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휘감은 '안철수 거품론' 실체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9.11 09: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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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주=>훼방꾼 "동냥은 못 줄망정 쪽박은 깨지 말아야지!"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흥행에 실패했다. 참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원인은 민주당 내부의 문제도 있었지만 국민들의 관심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행보에 쏠려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 원장은 대선이 불과 100여 일 남은 지금까지도 출마여부를 결정하지 않아 야권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안 원장에 대한 각종 논란도 점점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대로라면 야권의 공멸은 필연적이다. 한 때는 야권의 '구세주'로 추앙받던 안 원장이 야권의 '훼방꾼'으로 전락한 사연은 과연 무엇일까?

"안철수 거품이 민주통합당까지 망조 들게 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4일 18대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본경선의 선거인단이 최종 108만 500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당초 "150만명은 무난히 넘고 20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것과 비교하면 참담한 결과다. 사실상 흥행에 실패한 것이다. 그냥 실패도 아니고 참패에 가깝다.

준준결승 전락한
민주당 경선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후보의 연승으로 인한 경선의 박진감 저하, 모바일투표 불공정성 논란으로 인한 경선파행 등이 흥행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정치전문가들 사이에선 난데없는 '안철수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민주당 경선 흥행 참패 사이에는 과연 어떤 관계가 있다는 걸까?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안철수 거품론의 첫 번째 근거는 안 원장이 야권과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가 곧 거품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민주당 경선의 가장 큰 걸림돌은 다름 아닌 안 원장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전문가는 "민주당의 경선은 안 원장의 존재로 인해 준결승이 아닌 준준결승으로 전락해버렸다"며 "처음부터 국민들의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선이 끝난 후에도 민주당의 대권행보는 험로가 예상된다. 안 원장과의 단일화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안 원장이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으면 단일화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발언에는 안 원장이 무소속 야권단일후보로 출마할 경우 민주당은 대선 후보조차 배출하지 못하는 '불임정당'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와 후보를 내지 못하면 152억원에 달하는 정당 국고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는 절박감도 깔려있다.


민주당 경선 흥행 참패 원인은 안철수?
야권단일화 방식 놓고 '치킨게임' 예상

지난 3일에는 안 원장이 민주당과 연대하지 않고 독자출마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민주당을 긴장시켰다. 안 원장 측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지만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안 원장을 지지하는 인사들은 기존 정치권과의 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입당을 극구 반대하고 있어 최악의 경우 야권에서 두 명의 후보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안 원장이 출마결정을 계속 미루면서 극에 달한 국민들의 인내심도 야권으로선 부담이다. 한 네티즌은 "안 원장이 '국민의 뜻'에 따라 출마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국민들이 그동안 꾸준한 지지율을 통해 '뜻'을 충분히 보여주지 않았는가? 아직도 출마를 망설이고 있는 것은 정말 검증을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야권에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업적이 없다며 '묻지마 지지'라고 비판하는데 안 원장이야 말로 정치권에서의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 심지어 기자들이 뭔가 물어보면 항상 '모른다'거나 '나중에'라고 대답하는 안 원장을 지지하는 것이야말로 묻지마 지지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야권단일화 
불가능한 꿈?

한 정치부 기자는 "박근혜 후보를 향해 '불통'이라고 하는데 기자들 입장에서 안 원장은 '불통'을 넘어 '무통'이다. 일부 기자들은 안 원장이 워낙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으니 지난 7월19일 발간한 <안철수의 생각>을 경전 해석하듯 하며 안 원장의 생각을 읽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 같은 방식이 올바른 소통방식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정치전문가들도 "일부 중도층에서는 안 원장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기에 우리들이 출마를 구걸해야 되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안 원장이 결국엔 출마를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는 10월까지도 출마선언을 하지 않는다면 안 원장에 대한 반발심이 중도층의 이탈로 이어져 야권 전체의 지지율이 하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당초 안 원장의 등장으로 내심 시너지효과를 기대했던 민주당은 당황한 표정이 역력하다. 이번 대선의 '구세주'인줄 알았던 안 원장이 오히려 야권의 발목을 잡는 '훼방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안철수 거품론의 두 번째 근거는 안 원장이 국정운영에 있어 뛰어난 혜안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거품이라는 것이다. 안 원장이 대선출마를 계속 미루는 이유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서둘러 공약을 급조 중이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의혹도 있다.

시너지는커녕
역효과 우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대선 공약은 한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방대한 작업이다. 각 지역별, 세대별 공약은 물론이고 경제, 사회, 문화, 국방, 외교 등 각 분야별 공약을 마련해야 하는데 실현가능성과 우선순위 등도 일일이 따져봐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과연 마땅한 정치세력도 없는 안 원장이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특히 각 지역별 정책의 경우 그 지역 현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인물들의 도움이 필수적인데 기존 정당들의 경우 지역구별로 관리가 되고 있기 때문에 별 어려움이 없지만 정당기반이 없는 안 원장의 공약은 부실하거나 지역현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또 야권의 한 관계자도 "안 원장이 펴낸 <안철수의 생각>이 사실상의 대선공약집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실제 다른 대선후보들의 공약들과는 그 깊이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정책자문단도 없이 단기간에 완성될 안 원장의 공약은 필연적으로 부실할 것"이라며 "하지만 야권의 단일화 과정에서는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와 안 원장이 내세운 공약들의 타당성을 제대로 따져볼 시간도 없을 것 같다. 이렇게 된다면 안 원장이 야권단일화 승부에서는 이긴다 해도 막상 본선에 올라가서는 지난 5년간 착실히 준비해온 박 후보와 비교해 공약 경쟁력에서 속수무책으로 밀릴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는 안 원장이 야권의 대권판을 완전히 망쳐버리는 격"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거품론의 마지막 근거는 안 원장이 야권의 승리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거품이라는 주장이다. 안 원장의 행보는 지난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유시민 전 국민참여당 대표의 행보와 무척 닮아있어 눈길을 끈다. 유 전 대표는 당시 민주당을 나와 국민참여당을 새롭게 창당해 지방선거 정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대선출마 고민 중? 대선공약 급조 중!
제2의 유시민 될까? 다시 떠오르는 악몽

혈혈단신으로 민주당이라는 거대정당과의 단일화 승부에서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승리를 거뒀고 선거를 단 하루 앞두고는 마지막으로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와의 단일화까지 이뤄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결국에는 표확장성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패배하고 말았던 것이다.

선거가 끝난 후 대부분의 정치전문가들은 만약 야권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면 야권이 충분히 김 지사를 이길 수 있었던 선거라고 분석했다. 선거과정에서 국민참여당이 조직동원 등에서 신생정당의 한계를 분명히 노출한 데다 유 대표가 단일화에서 승리했음에도 민주당 지지세력을 충분히 끌어안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담한 정치적 시험을 감행했지만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유 전 대표는 결과적으로 야권의 훼방꾼이었다.

안 원장 역시 마찬가지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안 원장이 야권단일화에 성공한다 해도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는다면 당 지지세력을 충분히 끌어안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역으로 민주당에 입당하게 되면 보수층과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던 중도층의 표를 잃게 될 위험이 있다.

현재의 안 원장과 당시 유 전 대표의 공통점은 또 있다. 유 전 대표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야권단일화에만 매달리다 정작 경기도민과의 스킨십을 소홀히 했었다. 김 지사는 연설이 끝나면 지역을 돌며 일일이 도민들과 악수를 나눴지만 유 전 대표는 연설이 끝나자마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식이었다. 선거 하루 전까지 이어진 단일화 작업 때문에 정작 도민들과 스킨십을 나눌 시간이 처음부터 부족했던 것이다.

지금의 상황이 그렇다. 벌써 박 후보는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해 파격적인 대통합행보를 펼치는가 하면 전국 각지를 돌며 국민들과의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다. 과연 '선거의 여왕'이라 불릴만 하다.


유시민 닮은 꼴
대선판 훼방꾼

반면 민주당은 이미 흥행에 참패해 지루해진 경선을 오는 9월16일까지 이어 나가야한다. 안 원장과의 단일화 과정이 길어진다면 야권은 대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둔 오는 11월까지도 단일화 작업에만 매달려야 할지도 모른다. 정치권에서 안 원장이 제2의 유시민이 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이유다.

야권의 한 지지자는 "이번 대선정국에서 야권은 안철수라는 큰 나무에 햇빛이 가려 제대로 커보지도 못하고 있는 형세다. 그렇다고 안 원장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박 후보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며 "야권의 구세주로 추앙받던 안철수의 실체는 결국 거품이다. 야권이 거품에 속아 대권 전체를 망치는 양상이다. 이대로라면 정권교체의 꿈은 안철수와 함께 거품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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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br>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필리핀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한 한국인 사업가 권모씨에게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권씨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에 서버를 두고 투자 사기,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6년간 수사망을 피하며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24일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는 아나운서 김나정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당 증거로는 강제성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 도주 대담한 행적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마닐라에서 자신의 SNS에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서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그는 마닐라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인천국제공항경찰대의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주소지 등을 고려해 경기북부경찰청으로 넘어왔다. 이후 김씨 측은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던 법무법인 충정은 “김나정은 뷰티 제품 홍보 및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젊은 사업가 A씨(권씨)를 소개받았다. 젊은 사업가가 김나정의 사업을 적극 도와주겠다고 해 시간을 할애해 방문했을 뿐이다. 항간에 도는 소위 ‘스폰’의 존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가 필리핀에서 만난 1995년 8월5일생의 사업가 권씨는 SNS에 ‘투자 리딩방’을 개설해 범죄수익을 벌어들인 범죄자다. 업계에서 일명 ‘재림’으로 불리는 그가 리딩방 총책으로 활동하며 발생시킨 투자 사기 피해액만 약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9년 8월4일 필리핀으로 간 권씨는 이후 국내로 입국한 적이 없다. 유튜버 크라임넷 등 제보에 따르면 권씨는 드라마 의 주인공 차무식의 실존 인물인 이상태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보호받아왔다고 한다. 검찰은 21년간 필리핀에서 도주 행각을 이어가던 이씨를 현지 교민 정보망을 활용해 검거했다.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광주지검 목포지청(곽영환 지청장)은 해외 도주를 이어가던 이씨를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지난해 8월23일 밝혔다. 사업가로 변신, 김나정 앞에 나타난 권씨 취재 결과 70억대 사기단 우두머리로 확인 이씨는 2014년 공범과 함께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무실을 운영하겠다며 투자금 1억1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2월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구속 기소된 공범은 실형을 살았지만, 해외에 있던 이씨는 공소시효 임박에 따라 궐석재판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자유형 미집행자’ 신분이 됐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징역·금고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잠적하거나 도주한 사람을 뜻한다. 이씨는 2003년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세부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21년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공갈·사기 범행을 11건(피해액 약 8000만원) 저질러 지명수배·지명 통보 조치가 내려진 인물이다. 목포지청은 검거팀을 꾸려 이씨 검거에 나섰는데, 필리핀 현지 교민 사이트에서 이씨 거주지를 특정하는 단서를 확보해 검거에 성공했다. 현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씨에 대한 제보를 받아 검거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획득했다. 결국 법무부, 필리핀 파견 검찰 수사관, 필리핀 이민청 수배자 검거팀과 국제공조로 클락시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검찰은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본섬인 루손섬이 아닌 곳에서 범인을 검거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현실판 차무식의 비호를 받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온 범죄자가 바로 권씨인 것이다. 권씨의 이름은 다른 사건에서도 언급된다. 2022년 SNS에 ‘투자 리딩방’을 만든 뒤 대체 코인 거래 사이트로 이용자 130명을 유인해 70억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당도 권씨가 총책이라고 진술했다. 그해 6월30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투자 사기 일당 16명을 검거해 총판 관리팀장 20대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도주한 조직 총책인 권씨 등 핵심 간부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 1명은 지명수배해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SNS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서 전문 투자 상담사를 사칭해 투자자 130명을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게 한 뒤 투자금 약 7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강제 투약 진실은? 총책인 권씨는 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본사 운영팀과 총판 관리팀, 회원 모집책 등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했다. 우선, 인터넷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뒤 SNS에 개설한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 초대했다. 이들 일당은 “대체 코인 투자로 300~40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라거나 “VIP에게만 제공하는 투자 리딩이 진행된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회원 모집책 20대 C씨 등 13명은 투자 리딩방에서 대체 코인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전문가인 것처럼 1인 다역 행세를 했고, 이에 속은 투자자들이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C씨 등은 가짜 투자 전문가 자격증과 사업자 등록증을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게시하거나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이들의 속임수에 넘어간 가입자 중에는 노후 자금 1억5000만원을 날린 60대 남성과 최대 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날린 50대 남성도 있었다. 또 가상 자산인 코인 시장에 처음 들어가 재테크를 해보려고 나선 대학생과 주부 피해자들도 포함됐다. 피해자는 모두 130명에 달한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000만원에서부터 2억5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처음 한두 차례는 소액으로 투자한 수익금을 그대로 돌려줘 신뢰를 쌓은 뒤, 큰 투자금을 받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계좌 28개를 지급 정지하고, 1억200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에 대해 법원 결정을 받아 추징·보전 조치한 상태다.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는 권씨는 필리핀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된 보니파시오 지역 등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제보자에 따르면, “필리핀, 태국 등지에 권씨의 차명 부동산이 여럿 있고, 일부 한국 영사들이 지내는 집도 사실상 권씨의 소유”라고 한다. 현실판 차무식 돈이 곧 권력이자, 신분인 동남아에서 권씨가 경찰을 매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권씨는 수사망을 피해 사업가로 위장했고 다수의 여성과 향락을 즐겼다. 김씨도 부유한 사업가로 위장한 권씨를 의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충정 측은 “김나정은 술자리를 가져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했다. 김나정이 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급기야 어떤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김나정이 강제로 연기를 흡입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며 “김나정의 핸드폰에 손이 묶이고 안대를 가리고 있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나정에게 문제가 된 마약을 강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권씨는 다수의 범죄를 범해 수배 중인 자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자”라면서, “김나정은 권씨의 정체를 알게 됐고 후술하는 권씨의 협박이 허풍이 아니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나정이 귀국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마약 자수 관련 게시물은 ‘긴급 구조 요청’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약은 이번 단 한 번만 있었던 것이고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강제로 행해진 것”이라며 “김나정이 경찰과 본인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영상통화를 했고 이 과정에서 권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권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 즉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료를 제출받은 경찰은 약 3개월 동안 분석 작업을 했다. 또 경기북부경찰청은 김씨 측이 강제성을 주장하며 언급한 권씨에 대해 경찰청 본청 국제 관련 사건 담당 부서에 수사를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2016년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초국가적 범죄 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현지에 파견해 국제공조·도피 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필리핀 본사···치밀한 조직 운영 추정 범죄 수익만 3000억원 이상 다만, 지난해 경기북부경찰청은 권씨에 대해 “수배 중인 자라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가 인천국제공항 경찰단에서 2회 정도 조사를 받았고, (사건은) 주거지 관할인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인계됐다”며 “사전 조사 후 1~2회 정도 소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법에서 마약을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투약하는 행위에 대해서 가중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마약 강제 투약도 일반적인 마약 관련 행위와 마찬가지로 마약 관리법 위반으로만 처벌된다. 지난 2019년 국회에서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임시 마약류를 다른 사람 의사에 반해 투약하거나 흡연 또는 섭취하게 한 경우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졌지만 모두 폐기됐다. 법무부가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한 이후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다. 한편,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투자 리딩방 범죄조직들은 대부분 마약 유통에도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에서 탈옥한 조직원들도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이른바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대포폰 판매, 마약 유통 사업으로 수감 생활을 이어갔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등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숨겨 텔레그램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이들은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만명의 회원들을 마약방으로 초대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했다. 이들은 수억원의 범죄수익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제보자는 “리딩방,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권씨도 똑같은 수법으로 마약 유통에 가담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김나정에게 마약을 쉽게 투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명 ‘재림’ 그러면서 “지난해 탈옥한 송씨도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에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로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로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