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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20일 17시28분

연예일반

<단독> 영탁, 음원 사재기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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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만들어줄게” 유령 조작 브로커의 만행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지난해 1월 국내에서는 음원 사재기 논란이 가요계를 휩쓸었다. 가수 박경은 가수들이 음원 스트리밍을 조작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공론화된 가수들은 엄청난 마녀사냥에 시달렸지만, 음원 스트리밍 조회 수를 조작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멜론을 비롯한 음원사이트에서 아무리 음원 사재기가 없다고 해도, 대중은 믿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 영탁 소속사 대표 이씨가 기소됐다. 음원 사재기를 시도했다는 정황이 드러나서다. 조작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공공연히 “음원 사재기는 없다”고 말한다. 명확히 말하면 음원 스트리밍을 조작한 사람들은 있을지언정 ‘성공한 사재기는 없다’고 한다. 

시도 있어도 
성공은 없다

오랜 기간 멜론을 비롯한 음원사이트에서 스트리밍 조작과 관련해 보안이 뚫린 적이 없다는 사실을 밝혀도 대중은 믿지 않고 있다. 아마도 갑작스럽게 무명의 가수가 엄청난 팬덤을 가진 가수를 제치고 음원 1위를 차지하는 현상이 쉽게 이해되지 않아서일 테다. 

음원사이트에서 공개하는 차트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음원 사재기가 얼마나 성공하기 어려운지 알 수 있다. 다만 차트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해 진실을 정확히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것. 

음원 스트리밍을 조작하는 것은 비용적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한 달 내내 1위를 차지해도 음원으로 거둬들이는 수익은 2억원 내외다. 지난해 1월 가요기획사 메이저나인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 달 동안 매일 80만 조회 수를 기록해도 2억5000만원을 넘게 벌기 힘들다.

반면에 음원 조작을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수십억원이 넘는다. 이조차도 최소한으로 잡은 금액이다. 

그 배경을 설명하면, 현재 음원사이트의 카운트는 한 사람당 1회로 집계된다. A라는 사람이 B라는 곡을 1번 듣던 10번 듣던 카운트는 1로 계산된다. 10명의 사람이 B곡을 한 번씩 들으면 카운트는 10이 된다.

음원을 많이 듣는 것보다 많은 사람이 듣는 것이 유리한 시스템이다. 아무리 30만명이 넘는 팬덤을 구축하고 있는 아이돌이라 해도 차트 1위가 쉽지 않은 건 확장성이 떨어져서다. 약 70만에서 10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해야 상위권에 오를 수 있었다.

불특정 다수의 대중에게 인기를 끌어야만 차트 상위권에 진입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차트 내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는 최소한의 카운트를 10만으로 본다. 10만명은 노래를 들어야 급상승 순위에 음원을 올릴 수 있어서다. 최소 10만명은 확보해야 상위권에 진입하기 위한 기반이 된다는 것. 

이른바 ‘탑100’을 반복 재생하는 자영업자의 수가 코로나19로 인해 줄어들면서, 현재 1위 곡들은 하루에 대략 50만명에서 60만명이 듣는다. 음원 사재기 논란이 발발했던 2019년 이전만 해도 90만명에서 110만명은 들어야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한 달 내내 1위 해도 음원 수익은 2억원
엄청난 운이 필요한 사재기…비용 29억원

그 수가 어떻든 간에 최소 10만명은 필요하다. 10만명을 확보해 차트 내 급상승 음원이 돼 대중의 눈에 띈 뒤에는 흔히 말하는 ‘기도 메타’에 돌입한다. 최소 40만명 이상이 들어야 하는 확장성이 있어야 한다. 이는 사실상 운에 기댈 수밖에 없다.

유명세가 있는 뛰어난 실력의 가수들도 쉽게 얻을 수 없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엄청난 운이 따라야지만 상위권에 진입할 수 있다. 대중이 듣기에 좋지 않은 곡이라면 10만명 수준에서 그치게 된다. 이러면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 엄청난 운이 따라서 1위를 오랫동안 유지해야만 2억원 내외의 수익을 벌어들인다.

가수가 적당한 히트곡이라도 내면 각종 행사를 다닐 수 있지 않냐고 물을 수 있는데, 최소 행사를 다니려면 히트곡이 약 3곡은 있어야 한다. 하나의 히트곡으로는 행사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10만 조회 수를 조작한다고 할 때 필요한 비용이 대략 수십억원이다. 한 휴대폰으로 음원사이트 아이디 3개를 만들 수 있다. 10만개의 아이디를 만드는 데 필요한 휴대폰은 약 3만3000개다.

아무리 싼 휴대폰이라 하더라도 3만개 이상이 필요한데, 스마트폰 하나에 2만원씩만 잡아도 6억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다. 

여기에 음원사이트 스트리밍을 이용하는 비용 8000원이 든다. 또 한 지역에서 일정한 패턴으로 스트리밍을 돌리면 음원사이트의 보안 체계에 걸리기 때문에 각 아이디 당 아이피(IP)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한 작업실에서 수백개의 아이디만 스트리밍을 돌려도, 음원사이트에 아이피 정보가 가기 때문에 음원 사이트에서는 이를 스트리밍 조작 현장으로 보고 걸러낸다. 한 지역에서는 같은 아이피가 뜨기 때문에 조작하려는 정황이 명확히 포착된다.

따라서 아이디마다 아이피가 필요하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피 하나에 최소 3000원 이상이 든다. 아울러 휴대전화 요금제 최소금액 1만2000원을 더하면 약 2만3000원의 비용이 든다.

“히트곡으로”
대부분 거짓말

휴대폰 비용 6억원에 아이디 10만개 유지 비용 23억원을 더하면 약 29억원이다. 이조차도 최소 금액이다. 이 금액에는 스트리밍을 지속해서 돌릴 때 발생하는 인건비나 전기료 등 제반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음원 사재기는 약 29억원의 비용을 들인 데 더해 불법을 저지르는 리스크를 감행하면서, 엄청난 운에 기대야만 겨우 2억5000만원의 수익을 내는 구조다. 막대한 손해를 보는 구조다. 최소 15곡은 1위로 만들어야 이익을 내는 셈이다.

혹시나 중간에 음원 사이트 보안 체계에 걸리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수포가 된다. 

해킹을 사용한다고 해도, 해당 사용자가 음원 사이트에 접속하면 다른 휴대폰에서는 접속이 통제된다. 해킹을 통한 조작도 불가능에 가깝다.

불확실하고 수익도 보장되지 않는 불법적인 행위에 29억원을 투자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음원 사재기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이런 정황이 있는데도 대중은 음원 사재기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안으로 여기고 있다. 심지어 가요 관계자조차 여전히 음원 사재기가 통용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왜냐하면, 한동안 가요계에 음원 사재기에 성공한 사람이 있다는 소문이 돌아서다. 

그 소문의 근원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9년 한 OST 제작사의 작곡가 K는 음원 조작이 가능한지 테스트를 했다. 당시 테스트 음원으로 사용된 음원이 송하예의 ‘니소식’이다. K는 테스트를 하는 과정을 촬영해 영상으로 남겼다.

K 역시 스트리밍 조작은 실패했다. 

수천만원으로?
사실상 불가능

하지만 K는 촬영한 테스트 영상을 마치 사재기가 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짜깁기 영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음반 소속사 대표들을 만나 송하예와 바이브, 볼빨간 사춘기, 임재현, 아이유, 알리 등 가수들을 거론하며 자신이 음원 사재기로 이들의 곡을 차트 1위로 만들었다고 거짓말했다. 

이에 혹한 음반 소속사 대표 대다수가 K에게 수천만원을 건네며 자신의 소속 가수 곡도 조작해달라고 거래했다.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내 대다수 소속사 대표들이 K에게 돈을 건네며 음원 사재기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가요 관계자 C는 “K가 영업을 매우 잘한 것으로 안다. 국내의 수많은 소속사에서 그에게 돈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 K가 일종의 사기를 친 것”이라며 “K는 그렇게 돈을 받아놓고 음원 사재기를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면 사재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눈 뜨고 코 베인 것이나 마찬가지인 소속사에서는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했다. 불법인 음원 사재기를 의뢰했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찰에 신고를 하거나 언론에 알렸다가 혹여 의뢰한 사실이 드러나면 소속 가수의 이미지가 회생 불가능한 수준으로 망가지고, 의뢰한 소속사 직원은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K에게 건넨 수천만원을 포기하는 것이 피해 규모를 최소화하는 방법이었다.

그럼에도 당시 사기를 당한 소속사 관계자들은 음원 사재기가 존재한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K가 거짓말을 하기 위해 만든 짜깁기 영상을 봤기 때문이다. 해당 영상은 지난해 정민당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비록 자신의 소속사는 사재기에 실패했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있다고 여긴 것이다.

가요 관계자 C는 “당시 K와 거래하면서 K가 만든 조작 영상을 본 소속사 직원들 사이에서 음원 사재기 소문이 떠돌았다. 당시에 숀, 임재현, 바이브, 송하예 등의 가수가 거론됐다. K가 소속사를 상대로 사기칠 때 거론한 가수들이 진짜 피해자”라며 “K가 있지도 않은 음원 사재기 괴소문을 만든 본원”이라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는 가수 영탁의 소속사 밀라그로 대표 이모씨 역시 K로부터 사기를 당한 인물 중 하나다. 이씨는 영탁의 노래 ‘니가 왜 여기서 나와’의 음원 순위를 높이기 위해 2019년 K씨에게 3000만원을 건넨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사기꾼이 만든 가요계 괴소문
당해도 밝히지 못하는 가수들

이씨는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는데, 이는 적발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당시 ‘니가 왜 여기서 나와’는 주요 음원사이트 순위 10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등 실제 차트 조작이 성공하지는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음원 순위가 예상한 만큼 오르지 못하자 K에게 환불을 요구해 1500만원을 돌려받았으며, 2019년 10월에는 K에게 부당이익금 반환 소송까지 제기했다. 하지만 소장 각하 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 경찰은 지난해 2월부터 가요계 음원 사재기에 관련한 언론 보도를 접하고 내사를 진행했다.

내사 진행 중, 이씨로부터 매니지먼트 권한 위임을 받은 D씨가 투자자에게 ‘영탁의 음원에 대한 사재기를 의뢰했다’고 고백한 녹음파일과 해당 내용이 담긴 고발장이 같은 해 7월경 접수되자 본격적으로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이씨가 음원 사재기를 의뢰했고, 의뢰를 받은 K가 스트리밍 조작을 시도했지만 의미 있는 결과를 내지 못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씨와 D씨, 스트리밍 조작을 시도한 K 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이씨는 음원 사재기를 시도한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일각에서는 가요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는 후문이다. 소속사 대표들을 상대로 돈을 받은 K가 혹시나 수사기관에 모든 사실을 털어놓을까 걱정돼서다. 수사기관을 통해 K가 소속사 대표와 가수를 고발하기라도 하면, 해당 가수의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음원 사재기 괴소문의 뿌리를 뽑고, 부정한 방식으로 결과를 내놓으려 했던 가요 관계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묻힐 뻔한
이번 사건

한 관계자는 “이씨가 돈을 돌려받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이 사건은 지하에 묻혔을 것이다. 불법을 저지른 것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 좀 바보 같은 행동을 한 것”이라며 “그것과는 별개로 음원 사재기 괴소문으로 인해 피해를 본 아티스트가 굉장히 많다. 이번 일을 계기로 K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밝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intellybeast@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영탁은 사재기 몰랐나?
“아티스트, 회사 일 잘 몰라”

영탁 소속사 대표 이모씨가 음원 사재기를 시도했다는 정황이 밝혀지면서 검찰로 송치된 가운데 논란의 불길은 영탁에게 향하고 있다.

영탁이 소속사 대표와 음원 사재기와 관련된 대화 내용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음원 사재기를 공모했다는 의혹이 생겨나면서 영탁의 이미지는 완전히 추락하고 있다.

영탁이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음원 사재기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밝히고 있지만, 대중은 믿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음원 사재기 내용 어려워”
“들었어도 이해 못 했을 것”

그런 가운데 한 관계자는 영탁이 해당 내용을 잘 모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아티스트의 경우 회사에서 발생하는 업무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게 요지다. 

가요계 관계자는 “음원 사재기의 경우 내용도 어렵기 때문에, 이씨가 영탁에게 설명을 명확히 안 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영탁이 내용을 들었다고 해도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대체로 아티스트들은 회사의 업무에 크게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회사 일이 본인의 업무와는 다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며 “영탁이 소속사 직원들과 함께 공모했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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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양자 TV 토론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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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드디어 성사됐다. 기나긴 기싸움 끝에 거대 양당의 대선후보들이 TV 토론에서 만나기로 결정한 것이다. TV 토론만큼 후보들의 역량을 적나라게 볼 기회가 없기에, 시작 전부터 많은 유권자들은 이들의 ‘말싸움’에 주목하고 있다. 토론 전 알아야할 관전 포인트는 무엇이 있을까. 지난 13일 늦은 오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실무진과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실무진이 만났다. 그간 말로만 내뱉던 ‘TV 토론’에 대한 실질적인 협상을 시작한 것이다. 총 네 가지 드디어 성사 협상단이 기자들에게 알린 협상 결과는 ▲설 연휴 전 양자 TV 토론을 시작하기로 한다 ▲방식은 지상파 방송사에 지상파 합동 초청 토론을 주관해 줄 것을 요청해 진행한다 ▲국정 전반에 대한 모든 현안을 토론한다 ▲이외에도 추가 토론의 진행을 위해 협상을 계속한다 총 네 가지다. 이로써 유권자들이 그토록 바라던 ‘모든 현안’을 두고 논쟁하는 ‘설 연휴 전 양자 TV 토론’이 확정됐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윤석열 후보가 확정되자마자 TV 토론을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윤 후보에게 “주 1회 토론하자”며 “(주 1회 토론을 하면) 회동을 통해서 국민의힘을 포함한 야당의 주장과 민주당이 동의하는 민생 개혁안이 많이 도출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횟수와 그 취지를 밝혔다. 법으로 정해놓은 3회 TV 토론은 너무 적으니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두 후보가 따로 만나서 추가 TV 토론을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윤 후보의 반응은 싸늘했다. 토론 거부를 넘어 이 후보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이 후보의 주장은)알 권리를 위해서 토론을 하자는 논리인데, 알 권리를 이야기하려면 대장동과 백현동의 진상부터 밝히고 음습한 조직폭력배 이야기, 잔인한 범죄 이야기 그런 것을 먼저 다 밝여야 한다. 국민의 알 권리는 그게 우선”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이런 사람하고 국민 여러분 보는 데서 토론을 해야 하나. 어이가 없고 정말 같잖다”며 발언 수위를 높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양 후보의 ‘TV 토론 성사’는 불가능해 보였다. 토론 협상이 급물살을 탄 건 국민의힘 선대위가 쇄신을 거치면서부터다. 잦은 내홍과 부인 리스크가 연이어 터지며 지지율 하락세의 고전을 면치 못하던 윤 후보는 선대위를 해체하고 새 출발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때 먹었던 마음에는 TV 토론에 대한 의지도 담겨 있었다. 그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상대 후보의 대장동을 비롯한 상대 후보의 여러 신상 관련 의혹, 공인으로서의 정책과 결정, 선거운동 과정에서 발표한 공약들에 대해 국민 앞에서 검증하는 데 법정 토론 3회만으로는 부족하다. 효과적 토론이 될 수 있도록 캠프 실무진에게 법정 토론 이외 토론에 대한 협의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고 알렸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13일 극적으로 ‘추가 TV 토론’ 협상이 타결됐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국민의힘이 주장했던 ‘대장동 의혹’만이 빠졌다는 점이다. 이 제안 윤 수락…결국 하긴 하기로 묵은 의혹들에 새 약점들 집중 공략 양측의 이번 TV 토론 협상문에 따르면, 두 후보는 모든 현안을 자유롭게 토론한다. 대장동 이슈뿐만 아니라 대중들이 궁금해 했던 ‘고발 사주’ ‘김건희씨 학력 위조’ 그리고 ‘이 후보의 아들 도박 문제’ 등 모든 부분에 대해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양측 모두 자신만만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측은 “이 후보는 토론을 피할 이유가 없는 후보”라는 기존의 입장을 견지했다. 수많은 국정 경험과 그때마다 통과했던 국정감사, TV 토론 경험 등을 갖고 있는 이 후보 쪽이 아무래도 토론에서 유리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 측 또한 법정에서 변호사들과 수십년간 입씨름을 벌여온 윤 후보가 왜 토론을 두려워하겠냐는 입장을 전했다. TV 토론 협상단으로 참여한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윤 후보는 기교를 부리는 사람이 아닌 만큼 토론회도 정면 돌파할 것”이라며 “경선 과정에서 16번이나 토론을 했던 사람인데 무엇이 두렵겠나”고 말했다. 이제 경기장과 룰이 정해졌으니, 선수들이 입장할 차례다. 두 후보는 상대의 어떤 부분을 공격해 경기를 승리로 이끌지 양측은 벌써 전략 구상에 들어가 있다. 역대급 치열한 경선 과정을 거치며 수많은 토론을 한 두 후보는 기존에 나와 있는 본인의 약점을 어떻게 극복할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후보들은 스스로도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양경선 이후 새로 나온 약점을 찾아 노릴 준비를 하고 있다. 양 후보는 모두 법조인 출신이다. 이 후보는 사법연수원 18기 출신으로 수료 후 바로 변호사가 됐다. 수십년간 인권 변호사로 활동해오며 많은 재판에서 검사들과 맞써 싸워왔다. 그의 맞상대 윤 후보는 공교롭게도 바로 그 검사 출신이다. 윤 후보는 사법연수원 23기 출신으로 1994년 연수원 수료 후 바로 검사로 임용됐다. 검사 대 변호사의 매치가 2022년 대선 토론에서 성사된 것이다. 양 후보에게서는 지난 3개월간 많은 새로운 약점들이 나왔다. 먼저, 이 후보의 새로운 약점을 살펴보면, 아들의 도박 논란과 성매매 의혹, 그리고 대장동 비리 관련 인물들의 잇따른 죽음이 있다. 싸움닭끼리 치열한 공방 이 후보의 아들 이모씨는 수년간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수십 차례 도박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때마다 후기 글 형태의 증거를 사이트에 남겨놔 범행 시점과 금액, 횟수를 정확히 가늠케 했다. 이 후보는 해당 사실이 보도되자마자 사실을 인정하고 재빠르게 사과했다. 지난해 말 기자회견에서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불가피하다”며 “형사 처벌 사유가 된다면 당연히 선택의 여지없이 책임져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씨는 또한 도박과 더불어 성매매를 한 사실을 암시하는 글도 올렸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사실을 확인해본 결과 성매매는 한 적이 없다고 한다”며 “부모로서 자식이 하는 말을 믿을 수 밖에 없다”고 성매매 사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아들 도박·성매매 쟁점은 윤 후보에게 가장 큰 공격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검사 출신의 윤후보가 이씨의 형사 처벌 사유를 논리적으로 입증할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비록 검사 재직 시절의 수사력은 발휘하지 못하지만, 법에 대한 해석과 특유의 정보력을 바탕으로 이씨에 대한 혐의 입증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처벌 사유가 되면, 책임지게 하겠다”는 배수진을 친 이 후보를 궁지에 몰아넣기에 딱 좋은 사안이다. 성매매 혐의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의혹이 붉어질 당시에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어서 흐지부지됐지만, 지금 국민의힘 측에는 이 후보 아들과 관련한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그중 의미 있는 것들을 추려내 파급력이 큰 대선 TV 토론에서 공개한다면 이 후보 측에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대장동과 관련한 사안도 이 후보의 발목을 잡는다. 대장동 이슈는 특히 윤 후보 측에서 가장 많이 공부하고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 협상 초기부터, 윤 후보는 대장동 이슈에 관한 것만으로 토론을 하자고 제안할 정도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수사를 받던 대장동 관련 인물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국민들의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는 상태다. 관련 인물들이 죽을 때마다 대중의 의심은 한껏 높아졌고, 이는 국민의힘 측의 호재로 이어졌다. 윤 후보는 이 순풍을 그냥 흘러가게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사건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윗선과 연결고리가 있는 인물들만 골라서 죽고 있냐”라는 의심을 내놓고 있다. 윤 후보 측은 TV 토론에서 윗선과 화천대유 간의 의심스러운 관계를 낱낱이 밝힐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대장동 이슈를 윤 후보가 직접 설명하며 이 후보를 압박하고, 관련 인물들이 죽음으로써 이 후보에 대한 수사 상황이 어떻게 어려워졌는지를 설명하면, 그 자체로도 윤 후보에게는 많은 득점이 된다. 윤 후보 또한 지난 3개월간 많은 약점이 노출됐다. 내홍을 겪던 국민의힘 내부 문제와 김건희씨 학력 위조 파문, 그리고 장모의 구속 등이 연이어 터진 것이다. 약점으로만 보면 윤 후보 쪽이 이 후보보다 훨씬 많다. ‘상식’과 ‘공정’의 기치를 내세우며 인기몰이를 이어가던 윤 후보는 가족 리스크에서 유권자들에게 많은 점수를 잃었다. 이 후보는 특유의 말솜씨와 논리로 그간 정치 토론에서 맹활약해온 정치인이다. 그는 쉬운 언어로 임팩트 있게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능력이 있어, 맨땅에서 여당의 대선후보라는 자리까지 올라왔다. TV 토론이 시작되면 이 후보가 유리하지 않겠냐는 예측이 지배적인 이유다. 가족 문제 공통분모 윤 후보의 배우자 김씨의 학력 위조 논란은 그의 정치적 정체성을 흔드는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다. 이는 김씨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본인이 잘못했다고 사과한 사안이기도 하다. ‘조국 사태’에서도 목도했듯이, 학력과 경력 위조에 대해서 대중은 매우 엄격하다. 초접전 양상을 띠고 있는 이번 대선에서 대중에게 가장 민감한 사안을 이 후보의 능력으로 끄집어내기만 한다면, 이 후보의 낙승은 이미 떼어놓은 당상이다. 민주당 측은 윤 후보의 장모이자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모씨 문제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의료법 위반과 사기 혐의로 이미 한 차례 법정 구속된 바 있다. 그는 2개월간 수감하다 9월 보석으로 석방됐으나, 지난달 다시 징역 1년 형이 확정됐다. 이번에는 잔고증명을 위조한 혐의(사문서 위조)다. 그는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통장 잔고증명을 위조해 기소됐고, 사법부는 “위조한 잔고증명서의 액수가 거액이고 수회에 걸쳐 지속적으로 범행했으며, 잔고증명서를 증거로 제출해 재판 공정성을 저해하려 했다”며 형 확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건강 등의 이유로 보석 석방 중인 점을 감안해 법정 구속되지는 않았다. 가족 문제에 대해서 떳떳하지 못한 건 이 후보 측도 마찬가지나, 유죄 판결을 받은 사안이라는 점에서는 무게가 다르다. 이 후보 측의 가족 비리나 대장동 사건은 아직 사실로 밝혀져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다. 윤 후보의 정체성을 흔들 수 있는 사안이니 만큼 이 후보의 효과적인 공격 포인트로 배우자와 장모 문제는 TV 토론에서 자주 거론될 전망이다. 각종 현안뿐 아니라 공약에 대한 공방도 펼쳐질지 주목된다. 양측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1분짜리 짧은 공약들을 연달아 발표하고 있다. 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에는 ‘소확행 공약 발표’라는 코너가 있다. 공약들은 ‘산부인과 법 개정’ ‘경력증명서 발급’ ‘딥페이크 방지’ 등이 다양하게 소개돼있는데, 영상의 길이가 짧은 만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소개돼있지 않다. 국민의힘 측 또한 유튜브 채널 <윤석열>에 하루에 하나 꼴로 공약 소개 영상을 올리고 있다. 이 역시 1분짜리 짧은 영상으로 ‘실내체육시설 이용료’ ‘KBS 수신료 반환’ ‘방역패스’ 등의 공약들이 소개돼있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등장해 한두 문장으로 공약을 정리한다. 말빨로 이길 수 있나 ‘입 주의보’ 깔게 너무 많아…양측 버티기 싸움 그러나 국민의힘의 유튜브 채널 영상들에도 역시 예산 마련과 실행 방안 부분은 소개돼있지 않다. TV 토론회는 1분이 아닌 70분 이상 진행될 예정이다. 토론 순서에는 현안 질문들뿐 아니라 공약과 관련한 질의 내용도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만 했을 뿐 방법을 소개하고 있지 못하는 해당 쇼츠 영상들에 대해서 양 후보는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부여받는다. 전문가들은 양측에서 발표한 공약이 워낙 다양하고 방대해 후보 개개인의 기량이 여기서 빛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 중 대부분이 이 후보의 선전을 예상하고 있다. 국정 실무 경험이 전무한 윤 후보보다 예산 마련과 제도 도입에 필요한 준비 과정, 실패에 따른 대비책 등 여러 부분에 경험이 있는 이 후보가 유리하지 않겠냐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두 후보는 연초 유튜브 채널 <삼프로>에 출연해 부동산 관련 정책에 관해 같은 질문을 받고 다른 대답을 내놓은 바 있다. 해당 영상은 같은 진행자들이 두 후보에게 같은 질문을 하고 각각의 대답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여기서 양 후보의 평가는 엇갈렸다. 두리뭉실하게 대답하는 윤 후보와는 달리, 구체적이고 자세히 대답하는 이 후보에게 사람들의 호평이 쏟아진 것이다. 이번 TV 토론에서도 유튜브 채널 <삼프로> 때와 같이, 똑같은 질문을 양 후보에게 하는 순서가 마련돼있다. 윤 후보가 이번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반전을 이뤄낼지, 아니면 이 후보가 기존의 선전을 이어가 굳히기에 들어갈지 주목된다. 3번의 기회 3번의 위기 몇 회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양측은 ‘3회’의 추가 TV 토론을 약속했으나 두 선대위 측이 자의로 결정한 만큼 강제성은 없다. 만일 양 후보 중 누군가가 토론에서 크게 밀려 지지율이 하락하는 결과가 계속 이어진다면 보이콧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두 후보의 추가 TV 토론 3회가 모두 채워질지는 아무도 장담을 못하고 있다. <ingyu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TV 토론은 안철수 죽이기? 이번에 성사된 TV 토론에는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단 둘만 출연한다. 제3지대 후보들의 출연은 배제된 상태다. 이를 두고 군소 정당의 모든 후보들이 반발하고 있다. 매스컴의 주목을 TV 토론으로 다 끌어가 제3지대 모두를 죽이기 위한 술책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측의 반발이 거세다. 최근 지지율 상승 곡선을 그리며 안철수 단일화론까지 퍼지고 있는 안 후보를 국민의힘 측에서 견제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발이다.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거대책본부장 이태규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당이 두당 후보끼리 하는 양자 TV 토론을 추진하고 있다”며 “3자 구도를 막으려는 치졸한 담합”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당은 토론을 주관하게 될 방송사들을 향해 양자 토론을 거부하고 3자 토론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3자 토론도, 정의당을 포함한 4자 토론도 상관없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양자 토론만을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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