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즐기는 액티비티 ④인제스피디움

서킷을 질주하는 짜릿한 쾌감

나 홀로 즐기는 가장 짜릿하고 모험적인 액티비티는 단연 카 레이싱이 아닐까. 운전석에 앉아 서킷(레이싱 트랙)을 시속 200㎞로 내달리면 코로나19 스트레스가 저 멀리 달아난다. 강원도 인제에 자리한 인제스피디움은 최고의 스피드를 만끽하는 곳이다. 총연장 3.908㎞ 서킷이 일반인에게도 개방돼 짜릿한 레이싱을 경험할 수 있다. ATV레저카트장과 인제스피디움클래식카박물관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서킷이 내려다보이는 4성급 호텔과 콘도가 있어 한여름 가족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인제스피디움 정문에서 오르막길을 오르면 정면으로 컨트롤타워와 피트빌딩이 보인다. 피트빌딩 앞에는 화려하게 꾸민 자동차들이 있다. 왼쪽 위로 선수와 관객을 위한 숙박 시설인 호텔과 콘도가 자리한다. 콘도 앞 전망 포인트에서 경기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당시 북한 응원단이 인제스피디움에 묵었는데, 당시 북한 응원단 방문을 기념하는 상설 전시관이 피트빌딩에 있다. 응원단이 남긴 메시지와 그들이 두고 간 담배 등이 흥미롭다.

다양한 부대시설

서킷은 앨런 윌슨(Alan Wilson)이 디자인했다. 그는 전 세계 20여 개 서킷을 디자인했으며, 국제자동차연맹의 트랙 품질과 안전성 등 국제 규격을 준수해 인제스피디움 서킷을 설계했다. 강원도 산악 지형을 최대 활용한 폭 12~17m 서킷에는 좌, 우, 고속, 저속, 내리막, 오르막 등 19개 코너와 40m 고저 차이를 이용한 다이내믹 업·다운 구간을 적절히 배치했다. 또 초원과 황무지, 호텔, 콘도, 관중석 등 다양한 구간을 통과한다.

인제스피디움은 국내외 자동차경주가 열리는 경기장이자, 자동차 마니아라면 한번쯤 찾고 싶은 레저 시설이다. 경기가 열리지 않는 날에는 일반인을 비롯한 아마추어 레이서도 서킷 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킷에 나가려면 이론 교육 90분과 실전 주행 30분을 이수하고 라이선스를 발급받아야 한다. 실전 주행은 전문 레이서가 운전하는 세이프티 카를 따라 주행하는 것으로, 안전하게 서킷을 완주하기 위한 실습이다. 서킷 라이선스를 소지한 사람은 스포츠 주행이 있는 날에 본인 자동차로 서킷을 주행할 수 있다. 라이선스 유효기간은 1년이며, 해마다 갱신 가능하다.

경험이 많은 아마추어 레이서는 서킷에서 보통 시속 200㎞ 이상으로 달린다. 관람석에서 이들이 질주하는 모습을 보면 거대한 엔진 소리에 귀가 먹먹하다. 보는 것만으로 심장이 뛰고 팔뚝에 소름이 돋는다. 이 경험을 시작으로 자동차경주에 빠져드는 이가 많다고 한다. 피트에서 정비 중인 자동차를 구경하는 일도 흥미롭다. 하나같이 시트를 모두 떼어냈는데, 이는 무게를 최소화해 속도를 향상하기 위해서다.

주행에는 관심이 있지만, 아직 초보라서 겁이 난다면 서킷부터 체험해보자. 서킷택시는 전문 레이서가 운전하는 차량에 동승하는 프로그램이다. 1인부터 3인까지 동반 가능한 차량을 이용해 개인은 물론 가족 단위로 서킷 주행을 즐긴다. 서킷에 맞게 개조한 레이싱 카를 이용해 3.908㎞ 풀코스를 달리며, 레코드 라인(서킷에서 가장 빠른 기록을 낼 수 있는 주행 라인)도 배울 수 있다. 서킷사파리는 전문 레이서가 운전하는 선두 차량을 따라가며 서킷을 완주하는 프로그램이다. 자동차경주장의 풍경을 즐기며 레이서가 된 기분을 만끽한다. 가족 단위 이용도 가능하다.

최고의 스피드 만끽하는 곳
일반인도 레이싱 경험 가능

차량 주행이 부담스럽다면 서킷카트에 도전해보자. 최고 시속 70㎞에 불과하지만, 뻥 뚫린 카트의 구조 덕분에 체감 속도는 150㎞에 이른다. 운전면허 소지자만 이용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인제스피디움을 찾았다면 ATV레저카트가 좋다. 혼자 탈 수 없는 아이를 위해 보호자가 동승하는 전동 카트도 있다. 아찔한 코너링과 짜릿한 질주를 경험하며 카트를 몰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다양한 부대시설이 인제스피디움 여행을 더욱 즐겁고 알차게 만든다. 자동차 마니아라면 그랜드스탠드 뒤쪽에 자리한 인제스피디움클래식카박물관을 놓칠 수 없다. ‘네오클래식’을 콘셉트로 꾸민 박물관에는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 〈킹스맨〉 〈로마의 휴일〉 〈나쁜 녀석들〉 등의 장면을 재현한 공간을 배경으로 1950~ 1990년대 생산된 다양한 클래식 카가 전시돼 있다.

‘독일의 국민차’ 비틀을 지나면 ‘영국 차의 전설’ 미니가 나타난다. 피에스타 옐로가 돋보이는 로버미니, 영국을 상징하는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이 멋스러운 로버미니, 패션 디자이너 폴 스미스와 협업해 한정 생산한 파란색 로버미니 폴스미스에디션이 보는 이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영화 〈졸업〉에서 더스틴 호프만이 몰던 알파로메오스파이더, BMW 3시리즈의 모태가 된 뉴클래스 02시리즈 1502, 캐딜락의 쿠페 엘도라도 역시 눈길을 끈다.

인제스피디움에서 원대리 속삭이는자작나무숲이 가깝다. 원래 소나무 숲이었는데 솔잎혹파리 피해를 받아 벌채하고, 1989~1996년 138㏊에 자작나무 약 70만 그루를 심었다. 입구에서 탐방로 따라 한 시간쯤 올라가면 자작나무 41만 그루가 있는 숲을 만난다. 껍질이 은빛으로 빛나는 높이 20~30m 자작나무가 빼곡하다. 마치 유럽 어느 나라에 온 기분이다. 심호흡하면 상쾌한 숲 내음이 밀물처럼 가슴 가득 들어온다. 나무껍질을 쓰다듬으면 매끄러운 질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자작나무로 만든 인디언 집이 있는 전망대까지 왕복 3시간 정도 걸리는데, 초등학생 이상이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 자작나무는 순우리말이다. 나무껍질이 불에 탈 때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고 이런 이름이 붙었다. 초가 없던 시절에는 자작나무 껍질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고 한다. 속삭이는자작나무숲 탐방 시간은 오전 9시~오후 3시이며, 월·화요일은 숲을 보호하기 위해 탐방을 통제한다.

속삭이는자작나무숲

인제 여행은 설악산 끝자락 필례계곡에 있는 필례약수에서 마무리한다. 탄산 약수가 솟아나는 곳으로, 피부병과 위장병 치료에 효과가 탁월하다고 한다. 철분이 많아 한 모금 마시면 비릿한 맛이 입가에 남는다. 조선 시대부터 영동과 영서를 잇는 길목에 있는데, 가을이면 단풍이 붉게 물든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인제스피디움→필례약수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인제스피디움 
둘째 날: 원대리 속삭이는자작나무숲→필례약수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인제스피디움(서킷, 호텔, 콘도) www.speedium.co.kr
- 산림청(원대리 속삭이는자작나무숲) www.forest.go.kr
- 이제, 인제(인제문화관광 홈페이지) tour.inje.go.kr/tour

문의 전화
- 인제스피디움(서킷, 호텔, 콘도) 1644-3366
- 인제국유림관리소(원대리 속삭이는자작나무숲) 033)460-8014
- 인제군청 문화관광과 033)460-2081 

대중교통
[버스] 서울-인제,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1회(06:30~19:50) 운행, 1시간30분~2시간 소요. 인제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인제·현리 방면 버스 이용, 하답교 정류장 하차, 인제스피디움까지 도보 약 3㎞.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txbus.t-money.co.kr 인제시외버스터미널 033)463-2847

자가운전
서울양양고속도로 인제 IC→인제·설악산국립공원(점봉산지구) 방면→내린천로→기린로→내린천로→설악산국립공원(점봉산지구)·한계령·귀둔리·인제스피디움 방면→상하답로→인제스피디움 

숙박 정보
- 인제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인제읍 인제로187번길, 033) 461-4035
- 방태산자연휴양림: 기린면 방태산길, 033)463-8590
- 맑은물리조트: 기린면 내린천로, 033)463-8703 
- 하늘내린호텔: 인제읍 비봉로, 033)463-5700 
- 호텔스카이락: 인제읍 비봉로, 033)462-5551

식당 정보
- 옛날원대막국수(막국수): 인제읍 자작나무숲길, 033)462-1515 
- 고향집(두부전골): 기린면 조침령로, 033)461-7391
- 자작나무집(민물매운탕): 인제읍 자작나무숲길, 033)462-1357 

주변 볼거리
합강정, 엑스게임리조트, 만해마을, 백담사, 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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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