTX 하루 2회(09:48, 16:38)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곡성역에서 기차마을 정류장까지 도보 약 5분, 곡성-압록 농어촌버스 이용, 오곡보건소지소 정류장 하차, 침실습지까지 도보 12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순천완주고속도로 서남원 IC→곡성·서남원 방면 오른쪽 출구→서남원톨게이트 1.4㎞→송동교차로 곡성 방면 좌회전, 9.6㎞→신기교차로 곡성 방면 오른쪽 출구, 1.7㎞→경찰서사거리에서 회전교차로 11시 방면, 315m→기차마을사거리에서 회전교차로 직진, 1.5㎞ 이동 후 좌회전→침실습지 주차장

숙박 정보
- 채원당한옥펜션(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오곡면 기차마을로, 010-6800-6600, www.chaewondang.com
- 화이트빌리지(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죽곡면 대황강로, 061)363-7531, www.white-village.co.kr
- 품안의밤: 곡성읍 묘천2길, 010-9437-0569, www.instagram.com/hug_night_/?hl=ko
- 겨리네민박: 곡성읍 읍내10길, 010-3185-1099, https://곡성스테이.kr/GS6

식당 정보
- 별천지가든(참게탕): 오곡면 섬진강로, 061)362-8746
- 청솔가든(은어구이): 오곡면 대황강로, 061)362-6931
- 황금코다리 곡성점(코다리조림): 오곡면 기차마을로, 061)363-0023, www.goldkodari.com
- 제일식당(점심백반·생삼겹살): 오곡면 기차마을로, 061)363-2955

주변 볼거리
국립곡성치유의숲, 섬진강도깨비마을, 대황강출렁다리, 태안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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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