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휘감은 '안철수 거품론' 실체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9.11 09:44:02
  • 댓글 0개

구세주=>훼방꾼 "동냥은 못 줄망정 쪽박은 깨지 말아야지!"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흥행에 실패했다. 참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원인은 민주당 내부의 문제도 있었지만 국민들의 관심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행보에 쏠려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 원장은 대선이 불과 100여 일 남은 지금까지도 출마여부를 결정하지 않아 야권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안 원장에 대한 각종 논란도 점점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대로라면 야권의 공멸은 필연적이다. 한 때는 야권의 '구세주'로 추앙받던 안 원장이 야권의 '훼방꾼'으로 전락한 사연은 과연 무엇일까?

"안철수 거품이 민주통합당까지 망조 들게 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4일 18대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본경선의 선거인단이 최종 108만 500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당초 "150만명은 무난히 넘고 20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것과 비교하면 참담한 결과다. 사실상 흥행에 실패한 것이다. 그냥 실패도 아니고 참패에 가깝다.

준준결승 전락한
민주당 경선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후보의 연승으로 인한 경선의 박진감 저하, 모바일투표 불공정성 논란으로 인한 경선파행 등이 흥행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정치전문가들 사이에선 난데없는 '안철수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민주당 경선 흥행 참패 사이에는 과연 어떤 관계가 있다는 걸까?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안철수 거품론의 첫 번째 근거는 안 원장이 야권과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가 곧 거품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민주당 경선의 가장 큰 걸림돌은 다름 아닌 안 원장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전문가는 "민주당의 경선은 안 원장의 존재로 인해 준결승이 아닌 준준결승으로 전락해버렸다"며 "처음부터 국민들의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선이 끝난 후에도 민주당의 대권행보는 험로가 예상된다. 안 원장과의 단일화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안 원장이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으면 단일화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발언에는 안 원장이 무소속 야권단일후보로 출마할 경우 민주당은 대선 후보조차 배출하지 못하는 '불임정당'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와 후보를 내지 못하면 152억원에 달하는 정당 국고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는 절박감도 깔려있다.


민주당 경선 흥행 참패 원인은 안철수?
야권단일화 방식 놓고 '치킨게임' 예상

지난 3일에는 안 원장이 민주당과 연대하지 않고 독자출마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민주당을 긴장시켰다. 안 원장 측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지만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안 원장을 지지하는 인사들은 기존 정치권과의 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입당을 극구 반대하고 있어 최악의 경우 야권에서 두 명의 후보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안 원장이 출마결정을 계속 미루면서 극에 달한 국민들의 인내심도 야권으로선 부담이다. 한 네티즌은 "안 원장이 '국민의 뜻'에 따라 출마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국민들이 그동안 꾸준한 지지율을 통해 '뜻'을 충분히 보여주지 않았는가? 아직도 출마를 망설이고 있는 것은 정말 검증을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야권에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업적이 없다며 '묻지마 지지'라고 비판하는데 안 원장이야 말로 정치권에서의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 심지어 기자들이 뭔가 물어보면 항상 '모른다'거나 '나중에'라고 대답하는 안 원장을 지지하는 것이야말로 묻지마 지지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야권단일화 
불가능한 꿈?

한 정치부 기자는 "박근혜 후보를 향해 '불통'이라고 하는데 기자들 입장에서 안 원장은 '불통'을 넘어 '무통'이다. 일부 기자들은 안 원장이 워낙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으니 지난 7월19일 발간한 <안철수의 생각>을 경전 해석하듯 하며 안 원장의 생각을 읽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 같은 방식이 올바른 소통방식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정치전문가들도 "일부 중도층에서는 안 원장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기에 우리들이 출마를 구걸해야 되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안 원장이 결국엔 출마를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는 10월까지도 출마선언을 하지 않는다면 안 원장에 대한 반발심이 중도층의 이탈로 이어져 야권 전체의 지지율이 하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당초 안 원장의 등장으로 내심 시너지효과를 기대했던 민주당은 당황한 표정이 역력하다. 이번 대선의 '구세주'인줄 알았던 안 원장이 오히려 야권의 발목을 잡는 '훼방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안철수 거품론의 두 번째 근거는 안 원장이 국정운영에 있어 뛰어난 혜안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거품이라는 것이다. 안 원장이 대선출마를 계속 미루는 이유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서둘러 공약을 급조 중이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의혹도 있다.

시너지는커녕
역효과 우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대선 공약은 한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방대한 작업이다. 각 지역별, 세대별 공약은 물론이고 경제, 사회, 문화, 국방, 외교 등 각 분야별 공약을 마련해야 하는데 실현가능성과 우선순위 등도 일일이 따져봐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과연 마땅한 정치세력도 없는 안 원장이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특히 각 지역별 정책의 경우 그 지역 현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인물들의 도움이 필수적인데 기존 정당들의 경우 지역구별로 관리가 되고 있기 때문에 별 어려움이 없지만 정당기반이 없는 안 원장의 공약은 부실하거나 지역현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또 야권의 한 관계자도 "안 원장이 펴낸 <안철수의 생각>이 사실상의 대선공약집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실제 다른 대선후보들의 공약들과는 그 깊이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정책자문단도 없이 단기간에 완성될 안 원장의 공약은 필연적으로 부실할 것"이라며 "하지만 야권의 단일화 과정에서는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와 안 원장이 내세운 공약들의 타당성을 제대로 따져볼 시간도 없을 것 같다. 이렇게 된다면 안 원장이 야권단일화 승부에서는 이긴다 해도 막상 본선에 올라가서는 지난 5년간 착실히 준비해온 박 후보와 비교해 공약 경쟁력에서 속수무책으로 밀릴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는 안 원장이 야권의 대권판을 완전히 망쳐버리는 격"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거품론의 마지막 근거는 안 원장이 야권의 승리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거품이라는 주장이다. 안 원장의 행보는 지난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유시민 전 국민참여당 대표의 행보와 무척 닮아있어 눈길을 끈다. 유 전 대표는 당시 민주당을 나와 국민참여당을 새롭게 창당해 지방선거 정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대선출마 고민 중? 대선공약 급조 중!
제2의 유시민 될까? 다시 떠오르는 악몽

혈혈단신으로 민주당이라는 거대정당과의 단일화 승부에서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승리를 거뒀고 선거를 단 하루 앞두고는 마지막으로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와의 단일화까지 이뤄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결국에는 표확장성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패배하고 말았던 것이다.

선거가 끝난 후 대부분의 정치전문가들은 만약 야권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면 야권이 충분히 김 지사를 이길 수 있었던 선거라고 분석했다. 선거과정에서 국민참여당이 조직동원 등에서 신생정당의 한계를 분명히 노출한 데다 유 대표가 단일화에서 승리했음에도 민주당 지지세력을 충분히 끌어안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담한 정치적 시험을 감행했지만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유 전 대표는 결과적으로 야권의 훼방꾼이었다.

안 원장 역시 마찬가지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안 원장이 야권단일화에 성공한다 해도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는다면 당 지지세력을 충분히 끌어안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역으로 민주당에 입당하게 되면 보수층과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던 중도층의 표를 잃게 될 위험이 있다.

현재의 안 원장과 당시 유 전 대표의 공통점은 또 있다. 유 전 대표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야권단일화에만 매달리다 정작 경기도민과의 스킨십을 소홀히 했었다. 김 지사는 연설이 끝나면 지역을 돌며 일일이 도민들과 악수를 나눴지만 유 전 대표는 연설이 끝나자마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식이었다. 선거 하루 전까지 이어진 단일화 작업 때문에 정작 도민들과 스킨십을 나눌 시간이 처음부터 부족했던 것이다.

지금의 상황이 그렇다. 벌써 박 후보는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해 파격적인 대통합행보를 펼치는가 하면 전국 각지를 돌며 국민들과의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다. 과연 '선거의 여왕'이라 불릴만 하다.


유시민 닮은 꼴
대선판 훼방꾼

반면 민주당은 이미 흥행에 참패해 지루해진 경선을 오는 9월16일까지 이어 나가야한다. 안 원장과의 단일화 과정이 길어진다면 야권은 대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둔 오는 11월까지도 단일화 작업에만 매달려야 할지도 모른다. 정치권에서 안 원장이 제2의 유시민이 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이유다.

야권의 한 지지자는 "이번 대선정국에서 야권은 안철수라는 큰 나무에 햇빛이 가려 제대로 커보지도 못하고 있는 형세다. 그렇다고 안 원장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박 후보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며 "야권의 구세주로 추앙받던 안철수의 실체는 결국 거품이다. 야권이 거품에 속아 대권 전체를 망치는 양상이다. 이대로라면 정권교체의 꿈은 안철수와 함께 거품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